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2화

하늘은 다시 어두워졌다.

이혁재는 홀로 차를 몰고 부둣가에 도착했다. 오늘 밤은 바람도 약하고 파도가 잔잔하여 공기는 습하고 답답했다.

이곳은 그에게 낯설지 않았다. 바로 예전에 유월영의 시체를 던진 장소였다.

신주시에는 그 뒤로 새로운 컨테이너 부둣가가 생겼고 이곳은 이미 황폐해진 지 오래서 평소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그가 도착했을 때 부두에는 이미 네다섯 대의 차가 세워져 있었고 차마다 두 명씩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서 있었다.

건장한 경호원들은 무표정한 채로 서 있었으며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들의 몸에서는 피 맛을 본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살기가 있었다.

그 사람들 사이엔 두 명의 여자가 서 있었다. 한 명은 검은 망토를 쓰고 모든 사람에게 등을 돌린 채 조용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짧은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모습이었다.

이혁재는 그 짧은 머리 여자를 본 적이 있었다. 현시우의 곁에 있던 사람이라는 확인하자, 그는 다른 한 사람이 누군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그는 차에서 내려 망설임 없이 걸어가 검은 망토를 쓴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월영, 진짜 당신이야?”

검은 망토를 쓴 여자가 몸을 돌리며 고개를 들었다.

부두에는 가로등이 없었고 오직 달빛만이 바다에 희미한 어둠을 비추고 있었다. 여자의 턱은 하얗고 옥같이 매끄러워 마치 진주처럼 빛났다.

지금 이승연의 일로 마음이 심란하지 않았더라면 이혁재는 정말 자신이 귀신을 본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말 안 죽었어? 혹시 현시우가 널 구해주고 같이 해외로 데려갔어? 도망쳤으면서 왜 돌아온 거야? 내 아내를 해친 주범이 구슬아와 이연희가 아니라고 말했는데, 그럼 누군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나에게 전화했었잖아. 무슨 일이 일어날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거야? 유월영, 이 모든 게 네 계획이었어?”

그는 연속으로 질문을 쏟아냈고 신경이 점점 날카로워졌다. 한세인은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이 대표님! 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