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의 친정집 방문은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고급 차 세 대가 들어오고 있었고 그중 한 대는 이명자와 정명학, 다른 한 대는 정유진과 강지찬, 그리고 제일 마지막은 경호원 몇 명이 타고 있었다.물건을 잔뜩 들고 있는 경호원들은 엘리베이터를 한꺼번에 다 타지 못해 여러 번 나눠 타고 올라갔다.위층으로 올라가자 옆집 아주머니가 고개를 내밀고 말했다.“아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네. 누가 사진 찍어서 동네 단톡방에 올렸더라고. 다들 어느 집의 사위인지 궁금해하던데. 하하.”정유진은 옆에 있는 경호원의 손에서 선물세트 두 개를 가져와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지도 않고 옆집 아주머니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아주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유진 씨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아이고, 뭘 이런 걸 다 줘. 괜찮으니까 다시 가져가. 가져가.”하지만 결국에는 정유진의 성화에 못 이겨 그녀는 선물을 받았다. 집에 들어가 열어보니 안에는 몸에 좋은 고급 약재가 두 세트나 들어가 있었다. 이 두 세트만 해도 족히 천만 원은 훨씬 넘어 보였다. 집안으로 들어온 강지찬에게 이명자가 슬리퍼를 가져다주려 하자 정유진이 이명자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혼자 하게 내버려 둬요. 우리 집에 시중드는 집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옆에서 강지찬을 도와주려던 장형준도 순간 말문이 막혀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그러자 강지찬이 이명자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장모님, 제가 할게요.”이명자도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그 갈색 슬리퍼가 지찬 씨에게 주려고 산 거예요.”“고마워요.”경호원들은 설날 선물세트들을 집안으로 들여놓고 다시 내려갔다. 아무래도 한 식구만 살던 작은 집이다 보니 사람이 많으면 복잡하고 붐벼 정신이 없었다.강지찬은 정명학과 차를 마시며 바둑을 두고 있었고 정유진은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이명자가 따라 들어와 정유진을 타이르며 말했다.“강서방의 외숙모에게서 얘기는 들었어. 지찬이도 자기 엄마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 그런 거잖아. 명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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