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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311 - Chapter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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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강지현이 찾으러 왔을 때 정유진은 이미 반쯤 취한 상태였다.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강지현의 얼굴을 쳐다보던 정유진은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리고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는 듯 이리저리 움직이며 말했다.“두 사람, 생각보다 꽤 닮았네...”그녀 맞은편에 앉은 강지현은 웨이터를 불러 뜨거운 물 한 잔을 달라고 했다.“어디가요?”“큰 키에 높은 코, 그리고 그 깊은 눈.”정유진은 술을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지찬 씨를 처음 만났을 때, 나를 노려보는 그 눈은 꼭 마치 내가 사냥감이 된 기분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느낌이 사람을 너무... 너무 숨 막히게 하는 것 같아요. 그때는 이렇게 될 줄도 모르고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갔으니...”강지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조금만 마셔요. 형이 또 뭐라고 했어요?”잠깐 멈칫했던 정유진은 쓴웃음을 지었다.“더 할 게 뭐가 있겠어요? 나와 협력하자고 강요하는 것 외에... 그 인간은 나를 모욕할 방법을 너무 잘 알고 있어요.”예담 스튜디오에 문제가 생기면 조예원은 당장 목숨 걸고 따지러 올 것이다.강지현은 진지한 눈빛으로 정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유진 씨, 혹시 성원과 협력하는 것은 어때요?”“왜요?”“성원이 신생기업이기는 하지만 능력과 기세가 대단해요. 앞으로의 발전도 나쁘지 않아 보이고요. 제일 중요한 것은 성원과 K그룹은 경쟁하는 사이에요.”강지현에게 숨길 것이 없는 정유진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성원과 K그룹, 두 큰 고래 싸움에 내가 새우가 되어 등이 터질까 봐 그래요. 성원 배후에서 베일에 싸인 대표님도 무슨 목적인지 모르겠고요. 그 사람과 지찬 씨 사이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요.”“단순한 경쟁 관계일 수도 있잖아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강지현의 말에 정유진이 피식 웃었다.“이제 트라우마까지 생겼나 봐요. 배신과 이용만 당하다 보니 이젠 피해망상이 생겼어요.”정유진이 술을 더 가지러 가려 하자 강지현이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정유진은 의아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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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강홍식의 집안은 시끌벅적하기 그지없었다. 강지찬은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아버지의 웃음소리를 들었다.매우 낯선 이 웃음소리는 강지찬이 살면서 처음 듣는 것이었다. 강지찬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강홍식은 그제야 얼굴에 웃음을 거뒀다. 하지만 이렇게 큰 경사에 감정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었던지 이내 참지 못하고 하하 웃기 시작했다.“지찬아, 왔어? 밥은 먹었어?”갑작스러운 부성애가 왠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굳은 얼굴로 집안에 들어온 강지찬을 보니 아무래도 늙은 아버지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러 온 것 같지 않았다.“몇 달 됐어요?”강홍식은 바로 대답했다.“4개월이 다 돼가.”강지찬은 차가운 얼굴로 코웃음을 쳤다. 어쩐지 요즘 고세연이 조용하더라니, 몰래 몸조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강씨 집안 아이인 것은 확실해요?”강지찬의 직설적인 물음에 옆에 있던 집사마저 난처해했다.강홍식의 얼굴에도 기분 나쁜 기색이 스쳐지나갔다.“내 아이가 아니면 누구 아이겠어? 무슨 말이 그래?”강지찬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우리 집안의 아이든 아니든 낳을 생각은 하지도 마세요.”이 말에 주위 사람 모두가 어리둥절했다.강홍식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탁자를 치며 언성을 높였다.“너 그게 무슨 뜻이야?”강지찬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었다.“피로 물든 원한은 피로 갚아야죠!”옆에 있던 집사는 묵묵히 한숨을 푹 내쉬었다.강홍식은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세연이의 배 속에 있는 아이는 내 아들이야, 네 친동생이라고!”그러자 강지찬은 차가운 얼굴로 말을 내뱉었다.“나에게는 여동생 하나밖에 없어요. 무슨 남동생이에요? 당신 호강하는 꼴을 보려고 세연이와 결혼시킨 줄 알아요?”말을 마친 강지찬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마디 보탰다.“아, 그리고 한마디 전하세요. 수작 부리지 말라고! 참는 데도 한계가 있으니까!”조금 전까지도 기뻐하던 강홍식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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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강지찬과 강지현이 싸울때는 보통 강지현이 일방적으로 맞는 사람이었는데 강지찬이 주먹을 한번 휘두르자 강지현의 반쪽 얼굴이 금세 부어올랐다.강지찬은 강지현의 멱살을 잡고 한 글자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내가 그 사람을 망가뜨리려고 해도 너와는 상관없어. 그 사람은 내 아내니까!”강지현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형은 그럴 자격 없어.”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경멸이 가득 섞여 있었다.그 말에 강지찬은 뺨을 세게 후드려 맞은 기분이 들었다. 곧 그는 강지현을 휙 뿌리쳐버렸다.그러고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발걸음을 돌려 부경원으로 돌아갔다.강지현이 잔뜩 부은 얼굴을 하고 돌아오자 류선과 강홍택은 깜짝 놀랐다.“지찬이가 때린 거니?”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자 류선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사람 죽이려고 작정한 거야? 안 돌아오면 안 돌아오는 거지, 돌아와서 이런 행패는 왜 부리는 건데? 우리가 뭐 빚진 거라도 있어?”강홍택이 말했다.“지찬이 요즘 바빠. 온종일 시내에 회의하러 다녀.”강지현은 눈썹을 추켜올렸고 류선은 궁금해했다.“시내에 무슨 회의를 하러 가는데요?”“어떤 프로젝트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듣기로 시청이 곧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하더군. 지찬이 쪽에서는 아마 일찍이 이 소식을 접했을 거야. 어쩐지 우리가 남교 쭉 프로젝트를 포기한다고 했을 때 이사회에서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더라니... 이것들 모두 아직 비밀 유지 단계에 있어. 아마 회사 이사회 사람들은 알고 있을 거야. 두 사람 모두 밖에 얘기하고 다니면 안 돼, 알았지? 이건 K 그룹의 중대 프로젝트라고.”이 말을 들은 류선은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일단 도우미에게 얼음 봉투를 가져오라고 분부하고 강지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계속 양보할 생각이야? K 그룹에서 이렇게 큰 움직임을 보이는데도 마음을 쓰지 못하겠어?”강지현은 여전히 덤덤한 표정이었다.“난 몸이 안 좋아서 회사에 가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아.”류선을 꾸짖으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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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강지현의 앞에서 구소원은 외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구소원의 외삼촌도 대략적인 것만 알고 있었지만, 강지찬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파악하기에는 충분했다.곧 K 그룹이 정부와 협력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지역 커뮤니티에 급속히 퍼져나갔다.이 사실을 안 정유진도 피식 냉소했다.‘계산 아주 완벽히 잘했네. K 그룹은 더 좋은 프로젝트가 있어서 노을빛 프로젝트를 포기했던 거야. 설마 정말 내가 프로젝트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랬겠어? 그냥 나한테 굴욕을 주려고 했던 거지. 모두가 강지찬한테 제대로 속은 거야.’정유진은 마음이 한순간에 차가워졌다.성원은 다른 부사장을 보내 정유진과 협력을 이야기하려 했지만, 정유진은 여전히 거절했다.내일은 바로 마지막 날이었고 그녀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밤에 야근을 하고 있는데 이명자가 정유진에게 영상통화를 보냈다.화면 속에는 연우가 얼굴에 밀가루를 잔뜩 묻힌 채 커다란 검은 포도알 같은 눈으로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엄마.”“우리 아기 뭐 하는 거야?”“만두 빚고 있어요.”연우는 몸을 돌렸고 다른 한편에서 정명학과 이명자는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정유진은 정신을 차리고 인사를 건넸다.“아빠, 엄마. 우리 또 만두 먹어요?”그러자 이명자가 웃으며 투덜거렸다.“네 딸애가 만두 먹자고 하도 난리를 피우는 탓에... 네 아빠가 기껏 반쯤 손질해놓은 닭도 버리고 부리나케 마트로 가서 고기랑 채소 사 왔어.”연우는 입을 가리며 키득키득 웃었다.“우리 할머니 질투하시네. 할아버지가 지금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연우라서!”정명학도 맞장구를 쳤다.“그래, 그래. 이 할아버지는 우리 연우를 가장 사랑하지.”화면 속 가족들을 바라보며 정유진은 마음이 편해졌다.“엄마 언제 연우 데리러 와요? 나 엄마 보고 싶어요.”연우는 엄마가 너무 그리운지 이명자의 핸드폰을 안고 화면에 계속 뽀뽀를 했다.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눈시울이 시큰거릴 정도였다.통화가 끝난 후, 정유진은 야근할 마음이 사라져 문을 잠그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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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정유진은 대문에서 들어오자마자 프런트에 의해 막혔다.“잠시 여기 머물러주세요. 대표님께서 곧 회의가 있으셔서 지금은 손님을 받지 않으신답니다.”정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기다릴게요.”미리 노트북도 가져왔기 때문에 그녀는 옆 레저구역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면서 기다리기로 했다.그녀가 돌아서자마자 뒤에 있는 프런트 직원들의 비웃음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려왔다.“정말 대표님하고 남다르다고 생각하는 거야? 자기 주제도 모르고.”“전 애인인 주제에 회사에는 왜 부지런히 찾아오는 건데? 다시 관계를 회복하려고 저러는 거야, 설마?”정유진은 남들이 그녀를 비웃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상대방이 콕 집어 이름도 밝히지 않았기에 따지기가 귀찮았다.다들 K 그룹 소속의 사람들이었기에 그녀는 완전히 진 거나 다름없다.강지찬의 회의는 한번 열리면 최소 두 시간 반 정도는 걸렸다.회의가 끝나자 시간은 마침 점심 휴게시간이 되어있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아직 아래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임우연은 슬쩍 일깨워주었다.“식당은 이미 예약해놨고 위치는 장형준 씨께 보내놨습니다.”그러자 강지찬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최근 기분이 줄곧 저기압이어서 그런지 눈빛이 매우 쌀쌀해서 임우연은 두피가 저릿저릿할 정도였다.‘내가 대표님 기분을 망쳤나?’하지만 강지찬은 뜻밖의 말을 전했다.“월급이 몇 년 동안 오르지 않았지? 재무부에 말해.”임우연은 즉시 대답했다.“감사합니다, 대표님.”도안을 그리고 있던 정유진은 로비에 갑자기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느꼈다.그렇게 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느새 점심 휴게시간이 되어있었다. 그녀는 재빨리 물건을 치우고 강지찬을 만나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했다.막 노트북을 넣었는데 마침 강지찬이 전용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정유진을 향해 곧장 걸어오고 있었다.로비에 있던 사람들은 강지찬이 나타나자 일제히 그에게 시선을 돌렸고 얼떨결에 정유진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정유진은 그 시선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강지찬에게 물었다.“오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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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강지찬은 그 A4용지를 들고 보더니 곧바로 문서 파쇄기에 던져버렸다.그러고는 정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한테는 나랑 조건을 얘기할 권리가 없어.”정유진은 이를 악물었다.“3년만 되면 이혼한다면서요. 왜 말을 돌려요?”강지찬은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악덕 상인이야. 지금은 후회해.”비록 그녀도 강지찬에게 큰 희망을 품고 있지 않았지만, 자신이 제시한 조건을 잘 보지 않고 전부 거절하는 모습에 그녀는 화가 났다.“강지찬 씨,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그러자 그가 비웃으며 말했다.“왜 긴장해? 난 지금 너한테 아무런 관심도 없어. 하지만 어느 날 내 기분이 너무 좋으면 갑자기 이혼합의서에 서명할지도 모르지, 안 그래?”정유진은 말문이 막혀버렸다.곧 임우연이 커피 두 잔을 가져왔고 동시에 계약서를 그녀의 앞에 놓았다.계약서의 내용은 매우 간단했다. 바로 정유진을 K 그룹의 명예이사로 임명하여 연우 인테리어와 장기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다.K 그룹에는 이미 서정호라는 이사가 있었기 때문에 정유진의 이사 타이틀 앞에 ‘명예’를 붙였다.협의 내용은 연우 인테리어에 유리한 것이다. 갓 설립한 작은 회사가 K 그룹과 같은 대기업을 등에 업고 가는 것은 그야말로 보기 드문 일이니 말이다.서명할 때 정유진은 정말 신체 포기계약서에 서명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자신의 이름을 다 적은 순간에는 어떻게 당시의 감정을 표현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굳이 비유하자면 도마 위에 올려져 곧 죽기를 기다리는 물고기와 같다고 해야 할까.4년 동안 정유진은 도망 다녔지만 결국 강지찬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또 분부하실 게 남아있으신가요, 강 대표님?”강지찬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앞으로 같이 잘해봅시다.”“...”정유진은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을 할 것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K 그룹을 떠났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키키가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달려왔다.“누나, 방금 전화가 여러 통이나 왔는데 우리 주문받을 수 있어요. 건축자재상한테도 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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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동영상 속의 강지현은 앞으로 나가서 스태프가 건네준 마이크를 받았다. 그리고 정유진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키키도 놀라서 말했다.“누나, 이거... 이거 강지현 씨 아니에요? 이분이 어떻게 성원그룹의 이사장이 된 거죠?”정유진도 혼란스러워 머릿속이 백지가 되어버렸다.“나도 모르겠어...”많은 언론들 앞에서 차분히 얘기하는 강지현이 정유진은 마치 전혀 일면식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강지현 씨가 성원그룹의 이사장이라고?’날벼락 같은 소식에 그녀는 완전히 멍해졌다.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뜻밖에도 이렇게 큰 비밀을 숨겼다니!‘강지현 씨가 성원그룹의 대표이면 한빈이는 그 사람 아래에서 일하는 거고... 그럼 4년 전 강지찬이 줄곧 찾아온 한빈이 뒤에 있는 사람이 바로...’정유진은 망연한 기분이 들어 떨리는 손으로 물컵을 들고 물 한 모금을 마셨다.충격을 받은 사람은 그녀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조예원도 있었다.그녀는 강지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고 머리가 복잡해 곧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정초식이 끝난 후, 조예원이 멍한 채로 자리를 뜨려고 하자 강지현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미안해요, 많이 놀랐죠?”강지현은 그녀에게 샴페인 한 잔을 건네주었다.조예원은 한 모금 마시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유진이는 알고 있어요?”그러자 강지현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조금 옅어졌다.“만약 라이브 방송을 봤다면 지금쯤 알았겠죠.”“유진이도 몰랐다니... 그럼 제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네요.”조예원은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왜 갑자기...”그녀는 강지현이 왜 갑자기 자신의 신분을 폭로하는지 묻고 싶었다. 계속 숨기지 않고 말이다.그때, 강지현이 말했다.“유진 씨가 K 그룹과 협력합니다.”‘그래서... 결국 정말 유진이랑 관련이 있던 거군.’오늘의 강지현은 그야말로 왕자처럼 눈부셨다.조예원은 그가 스튜디오 예담과 협력하기로 쉽게 승낙한 것도 정유진 때문이지는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강지찬은 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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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강홍택과 류선 둘 다 없었지만, 송지윤이 있었다.송지윤은 갑자기 뛰쳐나오며 물었다.“지찬 씨 오셨어요? 어휴 지찬 씨, 지현 씨 그 일이 사실이야?”강홍식은 어리둥절했다.“지현한테 무슨 일 있어요?”송지윤은 한바탕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강홍식은 그 즉시 얼굴색이 변했다.“지현이가 성원의 사장이라고요? 걔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강지찬은 차갑게 강홍식을 한눈 보았다. 아버지란 사람이 드디어 한마디 참말을 하네.송지윤은 강지찬을 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저도 이 일에 대해 지현 씨한테 들은 바 없어요. 지현 씨도 속임수를 당한 게 아닌지 싶어요.”어차피 강홍택 부부 두 사람 다 집에 없어서 강홍식도 계속 본가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입에 발린 말을 해댔다.“둘째가 스스로 자립한 것을 보고 큰형인 저는 사실 속으로는 엄청나게 기뻐했어요.”이 말을 마치고는 집을 나섰다.사람들은 얼굴을 맞대고 모두 어리둥절했다. 기뻤다고?전혀 몰라봤는데.강지찬이 가자, 송지윤도 더 이상 강홍식네 마당에 머무르기에 그래서 얼른 그 집에서 나왔다.강홍식은 속이 말이 아니었다. 아무리 강지찬이 망나니라도 자기 친아들이고, 또 고세연 배 속 아이의 친아버지였다.전에 성원이 K그룹이랑 프로젝트를 뺏은 걸 생각하고 또 지금 강지현이 벌인 일을 생각했다. 이건 몰래 강지찬의 뒤통수를 친 게 분명했다.“정말 강지현을 그렇게 안 봤는데 참으로 사람 잘못 봤네. 아무리 회사를 꾸린 데도 모두를 속여가며 그래야 했나? 더구나 K그룹이랑 경쟁 관계가 된다니. 이건, 이건 뭐 사람들 웃음거리를 만들어주는 거야?”집사는 속으로 ‘너 이후에 강지현 편에 서서 자기 친아들한테 몹쓸 짓이나 하지 마’라고 생각했지만, 입으로는 공손하게 말했다.“저희 도련님한테 다 생각이 있으실 겁니다. 어르신은 크게 걱정하지 마십시오.”강지찬은 차에 탄 후 정유진한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정유진인 전화를 받지 않았다.정유진은 일찍 조퇴했다. 오후에 있던 방안 토론회에도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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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달려와서 강지현의 옷은 아까 그대로 정장이었다.정유진은 이런 강지현의 모습이 조금 낯설었다.아주 세련된 올백 머리를 한 강지현이 조금 매서워 보였다.옛날에는 우아한 자태였다면 지금은 성공한 자만 갖고 있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는 것으로 변했다. 사람을 감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게 하였다.강지현은 아주 숙련되게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내 갈아 신었다. 정유진은 강지현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아무리 한 여름 엄청 무더운 날이라도 강지현은 찬물을 마시지 않는다.“유진 씨, 다 아셨죠?”정유진은 대답했다.“네.”강지현은 물컵을 든 채 정유진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유진 씨가 믿던 안 믿던 제가 4년 전 서울로 돌아온 목적은 원래 자기의 회사를 차리는 거였어요. 하지만 딱 마침 그때 공교롭게도 유진 씨를 만나게 되였고 또 유진 씨 따라 서울을 떠나게 되었어요. 제를 믿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일을 하는데 절대로 유진 씨를 이용하진 않았어요. 그저 유진 씨한테 말 안 했을 뿐이에요.”강지현이 강지찬 몰래 이런 일들을 벌인 데는 무조건 강지찬을 상대하기 위해서라는 걸 정유진은 잘 알고 있다. 만약 이 모든 걸 십 년 전부터 계획한 거라면 이 일은 확실히 정유진이랑 상관이 없다.정유진은 그저 한 가지만 확인하고 싶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지현 씨는 정말 저를 이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나요?”강지현은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대답했다.“조예원 그 일 빼고는 정말 없어요. 저 맹세해요.”강지현의 말을 듣고 정유진은 혼자서 생각을 해보았다. 확실히 뭐 이상한 곳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강지현은 계속해서 말했다.“원래 성원은 조예원이랑 합작을 하지 않아도 되였어요. 하지만 예담에는 유진 씨의 피땀도 들어가 있어서 결국에는 예담이랑 계약하라고 제가 시켰어요.”이렇게 듣고 보니 이건 분명 정유진의 체면을 봐서 조예원이랑 합작한 거였다. 정유진은 마음이 조금 풀렸다.“저는 전부터 유진 씨한테 제 정체를 말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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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정유진은 강지찬을 바라보며 그의 뻔뻔함에 놀랬다.이 사람은 전문 정유진의 웃음거리를 보러 온 것이다.“강지현은 내 애인이 아니고 당신도 그다지 믿음직스러워 보이진 않아요.”“내가 믿음직스럽지 않다고?”강지찬은 정유진을 빤히 쳐다보았다.“가슴에 손을 얹고 잘 생각해 봐. 나 강지찬이 당신을 속인 적, 배신한 적이 있는지?”정유진은 할 말이 없었다.강지찬은 확실히 정유진을 속인 적도, 배신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강지찬이 그에게 입힌 고통은 작지 않았다.강지찬을 상대하기 귀찮은 정유진은 냉장고를 열어 시금치와 토마토를 꺼냈다. 점심으로 국수 한 그릇 만들려고 했다.근 몇 년, 정유진은 엄마한테서 배운 건 토마토 계란 국수밖에 없었다.강지찬은 셔츠의 단추를 풀고는 고개를 빼꼼하고 들여다보았다.“나도 아직 점심 안 먹었는데.”“…”정유진은 강지찬을 힐끔 보았다.“밖에 널린 게 식당인데 강 대표님 식사할 곳 없겠어요?”그리고 쾅- 하고 냉장고의 문을 닫았다.강지찬은 자기 절로 냉장고 문을 열고 토마토 한 개를 꺼내서 야채세척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하는 김에 요구를 제기했다.“내 것은 반숙으로 해줘.”“…”정유진은 말이 없었다.결국 정유진은 국수 두 그릇을 만들었다. 그리고 면 위에는 아주 이쁜 반숙 계란 후라이가 놓여있었다.결혼한 지 5년이 다 되어 가는데 강지찬은 정유진이 직접 해준 음식을 먹는 건 처음이다.강지찬은 마치 이 집의 남자 주인인 것처럼 당당하게 주인 자리에 앉았다.물을 따르고 돌아온 정유진은 이 모습을 보고 한참 어이가 없었다.정유진이 자리에 앉자 강지찬은 젓가락을 들고 식사를 시작했다.“간이 조금 싱겁네.”정유진은 말했다.“주방에 소금 있어요.”“…”강지찬은 한평생 주방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정유진의 태도를 보아하니 자기를 도와 소금을 가져다주지 않을 게 뻔했다.“됐어, 싱겁게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했어.”필경 이건 정유진이 처음으로 음식을 해준 것이어서 강지찬은 비록 얼굴에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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