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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927 챕터

제261화

정유진은 이혼협의서를 택배로 보낸 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강지찬이 분명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혼협의서에 사인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정유진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때 조예원이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저녁에 한빈이가 한턱내겠다는데 갈 거야?”한창 인테리어 모형 제작을 하고 있던 정유진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대답했다.“안 가, 바빠.”“진짜 안 갈 거야? 성원 프로젝트팀 직원들과 우리 회사의 세 명밖에 없어. 앞으로 자주 얘기도 해야 할 텐데 미리 얼굴이라도 좀 익히는 게 낫지 않아?”정유진은 그 말에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알겠어. 그럼 갈게.”사실 회식을 하러 가고 싶지 않은 게 한빈과 별 상관은 없었다. 정유진은 그저 단순히 이런 접대가 너무 싫었다.그때 예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빈이 그 자식 두 아이가 다 그렇게 컸는데 아직 소희와 결혼식도 안 올렸어.”소희가 친딸을 찾아온 후, 검찰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두 아이를 모두 키우겠다고 약속해 큰 벌은 면하게 되었다. 정유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그런 이기적인 사람은 쉽게 결혼에 얽매이지 않을 거야.”저녁 석식은 명성 레스토랑에서 진행되었다.한빈은 작은 홀을 예약해 뷔페 형식으로 음식을 차려 다 함께 저녁을 먹고 거기에 있는 노래방 기계로 노래까지 몇 곡 불렀다.정유진은 샴페인만 두 잔 정도 마시고 다른 술은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성원 프로젝트팀에서 두 명의 여자가 굳이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해 정유진도 어쩔 수 없이 몇 곡 불렀다.노래를 부르고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니 강지찬이 화장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남색 셔츠에 옷깃을 풀고 있는 강지찬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유진을 본 강지찬은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여기서 그녀를 마주칠 줄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그러니까 굳이 말을 안 해도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 짐작할만했다. “강 대표님, 제가 보낸 택배는 잘 받으셨나요?”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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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정유진은 이런 석식 자리가 너무 지루해 핑계를 대고 먼저 가겠다고 했다.하지만 룸 문을 나서자마자 누군가가 그녀의 허리를 껴안더니 바로 옆 룸으로 그녀를 밀어 넣었다.옆 룸은 비어 있었고 안에는 불도 켜지 않아 어두컴컴했다.룸 문이 쾅 닫히는 소리에 정유진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당신 누구야! 왜 이러는 건데!”그 사람은 미친 듯이 정유진에게 달려들더니 그녀를 벽에 밀치고 키스하기 시작했다.비록 4년이 지났지만 차가운 향수 냄새와 익숙한 숨결에 정유진은 바로 누군지 알아챘다.정유진은 너무 화가 나 힘껏 발버둥 치며 욕설을 퍼부었다. “강지찬, 당신 미쳤어?”순간 ‘찌직’하는 소리와 함께 정유진의 치마가 찢겼고 그녀의 가슴에 차가운 바람이 불어 들었다.그 사람은 계속 아무 말도 없이 그녀의 얼굴과 목, 그리고 가슴에 뜨겁게 키스했다. “놔 이 나쁜 자식! 내가 더럽다며! 그런데 지금 뭐 하는 건데?”순간 강지찬은 모든 행동을 멈췄다.온몸에 술 냄새가 많이 나는 걸 보아 분명 많이 마신 게 틀림없었다.그는 정유진의 턱을 꽉 잡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맞아, 더러워! 강지현의 여자가 된 후로 어떻게 변했는지 한번 맛보고 싶었을 뿐이야.”정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그래서 맛이 어떻게 변했는데요? 강 대표님.”그녀가 부인하지 않자 강지찬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그러고는 마치 손에 닿은 더러운 물건을 버리듯 정유진의 몸을 확 밀쳤다.“정유진, 당신 정말 못됐어!”강지찬은 말을 마치자마자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곧바로 장형준이 손에 외투를 들고 바로 들어왔다. “사... 사모님, 강 대표님이 많이 취하셨어요.”정유진은 장형준이 건네는 외투를 받아 들고는 입술을 닦으며 말했다.“고마워요. 그리고 더 이상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정유진이 어두컴컴한 룸에서 혼자 쉬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 진동이 한번 울렸다.온미정에게서 온 문자에 정유진은 ‘알겠어요'라고 답장했다.그동안 온미정은 해외에서 한 활동에 참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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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강지아는 몇 년 못 본 사이에 더 예뻐졌다.“새언니, 저와 같이 집에 가요? 네?”정유진은 속으로 그녀가 말한 집이 강씨 본가인지 묻고 싶었다. 사실 정유진은 진작부터 두 번 다시 그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거라고 속으로 다짐했다.그때 옆에 있던 온미정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으이구, 꿈 깨! 너의 오빠 그 개자식보고 저리 가라고 해.”하지만 강지아는 온미정의 말을 아랑곳하지 않고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새언니,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들은 절대 믿지 마세요. 우리 오빠와 안나는 그저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거지 사실이 아니에요.”옆에 있는 온미정이 끼어들었다.“그래도 이미 때가 묻었잖아.”그러자 강지아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고모님, 잠시만 조용히 해주시면 안 돼요?”그 말에 온미정은 온유한을 보며 말했다.“이것 좀 봐, 이 계집애가 너희들이 하도 오냐오냐하니까 이렇잖아. 고모에게 하는 말버릇 좀 봐.”옆에 있는 온유한은 그저 헤헤 웃기만 했다.정유진은 강지아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나와 지찬 씨는 이제 끝났어. 앞으로는 그냥 언니라고 불러.”그 말에 강지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완전히 정신이 든 강지아는 지금 그녀에게 ‘새언니’만이 진짜 가족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강지아는 정유진이 다른 데 정신이 팔린 사이 몰래 강지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오빠, 새언니가 유한 오빠 고모님 집에 있어. 빨리와!]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강지찬의 답장이 왔다.[회의 중이야. 바빠.][...]하지만 정유진이 온미정의 집을 떠나기 바쁘게 강지찬이 바로 도착했다.강지아는 그런 강지찬을 노려보며 말했다.“회의 때문에 바쁘다며? 새언니 갔어.”강지찬은 퉁명스러운 얼굴로 강지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우리 집 말썽꾸러기를 데리러 온 거야. 다른 사람하고는 상관없어.”그 말에 옆에 있던 온미정이 다리를 꼬며 말했다.“다른 사람이야?”강지아는 강지찬의 팔을 잡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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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강 대표님, 예담에서 또 택배가 왔습니다.”강지찬은 시선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문서 세단기에 넣어.”임우연은 뜯지도 않은 우편물을 바로 문서 세단기에 넣었다.이때 강지찬의 핸드폰으로 낯선 번호가 걸려왔다.그는 받지도 않고 바로 끊었다. 하지만 전하가 곧바로 다시 걸려오자 강지찬도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강 대표님, 택배를 조회해 봤는데 이미 도착했다고 하니까 빨리 사인하고 다시 저에게 보내주세요.”“무슨 택배? 못 받았어.”강지찬은 말을 하자마자 바로 전화를 끊었다.강지찬의 택배는 보통 비서가 대신 직접 받는다. 정유진은 방금 택배회사에 연락해 택배가 도착한 것도 이미 다 확인했다. “이 나쁜 자식, 도대체 무슨 뜻일까?”그 말에 옆에 있는 조예원이 한마디 했다.“너와 이혼하기 싫은 거지.”정유진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이렇게 질질 끌면 고소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고소하는 게 얼마나 번거로운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중요한 건 강지찬의 태도야. 고소한다고 해도 이혼해줄지 말지 어떻게 알아. 잊지마, 여기 서울이야. 강지찬이 있는 서울.”“그럼 나더러 어떡하라고...”정유진은 강지찬이 이혼을 해주지 않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자기를 극도로 싫어하지 않는가? 그런데 왜 이혼은 안 해주는 걸까?정유진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안나도 잘 만나고 있지 않은가? 이혼하면 강지찬은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되고 그러면 더 편하지 않은가?“안 되겠어. 얘기 좀 해봐야겠어.”정유진은 말을 하자마자 바로 옷을 갈아입으러 위층으로 올라갔다.그 말에 조예원은 깜짝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진 채 물었다.“설마 K그룹에 강지찬을 찾으러 가려고?”“응, 내가 이번에 돌아온 목적이 강지찬과 이혼하는 거야. 안 그러면 내가 어떻게 가족들 데려와?”K그룹에서는 한창 프로젝트 건으로 회의 중이었다. 그리고 회의실 프로젝터는 때마침 정유진의 자료를 띄우고 있었다. 이 사무실에서 정유진을 알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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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K그룹에 온 이상 강지찬을 못 만나면 이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 정유진은 바로 강지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팅 중,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강지찬의 휴대폰이 ‘윙윙’거리며 진동했다.휴대폰을 한 번 힐끗 바라본 강지찬은 전화를 끊지도, 그렇다고 바로 받지도 않았다. 회의실 안의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잠자코 있었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던 서정호도 말하던 내용을 멈췄다.그러자 강지찬이 손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계속하세요.”그제야 서정호도 그의 디자인 철학을 말하기 시작했다.정유진은 세 번이나 전화를 걸었고 강지찬의 핸드폰은 책상 위에서 계속 진동하고 있었지만 강지찬은 아예 듣지 못한 듯했다.정유진이 네 번째로 전화를 걸려고 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유진 씨?”강원훈이었다.“작은 아... 강 선생님.”정유진은 바로 호칭을 바꿨다.강원훈도 그녀의 호칭에 굳이 신경을 쓰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왔으면 올라가지 않고 여기 서서 뭐해? 지찬이를 찾으러 온 거지? 같이 가.”프런트 데스크에 있는 직원들이 나서서 막으려 하자 강원훈이 손을 내밀어 제지했다.“너희들과 상관없는 일이야.”정유진은 강원훈을 따라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프런트 데스크의 직원들은 그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저 여자는 누구예요? 어떻게 셋째 어르신을 알아요?”“그러게요. 물론 임 비서가 올라가지 못하게 하라고 했지만 어차피 셋째 어르신과 같이 올라간 거니까 우리와 상관없죠.”한편 엘리베이터에 탄 강원훈은 몸을 엘리베이터 벽에 비스듬히 기대고 물었다.“지찬이가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네.”그러자 강원훈은 안타까운 얼굴로 ‘쯧쯧’ 하며 혀를 내차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말도 없이 떠나서 지찬이가 상처를 많이 받은 건 사실이야. 지찬이도 많이 슬펐을 거야.”정유진은 이것저것 설명하고 싶지 않아 한마디만 했다.“저와 지찬 씨는 어울리지 않아요.”강원훈은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 올리더니 더 이상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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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셋째 어르신과 함께 올라왔어요.”정유진은 가방에서 이혼협의서 두 개를 꺼내어 강지찬에게 전달했다.“지찬 씨 찾으러 온 건 다른 이유는 없고요. 여기에 사인만 부탁드릴게요. 이러면 저희 두 사람 다 편하잖아요.”강지찬은 이혼협의서에 눈길도 주지 않고 정유진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 “다 편해? 그래야 다른 남자를 편하게 만날 수 있으니까?”‘이 인간은 분명 미친 게 틀림없어.’속으로 이렇게 생각한 정유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내가 누구를 만나든지 안 만나든지 그렇게 중요하지 안 잖아요. 강 대표님을 위해 그러는 거죠. 빨리 사인하세요, 강 대표님. 저기 손님도 기다리고 있는데.”정유진은 전태연이 서 있는 방향을 한번 힐끗 보고는 강지찬에게 빨리 사인하라고 손짓했다.한편 옆에 있던 전태연은 이 상황이 점점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강지찬은 사무실에 들어온 이후, 자기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오롯이 이 여자만 뚫어지게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 대표님, 저 태연이에요. 저희...”“나가.”순간 어리둥절해진 전태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강지찬이 계속 정유진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강 대표님, 누... 누구요?”“나가.”강지찬이 또 한 번 소리치자 임우연이 난감한 얼굴로 얼른 다가와 전태연에게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라는 뜻의 손짓을 했다.“죄송합니다. 전태연 씨, 저희 강 대표님이 지금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오늘 저녁 식사는 취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전태연은 이 상황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듯 앞에 있는 정유진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물었다.“강 대표님과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요?”‘내가 언제 강지찬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지?’속으로 이렇게 생각한 정유진은 억울한 듯한 얼굴로 전태연을 보며 말했다. “저는 이 사람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한 게 아니라 두 분 저녁 식사를 방해하지 않을 거라고 했죠. 물론 이 일은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니지만요.”정유진도 눈앞에 있는 강지찬의 속셈을 도저히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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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정유진이 엘리베이터를 나오자마자 전태연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당신이 바로 소문만 무성한 강 대표의 전 약혼녀 정유진인가요?”정보 하나는 기가 막히게 빨리 알아내는 전태연인지라 강지찬의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정유진에 대한 정보를 바로 알아냈다.“강지현과 도망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왜 또다시 돌아온 거예요?”정유진은 안 그래도 기분이 너무 안 좋았기에 여기서 강지찬의 여자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정유진은 전태연이 말을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바로 몸을 돌려 옆으로 지나가려는 순간, 전태연의 경호원 두 명이 그녀를 막아섰다.정유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보세요, 아가씨. 우리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 굳이 제가 이런 것까지 아가씨에게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요?”재벌 집에서 아가씨 행세를 해오며 부모님이 오냐오냐하게 키운 탓에 항상 도도했던 전태연은 거침없는 정유진의 태도에 순간 기분이 확 안 좋아졌다. “정유진 씨, 경고하는데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하는 게 좋을 거예요. 괜히 내 신경을 건드리지 말고요.”정유진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요, 뭘 물어보고 싶은데요?”“강 대표님과 헤어진 게 맞나요?”정유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바로 대답했다.“헤어진 셈이죠.”정유진도 쉽고 빨랐던 혼인신고와 달리 관계를 정리하는 게 이토록 어려운 줄 몰랐다. 사실 그녀와 강지찬은 혼인신고 그 종이 한 장만 빼면 헤어진 셈이나 다름없었다.다만 아직 확실하지 못할 뿐이었다.“헤어진 셈이라니요?”전태연이 그녀의 대답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하자 정유진은 진지한 얼굴로 다시 말했다.“강지찬 씨가 그렇게 좋으면 단속 좀 잘하세요. 빨리 나와 정리할 수 있게 얘기 잘하고요. 그게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게 아닐까요?”강지찬과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은 전태연의 입장에서는 이 말이 귀에 너무 거슬리게 들렸다.“무슨 뜻이에요, 비웃는 거예요?”정유진은 이런 그녀의 반응이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대체 어느 부분에서 비웃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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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사진은 가까이 걸어오는 강지찬과 장형준의 발 앞에 떨어졌다.순간 정유진은 깜짝 놀라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전태연은 강지찬을 보고 바로 그의 가까이에 다가가 말했다.“강 대표님, 정유진 씨와 장난 좀 쳤어요. 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 길이예요?”강지찬은 정유진을 힐끗 보더니 다시 전태연을 보며 말했다.“오늘 저녁 같이 먹기로 한 거 아니에요?”약속이 깨진 줄 알았던 전태연은 강지찬의 말에 활짝 웃었다.“네, 네. 맞아요.”하지만 정유진은 두 사람이 밥을 먹으러 가는지 아니면 호텔을 가는지 전혀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의 관심은 온통 그 사진에 쏠려 있었다.강지찬이 고개만 숙이면 바로 사진을 보게 될 것이다.‘안돼! 강지찬에게 절대 사진을 보여 줘서는 안 돼!’경호원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정유진은 바로 자기를 잡고 있던 경호원의 팔을 뿌리쳤다. 그러고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달려들어 사진을 발밑에 밟았다.강지찬은 미친 듯이 앞으로 달려오는 정유진의 모습에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정유진은 화장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사진과 지갑만 주워 가방에 쑤셔 넣었다.화가 머리끝까지 난 정유진은 강지찬을 보며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강지찬 씨, 이 여자와 너무 잘 어울리네요. 백년해로하시길 바랍니다!”말을 마친 정유진은 강지찬을 덩그러니 남겨둔 채 자리를 박차고 바로 가버렸다. 옆에 있던 전태연은 강지찬이 자기를 거만하다고 오해할까 봐 바로 설명했다.“정유진 씨가 예전에 대표님을 배신했다는 말은 들었어요. 그래서 지갑에 혹시나 다른 남자와 관련된 증거가 있지 않을까 해서 뒤진 거예요.”강지찬은 차가운 눈빛으로 입구까지 걸어간 정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 있었나요?”“아무것도 없었어요. 카드도 몇 장 없던데요.”전태연은 말을 하자마자 가까이 다가와 강지찬의 팔짱을 끼려 했다.강지찬도 별 거부를 하지 않자 그녀도 서슴없이 팔짱을 꼈다. 한편 차에 오른 정유진은 운전석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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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정유진은 특별히 이곳저곳에 연락해 이혼소송의 성공률을 알아봤다. 하지만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승소할 자신이 절대 없다고 대답했다.강지찬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법원이라고 해서 그들을 강제로 이혼시킬 수 없었다.제일 원만한 결과가 합의이혼인데 이렇게 되면 시간이 길어지기에 정유진에게는 그만큼 할애할 여유도 시간도 없었다.“그래도 강지찬부터 손을 써야 해.”조예원의 말에 정유진은 관자놀이를 주물렀다.“강지현이 출국하는 것을 도와준 거로 내가 강지현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오해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고. 그 사람이 나를 많이 원망해.”“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지현 오빠가 곧 온다고 하지 않았어? 그때가 되면 강지찬도 너희 두 사람이 같이 있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 거야.”“제발 그랬으면 좋겠어.”강지현이 돌아오는 날, 원래는 조예원이 마중 나가려 했지만 성원에서 갑자기 미팅하자고 연락이 오는 바람에 결국 정유진이 차로 몰고 마중을 나갔다.공항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응원 플래카드와 꽃을 든 팬들이 출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잠시 후,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톱스타가 걸어 나왔고 그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처음에 정유진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지만 주변 팬들의 목소리로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안나, 안나!”“안나 씨, 사랑해요.”팬들은 마이크를 안나 얼굴 가까이에 대고 물었다.“안나 씨, 이번에 서울에 오게 된 것은 개인 스케줄 때문입니까, 아니면 업무 스케줄 소화하러 온 건가요?”“안나 씨, 강 대표님을 보러 온 건가요?”“안나 씨의 생일이 거의 다가오고 있는데 혹시 강 대표님과 함께 보내실 건가요?”정유진이 멀리서 그들을 보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고개를 돌려보니 강지현이 이미 옆에 와있었다.“마중 나온 사람이 내가 옆에 온 줄도 몰라요?”정유진은 웃으며 대답했다.“톱스타를 구경하느라고요.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강지현은 들고 있던 짐을 그녀에게 넘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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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강지아가 막 나가려던 참에 강지찬이 집으로 들어왔다.“오빠, 왔어? 둘째 오빠도 왔어. 한번 가봐.”“들어와.”강지아는 입을 삐죽 내밀고 강지찬을 따라 다시 마당으로 들어갔다.“많이 한가해?”강지찬은 퉁명스러운 얼굴로 강지아를 쳐다보았다.“나야 당연히 별로 할 일이 없지.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는 진작 다 그렸어.”강지찬은 넥타이를 풀며 말했다.“할 일이 없으면 나가서 친구도 만나고 그래. 매일 집에서 별로 하는 것도 없잖아?”강지아는 오빠의 말에 다른 뜻이 있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지금 상태 그대로 솔직하게 말했다.“친구도 없는데 만나기는 누구를 만나? 원래는 새언니와 오후에 커피라도 한잔 마시려고 했는데 새언니가 요즘 너무 바쁜 것 같아.”“쓸모없는 자식.”강지찬은 한마디만 하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억울하게 혼난 강지아는 그제야 강지찬 말속의 숨은 뜻을 눈치챘다.“오빠, 설마 오빠가 새언니를 만나고 싶은데 나더러 연락해 달라는 거야? 오빠가 만나고 싶으면 직접 얘기하면 되지, 왜 그렇게 빙빙 돌려.”한편, 집에 도착한 강지현이 소파에 앉아 손에 든 차를 한 모금 마시기도 전에 류선이 그를 보며 말했다.“너도 그동안 몸이 많이 좋아진 것 같으니 이제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결혼해야 하지 않겠어?”서른까지 못살 거라는 의사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강지현은 서른을 넘기고도 잘살고 있었다. 하지만 류선은 강지현의 건강을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하루라도 빨리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를 바랐다. 류선은 말을 마치자마자 주머니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꺼내 강지현에게 보여줬다.“이것 좀 봐봐, 다들 얼마나 똑똑하고 예뻐. 게다가 집안도 아주 괜찮아.”하지만 강지현은 사진을 볼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눈길조차 주지 않고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당분간은 결혼하고 싶지 않아.”류선은 강지현의 말에 깜짝 놀랐다.“결혼을 안 한다고? 지금 나이가 얼마인데 아직도 결혼하지 않겠다는 거야? 강지찬은 이미 전씨 집안의 그 외동딸과 밥까지 먹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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