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771 - 챕터 780
794 챕터
제771화
박연희는 말을 마치고 차에서 내렸다.박연희가 떠나고 조은혁은 자신의 낭패한 모습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다급히 차에서 내려 뒤쫓아갔지만 박연희는 빠른 걸음으로 건너편 검은색 캠핑카로 몸을 감추어버렸다...검은 차체가 불빛에 비쳐 오색찬란한 빛을 띠었다.그의 연희는 차에 앉아 조금의 미련도 남지 않은 표정이었다. 어쩌면 그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조은혁은 하인아로 그녀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박연희는 이미 당시의 어린 소녀가 아니라는 것을 잊었다.마음만 모질게 먹으면 조은혁을 칼로 찌를 수도 있는데 하인아가 뭐라고 그녀를 흔들 수 있겠는가?조은혁은 어둠 속에 서서 한참 동안 슬픔에 잠겨있었다. 그렇게 겨우 정신을 차리고 차에 올라탄 조은혁은 젖은 양복바지를 신경 쓸 틈도 없이 운전석에 앉아 천천히 담배를 피우며 박연희를 생각했다.담배 한 대를 피울 사이, 그는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왔다.시원한 드레스를 입고 10센티미터의 하이힐을 신은 하인아는 비틀비틀 조은혁의 뒤를 쫓으며 하염없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대표님... 조 대표님...”사실 조은혁은 백미러에서 그녀를 보았다.볼품없는 모습이었다.그러나 그는 마치 하인아를 보지 못한 듯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검은 롤스로이스 팬텀을 타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하인아의 그림자가 점점 작아지더니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그날부터 하인아는 가치를 잃었다.회사에서 푸대접을 받으며 조은혁도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그녀는 여전히 일이 없었고 접대와 연회조차도 더 이상 그녀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한 하인아는 김 비서를 쫓아다니며 이유를 캐물었다.그러자 김 비서는 눈을 들어 하인아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한참이 지나 갑자기 서랍에서 오래된 사진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사진을 움켜쥔 하인아의 마음이 후들후들 떨려 났다.사진 속 22살의 박연희는 참으로 가냘프고 섬세했다. 맑고 고운 작은 얼굴은 태양 아래서 눈부시게 빛나며 청춘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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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하인아는 그제야 완전히 깨달았다.조은혁은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그녀는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단 한 번도 진심을 내보인 적이 없다.그때, 조은혁은 손을 뻗어 백미러를 닦고는 조금 더 가벼운 말투로 다시 입을 열었다.“인사팀에게 해임장을 보내라고 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 반년치 월급을 배상해 드릴 테니까 그냥 이렇게 합시다.”말을 마치고 차창이 서서히 올라갔다.다급한 마음에 하인아가 엉겁결에 그를 불렀다.“대표님! 은혁 씨!”하지만 조은혁은 이미 차를 빼고 점점 멀어져 갔다.조은혁은 하인아를 멸시하고 있다.그는 항상 하인우를 의식하며 싫어하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하인우는 그래도 약간의 혈기를 가지고 있어 존경할 만하지만 하인아 같은 이런 하찮은 여자는 하도 많이 봐왔는지라 상대해줄 가치가 없었다.조금 쌀쌀한 봄날의 밤, 그는 박연희의 화랑으로 향했다.그는 길가에서 그녀를 하염없이 기다렸다.오후 10시, 갤러리에서 나온 박연희는 조은혁을 보고도 못 본 척하며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그녀가 차에 시동을 걸자 조은혁은 곧바로 차에 올라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그녀의 차 뒤를 따랐다......집에 돌아와 문을 열자마자 방을 가득 채운 많은 선물이 눈에 들어왔다.그때, 장씨 아주머니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대표님께서 보내신 겁니다.”박연희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장씨 아주머니는 또다시 창가로 가서 바깥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혼자 좋은 남자 컨셉에 취했네요. 다른 여자라면 진작에 감동했겠죠.”박연희는 식탁에 앉아 물만두를 조금 먹고는 눈을 치켜뜨며 반박했다.“이런 거에 감동할 나이는 이미 진즉 지났죠. 이 물건들은 내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그의 회사로 보내라고 하세요. 저는 그 사람과 애매하게 계속 연루되고 싶지 않으니까요.”장씨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래요. 우리도 지금 돈이 부족하지 않죠.”말을 마치고 박연희는 계속하여 물만두를 먹었다.한밤중에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폭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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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이야기가 끝나고 상대방이 먼저 자리를 떴다.박연희는 혼자 앉아 남은 커피를 천천히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사모님.”귓가에 점잖은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박연희가 고개를 들자--그 사람은 뜻밖에도 임우빈이었다.임우빈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다소 초췌한 표정으로 박연희에게 말했다.“저 인아와 헤어졌습니다.”박연희가 담담하게 답했다.“저는 당신들의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그러자 잔뜩 흥분한 임우빈이 다급하게 언성을 높였다.“사모님,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는 사모님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게 다 조은혁 대표님 때문입니다. 대표님께서 인아를 유혹했고 요즘 인아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인아와 헤어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저는 인아가 이대로 혼자 인생을 망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그의 말을 들으며 박연희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조은혁에게는 하인아 같은 여자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말하면... 이제 충분히 놀았겠죠.”이윽고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다.“저한테 오는 것보다 임우빈 씨가 직접 인아 씨를 설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빈 씨도 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불에 뛰어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죠.”임우빈은 조용히 그녀를 응시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인아는 지금 조은혁을 만나게 해달라고 빌며 단식 중입니다.”그러나 임우빈의 예상과는 달리 박연희는 마음이 여리지 않았다.“죄송하지만 저는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처음부터 끝까지 하인아는 무죄가 아니다.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다고 느낀 박연희가 떠나려 자리에서 일어나자 임우빈은 따라 일어서며 그녀의 가는 손목을 잡았다.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고통이 어려 있었다.“제발 하인우 씨의 체면을 봐서라도 도와주세요.”익숙한 이름이 들리자 박연희는 차마 그의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박연희의 눈동자는 점차 촉촉하게 젖어 들었는데 그것은 하인우의 피눈물이다.“당신들은 인우 씨가 어떻게 죽었는지 뻔히 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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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박연희는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그녀의 머리에 씌워진 검은 천이 한순간 촉촉이 젖어 들어갔다. 그녀는 아직도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잠시 후 박연희가 잔뜩 쉰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그녀는 더욱 심하게 몸부림쳤다.“조은혁 씨, 대체 어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그만둘 작정이에요?”그러자 조은혁은 넓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뒷덜미를 잡고는 그녀를 가까이 끌어당겼다.“우리에게 끝은 없어. 연희야,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 거야.”게임은 끝났다.박연희에게 허락해준 방임과 자유는 이제 끝났다. 지금부터 모든 것은 조은혁의 마음대로 할 것이다. 사실 그녀가 찍은 그 사진들은 이미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 프로젝트는 이미 다른 회사로 옮겼고 본질은 여전히 그, 조은혁의 프로젝트이다.박연희는 더 이상 그를 위협할 수 없다.그러나 박연희는 그 사실을 모른다. 물론 알게 하고 싶지도 않다. 박연희를 총애하여 그녀를 우선으로 삼겠다는 마음을 그녀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맞이한 현실은 결국 이 결정을 철회하게 하였고 그는 그녀를 손바닥 안에 꼭 가둬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연희는 또 남자들에게 눈총을 받을 것이다.임우빈은 하인우와 너무 닮았다....30분 후, 차는 서서히 단독주택으로 들어갔다.차 문을 열리자 조은혁은 단번에 박연희를 안아 들고 불이 켜진 현관으로 곧장 걸어갔다.1분 후, 박연희의 몸은 푹신한 침대 속으로 빠져버렸다.그 순간, 머리를 덮고 있던 검은 천도 동시에 벗겨졌다.이곳은 금을 모티브로 한 침실로 시각적으로 매우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침대에 반듯하게 누운 박연희는 눈가에 약간의 눈물 자국이 남아있어 매우 여려 보였다.고개를 들어 올리자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조은혁의 눈빛과 마주쳤다.조은혁이 천천히 한 마디, 한 글자 내뱉었다.“만약 네가 지금 나와 함께 돌아가 준다면 이제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연희야, 나도 널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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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이 모든 것은 정말 너무 수치스러웠다.조은혁에게 있어 그녀는 사랑이 아니라 변태의 소유물일 뿐이다.박연희는 줄곧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고 설령 절정에 다다르고 몸이 간질간질해도, 그리고 그 순간이 영혼 깊숙이 찔러도 더욱 수치스럽게 만드는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지금 그녀를 짓누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짐승이다.사람과 짐승은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정말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장 고통스러울 때만이 박연희는 영혼의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싫어. 싫어...왜 이렇게 아픈 거지?왜 이렇게 아픈 거냐고!박연희의 눈에 비친 빛은 점점 흩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전부 사라지고 말았다.이윽고 박연희는 그 해, 그녀가 처음으로 조은혁에게 다가가서 키스했던 기억을 더듬었다.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었다... 지금에 와서 그 기억들도 이젠 이 깊고 광적인 소유욕을 따라 흐릿해져 갔다.조은혁, 너 정말 지독하구나.점점 정신을 잃어가는 박연희와는 달리 조은혁은 모자라는 듯 그녀를 안아 침대 끝에 앉히고는 분노에 미쳐버린 임우빈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사랑을 받도록 강요했다...아!박연희는 끝내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흘리고 말았다.그녀는 머리를 쳐들고 조은혁이 마음껏 물어뜯도록 땀에 흠뻑 젖은 목을 내어주었다. 그러자 조은혁은 그녀를 격려하듯 매혹적인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기분 좋으면 소리를 내. 임우빈에게 네 신음소리가 닿았으면 좋겠거든. 연희야, 난 임우빈이 다시는 감히 망상하지 못하게 할 거니까.”박연희는 방금 물에서 건져낸 듯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박연희는 마치 꼭두각시가 된 듯 그에게 휘둘려졌다.그리고 박연희는 유리 맞은편의 임우빈을 바라보았다...임우빈도 인기척을 들을 수 있기에 유리 맞은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미친 듯이 의자에 앉아 발버둥 쳤고 말을 할 수가 없기에 계속하여 무어라 얼버무렸다.“연희 씨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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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조은혁이 차갑게 말했다.“뭐 하려고? 박연희, 내 성격 잘 알잖아.”그러나 박연희는 심드렁한 말투로 무덤덤하게 답했다.“잘 알죠. 하지만 전 더 이상 당신 시중을 들고 싶지 않아요.”조은혁, 당신은 곧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게 될 거야.박연희는 잔뜩 쉰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그러니 이제 저 좀 보내 주시겠어요? ... 진범이와 민희가 아직도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에요. 게다가 밤새 돌아가지 않았으니 장씨 아주머니도 엄청나게 걱정할게 뻔해요.”그러자 조은혁은 다시 한번 그녀를 끌어당기며 입을 열었다.“데려다줄게.”“아니요.”박연희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그를 거절했다.그녀는 마지막으로 그의 모습을 다시 한번 눈에 담고 그를 뇌리에 깊이 새겼다. 남은 생에는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 목숨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임우빈의 상황을 묻지 않았다.박연희를 모욕하고 임우빈을 괴롭혔으니 조은혁의 목적은 이미 이루어졌다. 그러니 그는 임우빈을 더 이상 어떻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박연희는 상관없는 남자에게 몇 마디 말을 했을 뿐인데 이런 치욕을 감수해야 한다면 이 세상에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만약 누가 그녀를 눈여겨본다면 조은혁은 또 사람을 묶고 그녀를 모욕할 것이다.그러면 이런 짓을 대체 몇 번이나 더 해야 한단 말인가?박연희는 더 이상 그와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말하는 것은 이미 의미가 없다.그녀가 멍하니 걸어 나가자 입구에 서 있던 두 명의 경호원이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숙연하게 경의를 표했다.“사모님.”그들은 조은혁의 뜻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조심스레 물었다.“대표님, 사모님을 이렇게 보내시겠습니까?”잠시 후, 조은혁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냥 보내.”경호원 우두머리가 고개를 끄덕였다.“사모님, 이리로 가시지요.”별장 안뜰에 검은색 캠핑카 한 대가 세워져 있었는데 운전기사가 공손히 옆에 서서 박연희를 맞이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모셔다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박연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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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곧이어 박연희는 블랙카드를 꺼내 데스크 직원에게 내밀었고 그녀는 이제 목이 너무 쉬어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최고급 스위트룸으로 7박 해주세요.”프런트 데스크 아가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성급 호텔인지라 최고급 스위트룸은 200만 원이고 7박이면 거의 1400만을 벌 수 있다. 갑자기 찾아온 큰 손 손님 덕분에 프런트 데스크 아가씨의 얼굴에도 미소가 더욱 은은히 피어올랐다. 그녀는 가장 빠른 속도로 박연희에게 체크인을 해주었고 소식을 들은 매니저가 직접 귀한 손님들을 꼭대기 층으로 안내하기 위해 급히 달려왔다.“아니요. 괜찮습니다.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서요.”...박연희는 창백한 얼굴로 룸키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몸은 비틀비틀 흔들리고 뒷모습은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프런트 데스크의 아가씨는 매니저를 바라보며 콧소리를 냈다.“저분 엄청 슬퍼 보이던데 매니저님, 저분 혹시 쓰레기 남자에게 속아 실연을 당한 건 아닐까요?”그러자 매니저는 그녀를 흘겨보며 반박했다.“지금 천만 원이 들어왔는데 그런 귀찮은 걸 왜 따져? 나중에 서비스만 잘해. 누가 알아? 괜히 슬퍼지면 또 7일 더 머물지도 모르잖아. 그러면 우리도 보너스를 두둑이 챙길 수 있잖아.”매니저의 말에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대충 대꾸했다.결국, 그녀는 감히 다시 언급하지 못했고 오히려 매니저가 떠나자 몰래 중얼거렸다.“저분 정말 예쁘시다니까. 그래도 많이 다친 모양인데 어떤 쓰레기 남자가 이렇게 위력이 대단한지 궁금하네.”한편, 박연희는 꼭대기 층에 이르러 방문을 열었다.그녀는 빗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옷을 쓰레기통에 벗어던지고 욕실로 가서 키스 마크가 묻은 몸을 씻어냈다...뜨거운 물에 몸을 헹궜지만 그녀의 몸은 마치 아직도 무자비한 매질을 받는 듯 갑자기 몹시 아파 나기 시작했다.욕실에서 두 시간 내내 씻었더니 온몸의 피부가 다 타버릴 것 같았다. 샤워를 마치고 유카타를 두른 채 큰 침대에 앉아 잠도 안 자고 창문 너머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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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김 비서는 비록 그의 태도에 동의하지 않지만 지금은 이것밖에 할 수 없다.예상대로 이 일은 빠르게 해결되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임우빈이 박연희를 연루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우빈은 옥상에 올라선 그 순간부터 전에 들었던 박연희를 위해 투신자살한 하인우에 관한 전설을 떠올렸다.하인우도 그렇게 의연하게 뛰어내릴 수 있었는데 그도 할 수 있다.그날 밤의 기억은 임우빈의 지워지지 않는 악몽이 되어버렸고 자정이 되면 꿈에서 박연희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임우빈은 결국 그 심리적인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하지만 그는 죽지 못했다.임우빈은 조은혁의 수표를 받지도 않았고 더 이상 박연희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마침내 자신은 아무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거리를 두는 것이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밤이 깊어 오고 임우빈은 핸드폰을 꽉 쥐고 있었다.그는 연락처에 적힌 [사모님]이라는 세 글자를 바라보며 한참을 애틋하게 쓰다듬다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 번호를 통째로 지웠다.다가가지 않으면 박연희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그때, 입구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하인아의 목소리였다.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그 천한 여자만 아니었다면 임우빈이 어떻게 뛰어내렸겠어? 그 여자가 임우빈을 꼬셔서... 임우빈을 궁지에 몰아넣은 거야...”임우빈의 어머니는 침대 옆에 앉아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그러자 임우빈은 속삭이는 목소리로 나지막이 해명했다.“아니에요. 하인아가 하는 헛소리를 듣지 마세요. 사모님은 좋은 분이세요. 제가 하인아의 일 때문에 사모님께 부탁한 것이고 제가 민폐를 끼친 거예요.”임우빈의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답했다.“얼마 전에 하인아가 너와 헤어진다고 했을 때부터 낌새가 좋지 않았는데 재가 저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니. 우빈아, 이제 인아와는 인연을 끊어도 좋을 것 같구나.”임우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머니를 안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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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젊은 남자는 빵빵 부풀어 오른 바지를 박연희의 몸에 바짝 대고 있었으나 그는 직업윤리가 있는 사람이다.손님이 충분하다고 말했으니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윽고 박연희는 그에게 수표 한 장을 건네주며 조용히 말했다.“돈을 가지고 출국하세요. 그리고 2년 동안 돌아오지 마세요.”젊은 남자가 수표를 한번 확인하자 수표에는 10억 원이 찍혀 있었다.다시 시선을 돌려 박연희를 바라보니 그녀는 단지 몸이 외로운 귀부인이 아니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깊은 고통이 서려 있어 옆 사람은 쉽게 그녀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하여 남자는 작은 소리로 고맙다고 인사하고 조용히 떠났다.30분 후, 조은혁은 박연희의 메시지 하나를 받게 되었는데 카톡 영상이었다.곧이어 그의 휴대폰은 맞은편 벽에 거세게 부딪히며 두 동강이 나고 산산조각이 났다.한편, 조은혁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그는 땅에 흩어진 그 파편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박연희가 감히...박연희가 어떻게 감히 이런 짓을 하지?박연희가 다른 남자 품에 안겨 있다.그는 젊은 남자와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하며 몸을 만지는 남자의 손길에 취해있다. 심지어 마지막에 하얀 침대에 함께 쓰러질 때까지 그녀는 작은 얼굴에 영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영상이 뚝 그치고 조은혁은 다급히 예비 휴대폰을 가지고 박연희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그녀는 받지 않았다.그렇게 또 하나의 핸드폰이 산산조각이 났다...미쳐버렸다.조은혁은 정말 미쳐버렸다.그는 정말 당장이라도 박연희를 죽이고 싶었다. 그녀의 가슴을 쪼개서 심장이 정녕 붉은색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빨간 색깔을 띠고 있으면서 어떻게 감히 그에게, 어떻게 그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새벽 한 시.조은혁 일행이 호텔에 나타나고 프런트 직원은 막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입이 막히고 말았다.그녀는 순식간에 납치되어 연신 발버둥 쳤다.그녀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했다.조은혁은 직원에게 걸어가서 손을 뻗어 조금이라도 허튼 수를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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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날카로운 칼날이 부드러운 피부를 살짝 찌르자 검붉은 핏방울이 배어 나와 주르륵 흘러내렸다.하지만 박연희는 두려움이 없었다.한때, 그녀의 눈은 온통 조은혁뿐이었지만 지금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원망과 끝없는 증오만이 가득했다...세상의 치욕과 원한은 눈 깜짝할 사이에 찾아오고 떠나가기도 한다.“대체 왜!”조은혁은 핏발이 가득 선 눈으로 그녀의 표정 변화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박연희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 모든 것은 환각일 뿐 실제 일어난 일은 아니라고 얼마나 되뇌며 세뇌했는지 모르겠다.그의 연희는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그런데 그런 박연희의 몸이 어떻게 다른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그럴 리가!절대 그럴 리가!박연희는 그의 믿을 수 없는 눈빛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당신이 미워서요. 당신을 떠나고 싶어서요! 이제 만족해요? 조은혁 씨, 우리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어요. 하지만 당신은 끝까지 나를 놓아주지 않았죠. 그런데 그건 내가 당신을 따르며 계속 깨끗한 몸을 가졌기 때문이죠. 진시아, 그리고 당신의 그 셀 수 없이 많은 여자와 비하면 제 유일한 강점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나는 다른 사람과 잤고 이 유일한 장점, 당신이 가장 신경 쓰는 것도 없어졌어요... 그러니까 조은혁, 지금 날 죽이든지, 풀어주든지 하나만 하세요.”...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또 날카로운 과일 칼끝을 앞으로 당겼다.“박연희!”조은혁의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지게 튀어 올랐다.혈액 속에 숨어 있던 포악한 인자는 지금, 이 순간 당장이라도 그녀를 죽이도록 부추겼다. 그래야 마음이 아프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몸을 낮추어 한 여자의 비위를 맞출 필요도 없으며 밤낮으로 한 여자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그들은 그렇게 한참을 대치했고 검붉은 핏방울은 칼끝을 타고 알알이 흘러내렸다...문득 그는 칼을 옆으로 던지고는 그녀의 팔을 잡고 욕실 안을 향해 당겼다.“조은혁 씨, 뭡니까? 지금 뭐 하는 겁니까?”조은혁은 그녀를 욕실로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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