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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셋째 날 이른 아침이 되어서야 조은혁은 집에 돌아왔다.

그가 아파트로 들어서 신발을 갈아 신을 때, 집안의 고용인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그 말을 꺼냈다.

“대표님께서 안 계시던 요 며칠 동안 사모님께서 항상 혼자 울고 계십니다. 정말 너무 울어서 눈을 못 쓰게 될까 봐 걱정될 지경이었다니까요.”

고용인의 말에 멈칫한 조은혁은 잠시 후 외투를 벗어두고 침실로 향했다.

이른 아침 침실에는 커튼을 통해 한 줄기 희미한 빛만이 부드럽게 들어와 흰 침대를 비춰주었다.

하민희는 박연희의 품에 안겨 곤히 자고 있었는데 홍조를 띤 빵빵한 볼이 무척 귀여웠다.

그 광경을 본 조은혁이 조심스레 다가가 침대 옆에 걸터앉자 박연희도 잠에서 깼다.

그녀는 조용히 그를 응시하며 그의 턱에 미처 긁어내지 못한 푸른 수염 자국과 그의 몸에 걸쳐져 있는 3일 동안 갈아입지 않은 셔츠를 보았다.

조은혁은 옷차림에 매우 신경을 써서 매일 옷을 갈아입는다.

그런데 요 3일 동안 옷도 갈아입지 않고 진시아의 곁을 지키고 있었던 것을 보면 진시아가 그의 마음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분량을 알 수 있다. 그럼 그녀 뱃속의 이 무고한 아이는 뭐가 된단 말인가...

박연희는 한때 귀신에 씌기라도 한 듯 미쳐 있었던 그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젠 정말 모든 것을 끝내야 할 때가 왔다고.

박연희는 여전히 그 어떤 소란도 피우지 않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당황한 조은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며 그녀를 달랬다.

“다시는 가지 않을게. 이미 진시아에게 아주 분명하게 말해뒀어. 연희야, 날 믿어줘. 앞으로는 정말 가정을 중시하고 너와 아이들을 잘 돌볼 거야.”

그는 애석하게 손톱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스쳤다.

그러고는 참지 못하고 박연희의 아랫배를 툭툭 만져주었다. 이젠 하민희에게마저 애정이 생긴 것인지 그 작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민희는 잘 키우면 진범이의 아내로 딱 맞겠네.”

그러자 박연희는 곧바로 등을 돌리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반박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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