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 챕터 251 - 챕터 260

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251 - 챕터 260

927 챕터

제251화

피범벅에 쓰러져 있는 정유진을 본 강지아는 지난 시간 동안 일부러 봉인하고 있었던 모든 기억들을 다시 떠올린 듯했다. 그래서 더 이상 아무렇지 않은 척 자신을 속일 수 없었고 정신적으로 강한 자극을 받은 바람에 완전히 미쳐 버렸다.그녀는 안정제 주사를 맞은 후 치료 기구까지 몸에 장착했다.정신적인 신경이 손상되었을 때 깨어나면서 세 가지 결과를 맞게 된다.예전처럼 바보로 평생을 살거나, 아예 미쳐버리거나, 아니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거나...강지찬은 굳은 표정으로 의사에게 물었다.“마지막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3분의 1 정도요,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그때 장형준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대표님, 사모님 수술이 끝났다고 합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강지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시 의사에게 물었다.“지아가 얼마 정도 있으면 깰 수 있을까요?”“빠르면 한 시간이지만 늦으면 언제가 될지 확실하지 않아요.”강지찬은 손으로 미간을 주물렀다. 강지아가 바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강지찬은 그녀의 옆에 있어 줘야 했다. 강지찬은 어쩔 수 없이 온미정에게 전화했고 아니나 다를까 전화기 너머로 그녀에게 또 한 번 욕을 얻어먹었다.4시간이나 넘게 기다린 끝에 강지아가 마침내 깨어났다.다행히 강지아는 완전히 미쳐버리지 않았고 이전의 낯가림 상태로 돌아갔다.주먹으로 침대를 내리친 강지찬은 지금 이 순간 자기의 감정이 그녀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인지 아니면 완전히 미쳐버리지 않은 기쁨인지 몰랐다. 온유한이 온 후, 강지찬은 강지아를 그에게 맡기고 다시 태안 병원으로 갔다.정유진은 이미 VIP 병동으로 옮겨졌고 강지찬이 들어가려 하자 문을 지키던 경비원이 그를 막았다.“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환자가 대표님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특별히 말했습니다.”순간 강지찬의 종일 쌓였던 분노, 두려움, 불안이 한꺼번에 폭발했다.“꺼져, 난 유진 씨의 남편이야!”
더 보기

제252화

정유진은 너무 지치고 힘들어 더 이상 강지찬과 그 어떤 일로도 다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줄곧 강지찬과 자기는 그저 한 번 살아보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강지찬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단지 좋아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인제야 강지찬은 한빈이 그녀에게 준 상처보다 더 깊은 아픔을 줬다는 것을 알았다.한빈은 그녀의 감정을 망쳤을 뿐이었지만 강지찬은 그녀의 인격과 존엄을 망가뜨렸다.“그 사람은 나를 절대 믿지 않아요. 계속 나와 강지현의 관계를 의심해요. 저보고 천한 년이라고 그러더라고요.”정유진은 강지찬이 그녀에게 천하다고 했던 그 말을 절대 잊을 수 없었다. 그 말에 온미정도 화가 난 듯 언성을 높였다.“양아치 같은 자식!”정유진은 온미정을 바라보며 담담한 눈길로 말했다.“고모님, 도와주세요. 그 사람의 성격 잘 알잖아요. 나와 죽어도 이혼 안 할 거래요.”방금 아래층에 있던 강지찬을 떠올린 온미정은 순간 화를 참을 수 없었다.“지찬이가 왜 이혼이라는 두 글자를 그렇게 듣기 싫어하는지 알아? 그건...”온미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유진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알고 싶지 않아요.”그러자 온미정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난 그냥 유진 씨가 잘 생각했으면 좋겠어. 나중에 괜히 후회하지 않게.”“제가 지금 가장 후회하고 있는 게 지찬 씨와 약혼하고 혼인 신고한 거예요.”정유진의 확고한 표정에 온미정도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 도와줄게.”감정이 없는 결혼이 만약 끊임없는 의심과 불신으로 이어진다면 파멸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한동안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 좀 시간을 갖는 것이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VIP 병동을 나온 온미정은 아직도 가지 않고 기다리는 강지찬을 보았다.온미정도 정유진의 말을 들은 후로 같은 여자로서 강지찬만 보면 화가 치밀었다.“뭘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어? 유진 씨가 어떻게 넘어졌는지 확인하러 가지 않고?”순간 강지찬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고모님,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유진 씨
더 보기

제253화

장형준은 장씨 가옥의 하인들에게 모두 다 한 번씩 물어봤지만 다들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강지찬은 고세연과 류선을 의심했지만 모두 알리바이가 있었다.그 당시, 정유진 곁에는 강지아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한편, 정유진의 소식을 들은 류선은 귀찮은 듯한 말투로 한마디 했다.“지아 그 계집애, 갑자기 미쳐서 날뛰다가 정유진을 밀친 거 아니야?”당시 하인들이 지아의 비명을 듣고 뛰쳐나왔을 때 정유진은 이미 바닥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씨 가문에서는 강지아가 정유진을 밀어 유산시켰다는 설이 나돌기 시작했다.강홍식도 한마디 했다.“지아는 애초부터 시한폭탄이었어. 그런데 네가 유진이와 같이 있게 했으니 사고가 난 걸 누구 탓으로 돌리겠어?”강지찬은 이미 이 친아버지라는 사람에 대해 완전히 실망한 상태였다.“하나는 친딸이고 다른 하나는 손녀예요. 그런데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말하네요. 만약 유진 씨가 더 이상 애를 못 낳게 되면 당신과 나의 인연도 여기서 끝이니까 그렇게 알고 계세요.”강홍식은 그 말에 깜짝 놀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이 자식! 지금 뭐라고 했어?”말을 마친 강지찬은 씩씩거리며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정유진은 여전히 그를 만나주지 않고 강지아도 계속 그를 못 알아보고 있다.그는 매일 태안 병원과 신안요양원을 오갔다.그런데 일주일 뒤, 온미정이 갑자기 강지찬 보고 정유진이 떠났다고 했다.“떠났다고요?”미처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은 강지찬은 온미정에게 되물었다.“퇴원했어요?”그러자 온미정이 대답했다.“퇴원이 아니라 서울을 떠났다고.”순간 강지찬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요즘 강지찬은 매일 회사일 뿐만 아니라 병원 두 곳도 왔다 갔다 하고 있었고 게다가 범인도 조사하느라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쉬지 못하고 있었다.그사이 얼굴이 많이 초췌해졌고 살도 많이 빠져 이목구비가 더욱 날카로워졌다.장형준은 강지찬의 몸이 떨리는 것을 보고 조금 걱정된 마음에 뒤에서 그를 부축했다.“대표님!”강지찬은
더 보기

제254화

강지현도 사라졌다.류선은 며칠 동안 강지현이 보이지 않자 그가 상록수에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강지현이 전화를 계속 받지 않자 류선은 강지현에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는지 걱정되어 상록수에 찾아갔다. 류선은 상록수에 도착해서야 강지현이 며칠째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하인의 말을 들었다. 하지만 강지현은 인사 발령이 난 흥산시에도 가지 않았다. 이 말을 들은 강지찬은 순간 독기 서린 눈을 하고 물었다.“뭐라고? 강지현이 사라졌어?”장형준이 이내 대답했다.“둘째 집의 사모님 말로는 둘째 도련님의 여권도 없어졌다고 했다.”순간 강지찬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강지현이 없어졌다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강지찬이 이 정도로 화난 모습을 처음 본 장형준은 깜짝 놀랐다. 더 이상 강지찬을 건드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장형준은 이내 말을 이었다. “대표님, 제가 다시 알아보겠습니다.”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강지찬은 화를 가라앉히며 곰곰이 생각했다. 정유진은 지금 일부러 숨은 것이다.그녀는 진작부터 강지찬을 떠날 계획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강지현과 함께 떠나냐 말이다!왜?!!강지찬의 눈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마치 짙은 한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 ‘정유진! 강지현! 절대 못 찾게 내 눈에 띄지 않는 게 좋을 거야!’강지찬이 강씨 본가로 돌아오자 류선이 그의 앞을 막아서며 소란을 피웠다. “강지찬, 내 아들 내놔! 네가 내 아들 쫓아낸 게 틀림없어! 내 아들 돌려달라고!”옆에 있는 고세연이 류선을 위로했다.“둘째 숙모님, 지현 오빠는 괜찮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지찬 오빠가 계속 유진 씨를 찾고 있잖아요. 유진 씨 찾으면 지현 오빠도 같이 찾을 수 있어요.”순간 류선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숙모님이 생각하는 그대로예요.”그 말에 류선은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지현이가 정유진과 도망갔다고?”고세연은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 들어 올렸다.“저는 그런 말
더 보기

제255화

강지찬은 사람을 데리고 정유진이 나타났다고 말한 남쪽의 작은 도시로 갔다. 하지만 강지찬이 도착했을 때 그곳은 이미 텅텅 비어 있었다.장형준은 사진을 들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번씩 물어봤지만 정유진을 봤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강지현과 정명학을 본 사람은 있었다.그 후, 장형준은 정유진에 대한 그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다.강지찬은 속으로 정유진이 출국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정유진은 강지찬이 싫다고 했다. 원망한다고 했다. 이렇게 꼭꼭 숨은 거 보면 그 말이 진심인 것 같았다.어느날 신안요양원에서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강지아가 정신을 차렸다고 했다.지아가 정신을 차렸다는 게... 무슨 뜻이지?한창 미팅 중이던 강지찬은 그 말을 듣고 하던 회의마저 모두 최의현에게 맡기고 신안으로 향했다. 강지아가 정신을 차렸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이제 정신이 들었다는 것이다.“오빠, 새언니를 민 사람은 고세연이야. 내가 직접 봤어.”이것이 바로 강지아가 강지찬을 보자마자 한 첫마디였다.순간 강지아가 있는 방에 막 들어선 강지찬은 그 말에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순간 그의 온몸에 차가운 기운이 내뿜고 있었다. 잠시 후, 강지찬은 그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떠났다.요즘 기분이 좋은 고세연은 강홍식이 준 카드로 오후 내내 쇼핑을 했다.강씨 본가에 돌아오니 강지찬이 심각한 얼굴로 강홍택의 옆에 앉아 있었다.“지찬 오빠도 있었네요. 제가 안 그래도 오늘 쇼핑하다가 오빠와 아저씨에게 드리려고 코트 한 벌씩 샀어요. 이번 시즌에 새로 나온 신상이에요. 지금 날씨에 입기도 딱 좋고요.”그 말에 강홍식은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역시 우리 세연이가 제일 철이 들었네. 너나 사 입지, 왜 내 것까지 사. 우리 세연이 사고 싶은 거 망설이지 말고 마음껏 사.”고세연은 쇼핑백에서 새 옷을 꺼내며 말했다.“지찬 오빠, 한번 입어 보세요.”강지찬은 차가운 눈빛으로 고세연을 노려보다가 자기에게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나 그녀의 목을 조
더 보기

제256화

몸의 변화가 더욱 뚜렷해진 고세연은 다리에 힘이 빠져 일어설 수 없었다.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강지찬을 바라보는 그녀는 공포에 질려 온몸을 떨고 있었다.고세연은 강지찬이 경찰에 신고해 자기를 감옥에 보내리라 생각했다.하지만 강지찬이 자기에게 약을 먹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지찬 오빠, 지금 뭐 하는 거예요?”옆에 있던 강홍식은 벌컥 화를 냈다.“세연이에게 뭘 먹였어?”강지찬은 차가운 눈빛으로 강홍식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아가 정신을 차렸다고요. 못 들으셨어요?”순간 말문이 막힌 강홍식은 멍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내일 지아 보러 갈게.”그러고는 얼굴을 붉힌 고세연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개자식, 세연이가 너만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 같이 도망간 정유진보다 백배 천배 낫지 않아?”백배? 천 배?“이 여자가 당신 친손녀를 죽였다고요! 그런데 유진 씨보다 백 배, 천 배 낫다고요? 노망났어요?”강지찬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고세연이 그렇게 좋으면 당신이 직접 아내로 맞으시지?”그 말에 강홍식은 얼굴을 붉혔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그의 옆에 있던 고세연은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몸에 힘이 풀려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고세연은 강지찬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울며 빌었다.“지찬 오빠,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경... 경찰에 신고해서 나를 잡으러 가라고 해요. 감옥에 갈게요. 가서 후회하고 뉘우치고 아이 목숨을 앗아간 벌을 기꺼이 받을게요. 지찬 오빠...”강지찬은 고세연을 발로 걷어차고는 지옥에서 온 악마 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이미 짐작했어? 생각보다 똑똑하네? 당장 영감탱이 방에 데려다 놔”그 말에 고세연은 흠칫 놀라더니 소리쳤다.“아니요! 안 돼요!”장형준이 가까이 오더니 바로 고세연을 둘러업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상황을 파악한 강홍식은 손으로 강지찬을 가리키며 호통을 치려 했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탓인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너 짐승이야?
더 보기

제257화

4년 후.미팅이 끝난 후, 최의현은 강지찬을 따라 사무실로 갔다.“이 성원의 정체가 도대체 뭘까? 요 몇 년 사이 발전이 너무 빨라. 해외 자금이 계속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던데 왜 이렇게 아슬아슬할까?”강지찬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남의 회사 상관하지 말고 나는 우리 회사 디자이너를 구하는 일이 어떻게 됐는지 듣고 싶어.”그때 최의현이 대답했다.“구했어. 서정호.”순간 강지찬의 눈빛이 반짝였다.“서정호?”“응, 맞아. 유진 씨의 그 친구. 요 몇 년 동안 꽤 유명해졌던데? 외국에서 대상도 받았잖아.”최의현은 손목시계를 한번 힐끗 보더니 말을 이었다.“서정호 씨의 비행기가 곧 도착하니까 내가 데리러 갈게.”비행기에서 내린 서정호는 앞에서 걸어가는 여자가 눈에 익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 사람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데다가 뒷모습만 보여 가서 말을 걸기 민망했다.짐을 기다리는 동안 선글라스를 낀 그 미녀가 먼저 서정호에게 다가왔다.“반장?”익숙한 목소리에 서정호는 활짝 웃었다.“정말 너구나! 정유진!”선글라스를 벗은 정유진의 얼굴은 화사하기 그지없었다.“오랜만이야! 그런데 너는 어쩌면 볼 때마다 점점 더 예뻐지고 있는 것 같아. 사실 아까부터 왠지 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저기 슈퍼스타보다 더 연예인 같은 미녀가 우리 학교의 퀸카가 아니냐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어.”그 말에 정유진이 웃으며 대답했다.“우리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네? 금상을 받았다는 얘기는 들었어. 축하해.”그러자 서정호가 말했다. “지난번 금상 수상자가 내 앞에서 겸손한 척하는 거야? 너 이번에 돌아오면 다시 안 갈 거지?”“예원이의 일을 도와주러 온 거야. 우리 부모님은 아직 외국에 계셔.”두 사람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출구로 향했다. 정유진은 조예원의 전화를 받고 조예원이 어느 한 주차장 쪽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서정호와 작별 인사를 한 뒤 정유진은 캐리어를 끌고 조예원이 말한 주차장으로 갔
더 보기

제258화

주요 경쟁 상대가 서정호라는 말에 정유진은 서정호의 최근 몇 년간의 디자인을 찾아봤다.조예원은 정유진이 강지찬에 대해 물어보지 않자 참지 못하고 정유진을 보며 말했다.“그러다가 그 누구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그 말에 정유진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그렇게 큰 회사 대표가 직접 프로젝트까지 챙기겠어? 그리고 마주치면 뭐? 돌아오기로 한 이상, 나도 마음의 준비는 다 됐어.”그 말에 조예원이 흥미진진한 얼굴로 말했다.“역시! 너는 우리 회사 비장의 무기야.”예담 스튜디오는 현재 고급 오피스텔로 이전해 이전보다 규모가 몇 배 더 커졌다. 조예원에게는 그간의 야망을 이룬 셈이었다.하지만 이번에 참가하는 프로젝트는 예담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회사와 협력해야 했다.“성원이라고 너는 아마 못 들어봤을 거야. 요 몇 년 사이에 새로 생긴 회사인데 기세가 너무 등등해. 이번에 남교 노인 아파트 프로젝트도 아마 성원에서 하게 될 것 같아.”두 사람은 말을 하면서 차를 성원 그룹 아래층에 세웠다.오늘 미팅은 정유진과 조예원, 그리고 키키까지 함께 참가했다. 키키는 졸업 후 계속 예담 스튜디오에 남아있었고 이번에도 정유진의 어시스턴트로 같이 일하게 되었다.건물에 들어오자마자 세 사람은 부사장 사무실로 안내되었다.사무실에 들어선 후,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본 정유진과 조예원은 순간 어리둥절해졌다.“네가 어떻게 여기에...?”조예원은 믿기지 않는 듯한 얼굴로 물었다.“네가 성원 대표야?”“사장은 내가 아니야. 나는 그냥 직원이야.”말을 하던 한빈은 옆으로 시선을 돌려 정유진을 보며 한마디 인사를 건넸다.“유진아, 오랜만이야.”정유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성원의 책임자가 너일 줄은 몰랐어.”“나인 줄 알았으면 안 돌아왔을 거야?”정유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아니지. 네가 그 정도로 중요하지 않아.”한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유진아, 안 본 사이에 말에 뼈가 생겼네?”조예
더 보기

제259화

정유진은 요즘 주량이 예전 같지 않아 오늘 회식 자리에서 술을 별로 마시지 않았다.그리고 직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도 모르게 강씨 집안까지 얘기하게 되었다.“강씨 집안의 어르신이 아내를 끔찍이 아낀다고 하더라고요. 쇼핑이나 헬스장까지도 따라 다닌대요.”“안 따라가고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젊고 예쁜 마누라를 밖으로 내보냈는데 어떻게 마음이 놓이겠어요. 하하.”“아기도 한 명 유산했다고 하던데 사실인지 모르겠어요.”조예원은 한번 헛기침을 했다.“그렇게 잘 아는 거 보면 혹시 그 집 침대 밑에 엎드려 있는 거 아니에요? 그만 좀 해요.”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정유진의 눈치를 살폈다.그제야 다들 상황파악을 한 듯 입을 다물었다.그러자 정유진이 웃으며 한마디 했다.“얘기 계속해봐요. 다들 재벌 집 얘기하기 좋아하잖아요. 저는 신경 안 써도 돼요. 강지찬과 안나의 스캔들도 해외에 있는 동안 봤어요.”정유진이 이렇게 말하자 모두들 진짜로 입을 떼기 어려워했다.회식은 한밤중이 되어서야 끝났고 조예원은 대리운전을 불러 정유진을 새집인 지엘 별장으로 데려다줬다.술을 많이 마신 조예원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유진을 보며 물었다. “유진아, 너 정말 강지현과 같이 있지 않은 거지?”“아니. 나와 지현이는 그저 친구야.”조예원은 흐릿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하지만 그 사람은 너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아.”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조예원은 혀까지 다 꼬부라져 있어 정유진은 그녀가 뭐라고 하는지 잘 듣지 못했다. 그저 조예원의 지금 감정이 궁금해 정유진은 다시 한번 물었다. “아직도 그리워하는 거야?”조예원은 침대에 엎드린 채 너스레를 떨었다.“몇 년 동안 죽을힘을 다해 일했는데... 잊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주위의 남자들이 모두 눈에 들어오지 않아.”어떤 사람들은 한번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하지만 조예원이 강지현을 그렇게 깊게 좋아할 만큼 두 사람이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었다. 정유진
더 보기

제260화

“강지찬 쪽 사람들이야. 씨X, 강지찬까지 직접 와서 시찰하는 걸 보니 K그룹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조예원은 차를 세우지 않고 그대로 액셀을 밟아 그 일행을 제치고 앞으로 갔다.남교는 생각보다 꽤 컸다. 예전에 이곳은 마을이었다. 몇 년 전, 문화재 유산으로 등록된 후, 옛 마을로 새롭게 단장해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하지만 이런 오래된 마을은 국내에 너무 많고 남교는 별로 특색이 없어 관광 산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저물어 갔다.이런 사업들은 일단 한 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 적어도 몇 년은 계속 그 상태였다.조예원은 드론을 꺼내 촬영을 준비했고 정유진은 마을의 식물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정유진이 마을을 거닐며 휴대폰으로 사자 모양의 큰 바위를 찍고 돌아선 순간 그녀의 어깨가 누군가의 넓은 가슴과 부딪혔다.“죄송하...”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본 정유진은 다시 한번 말했다.“죄송합니다.”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강지찬은 점점 더 성숙한 남자의 분위기를 풍겨 저도 모르게 빠져들게 했다. 정유진이 손을 내밀더니 웃으며 말했다.“강 대표님, 오랜만이네요.”가늘고 하얀 손을 마주한 강지찬은 전혀 악수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그는 늘 그렇듯 변함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싸늘하게 말했다. “강 대표님?”정유진은 몇 년이 지난 지금, 강지찬에게도 분명 새로운 애인이 생겼을 거로 생각했다. 자기와 같은 옛날 사랑은 진작 강지찬에게서 잊혔을 거라 여겼다.입꼬리만 살짝 올려 예의 바른 웃음을 지은 정유진은 더 많은 얘기를 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두 사람의 현재 관계는 경쟁 상대인 셈이기 때문이다.정유진은 고개만 한번 살짝 끄덕이며 인사했다.“강 대표님, 편하게 보다 가세요.”몸을 돌려 몇 걸음 떼기도 전에 강지찬은 갑자기 정유진의 손목을 잡아당기더니 그녀를 사자 바위에 꽉 눌렸다.그는 정유진의 목을 조르며 차가운 얼굴을 그녀를 노려봤다.정유진은 그런 강지찬을 바라보며 말했
더 보기
이전
1
...
2425262728
...
93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