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은 눈앞에 있는 조예원이 자기가 알던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정유진이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자 조예원도 살짝 당황한 듯했다.“별다른 뜻은 없어. 하지만 우리에게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너도 알잖아.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아. 그리고 강지찬 씨가 아직도 너를 못 잊고 있다는 거, 몰랐어?”정유진은 속상한 얼굴로 대답했다.“지금 나를 모욕하는 거야? 지난번에 이혼 합의서에 사인 받으려고 저 사람을 찾아갔을 때 뭐라고 했는지 알아? 사인할 수 있대, 대신 자기와 자재. 예원아, 지금 일부러 나 모욕하려고 그러는 게 안 보여?”조예원은 정유진이 자기 말을 믿지 않자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강지찬같이 비즈니스에 빠삭한 사람이 너를 모욕하기 위해 몇조 원짜리 프로젝트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너에게 그런 요구를 한다고 생각해? 정유진, 왜 강지찬이 너에 대한 마음을 계속 피하려는 건데? 아니면, 너의 마음속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있는 거야?”정유진은 다시 어리둥절한 얼굴로 조예원에게 물었다.“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잠시 가만히 있던 조예원은 표정이 점점 더 안 좋게 변했다.“어쨌든 남교 프로젝트는 우리가 꼭 따야 해. 네가 안 하면 나라도 직접 강지찬 씨를 만나서 얘기할 거야.”정유진은 깜짝 놀란 얼굴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네가 지찬 씨를 만나서 무슨 얘기할 건데?”“네가 생각하고 있는 거. 이미 예상한 거 아니었어?”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조예원과 정유진의 우정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하지만 예담 스튜디오를 위해서, 그리고 강지현을 위해서 조예원은 반드시 이렇게 해야 했다.“물론 강지찬 씨가 아직은 연우의 존재를 모르지만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자기 딸이 외국에 있다는 거 알면 뭐라고 할지 너무 궁금하네.”정유진은 가장 친한 친구가 이런 말을 서슴지 않게 한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지금 연우로 나를 협박하는 거야? 예원아, 연우는 너의 수양딸이나 마찬가지야. 연우는 너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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