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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대 몸값 비서님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966 챕터

제631화

윤영훈은 사진을 받아 들여다보며 말했다.“허, 정말 어려 보이네. 20살이나 됐을까요?”“21살이에요.”윤영훈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이건 너무 어린데요. 유 비서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이런 스타일은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유 비서가 성숙하고 차가운 이미지에 성격도 강하지만 그렇다고 다 연하가 어울리는 건 아니에요. 월영 씨 같은 여자는 자신을 휘어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남자를 선호하죠.”오성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더 이상한 건, 테미스 양의 사진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다는 겁니다.”윤영훈은 이혁재를 힐끗 보며 말했다.“아마도 미리 공개되면 아르사 가족의 친척들로부터 음해를 당할까 봐 결혼식에서 처음 소개하려는 거겠죠. 모든 게 끝나고 확정된 후에야 공개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이혁재는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는 몇 년 사이에 부쩍 말이 없어졌고 예전처럼 농담도 즐기지 않게 되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승연이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오성민도 침묵했다.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한참 후에야 신현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결혼식이 끝나면 아르사와의 협력에 대해 이야기를 해봐야겠어요. 이 몇 년 동안 우리는 해성 그룹에 많은 투자를 했고 해성 그룹과의 관계도 밀접하게 얽혀 있어요. 만약 손실을 본다면 우리도 다 같이... 응? 연우야?”신현우는 갑자기 하객들 사이에서 동생의 모습을 발견하고 놀랐다. 동생 신연우가 여기에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신연우의 현재 신분으로는 해외 출국 시 보고를 해야 하므로 아무런 이유 없이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할 리가 없었다. 결혼식 주인공이 그의 지인이 아니라면 말이다.그가 나타난 순간, 원래는 테미스가 유월영일 리가 없다고 생각하던 네 사람의 마음은 다시 불안해졌다.신현우는 다가가서 신연우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려는 순간, 연회장에서 음악이 울리며 결혼식이 시작되었다.사회자가 무대에서 신랑과 신부를 요청하자 레드카펫 끝의 황금빛 문이 천천히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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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아무도 연재준이 갑자기 무대에 올라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연주되던 음악이 뚝 끊기고 원래 축제 분위기였던 연회장은 갑자기 조용해지고 하객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연재준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오직 신부만을 바라봤다. 그는 신부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머리에 쓴 면사포가 두꺼워 가까운 거리에서도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연재준은 그녀의 손을 더 꽉 잡으며 한 글자씩 물었다.“너, 도대체 누구야?”혼주석에 있던 아르사 회장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연 대표, 당신 왜 그러는 거야? 왜 함부로 뛰쳐나가 내 딸의 손을 잡고 있어?”아르사 회장은 연재준이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이러한 결혼식을 방해하는 행위는 이미 그의 눈썹을 찌푸리게 만들었다.아래에 있던 윤영훈을 포함한 세 사람도 서로 눈을 마주쳤다.사회자는 서둘러 나서며 말했다.“선생님, 신부의 친구신가요?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저희 결혼식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단 자리로 돌아가 주시고 결혼식이 끝난 후 신부와 신랑이 내려와 모든 손님들에게 인사드릴 겁니다.”연재준은 미동도 없이 서 있었고 잡고 있는 신부의 손도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신부도 별다른 저항 없이 그저 머리 면사포를 쓴 채 고개를 숙이고 연재준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재준아!”이혁재는 재빨리 무대로 올라가 신부의 손을 잡고 있는 연재준을 끌어내며 문제를 더 크게 만들지 말라고 말리면서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죄송합니다. 그는 단지 신부가 죽은 친구와 닮아 보여서 조금 흥분한 것뿐입니다.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그러나 연재준은 그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신부가 정말로 유월영인지 확인하기 위해 집요하게 말했다.“면사포 벗어. 네 얼굴을 봐야겠어.”그러자 신랑이 달려와 연재준을 밀쳐냈다.“내가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해? 이 여자는 내 신부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녀 얼굴을 보여달라고 하는 거지? 당장 이 손 놓고 무대에서 내려가!”연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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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그런 소란을 일으키고 나서 연재준 일행은 당연히 결혼식장에서 쫓겨나 응접실로 이동되었다. 집사는 엄숙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죄송하지만, 회장님께서 여러분이 즉시 저택을 떠나주시길 부탁하십니다.”윤영훈은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르사 회장이 최소한 직접 와서 상황을 물어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바로 퇴거 명령을 내린 것이었다!그들 네 사람의 회사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500대 기업에도 손꼽히고 있었는데 아르사 회장이 직접 추방을 명령했으니, 그가 얼마나 크게 분노했는지 알 수 짐작할 수 있었다.윤영훈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이건 오해입니다. 큰 회장님 한 번만 만나게 해주세요. 직접 설명드리겠습니다.”그러나 집사는 이전의 공손하고 온화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냉정하게 말했다.“이번 '오해'로 인해 큰 사모님께서 혈압이 상승하여 가정 의사를 불러 진료 중입니다. 회장님께서도 함께 계시느라 손님을 만날 여유가 없으십니다. 다만, 저보고 여러분께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첫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아르사와 해성 그룹 간의 모든 협력이 종료되는 날이 될 것이라고요.”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돌아섰다.“집사님!”윤영훈이 외쳤지만 집사는 그대로 나가버렸다.윤영훈은 얼굴이 굳어져서 냉랭한 표정의 연재준을 보며 애써 미소 지었다.“연 대표님, 이번에는 너무 경솔하셨던 것 아닙니까?"이혁재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왜요? 이제 책임을 연 대표에게 떠넘기고 싶은 건가요? 당신들도 방금 신나게 주먹을 휘둘렀잖아요.”이혁재는 남은 사람들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저 그들의 음흉한 술수를 들춰내기 귀찮았다.“당신들도 만약 정말로 유월영이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게 맞다면, 결혼식을 방해해서 유월영이 아르사에게 버림받게 만드는 것이 당신들에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겠죠. 그래서 같이 행동한 거 아닌가요? 그러다가 아르사 회장이 이렇게 화를 낼 줄은 몰랐을 테고 일이 잘못되자 이제 모든 책임을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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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연재준의 눈은 마치 고요한 바다처럼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했지만, 그 속에는 깊은 물결이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빠르게 일어나 큰 걸음으로 응접실을 나섰다.“귀국해.”연민철의 건강은 2년 전부터 이미 무너져 있었고 각종 약물로 연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마저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었다.그는 병원의 병실에 누워 평생 자랑으로 여겼던 “작품”인,아들 연재준의 이름만 힘없이 내뱉고 있었다.“재준아...재준아...”평소에는 적어도 두 명의 간병인과 두 명의 경호원이 그의 병실을 지키고 있었지만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한 쌍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이 천천히 문을 열었다. 여자는 하이힐 소리를 내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재준아...재준아...”여자는 병상 앞으로 걸어갔다. 연민철은 눈을 감은 채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고 있었으며 습관적으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여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재준 씨가 아르사와의 협력관계를 잃었어요. 아드님 곧 귀국할 거니까 연 회장님 서두르지 마시고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연민철의 깡마른 몸에 힘이 들어가더니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잃었다고?”“이 2년 동안, 해운 그룹도 해성 그룹에 많은 심혈을 쏟았겠죠? 해성이 망하면 해운도 큰 영향을 받을 거예요. 비록 아르사와의 협력을 잃었다고 해서 당장 해성과 해운이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큰 타격을 받을 겁니다.”연민철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병이 깊어지면서 검게 변한 안색은 더욱 짙어졌으며 숨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다.그는 힘겹게 눈을 뜨고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려고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그의 몸은 이미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한참 동안 몸부림치다 겨우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너...너 도대체 누구야...”여자는 비웃듯 미소를 짓고, 한 걸음 더 다가가서 약간 몸을 굽혔다. “연 회장님, 아 아버님이라 해야 하나? 예전에 저를 딸처럼 여긴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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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연재준은 문득 걸음을 멈췄다. 몇 초 동안 그의 머릿속은 완전히 공백이었고 병실에서 의사들이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자 정신이 들었다.“연 회장님! 연 회장님!”그는 눈을 감고 크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발걸음을 옮겨 병실로 들어갔다.의사는 그를 보자마자 침울하고 비통한 표정으로 말했다.“연 회장님...회장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연재준은 아무 말 없이 아버지 병상 앞에 다가갔다. 연민철은 눈을 뜬 채 숨을 거두었고 흐릿한 눈동자에는 더 이상 어떤 빛도 남아 있지 않았다.해운 그룹을 평생 동안 이끌어온, 그룹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이 노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평온하게 떠나지 못했다.의사는 연재준이 자신을 책망할까 두려워, 그가 묻기도 전에 서둘러 설명했다.“어르신께서는 어제 오후부터 다발성 장기 부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여러 차례 응급처치를 시도했지만 어르신의 몸 상태가 이미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연재준은 손을 뻗어 아버지의 눈을 감아준 다음 그의 얼굴을 천천히 쓸어내리면서 쉰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습니다.”“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의사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마지막으로 위로를 한 후 병실을 떠났다.하정은과 조형욱은 병실에 들어와 지시를 기다렸다.연재준의 얼굴은 마치 죽은 호수처럼 평온하고 무표정했다.“본가 친척들과 그룹의 주주들에게 통보하고 삼촌들에게 장례를 주관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홍보부에 부고를 발표하라고 지시해요.”“네. 알겠습니다.”하정은과 조형욱이 대답했다.“여보! 여보!”병실 밖에서부터 윤미숙의 슬픔에 잠긴 울음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연재준은 그런 그녀의 연극을 볼 생각이 없어서 병실을 나섰다.윤미숙은 병상 앞에 달려와서 울며불며 말했다.“여보, 당신이 내가 만든 장어죽을 먹고 싶다고 했잖아요? 집에 가서 죽을 끓이려고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왜 이렇게 가버리셨어요? 우리만 남겨두면 앞으로 어떻게 하라고요...”연재준은 복도의 창가로 걸어갔다. 원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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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연재준이 말했다.“본가에 빈소를 마련하여 친척분들과 지인들의 조문을 받을 겁니다. 그리고 사흘 후에 발인하여 화장 후 연씨 가문의 묘지에 모실거에요.”“...”윤미숙이 물은 건 당연히 이런 것들이 아니었다. 그녀는 손수건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런 건 다 정해진 절차라서 상조회에서 모두 처리해 줄 거야.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네 아버지가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는 거야. 그이가 떠난 후 연씨 가문의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명확히 하지 않았어...”그녀는 강조했다.“물론, 나도 그이가 막 떠났는데 당장 재산을 나누자는 게 아니야. 그러나 친지들이 오면 분명히 슬쩍 물어볼 것이고 우리가 말을 맞춰야지 그렇지 않으면 서로 다른 말을 하다가 우스운 꼴을 당할 수 있어서 그래.”연민철의 시신이 아직 굳지 않았는데 윤미숙은 이미 재산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입으로 재산을 당장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연재준은 손가락으로 반지를 돌리며 윤미숙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 한쪽은 복도의 불빛 아래 다른 쪽은 밤의 어둠 속에 가려져 있었다.“아버지가 매달 당신들한테 주던 용돈, 제가 계속 보내드릴 거예요.”윤미숙이 바로 물었다.“그렇다면 은서랑 지현이는 어떻게 해?”연재준이 무심하게 대답했다.“그 사람들은 누군가요?”그가 그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윤미숙은 입술을 깨물다가 말했다.“은서는 네 친여동생이고 지현이는 네 친조카야. 그들도 연씨 가문 사람들인데 유산에 그들 몫이 없다는 게 말이 돼?”연재준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연씨 가문의 호적에 그들의 이름은 없어요.”“비록 이름이 없지만 그들은 너와 혈연관계가 있어. 법적으로 혈연관계가 있으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너 지금 그들의 상속권을 박탈할 셈이냐?”연재준과 윤미숙은 이미 2년 전부터 사이가 틀어졌고 그동안 연 회장이 살아 있었기에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며 연재준과 겉치레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그는 한 번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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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연재준은 그녀와 협상할 생각도 그녀의 위협에도 반응 없이 그냥 떠났다!하정은이 윤미숙에게 조언했다.“부인, 신중하게 행동하시길 권합니다. 연 대표님은 이제 연씨 가문과 해운 그룹의 총책임자에요. 그분에게 문제가 생기면 당신들에게도 이득이 없을 겁니다.”하정은은 잠시 멈칫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유 비서는 죽지 않았습니다.” 윤미숙은 믿기지 않는 듯 참지 못하고 외쳤다.“그럴 리가 없어!”하정은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연재준을 따라갔다.윤미숙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하정은의 말을 곱씹었다.‘죽지 않았다니? 유월영이 죽지 않았다고? 그럴 리가 없지...내가 두 눈으로 직접 봤는데...’윤미숙의 심복이 그녀의 휘청거리는 몸을 부축하며 말했다.“사모님...”윤미숙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난 믿지 않아! 내가 직접 유월영의 시신이 바다에 던져지는 것을 봤어. 그는 그냥 나를 겁주려고 하는 거야!”‘그래, 분명 그럴 거야. 그는 그저 나를 겁주려는 거야.’“하지만 하 비서의 말도 맞습니다. 연재준에게 문제가 생기면 해운 그룹은 혼란에 빠지고, 연씨 가문도 무너질 겁니다. 우리한테도 좋을 게 없어요.” 심복은 그녀를 설득하려고 했다.그러나 윤미숙의 눈에는 독기가 서렸다.“해운 그룹이 혼란스러워질수록 더 좋아. 그래야 내가 그 틈에 나와 내 딸의 몫을 되찾을 수 있을 테니까!”심복은 그녀가 연재준에게 손을 대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윤미숙은 고개를 들어 복도의 CCTV를 바라보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연재준,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보여주겠어!”조형욱은 병실과 복도의 CCTV 영상을 확보했다.그러나 그가 예상치 못한 것은, 바로 연민철이 사망하기 반 시간 전 복도의 CCTV가 이유 없이 전원이 꺼지면서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는 것이다.병실의 CCTV도 마침 고장 나서 화면이 검게 변했지만 소리만은 녹음되어 있었다.조형욱은 차 안에서 영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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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비록 사진 몇 장과 짧은 동영상만 있을 뿐, 소리가 없어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바로 그 모호함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병실 안에서 연 회장이 숨을 거두자마자 병실 밖에서는 장남과 계모가 권력을 두고 다투는 모습은 도덕적인 면이든 가십거리든 논란의 여지가 너무 많았다.게다가 연재준은 이미 이전에도 여러 차례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로 지금도 인기몰이 중이어서 짧은 시간 안에 이 사건은 전 국민적인 논란으로 번지게 되었다.다만 이번 사건에서는 연재준이 있는 데서 경호원이 윤미숙에게 손을 댔기 때문에 여론은 대부분 윤미숙의 편에 서게 되었고 연재준이 나약한 자를 괴롭힐 뿐만 아니라 대상이 하필이면 계모였다는 점을 비난했다.해운 그룹의 홍보팀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돈을 내고 실시간 검색어에서 이 내용을 억누르려 했다.하지만 그 실시간 검색어의 배후에도 누군가가 조종하는 듯했으며 기사 하나를 막으면 또 다른 기사가 올라왔다. 해운 그룹에서 기사를 막을수록 오히려 네티즌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더 강한 역풍을 맞게 되었다.연재준은 그렇게 단번에 “재계의 귀공자”에서 “짐승만도 못한 인간”으로 전락했다.홍보팀은 더 이상 함부로 할 수 없어 급히 하정은에게 전화를 걸어 연재준의 지시를 구했다.연재준은 이미 본가의 빈소에 있었고 하정은이 전화를 받았다.“연 대표님의 뜻은...지금은 회장님의 장례가 최우선이니 다른 것들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십니다.”“신경 쓰지 말라고요??”“여론이 이렇게 악화되는 걸 그대로 두고만 있으라는 건가요?”이건 누가 봐도 윤미숙이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여론을 이용해 연재준을 압박하려는 것이 뻔히 보였다. 이렇게 가면 연재준의 명예가 실추될 뿐만 아니라 해운 그룹의 주가까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그렇게 되면 그들은 모두 직장을 잃게 될 것이었다. 홍보팀은 전화기 너머에서 울먹거리며 하정은에게 도움을 호소했다.그러나 하정은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연재준을 바라보았다. 연재준은 검은색 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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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윤미숙의 말에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오늘은 윤민철이 사망한 지 삼 일째로 신주시의 풍습에 따라 오늘은 발인, 화장에 하관까지 진행되는 날이었다. 그래서 연민철 생전의 친척들과 지인들이 모두 그를 마지막으로 배웅하기 위해 찾아왔고, 넓은 빈소에는 최소 20~30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모두 윤미숙의 그 말을 듣고 몰려들었다.이런 말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모두 헛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윤미숙은 달랐다. 그녀는 연민철의 부인이었기에 그 말에 대한 신뢰성이 더 있었다.수많은 의심의 눈초리가 연재준에게 쏠렸지만 그는 여전히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사모님은 아마 연 회장이 병으로 돌아가셔서 마음이 많이 상하셨나 봐요.”윤영훈은 연재준의 편에 설 수밖에 없었다. 해성 그룹을 세운 후부터 그들은 이미 이익 공동체가 되었다.“연 대표님은 아내도 없는데 어떻게 '아내를 살해'했겠어요? 게다가 시신을 바다에 던졌다고요? 마치 그 영화, 아! 생각났네요, [나를 찾아줘]처럼요. 우리 연 대표님은 아주 인기 많은 미혼남인데 설령 결혼했어도 틀어지면 이혼하면 되지 굳이 살인까지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하정은이 침착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사모님, 그런 말을 하시려면 증거를 가지고 하셔야 합니다.”연재준의 큰 삼촌이 나서서 말했다.“형수님, 오늘은 형님이 떠나시는 날입니다. 무슨 일이 있거든 재준이와 나중에 잘 이야기하시고 여기서 형님을 욕보이게 하지 마세요. 밖에서 우리 가문을 웃음거리로 만들 필요가 없잖아요.”작은삼촌도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다들 하던 일 하세요. 이건 모두 오해입니다, 오해.”그러나 윤미숙은 코웃음 치며 말했다.“당신들은 모두 연재준에게 의지해서 살려고 하니까 그가 당신들 앞에서 사람을 죽여도 그를 도와 시신을 숨겨주겠지! 하지만 나는 항상 저 아이의 눈치를 보고 살았어. 오늘에 꼭 모든 것을 밝히고 말 거야!”윤미숙은 오늘 모두 있는 데서 반드시 연재준을 끌어내리려 결심했다.연민철이 세상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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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질문이 끊나자 기자들은 잇달아 질문을 던졌다.“저희가 알기로는 3년 전에 결혼식을 준비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혼식 장소도 다 마련해 놓으셨고 당시 보낸 초대장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결혼식이 갑자기 취소되었다고 하던데요.”“연 대표님, 그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당시 신부는 누구였으며,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기자들의 끊임없는 질문에 연재준은 간략하게 답했다.“지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윤미숙이 비웃으며 말했다.“당연히 어렵겠지. 그 여자를 어떻게 언급할 수 있겠어? 여러분, 제가 알려드리죠. 신부의 이름은 유월영입니다.”“3년 전 그녀는 연 대표의 수석 비서로 늘 그의 곁을 지키며 여러 행사에 함께 참석했죠. 여러분이 찾아보면 그녀의 사진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생방송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고 있었고 이 상황은 이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와 있었다.여러 온라인 플랫폼도 이 갑작스러운 스캔들을 놓치지 않으려 했고 해운 그룹의 홍보팀의 실시간 검색어를 내려달라는 요청도 거부하고 오히려 더 상황을 부추겼다. 결국 온라인 시청 인원이 천만 명을 넘어서게 했다.국내에 이렇게 충격적인 재벌가 스캔들이 전례가 없었다. 빈소에서의 대소동, 장남과 계모의 대결, 그리고 '아내 살해 및 시신 유기'와 같은 모든 이슈가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이 거대한 스캔들 속에서 유월영의 사진이 곧바로 공개되었다.윤미숙은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3년 전부터 유월영은 증발해 버렸고 생사도 알 수 없었죠.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와 그녀의 친언니조차도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당연히 그녀는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다!”카메라에 비친 연재준의 얼굴은 한 치의 결점도 없이 차갑고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을 혼자 떠들어대는 윤미숙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광대라도 보듯 했다.그가 입을 열었다.“이야기는 흥미롭지만, 너무 황당하군요.”윤미숙이 냉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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