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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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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지금 뭐 하는 거예요?”정유진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하지만 강지찬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서서히 옆으로 옮겼다. 그녀의 얼굴에서 다른 한쪽으로 멀어지는 그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다.정유진이 강지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옆으로 돌린 순간, 그녀는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강지현?“지... 지현 씨, 언제 왔어요?”정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무언가 몸에서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다름 아닌 그녀를 덮고 있었던 강지현의 코트였다.강지찬의 외투는 옆 소파에 놓여 있었고 그녀의 어깨 또한 어디서 묻혔는지 모를 크림이 묻어 있었다.“들어온 지 10분 정도 됐어요. 휴게실 문이 열려 있어서 봤더니 유진 씨가 잠들어 있기에 저도 쉴 겸 해서 들어왔고요.”강지현은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지찬은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강지현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한 대 쳤다.“지찬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정유진은 순간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어리둥절했다. 강지현은 그저 자기가 임신 중이라 혼자 있는 게 걱정되어 곁에 있었을 뿐인데 그렇다고 사람을 때리기까지 하다니? 간통 현장을 잡은 것도 아닌데 굳이 이렇게까지 화를 낼 필요가 있을까?워낙 허약한 강지현이었던지라 강지찬의 주먹에 맞자마자 바로 의자 위로 넘어졌다. 가슴이 답답해진 강지현은 갑자기 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강지찬이 계속 주먹을 휘두르려 하자 정유진이 앞으로 나와 그를 막았다.“그만 하세요!”“그만하라고요? 두 사람이 여기 숨어서 무엇을 했는지 본인들이 더 잘 알 거 아니에요?”강지현을 가리키며 하는 강지찬의 말에 정유진은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우리가 무슨 짓을 했다고 그래요? 지찬 씨, 말이 되는 소리를 해요!”단지 피곤해 여기에서 잠시 쉬었을 뿐인데 이 인간은 왜 이렇게 미쳐 날뛰고 있냐 말이다. 강지찬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삼킬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강지찬 씨, 억지 좀 그만 부려요!”그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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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파티는 그렇게 세 사람 모두 기분 나쁜 상태에서 끝났다. 그날 화가 잔뜩 난 정유진은 집에서 이틀 정도 쉬고 나서야 그나마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 그날 오후, 강지현이 정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파트 단지 밖에 있는 카페에 있으니 그녀더러 나오라고 했다. 강지현은 창가 옆자리에 앉아 있었고 책상 위에는 꽃이 세 송이 놓여 있었다.그는 정유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조금 전에 한 아이가 와서 꽃을 파는데 너무 애원해서 어쩔 수 없이 샀어요.”그는 꽃을 집어 들어 탁자 위의 꽃병에 꽂았다. 사실 오늘은 밸런타인데이였다.정유진은 코트를 벗고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부은 게 아직도 안 내려갔네요?”그날 강지찬에게 두 대를 맞은 강지현의 왼쪽 얼굴은 아직도 좀 부어 있었다.“이제 괜찮아요.”강지현이 웨이터를 불러 주문을 했다.정유진은 아이가 너무 커도 안 좋다는 말에 다른 것은 주문하지 않고 물 한 잔만 달라고 했다.웨이터가 주문을 받고 가자마자 조금 전 꽃을 팔던 아이가 또다시 두 사람의 테이블로 왔다. 예쁜 치마를 입은 소녀는 달콤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꽃이 더 안 필요하세요?”강지현은 그런 소녀가 귀여워 상냥하게 말했다. “내가 방금 사지 않았어?”“예쁜 아줌마에게는 더 안 사줘요?”순간 강지현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러자 옆에 있던 정유진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왜 이 아저씨에게만 꽃을 사라고 해?”그 말에 아이는 확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두 분 너무 멋지고 예쁘셔서 커플 같아 보여서요.”정유진은 아이의 엉덩이를 톡톡 두 번 치고는 말했다.“잘못 짚었어. 우리는 친구야. 꽃은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소녀는 아쉬운 표정으로 뒤돌아서 갔다.정유진은 소녀가 간 뒷모습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이내 강지현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여기는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그 말에 강지현이 바로 대답했다.“오늘은 제 생일이에요.”순간 정유진은 어리둥절해졌다. 오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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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지금 뭐 하는 거예요?”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강지찬을 본 정유진은 어이가 없어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강지찬은 주먹으로 정유진의 뒤에 있는 엘리베이터 벽을 쿵 하고 내리쳤다. “어디 갔다 왔어요?”정유진은 그제야 조금 전 강지현과 만난 것을 조예원뿐만 아니라 강지찬도 보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뭐랄까... ‘우연의 일치’라고도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타이밍이 기가 막힌 것 같았다.“밖에서 지현 씨와 차 한잔 마셨어요. 봤잖아요.”정유진의 대답에 강지찬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오늘 무슨 날인지는 알아요?”“밸런타인데이잖아요. 그리고 지찬 씨와 지현 씨의 생일이기도 하고요.”너무 덤덤한 정유진의 표정에 강지찬은 더욱 화가 났다.강지찬은 정유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알면서도 지현이와 같이 생일도 쇠고 밸런타인데이도 함께 보내는 거예요?”정유진도 계속 시비를 걸어오는 강지찬 때문에 점점 울화가 치밀었다.“내가 도착해서 알았다면 믿을 거예요?”강지찬은 정유진의 턱을 잡으며 말했다.“그럼 만나러 나갈 때, 강지현을 만난다는 것도 몰랐어요?”강지찬은 역시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정유진은 그런 강지찬의 모습에 마음이 조금씩 식어 갔다. 그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정유진은 이게 이렇게까지 화낼 일인지 궁금했다.“생각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말을 마친 정유진은 시선을 돌려 엘리베이터 안에 표시된 층수 스크린을 힐끗 바라봤다.조금 전 엘리베이터에 탄 후, 강지찬이 들어오는 바람에 정신이 없어 층수를 누르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계속 1층에 멈춰 서 있었다.정유진은 더 이상 강지찬과 같은 얘기들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이거 놔요, 집에 갈 거니까.”하지만 강지찬은 그런 그녀의 덤덤한 표정에 더욱 화가 치밀었다. “당신, 정말 못 된 여자야!”말이 끝나자마자 강지찬은 정유진의 입술에 거칠게 키스를 퍼부었다.정유진이 몸부림을 치려 하자 강지찬은 그녀의 두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의 벽에 꽉 눌러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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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정유진은 화가 잔뜩 나 있는 강지찬을 바라보며 어쩌면 강지찬이 진짜로 자기를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지찬의 이 사랑은 너무 버거워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지찬 씨, 가정 법원도 오늘 문 열었을 거예요. 아무래도 우리...”그 말에 강지찬은 정유진의 목을 덥석 조르며 냉혹한 표정을 지었다.“그런 생각은 하지도 마요!”강지찬은 손에 힘을 주고 있지 않았지만 그의 이런 모습은 여전히 정유진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강지찬이 당장이라도 자기를 죽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그녀는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강지찬을 화나게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아이 양육비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아이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아이를 평생 안 보러 와도 되고요. 재산 분할해달라는 말은 안 할게요. 각서라도 쓸 수 있어요. 저는 아이만 있으면 돼요. 다른 건 필요 없어요.”“말했잖아요!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손을 덜덜 떨고 있는 강지찬은 이 여자의 목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유진 씨가 이혼하고 싶어 하다니!’강지찬은 이 한평생 ‘이혼’이라는 두 글자를 제일 싫어했다.그는 갑자기 옆에 있는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그렇게 콸콸거리는 물소리가 두 사람의 싸움을 멈췄다.다음날 계단을 내려간 정유진은 집 주위로 경비가 삼엄해진 것을 발견했다. 그 사람들은 강지찬의 지시에 따라 정유진이 대문 밖을 못 나가도록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 거의 감옥이나 다름없었다.부경원에 경호원이 많이 늘어나 그녀는 정원 안에서 산책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지아는 오늘도 한창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직 봄이 되지 않아 꽃과 나무들이 새싹을 피우기 전이라 강지아가 그린 풀밭은 마치 검게 그을린 연탄처럼 보였다.외출했던 강지찬이 급히 집으로 돌아오더니 잠시 후 경호원 몇 명이 캐리어를 정리하고 나왔다.“며칠 정도 출장을 가야 하니까 장모님이 보고 싶으시면 사람을 보내서 모셔오세요.”강지찬의 말에 정유진은 담담한 얼굴로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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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거실에는 어르신들이 다 함께 있었고 강홍택 부부와 고세연도 같이 있었다.이때 강홍식이 불쾌한 내색을 드러내며 말했다.“너는 어떻게 어른을 만났는데 인사도 없어? 아빠가 대학교수인데 그렇게 가르치던?”사실 이 말은 송년회 때 정유진이 고세연에게 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 강홍식은 이 말로 정유진을 공격하고 있었다.그야말로 친척을 만나러 온 게 아니라 재판을 받으러 온 거나 다름없었다.정유진은 강홍식의 옆에 앉은 할머니를 보고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소개해주는 사람이 없어서요.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그러자 옆에 있던 류선이 웃으며 말했다.“유진아, 이분은 지찬이는 사촌 고모야. 지찬이가 어렸을 때 사촌 고모가 잠깐 봐준 적이 있거든.”류선의 말에 정유진은 바로 사촌 고모를 보고 인사했다.“사촌 고모님. 안녕하세요.”그 사촌 고모는 몇 마디 불평을 더 하고 싶었지만 혼낼 이유를 찾지 못했다. 정유진도 이미 ‘사촌 고모님’이라고 또박또박 부르며 자기에게 인사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말투가 다정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정유진 또한 여기서 그들의 비위를 맞출 기분이 아니었다. 그녀는 인사만 한 후 얼른 옆에 있는 지아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촌 고모님이 지아를 별로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고모님, 잘 쉬다 가세요.”정유진은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기 전에 지아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물론 옆에 있는 고세연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두 사람이 문을 나서는데 뒤에서 사촌 고모의 목소리가 들렸다.“지찬이 와이프가 정말 버릇이 없네. 역시 우리 세연이가 제일 얌전하다니까.”하지만 그 말에 흔들릴 정유진이 아니었다.정말 아니꼬우면 직접 강지찬을 설득해 이혼 서류에 빨리 도장을 찍게 하면 되니까...그날 저녁, 정유진은 저녁 식사 모임에도 참가하지 않았고 강지아도 그곳에 보내지 않았다. 어차피 그들이 온 목적이 강지아를 보러 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저녁을 먹자마자 방경숙이 휴대전화를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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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정유진은 해가 거의 중천에 뜬 후에야 잠에서 깼다.어젯밤, 배 속 아이의 움직임이 너무 심해 정유진은 한밤중에야 잠이 들었다.양치한 후, 거울을 보며 스킨로션을 바르는데 강지찬의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 소리가 소란스럽게 들려왔다.정유진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굳이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강지찬의 방으로 향했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려오더니 누군가가 정유진이 있는 게스트 룸의 문을 ‘펑’하고 발로 걷어찼다.순간, 립스틱을 바르던 정유진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강지찬이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의자에 앉아 있는 정유진의 옷을 잡고 그녀를 들어 올렸다.“대표님! 대표님, 진정하세요!”방경숙과 장형준은 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정유진을 바라보는 강지찬은 눈빛이 차갑다 못해 주위의 모든 공기조차 얼어붙게 할 것 같았다.하지만 정유진은 그런 강지찬을 보고도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또 뭘 잘못했기에 강 대표님의 심기를 건드렸나요?”정유진의 얼굴을 노려보는 강지찬의 눈에서는 깊이 맺힌 원한을 느낄 수 있었다.정유진은 강지찬의 마음속 가득한 이 원한이 어디서 왔는지 몰랐기에 그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녀 또한 이런 남편을 보고 있자니 이따금 마음이 슬프고 쓸쓸했다.강지찬은 정유진을 옆으로 홱 뿌리쳤다.방경숙이 뒤에서 부축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유진은 분명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을 것이다.강지찬은 미친 듯이 정유진이 방금 일어난 이불을 들추고 베개를 옆으로 던지며 무엇인가 찾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게스트 룸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했고 그저 침대 시트만 살짝 구겨져 있을 뿐이었다. 심지어 이불 속에는 아직도 그녀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어제저녁, 정유진이 여기에서 잔 것을 남김없이 알려주었다.아무것도 찾지 못한 강지찬은 다시 씩씩거리며 방을 나갔다.“사모님, 괜찮으세요?”방경숙은 정유진보다 더 심하게 온몸을 떨고 있었다.정유진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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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강지현의 얼굴은 지난번에 맞아 부었던 곳이 이제 막 낫기 시작했지만 오늘 또 한 번 강지찬의 주먹에 맞아 다시 부어오르기 시작했다.그는 입가의 핏자국을 닦으며 씩 웃었다.“강지찬, 형같이 도도한 사람은 실패란 걸 모르지? 말해봐, 지금 그 사진을 유진 씨에게 보여 준다고 해도 유진 씨가 형을 믿을까?”강지찬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믿고 안 믿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유진이 평생 내 여자라는 게 중요해. 그리고 너는 영원히 구석에 숨어서 창고 안의 쥐처럼 유진 씨가 강지찬의 마누라로 사는 걸 지켜보면 돼.”그 말에 강지현 얼굴의 미소가 조금씩 사라졌다. “형은 너무 지독한 사람이야.”그러자 강지찬이 한마디 했다.“더 지독한 게 뭔지 보여 줄게.”강지찬은 잡고 있던 강지현의 멱살을 팽개치고 장형준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잠시 후, K그룹에서는 새로운 인사이동 발령이 나왔다. 내용은 강지현 재무부 부서장이 즉시 흥산시로 자리를 옮겨 K그룹 산하에 있는 계열사의 지사장을 맡는다는 것이었다.계열사의 지사가 바로 흥산시에 있었다.흥산시는 전국 최하위의 도시이며 기후가 건조하고 미세먼지가 많아 폐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특히 좋지 않았다. 한마디로 강지현더러 거기에서 살다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 통보를 보고도 K그룹의 임원들은 아무도 나서서 말을 하지 않았다.회사 내부의 게시판부터 단톡방까지 그 누구도 함부로 토론하고 의논하지 않았다. 한편, 발령 소식을 들은 류선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강홍택을 보며 강지찬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당장 물어보라고 했다. “우리 아들을 죽이려고 작정한 게 아니면 뭐예요? 지현이가 대체 지찬이에게 뭘 잘 못 했냐 말이에요?”강홍택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최근 강지혁과 그의 엄마, 두 사람을 집에 들인 일로 강지찬과 사이가 좋아진 강홍택은 일부러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강홍택의 입장에서 어차피 자기는 이미 늙었고 강지찬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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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정유진은 그 말에 너무 어이가 없었다. 강지찬이라는 이 사람은 가치관부터 자기와 다른 사람인 것 같았다.“강지찬 씨, 당신 정말 미쳤어요! 아무리 둘째 집의 사람들을 의심한다고 해도 지찬 씨 어머니에게 일이 생겼을 때 강지현 씨는 어린아이였어요. 강지현 씨가 그때 몇 살이었어요? 강지현 씨와 전혀 상관없잖아요. 지현 씨를 싫어하고 멀리하고 심지어 나와 이상한 관계라고 의심까지 하면서 어떻게든 복수하려 하는 게 그렇게 재밌어요? 당신이 그러고도 남자냐고요!”정유진의 말을 들은 강지찬은 순간 마음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유진 씨, 어떻게 강지현의 편을 들 수 있어요?”강지찬의 말투는 마치 정유진이 무슨 큰 죄를 지은 듯했다. 강지찬에게는 정유진이 썸타는 상대를 위해 대변을 해주는 것으로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유진으로서는 강지찬의 이런 행동과 생각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순간 정유진은 그동안 강지찬을 향했던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인격과 존엄까지 짓밟혔다고 느꼈다.“내가 왜 강지현 씨 두둔하면 안 되는데요? 나와 강지현 씨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결백하다고요!”강지찬은 냉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유진 씨, 한마디만 더 하면 강지현을 평생 서울로 돌아오지 못하게 할 거예요. 혼자 외지를 떠돌다가 그렇게 밖에서 죽게 할 거예요!”정유진은 그의 말에 자기 귀를 의심했다.“지찬 씨, 아무리 그래도 강지현 씨는 강씨 집안 사람이에요. 자기 집안사람에게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어요?”그 말에 강지찬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처음부터 말했죠? 나는 강지현을 한 번도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그의 말에 정유진은 말문이 막혀 더 이상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제야 정유진은 알 것 같았다. 그녀와 강지찬 사이에 시작만 나쁜 게 아니라는 것을...그들은 사실 처음부터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강지찬과 정유진, 두 사람은 마치 평행선과 같았다. 보기에는 가까워 보이지만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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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순간 한쪽 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지아가 생각난 정유진은 고세연을 보자 저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졌다.“누가 들어오래, 꺼져!”고세연은 팔짱을 낀 채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찬 오빠가 왜 너를 싫어하는지 네가 한번 맞춰볼게.”그 말에 정유진은 피식 웃었다. 강지찬이 나를 싫어한다고?정유진은 배가 조금 이상한 느낌에 한 손으로 배를 만지며 숨을 헐떡였다.“지찬 씨가 제발 나를 싫어했으면 좋겠어. 그런데 어떡하지? 지찬 씨가 아무리 나를 미워하고 싫어한다고 해도 너는 평생 강씨 집안에 얹혀사는 고세연 아가씨일 뿐, 절대 사모님이 되지 못하는데?”“너...”이 말은 고세연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었다.게다가 말을 마치자마자 배는 점점 더 심하게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온미정은 임산부가 화를 내면 아기도 불안해할 거라고 절대 화를 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요즘 너무 많은 일 때문에 정유진의 정서는 바람 잘 날 없이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한 상태였다.정유진의 안 좋은 표정을 눈치챈 고세연은 천천히 그녀의 배로 시선을 내렸다. “강씨 집안 사모님, 왜 그러세요?”하지만 정유진은 고세연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소파에 앉아 쉬고 싶을 뿐이었다.“꺼져, 여기서 너를 환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그런데 고세연이 갑자기 정유진의 팔을 잡아당겼다.“뭐 하는 거야?”정유진은 순간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고 고세연에게 물었다.고세연은 정유진의 배를 힐끗 보더니 대충 짐작한 듯 말했다.“배가 아픈 거 아니야? 아이가 충격을 많이 받았나 봐? 어쩌면 이 아이 없...”고세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유진은 손을 번쩍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갈겼다.아이의 존재는 정유진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기에 그 누구도 함부로 아이에 대해 말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꺼져, 안 그러면 사람 부를 테니까!”고세연은 한 손으로 자기 볼을 움켜쥐더니 독기 서린 눈으로 정유진을 바라봤다. 사실 고세연은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이곳에 몰래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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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그렇게 정유진은 구급차에 탔다.구급차 안에서 의사가 응급처치했고 각종 의료기구가 그녀의 몸에 걸쳐졌다.정유진은 멍하니 눈을 뜬 채 차 지붕만 쳐다보았다.강지찬은 옆에서 정유진의 이름을 외치며 겁먹지 말라고 한번 또 한 번 그녀를 위로했다.하지만 정유진은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편안한 마음이었다.“강지찬, 당신 정말 미워!”정유진의 한마디에 손에 피범벅인 강지찬이 정유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미워요? 그래요, 살아 있어야 나를 미워할 수 있으니까 제발 살아만 줘요!”순간 정유진은 정말 모든 게 까마득하다고 느껴졌다. 강지찬도 밉고 고세연도 원망스러웠다. 만약 아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정유진은 평생 그들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여전히 피는 흘리고 있는 정유진은 마치 자기와 아기의 목숨이 피와 함께 조금씩 흘러가는 것 같았다.배가 너무 아프고 자궁수축이 너무 심하게 느껴져 정유진은 저도 모르게 이를 꽉 악물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제발 아이에게 아무 일이 없기를 빌고 또 빌었다.수술실에 들어갈 때까지 그녀는 강지찬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수술복 차림으로 두 손을 들고 걸어온 온미정은 강지찬을 보자마자 그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찼다.“너 이 자식, 아내를 잘 돌본다는 사람이 이따위 일을 만들어?”잠시 후, 수술실의 불이 켜졌고 온유한도 다급히 달려와 강지찬에게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강지찬이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수술실 문이 열리더니 간호사가 수술 확인서를 들고 나왔다.[산모가 피를 많이 흘려...]수술 확인서의 첫 몇 글자에 강지찬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임신한 지 거의 8개월 된 임산부가 출혈이 많다는 게 무엇을 의미한단 말인가?강지찬은 저도 모르게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다가 문득 머릿속에 10년 전 어머니의 사인에 대한 법의관의 마지막 진단서가 떠올랐다.“사인은 과다출혈이고 임신 4개월이었습니다...”순간 강지찬은 눈앞이 어지러워 아무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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