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은 대표이사실로 들어오자마자 온미정이 먹다 남은 커피를 강지찬의 얼굴에 끼얹었다.뒤따라 온 임우연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강 대표님!”강지찬은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던 듯, 의자에 앉은 채 한 바퀴 빙 돌았다. 커피는 뒤의 책장에 뿌려졌고 극소량만 강지찬의 다리와 책상 위에 쏟아졌다.임우연은 얼른 사무실의 문을 닫으며 말했다.“사모님, 진정하시고 무슨 일이든 말로 하세요.”조금 전까지 가까스로 화를 참고 있었던 정유진의 분노도 이 순간 ‘빵’ 터지고 말았다.“말로 하라고요? 고객도 다 차단하고 인테리어 자재 업체들에게 연락해 내가 납품받지 못 하게 뒤에서 수작을 부렸어요. 일부러 작정하고 손을 쓰는데 어떻게 말로 해요? 말은 사람과 하는 거예요.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 말이에요!”정유진의 목소리가 대표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강지찬도 이토록 언성을 높이는 그녀의 모습에 어리둥절했다.휴식실에 있던 온미정은 속으로 정유진을 응원하고 있었다.임우연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상황을 중재하는데 나섰다.“사모님, 화내지 마세요. 연우 인테리어가 K그룹과 협력한다면 서울은 물론이고 전국 최고의 인테리어 회사가 될 거예요.”그 말에 정유진은 강지찬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그런 거 필요 없어요. 강지찬 씨, 설마 아직도 나를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나와 협력하려는 거예요?”티슈로 바지를 닦던 강지찬의 손이 순간 멈췄다.“나가.”정유진과 임우연은 동시에 어리둥절해졌다. 임우연은 곧바로 나가라는 말이 자신을 보고 한 말임을 알았다.“강 대표님, 사모님. 천천히 얘기하세요... 커피 준비해 오겠습니다.”말을 마친 임우연은 도망치듯 대표이사실을 나왔다.강지찬은 정유진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휴식실로 갔다.휴식실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온미정은 갑자기 들어온 강지찬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 여기 왜 들어왔어! 이러다 들키겠어!”강지찬은 귀찮은 듯한 얼굴로 말했다.“고모님, 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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