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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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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강지현은 온 오후 회의하고 저녁에는 또 접대 자리에 참석했다.한빈과 조예원도 그와 같이 참석하였다.원래 몸이 안 좋고 주량도 안 좋은 강지현은 몇 잔 안 마시고 바로 취했다.일 처리 다 끝내고 돌아온 한빈은 강지현을 부축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조예원을 보았다.“대표님 데리고 어디 가려고?”한빈은 웃는 듯 마는 듯, 표정을 보아하니 이 말에는 다른 뜻이 숨겨져 있었다.조예원이 답했다.“강 대표님이 취해서 주변에 호텔 잡아놨어. 데려가서 쉬시게 하려고.”한빈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쯧쯧 소리를 냈다.“몰라봤는데 조예원, 너 정말 유진이보다 많이 총명하구나.”조예원은 눈을 감고 있는 강지현의 훤칠한 얼굴을 보고는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우리 이렇게 세 명이 정유진 얘기를 꺼내면 누구의 양심이 더 찔리는지 몰라.”한빈은 콧방귀를 뀌었다.“양심? 그게 뭔데?”조예원은 더 이상 한빈을 대꾸하지 않고 복무원을 불러 같이 강지현을 차에 태웠다.조예원이 잡은 호텔은 멀지 않았다. 겨우 사람을 방에 들이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강지현은 갑자기 깼다.“뭐 하는 짓이야?”강지현은 실눈을 하고 옆 사람을 보았다. 마침 안경을 안 쓰고 있어서 자기를 부축한 사람이 누군지 몰라봤다.조예원은 강지현을 침대까지 부축하고는 강지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주방으로 가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줬다.조예원이 다시 돌아왔을 때, 강지현은 이미 침대에 기댄 채 그윽한 눈을 하고 조예원을 빤히 바라보았다.사람을 알아보기라도 한 듯 쌀쌀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여기에 웬일이에요?”선을 긋고 방비하는 뜻이 아주 선명했다.조예원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물컵을 침대 머리에 두고 강지현을 바라보았다.“오빠는 내가 여기에 왜 있는 것 같아요?”강지현은 속이 아주 안 좋은지 눈빛이 또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짜증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이제 가봐요.”조예원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지현은 다정함을 전부 다 정유진한테 주고 냉담함은 전부 다 자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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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최효진이 돌아왔다. 돌아온 이튿날 바로 정유진이랑 식사 약속을 잡았다.안 본 몇 년 사이에 최효진은 큰 변화가 없어 보였다. 여전히 정유진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미정한테서 얘기 다 들었어. 너도 이젠 자기 회사를 꾸려서 사장님 한다고 그리고 강지찬이랑 합작한다고?”정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이상 그 이야기를 마저 하고 싶지 않아 웃으며 말했다.“외숙모는 예전보다 더 활기차 보이시네요. 아직도 전처럼 아주 바쁘세요?”“우리 그이가 좀 많이 바쁘지. 과학연구도 해야 하고 학생들도 가르치고, 난 하던 프로젝트를 끝내고 이번에 한동안 푹 쉬려고 해.”그러면서 옆에 있던 경은우를 보며 말했다.“그리고 이 자식 일도 좀 도와주려고.”경은우는 표정이 굳어졌다.“엄마가 날 도울게 뭐가 있어? 제발, 날 좀 내버려둬.”말을 마치고는 핸드폰을 들고 자리를 피했다.최효진은 나가는 경은우를 상관 안 하고 그저 정유진만 빤히 쳐다보았다. 얼굴에는 온통 섭섭한 기색이 역력하였다.“너랑 지찬이 이젠 정말 끝난 거야? 나랑 우리 그이가 너를 아주 많이 좋아해. 그리고 우리 눈에는 보여. 지찬이 걔 맘에는 항상 네가 있었어. 네가 말도 없이 떠났을 때 정말 반년 내내 걔가 웃는 걸 본 적이 없어. 그때 지아가 깨어났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걔가 어떻게 되었을지 정말 아무도 몰라.”정유진은 최효진한테 차를 한잔 따라주었다.“외숙모, 물 마시세요.”강지찬 얘기를 하고 싶지 않은 게 뻔했다. 그리고 그 누구의 사정도 거부했다.정유진의 이 태도는 최효진더러 아주 맥이 빠지게 했다.“그래. 그 녀석이 요 2년 동안 확실히 몹쓸 짓을 많이 했어. 됐어, 나도 이제 너희들 일에 상관 안 할게. 어찌 됐든 나랑 우리 그이 맘속에는 네가 아직도 우리 가족이야. 만약 그 녀석이 다시 너를 괴롭히면 내가 대신 걔를 욕해줄게.”“고마워요, 외숙모.”최효진은 팔방미인이라 사람의 눈치도 잘 살폈다.최효진은 온미정한테서 강지찬이 최근에 한 ‘좋은 일’에 대해서 얘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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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다행히 정유진 곁에는 키키가 있었다. 이젠 키키도 어엿한 디자이너로 성장하였다.회사를 키키한테 맡기고 난 후, 정유진은 소미라는 새로 온 어시스트를 데리고 K그룹으로 갔다.정유진이 매일 K그룹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었다. 강지찬이랑 협의한 끝에 반은 K그룹에 있고 반은 자기 회사에 있기로 했다.K그룹에 도착하자 또 회사 일 층 로비에서 가로막혔다.“정 여사님, 죄송합니다. 예약이 없이는 올라가실 수 없습니다.”정유진은 자기도 오기 싶지 않았다고 무척 말하고 싶었다.같이 온 소미는 말솜씨가 장난이 아닌 친구였다. 바로 이에 답했다.“저희 정 대표님은 K그룹에서 모신 다자인 총감독입니다. 우리는 프로젝트 개발 회의에 참석하려고 온 겁니다. 이래도 안 올려보낼 겁니까?”프런트 직원은 멈칫했다.“죄송합니다. 저희는 상관 연락을 받은 게 없습니다.”말이 채 끝나기에 바쁘게 임우연이 헐레벌떡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걸 보았다. 멀리서부터 웃으며 말했다.“정 대표님 오셨어요? 반갑습니다.”그리고 프런트 직원들한테 대고 말했다.“여긴 우리 정 대표님이시고 저희 강 대표님이 직접 고용한 디자이너예요. 앞으로 수시로 여기에 와서 회의를 하실 거예요.”프런트 직원들은 마음속으로 엄청나게 충격이었다.전 여자 친구가 아니었나? 임우연은 직접 정유진을 데리고 정유진의 사무실로 갔다.이번 프로젝트는 K그룹 이후의 중점 사업이었다. 프로젝트팀은 강지찬 사무실 바로 아래층에 있었다.정유진의 사무실은 무척 컸다. 연우에 있는 정유진의 사무실보다 훨씬 더 크고 널찍했다.임우연은 또 정유진을 프로젝트팀에 데려가 사람들에게 인사시켰다. 프로젝트팀은 두 개 팀이 합쳐진 거라 사람이 총 50~60명 되였다.“유진 씨, 이렇게 같이 일하게 될 줄 몰랐는데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서정호는 주동적으로 정유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정유진이 답했다.“저도 잘 부탁드려요.”서정호는 아주 열정 있게 대꾸했다.“저번 남교 프로젝트 때 유진 씨한테 진 것에 대해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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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오전에 회의가 채 끝나지 않아 점심을 아래층 식당에서 먹고 오후에 다시 회의를 마저 해야 했다.정유진은 회의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진 소미를 데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두 사람은 밥을 따르고 구석진 곳에 자리 잡았다.식사 시작하기도 전에 임우연이 찾아왔다.“정 대표님, 강 대표님께서 오시랍니다.”정유진이 답했다.“저 거절해도 돼요?”임우연이 답했다.“강 대표님께서 정 대표님이 안 오시면 자기가 직접 오셔서 모셔 가신답니다.”정유진은 말문이 막혔다.“…”강지찬 이 나쁜 놈이 무조건 자기를 핍박할 그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을 거라는 걸 정유진은 알고 있었다.강지찬은 룸에서 음식을 한 상 시켰다. 정유진이 도착했을 때 음식은 이미 다 나왔고 정유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룸 문은 정유진이 들어간 후 바로 닫혔다. 정유진은 강지찬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 남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정유진은 강지찬이 오만가지 방법을 써가며 자기를 강지찬 곁에 두려는 것은 자기를 모욕하려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무슨 시추에이션이지?왜 밥까지 사주는 거지?“앉아, 서서 뭐 해?”강지찬은 재촉했다.“오후에 회의도 있는데 빨리 먹자고.”정유진은 급해하지 않고 물었다.“강지찬, 우리의 합작 내용에는 당신이랑 같이 밥도 먹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지 않아요?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불필요한 오해만 생길 게 두렵지 않아요?”강지찬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무슨 오해?”“다른 사람들 눈에 우린 이미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당신은 우리 사이가 들통날까 두렵지 않아요?”강지찬은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당신이 무서운 게 아니고?”정유진은 대뜸 대답했다.“그래요. 난 무서워요. 난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이 말을 남기고 강지찬과 한 상의 음식들을 그 자리에 버려둔 채 문을 열고 룸에서 나갔다. 급하게 선을 긋는 모습에 강지찬은 화가 나서 하마터면 상을 엎을 뻔했다.최의현은 껄렁껄렁하며 걸어 들어와 눈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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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전태연은 확실히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이다.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비서실 사람한테 가로막혔다.“전 아가씨, 강 대표님 아직 회의 중이십니다.”전태연도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얘기했다.“정유진 어딨어요? 나 정유진 보러 왔어요.”비서실 직원은 미안한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정 대표님도 외의 중이십니다.”“정 대표?”전태연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정유진이 언제 정 대표가 됐어?”정유진이 K그룹에서 직무를 맡은 건 비밀도 아니었다. 이 일은 전태연이 사람을 써서 슬쩍 알아보면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이었다. 비서실 직원도 숨기지 않았다.전태연은 말을 듣고 그 자리에 굳었다.‘강지찬 무슨 뜻이지?’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렸다.지난번에 안나를 손보고 난 후부터, 안나는 마침내 조용해졌다. 이에 전태연은 득의만만해하고 있었다.근데 강지찬이 정유진이랑 또 엮일 줄 생각도 못 했다.이혼한다면서? 왜 같이 출근하는 거지?정유진이 K그룹에 온 첫날 하루 종일 회의만 하다가 회의 끝날 무렵 퇴근 시간이 다 되었다.사무실에 들어와 앉기도 전에 뒤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그 발걸음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점점 급해졌다. 분명한 건 좋은 사람 같진 않았다.“정유진!”전태연은 큰소리로 정유진의 이름을 외쳤다.정유진은 돌아서는 동시에 몸을 한쪽으로 피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올려 정유진을 향해 내리치는 전태연의 손목을 딱 잡았다.“뭐 하는 짓이에요?”전태연은 화가 잔뜩 났다.“정유진, 당신 참 뻔뻔하네. 한 편으로 나한테 강 대표랑 아무 사이 아니라고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 강 대표랑 엮여 있고, 같은 여자로서 참 수치스럽네요!”정유진은 전태연의 손을 뿌리치며 차가운 소리로 말했다.“강지찬한테 가서 따지세요. 나랑은 상관이 없어요.”“내숭 떨지 마시죠. 당신이랑 상관이 없다고? 그럼, 강 대표가 당신을 귀찮게 한다는 소리예요?”정유진은 속으로 ‘진짜인데 당신이 안 믿을까 봐.’라고 생각했다.소미가 달려 들어왔다. 비록 소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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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강지찬은 정말 전태연을 강 씨 본가로 데려왔다.장형준도 미리 집사한테 전화했다. 집사는 푸짐하게 저녁을 준비하라고 주방 분들한테 당부하고 또 둘째 네 부인들을 불렀다.비록 갑작스러운 방문이지만 전태연은 체면을 아주 중요시하고 또 손도 큰 성격이라 백화점을 한바탕 돌아본 후 송지윤한테 준비한 선물마저 아주 고급스러웠다.류선은 선물을 받고 마음이 쓰라렸다. 마음속으로는 강지찬이 아직 이혼도 안 했는데 이렇게 새 여자를 데려온 것을 보고 이번에도 분명 자기 아들의 앞을 가로챌 거라고 생각했다.류선은 자기 아들이 자신의 능력으로 그렇게 큰 회사를 차렸는데 절대로 이렇게 강지찬한테 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마음속으로 이렇게 궁리를 하며 류선은 더욱 환하게 웃었다.“태연아, 지찬이 이렇게 너를 데리고 집안 어르신까지 만나는데 언제 그 여자랑 이혼을 한다는 소리는 없었냐?”후배를 배려하는 표정을 하고는 걱정스레 물었다.“아무리 강지찬이 몰래 결혼을 한 거라지만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잖아. 만일 어느 날 소문이라도 난다면 네가 남의 결혼에 끼어든 내연녀가 되는 거잖아? 넌 생긴 것도 예뻐, 집안도 정유진에 비해 훨씬 좋잖아. 내연녀로 오해받으면 얼마나 억울해, 안 그러니?”이 말은 그야말로 전태연의 정곡을 찔렀다. 전태연은 바로 류선의 자기의 지음으로 삼았다.남자들이 옆에서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전태연은 낮은 목소리로 급히 물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그 일로 속을 태우고 있어요. 둘째 숙모님께 무슨 좋은 방법이 없나요?”류선은 강지찬과 정유진이 평생 같이하기를 그 누구보다 원했다. 류선은 강지찬이 집안이 부유한 여자와 결혼해서 강지현을 제압하는 걸 볼 수는 없었다.입으로는 능청스럽게 말했다.“지찬이가 너를 본가에 데려온 걸 보아하니 지찬이 맘속에도 네가 있다는 걸 말해. 넌 그저 방법을 써서 정유진을 내쫓으면 돼. 여자는 말이야, 적당히 응석을 부릴 줄 알아야 해.”마음속으로는 달리 생각했다.“그래 난리를 피워. 강지찬이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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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강홍택은 원래 송지윤의 집에 가서 쉬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은 류선한테 억지로 끌려갔다.심지어 가기 전 송지윤을 한번 째려보았다.“나, 이 사람하고 긴히 할 얘기가 있어. 내일에 너한테 보낼게.”송지윤은 웃으며 답했다.“괜찮아요. 사부님 맘 편한 대로 하시면 되죠.”실은 마음속으로는 혼자인 게 홀가분했다. 내심 강홍택이 자기 집에 안 왔으면 했다.“당신 뭐 하려고?”강홍택은 류선의 행동이 아주 마음에 안 들었다. 류선의 마음이 편협하고 대범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류선은 강홍택의 이런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송지윤이 강 씨 저택에 들어온 다음부터 이 남자는 완전히 그 모자한테 정신이 팔렸다. 강지현에 대해 신경을 안 쓰는 것 둘째 치고 사람이 투지마저 잃었다.완전히 찌질이랑 다름이 없었다.“내가 용건이 뭐 더 있겠어요? 당신 마음속에 저 두 사람 빼고 나랑 지현이가 있기나 해요?”류선이 또 이 얘기를 꺼내자 강홍택은 짜증이 났다.“됐어, 됐어. 빨리 용건이나 말해.”류선은 그제야 불쾌해하며 말했다.“지찬이가 전태연을 집에 데리고 왔는데 우리도 빨리 지현이를 재촉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강홍택은 낯 색이 한 층 어두워졌다.“당신 또 무슨 꿍꿍이야? 지현이 지금 성원 일 때문에 지찬이에게 방비 당하고 있어. 이 시기에 또 불난 데 부채질하려고? 당신 정말 한가해서 탈이 났어?”“지찬이 우리 지현이를 방비한 게 어디 하루 이틀이에요? 그래도 우리 지현이 자기 능력으로 저렇게 큰 회사를 차렸지, 뭐예요?”말할수록 류선은 화가 났다.“당신은 왜 자기 사람의 기세를 꺾어요! 강지찬이 두려울 게 뭐가 있다고? 우리 지현이가 걔보다 못한 게 뭐가 있어요? 구소원 집안이 전태연네보다 재력이 좀 못하긴 해도 구소원 삼촌이 아주 능력 있잖아요. 만약 우리가 구씨 가문을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 내부 정보들 강지찬한테 넘어갔을 리가 없잖아요.”강홍택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류선이 드디어 한번은 정신을 차렸다고 생각했다.“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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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정유진은 점차 두 곳의 출근 템포에 적응했다.그녀와 서정호가 담당한 프로젝트는 서로 달랐다. 서정호는 정부 청사업무를 담당했고, 정유진은 "신규지역 개발"업무를 담당했다.신규지역 개발 업무 역시 정부가 시작한 새로운 프로젝트로, 전 서울에서 가장 큰 단지를 구축하고 새로운 상권을 개발한다는 내용이었다.만약 K그룹에서 이 프로젝트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정유진의 연우 인테리어 또한 아마 단번에 높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회의를 끝마친 소미는 더할 나위 없이 흥분한 상태로 두 눈을 반짝였다.“대표님, 이대로만 간다면 저희 연우 인테리어가 대박 나지 않을까요?”정유진도 마음속으로는 약간 흥분된 상태였다.“열심히 해서 이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도록 해야죠.”그러자 소미가 가까이 다가가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제가 듣기로는 이 프로젝트가 원래는 K그룹에서 손에 넣었다고 하던데 왜 갑자기 온 나라에서 이 두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많은 국내 부동산 거물들이 이것 때문에 서울로 몰려오고 있거든요. 제가 그때 커피 타러 갔을 때 들어보니 강 대표님 쪽에서 지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 같더라고요.”쇼핑몰은 전쟁터와도 같다. 강지찬이 다른 사람을 깊이 모함하면, 본인도 자연스레 다른 사람에 의해 모해 당할 것이다.정유진이 소미의 어깨를 톡톡 치며 말했다.“이 일은 우리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맡은 본업만 잘하면 될 거에요.”사무실에 돌아가 자리에 앉자마자 책상 위의 유선 전화가 울렸다.수화기 너머로는 강지찬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다.“저녁에 나랑 같이 가야 할 접대 자리가 있어.”그 말에 정유진이 멈칫했다.“강 대표님, 접대 같은 자리에 굳이 이 디자인 총 디렉터가 갈 필요는 없지 않나요?”강지찬이 비아냥거리며 답했다.“뭐가 겁나서 그러는데? 혹시 내가 널 팔아먹기라도 할까 봐 그러는 거야? 걱정하지 마, 난 한빈이 아니니깐.”말을 마친 강지찬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에게는 항상 그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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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온 저녁 동안 정유진은 술 한 잔만 마셨다.중간에 화장실 한번 갔다 오면서 하마터면 실수로 웬 여인과 정면으로 부딪칠 뻔했다.“죄송합니다. 어디 다친 데 없죠?”상대방의 정교한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고, 목소리는 온화하고 부드러웠다.정유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는 괜찮아요.”하지만 그 여인은 그래도 내키지 않는 듯 보였다.“제가 신발을 밟은 것 같은데 너무 죄송해요. 제가 한 켤레 새로 사드리는 건 어때요?”정유진은 오늘 흰색 하이힐을 신었는데, 조금 전에 하도 살짝 밟은지라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했다.이윽고 정유진이 웃으며 말했다.“진짜 괜찮아요. 화장실에 가서 한번 닦으면 되니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돼요.”정유진의 태도에 그 여인은 손을 내밀어 보였다.“안녕하세요, 저는 구소원이라고 해요.”“정유진입니다.”정유진도 구소원에게 악수하며 둘은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그녀는 휴지를 가지고 구두코에 묻은 자국을 닦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저 진짜 괜찮아요. 그러니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구소원은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조금 전에 너무 예쁘신 것 같아서 얼굴을 감상하다가 부딪히고 말았네요. 근데 가까이서 보니 더 예쁘네요.”“고마워요. 구소원 씨도 예뻐요.”상대는 딱 봐도 아주 교양 있는 부잣집 딸 같았고, 전태연과는 사뭇 달랐다.한참 뒤, 화장실에서 나오니 임우연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정 대표님, 조금 전 그 아가씨가 누군지는 아세요?”그 말에 정유진이 멈칫하며 물었다.“임 비서 말을 들어보니, 임 비서는 아나 봐요?”임우연이 웃으며 답했다.“구 씨 가문도 서울에서 이름있는 가문이라 할 수 있죠. 저 또한 잘 알고 있고요. 구소원 씨 삼촌 직위가 낮은 게 아니거든요.”그의 말에 정유진은 오늘 소미가 말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아마 구소원의 삼촌은 강지찬 쪽의 사람이 아니라서 오늘 저녁 접대 리스트에 없었던 듯하다.정유진의 무언가 깨달은듯한 모습에 임우연이 또 한마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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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강지찬은 사실 그 정도로 취한 게 아니었고, 단지 정신이 온전치 않을 뿐이었다.그는 답답한 듯 셔츠 단추를 잡아당기며 ‘물’이라고 중얼거렸다.정유진은 그에게 따뜻한 물 한잔 따라주었다.물을 가지고 돌아왔을 때 강지찬은 이미 셔츠의 단추를 모두 풀어헤친 상태였다. 그는 상의를 벗고 자는 습관이 있어 그대로 누워있기는 불편한 듯 보였다.이윽고 정유진이 힘겹게 그를 일으켜 물을 먹였다.강지찬은 물을 마시고 나서야 천천히 눈을 떴다.알코올에 젖은 그의 눈동자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눈빛에서는 빛이 요동치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아쉽게도 정유진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형준 씨 숙취해소제 사러 갔으니 곧 올 거예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정유진은 물잔을 내려놓으며 그를 다시 눕히려 하였다.하지만 그녀가 움직이는 순간 강지찬이 갑자기 그녀를 침대에 눕혀버렸다.강지찬은 빨개진 눈으로 그녀를 무섭게 바라봤다.“누가 너보고 가래?”말을 마친 뒤 그는 정유진의 반항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 채 키스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그의 행동에 정유진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녀는 속으로 설마 강지찬이 사람을 오해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그녀는 있는 힘껏 발버둥 쳐보았지만 아쉽게도 190의 큰 키를 가진 강지찬을 밀쳐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침실의 인기척은 꽤 컸고, 약을 사 갖고 온 장형준과 임우연은 문밖에서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이윽고 장형준이 먼저 눈치를 주었다.“들어갈까요?”그러자 임우연이 잠시 고민하다 그냥 물러서자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장형준도 그의 뜻을 알아채고 약을 밖의 서랍에 올려놓은 뒤 조용히 뒤따라 그 자리를 떠났다.침실에서는 정유진이 아직도 그를 밀치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하지만 끝내 밀쳐내지 못한 그녀는 급한 나머지 장형준을 깨물어버렸다.너무도 꽉 깨문 나머지 장유진은 입에서 피 맛을 느낄 정도였고, 강지찬에게서는 피가 흘러나왔다.강지찬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아래에 깔린 그녀를 바라봤다.“정유진,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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