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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연재준의 눈은 마치 고요한 바다처럼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했지만, 그 속에는 깊은 물결이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빠르게 일어나 큰 걸음으로 응접실을 나섰다.

“귀국해.”

연민철의 건강은 2년 전부터 이미 무너져 있었고 각종 약물로 연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마저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그는 병원의 병실에 누워 평생 자랑으로 여겼던 “작품”인,아들 연재준의 이름만 힘없이 내뱉고 있었다.

“재준아...재준아...”

평소에는 적어도 두 명의 간병인과 두 명의 경호원이 그의 병실을 지키고 있었지만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

한 쌍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이 천천히 문을 열었다. 여자는 하이힐 소리를 내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재준아...재준아...”

여자는 병상 앞으로 걸어갔다. 연민철은 눈을 감은 채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고 있었으며 습관적으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여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재준 씨가 아르사와의 협력관계를 잃었어요. 아드님 곧 귀국할 거니까 연 회장님 서두르지 마시고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연민철의 깡마른 몸에 힘이 들어가더니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잃었다고?”

“이 2년 동안, 해운 그룹도 해성 그룹에 많은 심혈을 쏟았겠죠? 해성이 망하면 해운도 큰 영향을 받을 거예요. 비록 아르사와의 협력을 잃었다고 해서 당장 해성과 해운이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큰 타격을 받을 겁니다.”

연민철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병이 깊어지면서 검게 변한 안색은 더욱 짙어졌으며 숨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힘겹게 눈을 뜨고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려고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그의 몸은 이미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한참 동안 몸부림치다 겨우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너...너 도대체 누구야...”

여자는 비웃듯 미소를 짓고, 한 걸음 더 다가가서 약간 몸을 굽혔다.

“연 회장님, 아 아버님이라 해야 하나? 예전에 저를 딸처럼 여긴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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