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701 - 챕터 710
794 챕터
제701화
조은혁은 받지 않았다.그는 거절 버튼을 누르고 옆으로 돌아서며 말했다.“김 비서 전화야. 요즘 점점 눈치가 없어지고 있어, 네가 방금 돌아온 걸 뻔히 알면서.”박연희는 남자가 바람을 피우면 모두 거짓말쟁이가 되고, 그 아내는 탐정이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박연희는 그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고 다만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일이 중요하죠, 가서 일 봐요.”그녀의 말은 면죄부가 되었다.조은혁은 아까 전화가 신경이 많이 쓰였는지 방금까지 있던 열기가 갑자기 사라졌다.그는 조금 찔린 듯 가볍게 기침을 했다."서재에 가서 전화 좀 할께.”박연희는 엷게 웃었다.그가 떠나자 그녀는 일어나서 정리를 하고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갔다.도우미가 하민희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었다.그제서야 박연희는 도우미들이 샹겐에서 진범이를 보살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박연희를 보자 도우미는 공손히 인사했다."사모님!”도우미는 줄곧 샹겐에 있었기에 그녀들은 하민희의 일을 알지 못했다. 단지 대표님과 사모님의 아이라고 여겼었는데, 얼마 전 사모님이 또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마음속으로 조은혁을 참 대단하다고 비꼬지 않을 수 없었다.3년 안에 애 셋을 가질 기세였다.박연희는 나지막이 말했다."제가 안을게요.”도우미는 황급히 하민희를 넘겨주었다. "작은 아가씨께서 사모님을 오랫동안 못 봐서, 방금 한바탕 소란을 피우기도 했어요.”박연희는 그녀들의 오해를 알아챘다.하지만 그녀는 굳이 설명하지 않고 아이를 안고 우유를 먹이면서 하민희를 살폈다. 아이가 먹고 입는 데에서 조은혁은 돈을 아끼지 않았고 모든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썼다. 덕분에 하민희는 희고 통통하게 잘 자랐다.하민희는 우유를 먹으면서 박연희를 보며 깜박거린다.박연희는 착잡한 마음에 얼굴을 작은 뺨을 붙였고, 동시에 여전히 평평한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여기에 이미 조은혁의 혈육이 있었다.그녀는 앞으로 어디로 향해 가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아직 25살밖에 안 됐는데...서재 쪽에서 문 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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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박연희가 이를 막았다.그녀는 아이를 품에 안고 젖병을 살살 흔들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조은혁에게 말했다."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니고, 어떻게 아이를 이렇게 잡을 수 있어요!”하지만 조은혁은 신경 쓰지 않았다.그가 무슨 말을 하려할 때, 박연희가 눈을 들어 흘겨보았다.등불 아래, 실크 잠옷만 입은 여자는 매우 유혹적이었다. 게다가 임신까지 했으니 더욱 풍만한 느낌이 있었다.조은혁은 말을 삼켰다.그는 하민희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그냥 울면 짜증나.”박연희는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조은혁도 그쯤 포기했을 테지만, 하필이면 그 사람이 박연희였기에 더욱 그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그는 좋은 것들을 모두 그녀에게 주고 싶었고, 그저 그녀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애썼다.아이가 있으니 만지기도 불편했다.그런데 조은혁은 또 성욕이 남들보다 왕성했으니 그는 반듯이 누워있다가 나중에는 정말 견디지 못하고 찬물로 샤워를 하러 갔다. 그가 나왔을 때 박연희는 이미 아이와 함께 잠을 잤다.그의 바지 주머니 속의 핸드폰이 또 울렸고 조은혁이 화면을 한 번 보았다.진시아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끊으면 또 계속 전화를 걸었다. 결국, 조은혁은 그녀를 한 번 만나 그녀에게 확실히 말하기로 결정했다.그는 옷을 갈아입고는 떠나기 전에 박연희의 입가에 부드럽게 키스했다.침실 문이 닫히자 박연희는 어둠 속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30분 후, 검은 벤틀리 한 대가 천천히 별장으로 들어섰다.조은혁은 차에 앉아 있었다.그는 곧바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 안에 앉아 느릿느릿 담배 두 개비를 피웠다. 사물함에서 휴대전화가 계속 울려도 무시했다.푸른 연기가 차 안에 가득 찼을 때, 그는 담배를 끄고 문을 열었다.별장 안의 액자들은 한 번 깨졌다가 다시 붙여져서 걸어놨는데, 금이 간 흔적은 숨길 수 없었다.진시아가 붉은 드레스를 한 벌 입은 채 소파에 가로로 늘어져 있다. 비록 몸은 말랐지만, 정교한 화장을 한 얼굴은 여전히 사람을 유혹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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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그녀는 웃기 시작했다.그녀가 미친 듯이 웃더니 그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조은혁 씨, 당신 미쳤어요? 그 여자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당신들은 이미 정이 떨어졌는데, 그래도 그 여자와 아이를 낳으려고 하다니.... 그럼 나는요? 난 이제 곧 죽는 데, 나한테는 뭐 줄 거예요? 내가 가지고 갈 수도 없는 이 호화로운 별장? 아니면 끝이 없는 약과 수술?”그녀는 갑자기 달려들어 그를 껴안았다.그녀는 그의 품에 올라 앉아 몸으로 그를 유혹하며 남자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려 했다.진시아의 태도가 부드러워졌다.그녀는 끊임없이 그에게 키스하고 만졌고, 그의 얇은 입술을 머금고 자기도 아이를 갖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잡고 가볍게 떨며 말했다. "그녀는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죠? 지금 당장 하고 싶죠!"조은혁은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을 잡아 그녀의 머리를 젖혔다.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 미쳤어? 네가 어떻게 아이를 낳아.”진시아는 히스테리를 부리며 말했다."나는 온전한 여자가 아니라는 거지? 너 내가 온전한 여자가 아니라고 싫어하는 거야! 그래, 난 아이를 낳을 수 없지만 당신을 만족시킬 순 있어...”그녀는 게걸스럽게 그에게 키스했다.그녀는 그의 손바닥을 잡고 그녀의 몸을 만지게 했다. “나는 당신을 원해요. 마치 과거의 수없이 많은 밤처럼. 우리의 처음을 기억해요? 업무 때문에 우리 다 만취하고 다음날 새벽에 같이 일어났잖아요. 누가 시작했는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었는데...”조은혁이 굳었다.그 말들은 그에게 양심의 가책을 다소 불러일으켰다.그가 그녀의 얼굴을 만지다가 입을 맞춘 뒤 이마를 맞대고 속삭였다.“그건 다 지나간 일이잖아. 난 지금 박연희의 남편이고, 더 이상 미안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아.”말을 마친 그는 몸을 일으켜 떠났다.그의 뒤에는 진시아가 히스테리를 부리며 외쳤다."조은혁 이 나쁜 놈아! 박연희가 너를 받아들이고 다시 사랑할 거라고 생각해? 꿈도 꾸지 마!"조은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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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무슨 생각해?"박연희가 덤덤하게 말했다.“진범이 생각이요. 진범이는 언제 와요? 하와이에 홀로 남아있을 걸 생각하니 안심이 안 돼요.”조은혁은 담배를 입에 물었지만 불을 붙이지 않았다.그는 그녀의 가는 목을 가볍게 만지며 웃었다.“장씨 아주머니 계시잖아, 걱정하지 마. 곧 있으면 올거야. 기껏해야 일주일이면 진범이도 도착해, 그때 우리 가족은 다시 모일 수 있을 거야.”그가 그녀에게 뽀뽀를 하려고 했지만 박연희는 피했다.조은혁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고는 그녀를 껴안고 부드러운 귓불을 물고 섹시하게 속삭였다."그 여자 만지지 않았고, 밖에서 힘 빼지 않았어. 그냥 일이 있어서 한 번 만났을 뿐이야. 연희야, 못 믿겠으면 만져봐. 남자가 했는지 아닌지 만져 보면 알 수 있잖아.”박연희가 그에게 뻔뻔하다고 말하자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틀만 있으면 추석인데 어떻게 보내려고? 설날에는 그림 그리고 장식하고 이런 거 좋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하는 게 어때? 게다가 집에 아이도 있잖아. 잘 키우려고 했으니까, 어릴 때부터 네 옆에서 그런걸 보면 크면 분명 예술적 재능도 있을 거야.”말하는 와중에 도우미가 하민희를 데려왔다.목욕 가운을 입은 조은혁은 늘씬한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있었고, 도우미는 감히 길게쳐다볼 수 없어 아이를 내려놓고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박연희는 어린 아기를 안았다.그녀는 임신해서 온몸에 부드러움이 있었다.조은혁은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감옥에 갇힌 이후로 그는 이런 고요함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는 지금 이런 느낌을 원하고 있었다.박연희는 그를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조은혁은 그녀 옆에 앉아서 아이와 놀아주었다.지금이 아마 그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일 것이다. 그의 욕심은 깨끗이 사라졌고, 그 자리는 평화로움으로 바뀌었다.가슴이 너무 설레였는지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살며시 껴안았다.그는 그녀의 향기를 맡았고, 하민희의 몸에서 나는 옅은 우유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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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도우미는 약간 망설였다.하지만 박연희가 그녀에게 눈짓하자 도우미는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 그녀는 사모님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꼈다. 예전에 그녀는 아주 단순했다. 사실 지금도 박연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그 눈빛이 주는 느낌은 달라졌다.약간의 위엄이 있었고 사람을 복종하게 했다.박연희는 숄을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혼자 진시아를 만났다....이 아파트는 벨린 부자동네에 있었다.주위에는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추석이라 곳곳에 맛있는 음식냄새가 풍겨져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났다. 하지만 반대로 진시아의 외로운 모습이 더욱 부각되었다.밤은 추웠다.진시아는 긴 민소매 드레스를 입고 어두운 밤에 홀로 고혹적으로 서 있었는데 특히 웨이브 장발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실제로 30분 동안 이미 여러 명의 괜찮은 남자들이 전화번호를 물어봤지만 그때마다진시아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그들을 욕지거리로 쫓아냈다.욕을 하고 나니 그녀는 더욱 억울했다.그녀에게는 명분이 없었고, 그래서 모든 가족이 같이 저녁 밥을 먹는 날, 이렇게 홀로남자의 아파트 밖을 헤매고 있었다... 오직 그를 한 번 만나기만 바라며.박연희는 아파트를 나왔다.그녀는 블랙 롱드레스를 입었는데 투명하게 드러난 피부에 두툼한 캐시미어 목도리를 착용해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진시아가 박연희를 보았고, 그녀의 아름답고 긴 눈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그녀는 빨간 스포츠카의 차체에 기대어 일부러 침착한 듯 담배를 한 개피 피워 물었다.그녀는 박연희를 도발적으로 바라보았다."그가 당신더러 나오래요? 왜 나를 직접 만나려고 하지 않고요?”박연희가 말했다."그 사람은 당신이 온 줄 몰라요.”진시아의 아름다운 얼굴이 흉악해졌다."박연희, 당신 정말 비열하네요. 나와 그가 만나는 것을 계속 막으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꿈도 꾸지 마요, 나와 그의 과거는 당신것과는 전혀 비교가 안 돼요!”"당신과 겨룰 생각 없어요.”박연희는 눈을 내리깔았다."진시아 씨, 당신은 결혼한 적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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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거실에는 값비싼 명품 선물들이 한가득 쌓여있었다.그러나 박연희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여느 때처럼 하민희를 잘 달래주던 박연희는 아이가 잠들고 고용인에게 안긴 뒤 침실로 돌아갈 때 비로소 소파에 앉아 선물 한두 가지를 무심코 뜯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생각한 대로 모두 값비싼 보석들이었다.순식간에 온몸의 힘이 푹 빠지는 기분이었다.조은혁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귀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힐끗 쳐다보고는 덤덤하게 물었다.“왜, 싫어?”박연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직 평평한 아랫배를 쓰다듬었다.“싫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이런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는 건 당신도 알잖아요. 이런 보석보다 가끔은 돈이 더 필요해요. 하와이에서 지낼 때 저는 감히 오빠의 카드를 사용할 수도 없었고 당신에게 생활비를 요구할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게다가 저는 줄곧 밖에서 비즈니스 생활을 할 용기도 없었어요. 그러니 때로는 궁핍하다 못해 밥 한 끼 먹을 돈도 없었죠... 이제 우리에게도 또 아이가 생겼고 진범이와 민희까지 총 세 명을 키워야 하는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출을 계속 집안에 요구할 수도 없잖아요. 그렇다면 사모님으로서 너무 억울한 거 아닌가?”...그러자 조은혁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난 또 뭐라고. 그냥 돈이 필요한 거잖아.”말을 마치고 조은혁은 그녀에게 유로화 한 묶음을 가져다주었는데 대충 보니 2억은 되는 모양이다. 게다가 그는 카드 한 장까지 쥐여주며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라면 한도 없이 다 쓸 수 있어. 그러니 앞으로 생활비와 아이들 지출은 모두 여기서 꺼내 써. 그리고 너도 너무 까다롭게 굴지 말고 편하고 예쁜 임부복 좀 많이 사둬.”박연희는 묵묵히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이윽고 그녀는 그에게 금고 하나를 더 요구했고 현금과 카드, 그리고 귀한 보석들을 모두 하나씩 넣어두어 꼼꼼하게 정리를 마쳤다.박연희의 이러한 진지한 모습은 곧 남자의 환심을 샀다.조은혁은 그녀를 뒤에서 껴안으며 그녀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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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조은혁은 애꿎은 침만 삼킬 뿐이었다.사실, 이 순간만큼은 정말 진시아와의 과거를 뒤로하고 죽음을 쫓는 그녀의 마음을 이루어 준 뒤 박연희와 잘 살고 싶었다.하지만 결국 조은혁은 박연희의 곁을 떠났다.쓰레기들의 손놀림 속에서 강요받고 고통스러워하던 진시아의 모습이 그의 머릿속에서 시종일관 지워지지 않았다.그렇게 박연희는 그가 떠나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았다.한참이 지나 그녀는 다시 진료실로 돌아와 독일 의사 앞에 앉았다.“의사 선생님, 방금 한 말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의사는 그녀를 매우 동정했다.그는 검사 결과를 박연희 앞에 살짝 내려놓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태아의 심장이 잘 발달하지 않아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낙태 수술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박연희는 고개를 숙인 채 검사 결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심장 발육이 잘 안 됐다고...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의사에게 물었다.“괴롭나요? 심장이 좋지 않으면... 아이가 괴롭나요?”의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박연희의 얼굴에는 슬픔이 어려 있었고 그녀는 한참 동안 한 번, 또 한 번 수없이 훑고 나서야 그 보고서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이윽고 박연희는 약지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살며시 뺐다.그것은 5캐럿짜리 다이아몬드로 가치가 적어도 20억은 되는 매우 귀중한 보석이었다. 박연희는 의사에게 그 다이아몬드 반지를 건네주며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만약 제 남편이 묻거늘 아이는 건강하다고 해주세요... 네?”의사는 의덕을 지키고 싶었으나 그 다이아몬드는 워낙 희귀한 보물이라서 아무도 유혹을 이겨낼 수 없었다.결국, 의사는 선물을 받고 박연희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며 그녀에게 거짓 검사기록을 만들어주었다... 안에 있는 모든 데이터에 따르면 이 아이는 매우 건강한 여자 아기이다.진료실을 나서고 텅 빈 복도를 걷는 그녀의 얼굴은 온통 눈물투성이 이다.이 아이는 조은혁이 강요한 것이다.하지만 임신한 뒤로 그녀는 단 한 번도 이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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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셋째 날 이른 아침이 되어서야 조은혁은 집에 돌아왔다.그가 아파트로 들어서 신발을 갈아 신을 때, 집안의 고용인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그 말을 꺼냈다.“대표님께서 안 계시던 요 며칠 동안 사모님께서 항상 혼자 울고 계십니다. 정말 너무 울어서 눈을 못 쓰게 될까 봐 걱정될 지경이었다니까요.”고용인의 말에 멈칫한 조은혁은 잠시 후 외투를 벗어두고 침실로 향했다.이른 아침 침실에는 커튼을 통해 한 줄기 희미한 빛만이 부드럽게 들어와 흰 침대를 비춰주었다.하민희는 박연희의 품에 안겨 곤히 자고 있었는데 홍조를 띤 빵빵한 볼이 무척 귀여웠다.그 광경을 본 조은혁이 조심스레 다가가 침대 옆에 걸터앉자 박연희도 잠에서 깼다.그녀는 조용히 그를 응시하며 그의 턱에 미처 긁어내지 못한 푸른 수염 자국과 그의 몸에 걸쳐져 있는 3일 동안 갈아입지 않은 셔츠를 보았다.조은혁은 옷차림에 매우 신경을 써서 매일 옷을 갈아입는다.그런데 요 3일 동안 옷도 갈아입지 않고 진시아의 곁을 지키고 있었던 것을 보면 진시아가 그의 마음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분량을 알 수 있다. 그럼 그녀 뱃속의 이 무고한 아이는 뭐가 된단 말인가...박연희는 한때 귀신에 씌기라도 한 듯 미쳐 있었던 그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이젠 정말 모든 것을 끝내야 할 때가 왔다고.박연희는 여전히 그 어떤 소란도 피우지 않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당황한 조은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며 그녀를 달랬다.“다시는 가지 않을게. 이미 진시아에게 아주 분명하게 말해뒀어. 연희야, 날 믿어줘. 앞으로는 정말 가정을 중시하고 너와 아이들을 잘 돌볼 거야.”그는 애석하게 손톱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스쳤다.그러고는 참지 못하고 박연희의 아랫배를 툭툭 만져주었다. 이젠 하민희에게마저 애정이 생긴 것인지 그 작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민희는 잘 키우면 진범이의 아내로 딱 맞겠네.”그러자 박연희는 곧바로 등을 돌리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반박했다.“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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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박연희는 음식을 먹을 때도 우아한 모습으로 조금씩 떼어먹었다.조은혁이 한참 서 있었지만 그녀는 별로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냉담하게 대했다.그러나 그녀가 냉담할수록 그는 더욱 가까이 가고 싶어졌다.조은혁은 샤워를 마치고 하얀 유카타만 입은 채 나오다가 박연희의 곁에 앉아 그녀의 몸을 살짝 잡았다. 그러나 박연희가 가볍게 그의 손을 뿌리치자 그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는 소파에 몸을 기댔다.이윽고 시가를 꺼내 늘씬한 손가락 사이에 끼웠지만 냄새만 맡고 불을 붙이지는 않았다.잠시 후, 조은혁은 시선을 박연희에게 돌린 뒤, 마치 평범한 부부처럼 말을 꺼냈다.“다음 달 베를린에 있는 유명한 귀족의 아들이 결혼하는데 결혼식도 엄청 성대하게 치러지고 Y국 왕실도 참석한다고 들었어. 그때 너도 나와 함께 참석하자... 기분도 풀 겸 가는 거지.”여전히 우아한 자태로 음식을 곱씹던 박연희의 손가락이 흠칫 떨렸다. 길게 늘어뜨린 속눈썹이 눈동자를 가려 그녀의 감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그녀가 원하지 않는 줄 알고 설득하려던 찰나, 뜻밖에도 박연희는 그의 제안에 동의하며 방긋 웃어 보였다.“좋아요. 돌아온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아직 제대로 놀러 간 적이 없잖아요.”환히 웃는 박연희의 얼굴에는 청순함과 순수함이 어려 있어 매우 귀엽고 아름다웠다. 순간, 저도 모르게 잠시 감정이 북받친 조은혁은 예상 밖으로 갑자기 몸을 기울여 그녀의 귓가에 대고 고백했다.“연희야, 요 며칠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예전에는 그저 풋풋하고 어리숙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여성스러움이 더해졌으니 얼마나 좋은지 넌 모를 거야.”박연희는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이 뒤늦은 사랑 고백은 길 가던 개가 들어도 웃음을 터뜨릴 것이기에 박연희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저녁 무렵, 조은혁이 집을 나섰다.박연희는 그가 진시아를 보러 간 줄 알고 있었지만 뜻밖에도 조은혁은 공항에 가서 장씨 아주머니와 진범이를 데려온 것이다. 그들을 태운 차가 아래층에 도착하고 집안의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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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밤이 깊어 오고 고용인들도 모두 잠이 들었다.물론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박연희는 밤늦게까지 바삐 돌아치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목욕하고 피부관리를 시작했다. 박연희가 화장품을 바를 때 조은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그녀의 얇은 몸을 껴안고는 그녀의 목 뒤에서 가볍게 냄새를 한 모금 맡았다.이윽고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가 묵직하고 어두웠다.“한참 동안 바른 것 같은데 이리 줘봐. 내가 해줄게.”그러자 박연희가 그에게 에션셜 오일을 건네주었다.조은혁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몸을 노닐며 만져야 할 것과 만지지 말아야 할 것을 가리지 않고 전부 손을 댔다.박연희는 그의 품에 기대어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느긋한 모습으로 누워 마치 평범한 아내처럼 남편에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했다.“원래도 이 아파트는 지금이 살기 딱 좋았지만 이제 아주머니와 진범이까지 들어왔으니 공간이 부족할 것 같아요. 예전에 장씨 아주머니가 나를 많이 도와주셨으니 저는 그녀를 박대하고 싶지 않아요. 장씨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과 침실을 비집고 쓰게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에요.”그녀는 큰 눈을 뜨고 남편을 뚫어지라 바라보며 그의 손에서 오일을 되찾은 후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가 지금 귀국하지 않는 한, 이 대가족이 이렇게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말이 만약 국내에 전해지기라도 한다면 또 제가 진시아보다 총애를 받지 못한다는 말과 당신이... 내연녀를 품어준다는 말이 나올 거예요.”그러자 조은혁은 가볍게 피식 웃으며 아내의 보드라운 얼굴을 어루만졌다. “앞으로는 절대 안 간다니까. 그런데... 네 말이 맞아.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함께 있는 건 말이 안 돼. 내일 정하자. 내일 김 비서한테 별장에 데려가 달라고 해. 공사가 끝나고 이미 한 달 넘게 지났으니 안주인이 시찰할 일만 남았지.”박연희는 그제야 만족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집안일이 많아 사람이 더 필요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많아도 장씨 아주머니가 그 안에서 발언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이에 조은혁이 몸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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