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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대 몸값 비서님의 모든 챕터: 챕터 611 - 챕터 620

966 챕터

제611화

“입 닥쳐!”이혁재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꾸짖자 남철우는 그의 기세에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다시 한번 더 로펌에 와서 소란을 피우면, 그땐 며칠 동안 감옥에 있게 될 줄 알아.”이혁재가 그의 손을 내던지자 이승연이 담담하게 말했다.“다음번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돼. 경찰이 곧 올 거야.”남철우는 그 말을 듣고 푹 주저앉아 무릎을 꿇었다.“이 변호사님, 제발 저를 잡아가지 말아 주세요. 변호사님도 지금 임신 중이잖아요. 아버지로서의 제 마음을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이승연은 마음 약한 여자가 아니었다.“당신이 소란 피운 게 벌써 몇 번째에요? 내가 기회도 주고 지난번에 경고했을 텐데요. 다시 한번 더 그러면 후회할 거라고. 탄원하고 싶으면 경찰에게 말해요.”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그를 지나 사무실로 들어갔다. 남철우는 다시 분노하여 그녀의 등 뒤에서 악담을 퍼부었다. 이혁재가 돌아서서 탁자를 발로 차자 쾅 하는 큰 소리가 났다!남철우는 그의 행동에 놀라 다시 얌전해졌다.이혁재의 온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로펌에서 폭력을 휘둘러 이승연이 곤란해질까 봐 이혁재는 온 힘을 다해 참고 있었다. 아니면 오늘 남철우는 사지 멀쩡하게 이곳을 나가지 못했을 것이었다.다행히 경찰이 곧 도착해 남철우를 데리고 갔다.이혁재는 그제야 한숨을 쉬고 이승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는 아직도 화가 수그러들지 않아 넥타이를 풀며 씩씩거렸다.“경호원 몇몇 더 보내서 로펌 대문에서 지키라고 할게, 다시는 이런 놈들이 너를 귀찮게 하지 못하게.”이승연은 그의 행동을 보면서 아무리 꾸며도 타고난 기질을 어찌할 수 없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분명히 가장 얌전한 정장이었지만 그에게서는 오히려 양아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양복을 입은 양아치, 야성적이어서 결코 사무실에 어울리지 않았다.이승연은 가방을 옷걸이에 걸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생각했다.‘나이가 어리다는 게 아마도 이런 거겠지. 온몸에 끝없는 힘이 넘치는군.’그녀는 컴퓨터를 켜면서 물었다.“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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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이혁재는 이승연을 유명한 유아용품 명품 매장으로 데려갔다. 그리고는 이승연을 앉혀 놓고 자신이 아이 옷을 골라 그녀에게 보여주었다.이혁재 자신은 옷은 잘 매치했지만 이상하게도 아이 옷을 고를 때는 하나같이 끔찍했다. 결국 이승연은 참다못해 일어나 함께 고르기 시작했다.이 장면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옷을 고르는 사랑스러운 부부의 모습으로 보였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오성민의 눈은 싸늘하게 빛났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 전화 걸었다.“내일 재판 잘 준비해.”상대방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오성민은 전화를 끊고 돌아서서 떠났다.‘괜찮아, 승연아. 우리도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거야, 나와 너의 아이를.’소식은 마치 날개를 단 듯 빠르게 파리로 전해졌다.한세인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잠시 생각한 후 뒤뜰로 갔다. 그녀는 이미 현시우에 의해 유월영에게 배치되었다. 유월영은 한창 뒤뜰에서 활을 연습하고 있었다.한세인이 문을 열자마자 화살이 그녀의 눈앞을 스쳐 가며 과녁의 한가운데에 명중했다. 유월영은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팔을 곧게 펴고 있었다. 옆에서 그녀를 가르치던 교사가 영어로 그녀가 많이 늘었다고 칭찬했지만 그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유월영은 처음 활을 배울 때 느꼈던 두려움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유롭게 활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유월영은 활을 가정부에게 넘기고 한세인을 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한세인은 그녀 옆으로 가서 방금 들은 상황을 보고했다. 유월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오성민인 남씨 성을 가진 졸부와 접촉했다고요?”“네, 오성민을 감시하는 사람이 그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껴 보고했습니다.”유월영은 손목 보호 장갑의 벨크를 떼며 생각에 잠겼다.“이 남 사장이라는 사람은 특별한 게 있나요?”“아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유월영은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해성 그룹과 관련이 있을까요?”“확실하지 않습니다. 정보원들이 조사 중이니 오늘 밤에 보고서가 올 겁니다. 아가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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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유월영은 약간 고개를 들어 현시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희고 잘생긴 얼굴이 복도 전등 아래에서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어 서류를 받아 열어보았다.“오성민이 남철우라는 사람과 접촉하고 있는데 무슨 일 때문인지 모르겠어.” 그녀는 서류를 꺼내 빠르게 훑어보며 말했다. 물방울이 그녀의 머리카락 끝에서 떨어져 그녀의 잠옷에 스며들었으며 현시우는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공기 중에는 여전히 욕실의 습기와 바디워시의 상쾌한 향이 남아 있었다. 현시우는 갑자기 유월영의 손을 이끌고 서재로 향하며 말했다.“따라와.”유월영은 서류를 보며 그를 따라 서재의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서류를 보며 말했다.“이 사람은 아무리 봐도 오성민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아. 굳이 연관성을 찾자면 남철우 아들 남우진이 학교에서 다른 아이를 괴롭히다 반격당해 죽은 사건이 있긴 한데 그 사건 변호사는 오성민이 아니야.”“정보원들이 너무 의심하는 건가... 아야!”유월영은 생각에 잠겨 중얼거리다 갑자기 머리가 당겨지는 느낌에 돌아보려 했지만, 현시우가 말했다.“움직이지 마.”유월영은 흠칫 놀라서 가만히 있었다. 현시우는 마른 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아주면서 말했다.“머리를 감고 나서 바로 말리지 않으면 감기 걸려. 평소에 왜 그렇게 몸을 안 아껴? 내가 한세인에게 너를 잘 지켜보라고 해야겠어.”“평소에는 안 그래.”그녀는 어린아이도 아니고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공주도 아니어서 그렇게 상식이 없을 리가 없었다.“서류를 빨리 보고 싶어서 머리를 못 말린 거야.”현시우는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음번에는 바쁘더라도 사용인에게 머리를 말려달라고 해. 젖은 머리로 일을 처리하지 말고, 네 몸도 중요해.”유월영은 서류를 보며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알았어. 잔소리하는 게 꼭 노인네 같네.”현시우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서류에 있어 미처 그의 웃음을 알아채지 못했다.현시우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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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네.”한세인은 약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대답했다.유월영은 시계를 확인했다. 지금은 새벽 세 시였으며 파리는 서머타임 중이어서 계산해 보면 신주시는 오전 아홉 시, 즉 재판이 시작되는 시간이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핸드폰을 꽉 쥐었다. 감정과 이성이 서로 충돌하고 있었지만 오래 망설이지 않고 단호한 눈빛으로 이승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급히 달려온 한세인이 전화를 끊어버렸다.“아가씨, 다시 생각해 보세요! 지금 아가씨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밝힐 때가 아닙니다. 이 전화를 걸면 해성의 사람들이 바로 경계할 겁니다.”그렇게 되면 그동안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조금만 진정하고, 정보원들이 조사를 마치고 나서 행동해도 늦지 않습니다!”유월영은 이미 전화하기로 결심하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승연 언니는 제 친구예요. 지금 위험에 처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어요. 아래 사람들이 비밀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건 그 사람들이 무능한 거고요.”한세인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점점 더 상위자의 기세를 가지고 있었다.유월영이 말했다.“놓아줘요.”한세인은 손을 놓았다. 유월영은 다시 이승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번에도 안내음이 끝날 때까지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유월영은 사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다만 오성민이 남철우와 접촉한 사실을 우선 이승연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때 한세인이 아래 사람들에게서 보고를 받았다.“아가씨, 송강우의 변호사가 이 변호사님이 맞습니다.”그러면 이 모든 게 설명이 되었다.법정 규칙에 따르면 재판 시작 후에는 방청객, 판사, 변호사, 서기 모두 핸드폰을 꺼야 했다. 그래서 이승연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은 것이다.“승연 언니 비서에게 전화해 봐요.”유월영은 바로 이혁재에게 전화했지만, 그도 법정에 있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한세인이 이승연 비서에게 전화하지 비서가 오전 아홉 시에 재판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유월영은 이불을 걷어차고 침대에서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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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여기는 법원이야. 모든 사람은 들어가기 전에 두 번의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해서 그는 무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이승연은 오랫동안 변호사로 일하면서 더 과격한 행동을 하는 의뢰인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남철우의 행동을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이승연이 다그치며 말했다.“넌 빨리 회사에 가서 회의나 참석해.”이혁재는 고집부리며 떠나지 않으려 했다.“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있을게. 당신 재판을 끝내면 축하 겸 가서 맛있는 거 먹자. 그동안 고생 많이 했잖아.”이승연은 이혁재의 흑백이 분명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이승연의 모습이 또렷하게 비쳤다.“아직 재판도 안 했는데 어떻게 내가 이길 거라고 확신해?”이혁재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왜냐하면 이승연이니까. 그래서 반드시 이길 거라고 확신하지.”이승연은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지만 그녀의 입꼬리는 슬그머니 올라갔다.“아참, 잊을 뻔했네. 당신한테 줄 게 있어.”이혁재는 손에 들고 있던 쇼퍼백을 내보였다. 이승연도 아까부터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했다.그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뜻밖에 텀블러였다.“안에 대추차가 들어 있어. 아직 따뜻하니까 목이 마르면 바로 마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매실 캔디야. 속 안 좋으면 하나씩 꺼내 먹어. 법정에서 몇 시간씩 재판하는 것도 흔하다고 들었어. 배가 고프면 이거 먹고. 그리고 이건...”이승연은 이혁재의 이런 행동에 약간 감동했지만 또 조금 창피하기도 했다.“나 재판하러 가는 거지 소풍 가는 초등학생이 아니야.”이승연은 그가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했다.이혁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았다.‘아내를 챙기는 게 뭐가 잘못됐어?’그는 물건을 다 이승연에게 넘겨주며 말했다.“법정에서 뭐 마신다고 해서 법에 걸리는 건 아니잖아.”그리고 그녀의 배를 만지며 타이르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얌전히 있어.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고.”아이는 요즘 매우 활동적이어서 매일 이승연의 배 속에서 얌전이 있지 않았다.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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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말도 안 돼! 이건 너무 불공평하지! 왜 살인자가 처벌을 받지 않아? 내 아들 목숨은 목숨이 아니야? 당신들 모두 살인자를 감싸주다니! 당신들도 모두 살인자야!”남철우는 자신을 말리는 변호사와 가족을 뿌리치고 욕설하면서 이승연에게 돌진했다. 주위의 법정 경찰들이 이 상황을 보고 즉시 달려가 저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이승연 가까이에 다가온 남철우는 의자를 집어 들어 이승연을 향해 달려들었다. “내 아들의 목숨 대신이야!”재판이 끝나고 하나둘씩 자리를 뜨던 방청객들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모두 놀라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이혁재의 눈동자는 공포로 가득했다.“승연 누나!”이혁재는 앞길을 막고 있던 사람들을 미친 듯이 밀어내며 달려갔다. 이승연은 뒤늦게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몸을 돌리다가 남철우가 던진 의자가 날아오는 걸 발견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퍽!모든 일은 단 몇 초 만에 벌어졌다. 이승연의 몸은 중력의 작용으로 바닥에 세게 부딪혔고 넘어지면서 그녀의 뒤통수는 계단 모서리에 부딪혔다.순간 이혁재는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했으며 모든 장면은 그의 눈앞에서 흑백으로 변하며 정지되었다.자리의 모든 사람들도 반사적으로 이승연에게 달려갔다.“이 변호사님!”법정 경찰들은 즉각 남철우를 제압하여 바닥에 눕혔으나 남철우는 여전히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다.이혁재의 눈앞에 흑백 화면 속에서 점점 끔찍한 빨간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건 이승연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였다. 그녀는 바닥에서 고통스럽게 몸을 움츠리며 배를 움켜쥐었다.“아파, 너무 아파...혁재야...”이승연의 고통스럽게 외치는 소리에 이혁재는 그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들었고 바로 그녀에게 달려갔다.삐요 삐요.구급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병원으로 달렸고 간호사는 병상을 밀며 바로 응급실로 들어갔다.“가족분은 밖에서 기다리세요!”간호사가 문을 닫자 창백한 얼굴에 온몸이 피투성이인 이혁재만이 문밖에 남겨졌다.이혁재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손은 계속해서 떨고 있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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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하정은이 급히 말했다.“병세 위급 통지서에 서명하는 건 절차일 뿐이에요. 작년에 저희 할머니가 위내시경 수술을 하셨을 때도 제가 병세 위급 통지서에 서명했지만 수술은 30분 만에 끝났고 아무 일도 없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 변호사님은 젊고 건강하고 또 의사분들도 전문적이고 뛰어나니까 분명 괜찮을 거예요.”이혁재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정말요? 승연 누나 정말 괜찮을까요?”그의 눈에는 간절함과 절박함이 가득했다. 하정은은 한 번도 그런 그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고 이렇게 무서울 게 없던 사람의 두려움과 무기력한 표정을 본 적도 없었다.하정은은 본능적으로 그를 위로하려 했지만 사실 그녀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혁재의 눈빛을 마주하고 그의 희망을 빼앗지 않기 위해 단호하게 말했다.“네, 괜찮을 거예요.”이혁재는 벽에 머리를 기대며 중얼거렸다.“승연 누나만 괜찮으면 돼.”그는 아이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이승연마저 잃을까 두려웠다. 이혁재는 갑자기 가슴이 거대한 돌로 짓눌린 것 같아 숨쉬기 힘들었고 그의 눈은 더 붉어졌다.“승연 누가가 너무 많은 피를 흘렸어. 피가 너무 많이...”연재준은 이혁재와 소꿉친구로 자라오면서 20년 넘게 알고 지냈지만 그가 이렇게 절망에 빠진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연재준은 곧 이성적으로 생각했으며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책임을 따지는 게 더 중요했다.“그 사람은 누구야? 이 변호사님과 원한이 있어? 아니면 사건 때문에 그런 거야?”“사건 때문이야.”이혁재는 그제야 후회가 밀려와서 뒤통수로 벽을 쳤다. 남철우가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승연이 변호사인 것을 생각해서 손을 쓰지 않았다. 이혁재는 그녀가 자신을 법도 안 지키는 양아치라고 생각하는 게 싫었다....만약 그가 손을 썼더라면 오늘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다시 한번 뒤통수로 벽을 세게 쳤지만 그 정도로의 고통은 마음의 고통을 대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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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의사는 침묵했다.이혁재는 이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의사의 옷깃을 잡고 소리쳤다.“승연 누나가 수술실 들어갈 때까지도 내 손을 잡고 있었어! 깨어 있었다고! 내 이름도 불러줬는데 어떻게 깨어나지 못할 수 있어! 당신 수술 어떻게 한 거야! 왜 승연 누나를 그렇게 만들었어!”연재준과 서지욱은 곧바로 양쪽에서 이혁재를 붙잡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혁재를 떼어 놓았다. 이혁재는 상처 입은 맹수처럼 의사를 향해 소리치며 달려들려고 했다.의사는 난감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대표님, 저희는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먼저 가보세요!”서지욱은 의사에게 먼저 가라고 소리쳤고 의사는 재빨리 도망쳤다. 이혁재가 여전히 울부짖으며 의사한테 달려들려고 했지만 연재준이 그의 어깨를 잡아 벽에 밀었다. “진정해! 지금 네 모습은 승연 씨에게 원한 품고 달려든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아!”이혁재는 울컥해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는 연재준을 강하게 밀어내며 절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내 아내가 깨어나지 못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진정할 수 있어! 모두가 너처럼 아내가 죽어도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아? 넌 유월영을 사랑하지 않았지만 난 내 아내를 사랑한다고! 승연 누나는 내가 17살 때부터 결혼하고 싶어 했던 여자야!”순간 연재준의 얼굴이 굳어졌다.서지욱이 앞으로 나서며 말렸다.“모든 게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래. 이 의사들이 비록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한계가 있어. 내가 알고 있는 몇몇 훌륭한 뇌과 의사들을 데려올게. 혁재야. 이 변호사님은 아직 살아 있잖아. 살아만 있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거야. 의료 기술이 이렇게 발달한 시대에 심장이 고장 나도 인공 심장을 이식할 수 있는데 다른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어. 안 그래?”그의 말에 이혁재는 다시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그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맞아,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야. 방법이 없을 리 없어. 몇 시간 전에 내일 산부인과 검진을 같이 가자고 했던 사람이, 그렇게 사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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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2층 복도에 있는 전등은 어느샌가 꺼져있었고 거실에서 비치는 빛은 계단까지만 비췄다. 이혁재의 실루엣은 어둠 속에 구슬아를 내려보고 있었다.그는 여전히 법원에 갔던 그 옷을 입고 있었으며 흰 셔츠의 가슴 부분에는 거대한 말라붙은 핏자국이 있었으며 마치 지옥에서 뻗어 나온 손처럼 섬뜩하고 끔찍해 보였다.구슬아는 그의 갑작스러운 모습에 놀라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나려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딜 뻔했다.그녀는 황급히 난간을 잡고 진정한 채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혁재야, 언제 돌아왔니? 나도 계속 아래에 있었는데 네가 들어오는 걸 못 봤네.”이혁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구슬아는 침을 삼키며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그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설마 얘가 모든 것을 알았나?’‘그럴 리 없어...’그녀는 아주 은밀하게 행동했으니 그가 알 리가 없었다.구슬아는 난간을 더욱 꽉 잡고 말했다.“나...나도 뉴스를 봤어. 승연이가 사고를 당했다면서? 나도 방금 막 병원에 가려던 참인데. 승연이 괜찮아? 네가 이 시간에 집에 왔다는 건 별일 없다는 거겠지. 하늘이 도왔어...”이혁재는 여전히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과 눈에는 아무런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평소의 이혁재는 반항적이고 성격이 불과 같아서 아버지 이진화도 그를 포기한 지 오랬다. 그의 어머니 공주연도 아들 때문에 화가 나 가슴을 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불같던 이혁재는 지금 이상하리만치 차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구슬아는 심지어 그가 진짜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고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꼈다.“...혁재야, 왜 나를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아니야, 뭔가 잘못됐어. 그는 분명히 뭔가를 알고 왔어!’구슬아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급히 말했다.“혁재야! 다른 사람의 헛소리를 듣지 마. 이 일은 나와 아무 관련이 없어!”“내가 아무리 간이 부었다고 해도 승연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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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이 쓸모없는 것들! 뭐하냐! 빨리 당장 둘째 사모님을 병원으로 데려가지 못하고!” 이진화가 호통치자 가정부들은 그제야 앞다퉈 이혁재의 발밑에서 기절한 구슬아를 들어 올려 병원으로 데려갔다.대문을 향해 걸어 나가는 이혁재를 보고 이진화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아들의 뺨을 때리려 손을 높이 들었다. 그러다 이혁재의 공허한 눈동자와 마주치자 이진화는 흠칫하더니 손을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차마 때리지 못했다.이혁재는 그를 조롱하듯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아내가 잘못되면 저년과 저년 아들 모두 목숨 내놓을 준비하는 게 좋을 거예요.”이혁재는 구슬아가 이 모든 짓을 벌인 이유가 자기 아들이 가문을 이어받게 하기 위해서인 걸 알고 있었다. 그녀의 아들도 모두 원수이니 그는 모두를 죽여버릴 생각이었다.이진화가 분노하며 말했다.“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꿈도 꾸지 마!”그러나 이혁재는 그를 무시하고 바로 집을 나섰다.집에 돌아온 그는 아내가 깨어났을 때 피투성이의 자신을 보고 놀랄까 봐 바로 옷을 갈아입고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한 이혁재는 아까부터 계속 울리던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해외에서 걸려 온 모르는 번호이자 그는 바로 끊어버렸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그의 비서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대표님, 사람을 데려왔습니다.”이혁재는 아무 표정 없이 ICU로 걸어갔고, ICU 문 앞에는 그의 부하들이 이승연의 고모인 이연희를 붙잡고 있었다.이연희는 그를 보자마자 흥분하며 고함 질렀다.“이혁재! 내 아들을 어디로 데려갔어! 넌 법도 안 무서워? 우리 아들 빨리 안 내놓으면 경찰에 신고해서 널 잡아가게 할 거야!”이혁재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고모님, 법을 아주 잘 알고 계시네요.”그는 이연희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옷깃을 잡아 벽에 내팽개치며 눈에 살기를 띠고 말했다.“그렇게 법을 잘 아는 사람이 어떻게 구슬아랑 짜고 승연 누나를 이렇게 만들 수 있어?”“...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 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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