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준은 그녀와 협상할 생각도 그녀의 위협에도 반응 없이 그냥 떠났다!하정은이 윤미숙에게 조언했다.“부인, 신중하게 행동하시길 권합니다. 연 대표님은 이제 연씨 가문과 해운 그룹의 총책임자에요. 그분에게 문제가 생기면 당신들에게도 이득이 없을 겁니다.”하정은은 잠시 멈칫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유 비서는 죽지 않았습니다.” 윤미숙은 믿기지 않는 듯 참지 못하고 외쳤다.“그럴 리가 없어!”하정은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연재준을 따라갔다.윤미숙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하정은의 말을 곱씹었다.‘죽지 않았다니? 유월영이 죽지 않았다고? 그럴 리가 없지...내가 두 눈으로 직접 봤는데...’윤미숙의 심복이 그녀의 휘청거리는 몸을 부축하며 말했다.“사모님...”윤미숙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난 믿지 않아! 내가 직접 유월영의 시신이 바다에 던져지는 것을 봤어. 그는 그냥 나를 겁주려고 하는 거야!”‘그래, 분명 그럴 거야. 그는 그저 나를 겁주려는 거야.’“하지만 하 비서의 말도 맞습니다. 연재준에게 문제가 생기면 해운 그룹은 혼란에 빠지고, 연씨 가문도 무너질 겁니다. 우리한테도 좋을 게 없어요.” 심복은 그녀를 설득하려고 했다.그러나 윤미숙의 눈에는 독기가 서렸다.“해운 그룹이 혼란스러워질수록 더 좋아. 그래야 내가 그 틈에 나와 내 딸의 몫을 되찾을 수 있을 테니까!”심복은 그녀가 연재준에게 손을 대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윤미숙은 고개를 들어 복도의 CCTV를 바라보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연재준,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보여주겠어!”조형욱은 병실과 복도의 CCTV 영상을 확보했다.그러나 그가 예상치 못한 것은, 바로 연민철이 사망하기 반 시간 전 복도의 CCTV가 이유 없이 전원이 꺼지면서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는 것이다.병실의 CCTV도 마침 고장 나서 화면이 검게 변했지만 소리만은 녹음되어 있었다.조형욱은 차 안에서 영상을
비록 사진 몇 장과 짧은 동영상만 있을 뿐, 소리가 없어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바로 그 모호함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병실 안에서 연 회장이 숨을 거두자마자 병실 밖에서는 장남과 계모가 권력을 두고 다투는 모습은 도덕적인 면이든 가십거리든 논란의 여지가 너무 많았다.게다가 연재준은 이미 이전에도 여러 차례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로 지금도 인기몰이 중이어서 짧은 시간 안에 이 사건은 전 국민적인 논란으로 번지게 되었다.다만 이번 사건에서는 연재준이 있는 데서 경호원이 윤미숙에게 손을 댔기 때문에 여론은 대부분 윤미숙의 편에 서게 되었고 연재준이 나약한 자를 괴롭힐 뿐만 아니라 대상이 하필이면 계모였다는 점을 비난했다.해운 그룹의 홍보팀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돈을 내고 실시간 검색어에서 이 내용을 억누르려 했다.하지만 그 실시간 검색어의 배후에도 누군가가 조종하는 듯했으며 기사 하나를 막으면 또 다른 기사가 올라왔다. 해운 그룹에서 기사를 막을수록 오히려 네티즌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더 강한 역풍을 맞게 되었다.연재준은 그렇게 단번에 “재계의 귀공자”에서 “짐승만도 못한 인간”으로 전락했다.홍보팀은 더 이상 함부로 할 수 없어 급히 하정은에게 전화를 걸어 연재준의 지시를 구했다.연재준은 이미 본가의 빈소에 있었고 하정은이 전화를 받았다.“연 대표님의 뜻은...지금은 회장님의 장례가 최우선이니 다른 것들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십니다.”“신경 쓰지 말라고요??”“여론이 이렇게 악화되는 걸 그대로 두고만 있으라는 건가요?”이건 누가 봐도 윤미숙이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여론을 이용해 연재준을 압박하려는 것이 뻔히 보였다. 이렇게 가면 연재준의 명예가 실추될 뿐만 아니라 해운 그룹의 주가까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그렇게 되면 그들은 모두 직장을 잃게 될 것이었다. 홍보팀은 전화기 너머에서 울먹거리며 하정은에게 도움을 호소했다.그러나 하정은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연재준을 바라보았다. 연재준은 검은색 정장
윤미숙의 말에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오늘은 윤민철이 사망한 지 삼 일째로 신주시의 풍습에 따라 오늘은 발인, 화장에 하관까지 진행되는 날이었다. 그래서 연민철 생전의 친척들과 지인들이 모두 그를 마지막으로 배웅하기 위해 찾아왔고, 넓은 빈소에는 최소 20~30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모두 윤미숙의 그 말을 듣고 몰려들었다.이런 말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모두 헛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윤미숙은 달랐다. 그녀는 연민철의 부인이었기에 그 말에 대한 신뢰성이 더 있었다.수많은 의심의 눈초리가 연재준에게 쏠렸지만 그는 여전히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사모님은 아마 연 회장이 병으로 돌아가셔서 마음이 많이 상하셨나 봐요.”윤영훈은 연재준의 편에 설 수밖에 없었다. 해성 그룹을 세운 후부터 그들은 이미 이익 공동체가 되었다.“연 대표님은 아내도 없는데 어떻게 '아내를 살해'했겠어요? 게다가 시신을 바다에 던졌다고요? 마치 그 영화, 아! 생각났네요, [나를 찾아줘]처럼요. 우리 연 대표님은 아주 인기 많은 미혼남인데 설령 결혼했어도 틀어지면 이혼하면 되지 굳이 살인까지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하정은이 침착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사모님, 그런 말을 하시려면 증거를 가지고 하셔야 합니다.”연재준의 큰 삼촌이 나서서 말했다.“형수님, 오늘은 형님이 떠나시는 날입니다. 무슨 일이 있거든 재준이와 나중에 잘 이야기하시고 여기서 형님을 욕보이게 하지 마세요. 밖에서 우리 가문을 웃음거리로 만들 필요가 없잖아요.”작은삼촌도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다들 하던 일 하세요. 이건 모두 오해입니다, 오해.”그러나 윤미숙은 코웃음 치며 말했다.“당신들은 모두 연재준에게 의지해서 살려고 하니까 그가 당신들 앞에서 사람을 죽여도 그를 도와 시신을 숨겨주겠지! 하지만 나는 항상 저 아이의 눈치를 보고 살았어. 오늘에 꼭 모든 것을 밝히고 말 거야!”윤미숙은 오늘 모두 있는 데서 반드시 연재준을 끌어내리려 결심했다.연민철이 세상을 떠
질문이 끊나자 기자들은 잇달아 질문을 던졌다.“저희가 알기로는 3년 전에 결혼식을 준비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혼식 장소도 다 마련해 놓으셨고 당시 보낸 초대장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결혼식이 갑자기 취소되었다고 하던데요.”“연 대표님, 그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당시 신부는 누구였으며,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기자들의 끊임없는 질문에 연재준은 간략하게 답했다.“지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윤미숙이 비웃으며 말했다.“당연히 어렵겠지. 그 여자를 어떻게 언급할 수 있겠어? 여러분, 제가 알려드리죠. 신부의 이름은 유월영입니다.”“3년 전 그녀는 연 대표의 수석 비서로 늘 그의 곁을 지키며 여러 행사에 함께 참석했죠. 여러분이 찾아보면 그녀의 사진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생방송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고 있었고 이 상황은 이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와 있었다.여러 온라인 플랫폼도 이 갑작스러운 스캔들을 놓치지 않으려 했고 해운 그룹의 홍보팀의 실시간 검색어를 내려달라는 요청도 거부하고 오히려 더 상황을 부추겼다. 결국 온라인 시청 인원이 천만 명을 넘어서게 했다.국내에 이렇게 충격적인 재벌가 스캔들이 전례가 없었다. 빈소에서의 대소동, 장남과 계모의 대결, 그리고 '아내 살해 및 시신 유기'와 같은 모든 이슈가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이 거대한 스캔들 속에서 유월영의 사진이 곧바로 공개되었다.윤미숙은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3년 전부터 유월영은 증발해 버렸고 생사도 알 수 없었죠.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와 그녀의 친언니조차도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당연히 그녀는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다!”카메라에 비친 연재준의 얼굴은 한 치의 결점도 없이 차갑고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을 혼자 떠들어대는 윤미숙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광대라도 보듯 했다.그가 입을 열었다.“이야기는 흥미롭지만, 너무 황당하군요.”윤미숙이 냉소하
“저와 유월영은 가장 친한 친구였어요. 우리는 대학 시절부터 함께 살았고 7년 동안 같이 붙어 다녔어요. 우리는 자매처럼 가까웠습니다. 제가 맹세하건대 제가 말하는 모든 것은 사실입니다! 연재준이 3년 전에 자기 결혼식에서 유월영을 죽였어요!”연재준은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조서희는 연재준을 가리키며 분노에 차서 울먹이면서 말했다.“월영이는 그때, 그때 임신 중이었어요. 그의 아이를 품고 있었는데 그는 무정하고 잔인했습니다! 방금 저분이 말한 것처럼 그는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월영이를 무참하게 살해했고 두 생명을 빼앗아 갔어요!”기자들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그렇다면 그때 왜 신고하지 않으셨나요? 연 대표가 당신을 협박했습니까?”조서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그는 제 부모님을 협박했습니다. 저는 그를 상대할 수 없었어요. 그는 자신의 아내와 아이도 죽일 수 있는 사람이에요. 저는 그가 제 가족까지 해칠까 봐 두려웠습니다.”유설영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제 남편을 승진시켜 주고 우리 집에 4억원 입막음 비용을 주면서 제 동생을 찾지 말라고 했어요.” 그녀는 울며 말을 이어갔다.“이 3년 동안, 저는 매일 죄책감에 시달렸고 한 번도 편히 잠들지 못했습니다. 눈을 감으면 동생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이 떠올라요.”“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저는 동생과 말다툼했습니다. 그녀에게 꺼지라고 말하며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그건 화가 나서 한 말이었어요. 그런데 동생이 그런 짐승 같은 사람과 결혼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유설영은 감정이 격해지면서 갑자기 연재준에게 달려들어 그의 옷을 잡아챘다.“내 동생을 돌려줘! 내 동생을 돌려달라고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하정은이 즉시 경호원을 불러 유설영을 떼어놓았다.유설영은 억지로 끌려가면서도 계속 연재준을 때리려고 몸부림쳤다.“우리 아버지도 네가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일찌감치 알아채셨기 때문에 동생이 너와 결혼하는 걸 반대하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어! 네가
갑작스러운 총소리에 빈소는 삽시간에 조용해졌으며 사람들은 모두 놀라 움찔했다.겁이 많은 사람들은 아예 머리를 감싸고 땅에 주저앉았으며 남은 사람들도 모두 문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뭐야?!”그 순간 증원된 경찰들이 도착했고, 경찰은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하늘로 공포탄 한 발 쏘아 올렸다. 다만 경찰 외에도 빈소에는 다른 손님이 방문했다.오늘은 화창한 날이었다.밖은 맑은 하늘에 눈부신 햇빛이 쏟아졌고 그 강렬한 빛 속에서 일곱, 여덟 명의 사람들이 계단을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그 앞에는 키가 크고 날씬한 여성이 서 있었고 겨울바람에 그녀의 코트 자락이 휘날렸다.그녀의 싸늘한 기운에 마치 바깥의 찬바람을 몰고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여자가 입을 열자 익숙한 목소리에 많은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나만 몰랐나 보네요.”연재준은 여자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얼굴이 점점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그녀가 마침내 실내로 들어서자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놀라며 입을 열었다. “유월영...”그들은 사람을 잘못 본 것일까 봐 바로 달려가기 망설여졌다.유설영이 중얼거리듯 말했다.“월영아...”모두가 놀라 유월영 본인이 맞는지 긴가민가하는 가운데 조서희가 가장 먼저 알아보고 달려가 여자를 꽉 끌어안았다.“월영아!”그 여자는 바로 유월영이였다!조서희는 그녀를 위아래로 자세히 살펴보며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월영아! 정말 너야? 네가 살아있었다니 무사해서 다행이야!”유월영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안심시키듯 미소를 지었다.“우리 이따 다시 이야기하자.”조서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울음을 참으려 손으로 입을 가렸다.유월영의 시선은 빈소에 있는 사람들을 차례로 훑었고 마지막으로 연재준에게 고정되었다.2년 7개월.‘드디어 다시 만났네요. 재준 씨.’연재준은 윤미숙의 공세와 조서희와 유설영의 격렬한 비난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기자들의 질문에도 거의 변함없는
“저와 연 대표는...”유월영은 앞에 서 있는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그녀의 말을 막고 싶어 하면서도, 카메라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말했다.“연인 사이였습니다.”그녀는 솔직하게 인정했다. 연재준은 그 순간 지성 광장에서 펼쳐졌던 별처럼 쏟아지는 불꽃놀이를 떠올렸다.“그리고 결혼 직전까지 갔었죠.’어린 시절의 연애편지, 떼어내지 못했던 결혼반지, 직접 디자인한 웨딩드레스까지, 연재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하지만.”유월영은 하던 말을 잠시 멈추었다. 윤영훈 일행의 얼굴이 눈에 띄게 긴장해졌지만, 그녀는 별 의미 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이어서 말했다.“결국 우리는 헤어졌습니다.”“그동안 저는 해외에서 일했고 오늘은 레온 그룹을 대표해 연 회장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왔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앞을 바라봤다. 3년 전의 황야나 28년 전의 고씨 가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윤영훈은 순간 당황했지만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이걸 두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나 봐요. 하하 유 비서...아니 유월영 씨, 당신이 나타나서 다행이에요. 아니었으면 우리도 의 주인공이 될 뻔했어요.”유월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말도 안 돼!”윤미숙은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사람들을 밀치고 유월영 앞에 다가갔지만 유월영의 경호원이 그녀를 막았다.윤미숙은 유월영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난 분명히 네가 화살에 맞는 걸 봤는데...아, 알겠어! 누군가가 네 목숨을 구했구나! 그래서 죽지 않았던 거야!”유월영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윤미숙은 핸드폰을 꺼내며 중얼거렸다.“틀림없이 그런 걸 거야! 내게 다른 증거가 있어! 내가 영상도 찍었어! 살인 미수도 죄가 되지!”윤미숙은 화면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놀랍게도 그것은 그때 황야에서의 녹화 영상이었다!그건 차량 블랙박스에 녹화된 화면 같았다.
유월영이 차분하게 말했다.“추억 팔이는 다음에 하고, 우선 본론부터 이야기하죠. 저는 연 대표님을 대신해 밖에 있는 기자들에게 영상이 가짜라는 것을 '해명'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네 분께 큰 선물을 드려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즉 전화위복을 만들어드릴 수 있다는 말이죠.”“오, 그래요?”윤영훈은 그녀가 말하는 '복'이 무엇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유월영은 차를 마시지 않고, 찻잔을 두 번 돌리다가 내려놓았다. 그러자 한세인이 서류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 작은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유월영이 계속해서 말했다. “해성 그룹은 아르사와의 협력을 잃었다고 봐야겠죠. 아르사와 비슷한 규모의 자본을 찾지 못하면 점점 더 어려워질 거예요.”윤영훈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아르사가 왜 해성 그룹과 더 이상 협력하지 않기로 했는지, 그 누구보다도 유월영씨가 잘 아실 건데요.”유월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앉아서도 여유로운 모습이었다.“레온 그룹도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관심이 있습니다. 우리가 해성을 도울 수 있어요.”신현우는 그녀를 주시하며 말했다.“유월영 씨의 말은, 레온 그룹이 아르사를 대신해 해성 그룹과 협력하겠다는 뜻인가요?”유월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오성민이 안경을 밀며 말했다.“유월영 씨, 너무 속이 뻔히 보이는 것 같은데요.”누가 뭐래도 그들은 유월영의 철천지원수였다. 그녀는 먼저 해성그룹과 아르사의 협력관계를 망쳐놓고 이제는 자신과의 투자를 제안하니 누구라도 그걸 받아들이기엔 꺼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건 그녀의 의도가 분명한 음모라는 걸 네 사람은 모두 알아챌 수 있었다.그러나 유월영은 이를 숨기거나 변명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계약서를 들고 그들 앞에 던지듯 내놓았다.“당신들한테 다른 선택이 있어요?”아니, 이것은 명백한 계략이면서 협박이었다. 그녀가 덫을 놓았다는 것을 그들이 알면서도 그 덫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최근 며칠간 일어난 일들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