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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김 비서는 비록 그의 태도에 동의하지 않지만 지금은 이것밖에 할 수 없다.

예상대로 이 일은 빠르게 해결되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임우빈이 박연희를 연루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우빈은 옥상에 올라선 그 순간부터 전에 들었던 박연희를 위해 투신자살한 하인우에 관한 전설을 떠올렸다.

하인우도 그렇게 의연하게 뛰어내릴 수 있었는데 그도 할 수 있다.

그날 밤의 기억은 임우빈의 지워지지 않는 악몽이 되어버렸고 자정이 되면 꿈에서 박연희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임우빈은 결국 그 심리적인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죽지 못했다.

임우빈은 조은혁의 수표를 받지도 않았고 더 이상 박연희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마침내 자신은 아무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거리를 두는 것이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밤이 깊어 오고 임우빈은 핸드폰을 꽉 쥐고 있었다.

그는 연락처에 적힌 [사모님]이라는 세 글자를 바라보며 한참을 애틋하게 쓰다듬다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 번호를 통째로 지웠다.

다가가지 않으면 박연희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입구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인아의 목소리였다.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 천한 여자만 아니었다면 임우빈이 어떻게 뛰어내렸겠어? 그 여자가 임우빈을 꼬셔서... 임우빈을 궁지에 몰아넣은 거야...”

임우빈의 어머니는 침대 옆에 앉아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임우빈은 속삭이는 목소리로 나지막이 해명했다.

“아니에요. 하인아가 하는 헛소리를 듣지 마세요. 사모님은 좋은 분이세요. 제가 하인아의 일 때문에 사모님께 부탁한 것이고 제가 민폐를 끼친 거예요.”

임우빈의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답했다.

“얼마 전에 하인아가 너와 헤어진다고 했을 때부터 낌새가 좋지 않았는데 재가 저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니. 우빈아, 이제 인아와는 인연을 끊어도 좋을 것 같구나.”

임우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머니를 안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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