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은 점차 두 곳의 출근 템포에 적응했다.그녀와 서정호가 담당한 프로젝트는 서로 달랐다. 서정호는 정부 청사업무를 담당했고, 정유진은 "신규지역 개발"업무를 담당했다.신규지역 개발 업무 역시 정부가 시작한 새로운 프로젝트로, 전 서울에서 가장 큰 단지를 구축하고 새로운 상권을 개발한다는 내용이었다.만약 K그룹에서 이 프로젝트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정유진의 연우 인테리어 또한 아마 단번에 높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회의를 끝마친 소미는 더할 나위 없이 흥분한 상태로 두 눈을 반짝였다.“대표님, 이대로만 간다면 저희 연우 인테리어가 대박 나지 않을까요?”정유진도 마음속으로는 약간 흥분된 상태였다.“열심히 해서 이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도록 해야죠.”그러자 소미가 가까이 다가가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제가 듣기로는 이 프로젝트가 원래는 K그룹에서 손에 넣었다고 하던데 왜 갑자기 온 나라에서 이 두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많은 국내 부동산 거물들이 이것 때문에 서울로 몰려오고 있거든요. 제가 그때 커피 타러 갔을 때 들어보니 강 대표님 쪽에서 지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 같더라고요.”쇼핑몰은 전쟁터와도 같다. 강지찬이 다른 사람을 깊이 모함하면, 본인도 자연스레 다른 사람에 의해 모해 당할 것이다.정유진이 소미의 어깨를 톡톡 치며 말했다.“이 일은 우리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맡은 본업만 잘하면 될 거에요.”사무실에 돌아가 자리에 앉자마자 책상 위의 유선 전화가 울렸다.수화기 너머로는 강지찬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다.“저녁에 나랑 같이 가야 할 접대 자리가 있어.”그 말에 정유진이 멈칫했다.“강 대표님, 접대 같은 자리에 굳이 이 디자인 총 디렉터가 갈 필요는 없지 않나요?”강지찬이 비아냥거리며 답했다.“뭐가 겁나서 그러는데? 혹시 내가 널 팔아먹기라도 할까 봐 그러는 거야? 걱정하지 마, 난 한빈이 아니니깐.”말을 마친 강지찬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에게는 항상 그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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