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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2층 복도에 있는 전등은 어느샌가 꺼져있었고 거실에서 비치는 빛은 계단까지만 비췄다. 이혁재의 실루엣은 어둠 속에 구슬아를 내려보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법원에 갔던 그 옷을 입고 있었으며 흰 셔츠의 가슴 부분에는 거대한 말라붙은 핏자국이 있었으며 마치 지옥에서 뻗어 나온 손처럼 섬뜩하고 끔찍해 보였다.

구슬아는 그의 갑작스러운 모습에 놀라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나려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딜 뻔했다.

그녀는 황급히 난간을 잡고 진정한 채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혁재야, 언제 돌아왔니? 나도 계속 아래에 있었는데 네가 들어오는 걸 못 봤네.”

이혁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구슬아는 침을 삼키며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그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설마 얘가 모든 것을 알았나?’

‘그럴 리 없어...’

그녀는 아주 은밀하게 행동했으니 그가 알 리가 없었다.

구슬아는 난간을 더욱 꽉 잡고 말했다.

“나...나도 뉴스를 봤어. 승연이가 사고를 당했다면서? 나도 방금 막 병원에 가려던 참인데. 승연이 괜찮아? 네가 이 시간에 집에 왔다는 건 별일 없다는 거겠지. 하늘이 도왔어...”

이혁재는 여전히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과 눈에는 아무런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

평소의 이혁재는 반항적이고 성격이 불과 같아서 아버지 이진화도 그를 포기한 지 오랬다. 그의 어머니 공주연도 아들 때문에 화가 나 가슴을 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불같던 이혁재는 지금 이상하리만치 차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구슬아는 심지어 그가 진짜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고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혁재야, 왜 나를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아니야, 뭔가 잘못됐어. 그는 분명히 뭔가를 알고 왔어!’

구슬아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급히 말했다.

“혁재야! 다른 사람의 헛소리를 듣지 마. 이 일은 나와 아무 관련이 없어!”

“내가 아무리 간이 부었다고 해도 승연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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