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 와이프가 땡김: Bab 61 - Bab 70
290 Bab
제61화
순간 충격에 뒤로 나뒹군 조연아는 벽에 등을 쾅 하고 부딪혔다.게다가 깨진 창문 유리가 팔과 다리에 박혀 어느새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극심한 고통에 정신이 번쩍 든 조연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어떻게든 테이블을 붙잡고 다시 일어서려던 그때, 또 굉음이 이어졌다.위이잉!그와 동시에 호텔에 경보음이 울리고 스피커를 통해 직원의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투숙객 여러분, 지금 속히 비상통로를 따라 6층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귀중품 챙기지 마시고 일단 몸부터 피하세요!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여러 번 반복되던 직원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뚝 끊겼다.‘이젠 정말 완전히 정전인 건가?’고통을 억누르며 자리에서 일어선 조연아는 애써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보았다.“쾅!”바람이 어찌나 세게 부는지 겨우 연 방문이 세게 닫혀버리는 동시에 쨍그랑 소리와 함께 복도 창문까지 깨져버렸다.돌풍이 복도를 휘몰아치고 온갖 물건들이 나뒹구는 사이로 사람들의 절망적인 비명소리가 언뜻언뜻 들려왔다.한편, 어둠속에서 조연아는 휴대폰 플래시 불빛을 빌어 붐비는 사람들 사이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윽!”그러다 어딘가 부딪힌 조연아가 그대로 넘어지려던 순간,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덥섞 잡았다.“괜찮아요?”낯선 남자의 목소리였다.겨우 중심을 잡은 조연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선글라스를 쓴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뭐야?’조연아는 순간 자기 눈을 의심했다.한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선글라스라니. 미친 사람인 건가 싶을 정도였다.“많이 다친 것 같은데.”말과 동시에 남자가 허리를 숙였다.“자, 업혀요.”널찍한 등짝을 멍하니 바라보던 조연아의 머릿속에 순간 매화마을에는 온갖 사람들이 다 모이니 조심하라는 만두의 말이 스쳐지났다.“괜찮습니다. 제가 알아서 갈 수 있어요.”하지만 말과 달리 벽을 겨우 짚고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다리는 후들거리고 있었다.“그 꼴로 어떻게 계단을 오른다고 그래요. 아, 설마 내가 나쁜 사람일까 봐 그래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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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그런데 선글라스는 왜 쓴 거예요? 앞이 보이긴 해요?”그의 등에 업힌 조연아가 의아함을 표했다.“지금 빨리 대피해야 하는데 제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면 사람들이 몰릴 수도 있잖아요.”“선글라스 쓴 게 더 튀는 것 같은데...”이에 조연아가 낮은 목소리로 구시렁댔다.생각지 못한 팩폭에 흠칫하던 하태윤이 괜히 목소리를 다듬었다.“큼, 그럼 좀 벗겨줄래요? 앞이 잘 안 보이긴 하네요.”“네.”선글라스를 벗겨주며 조연아의 손가락이 자연스레 하태윤의 콧등에 닿았다.쿵쾅쿵쾅.그 찰나의 스킨십에 가슴이 쿵쾅대기 시작하자 하태윤은 오히려 당황스러웠다.연기를 하며 이보다 더 진한 스킨십도 몇 번은 해본 그가 겨우 이 정도 터치에?‘성인 여자를 업고 계단을 오르려니까 힘들었나 보다.’하태윤은 이렇게 생각하며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6층에 도착하니 타박상을 입은 사람들이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고 직원들이 그 사이를 오가며 비상식량과 생수를 지급하고 있었다.테이프로 창문을 막은 이곳이 모텔의 마지막 안전구역, 어떻게든 끝날 때까진 어떻게든 여기서 버터야 했다.“그런데 대표님께선 여기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여기서 연습생이라도 뽑으시려고요?”여기저기 부딪히고 넘어져 꽤 처참한 모습임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조연아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던 하태윤이 이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아니요.”“그럼 뭔데요?”“비밀이에요.”이에 하태윤이 피식 웃었다.“제가 왜 여기 있는지는 궁금하지 않으세요?”그의 질문에 조연아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뭐 볼일이 있으니 왔겠죠. 연예인 개인적인 사생활엔 관심 없어요.”“재밌네요...”“뭐라고요?”혼잣말이나 다름없는 목소리에 조연아가 되물었다.“아, 가족 만나러 왔다고요.”“아, 네.”“자, 다 됐어요.”“풉.”조연아는 붕대를 어찌나 여러 겹 감았는지 공처럼 되어버린 손을 발견하고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큼, 처, 처음 해보는 거라서 그래요.”멋쩍은 듯 돌아서던 하태윤이 머리를 헝클였다.“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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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왜요?”하태윤이 고개를 돌렸다.“조심... 해요.”“걱정마요. 나 하태윤이에요.”말을 마친 하태윤이 늘 그렇 듯 환하게 웃어보였다.“선글라스는 대신 보관해 주세요. 다시 돌아오면 받으러 갈게요. 푹 쉬고 있어요.”“네.”이 말을 마지막으로 하태윤은 모텔을 나섰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바람은 점차 잦아들었으나 이미 불어난 물은 거침없이 흐르며 마을의 이곳저곳을 파괴하고 있었다.빗방울로 얼룩진 창문을 통해 밖을 내려다보니 빗물은 어느새 건물 1층 높이를 훌쩍 넘은 상태였다.‘하태윤 씨, 괜찮아야 할 텐데...’극도의 피곤함 때문인지 조연아의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져만 갔다....또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역시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저기! 저기 좀 봐요. 아이가, 아이가 물에 떠내려가고 있어요.”“어머! 어떡해...”“난 수영도 할 줄 모르는데...”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7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거센 물살을 따라 어디론가 떠내려가고 있었다.‘저러다간 죽을지도 몰라...’멀쩡한 생명이 눈앞에서 사그라드는 걸 지켜볼 수만 없었던 조연아가 벌떡 일어섰다.“저기요, 어디 가시는 겁니까?”밖으로 나가는 그녀를 향해 직원이 물었다.“아이 구하러요.”그녀의 목소리에 다른 사람들 역시 하나둘씩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나도 가야겠어요. 아이가 죽는 걸 지켜볼 순 없잖아요.”“저도 갈래요.”“다들 같이 가죠. 최선을 다해 보는 거예요.”그렇게 6층에 모였던 투숙객에 직원들까지 조연아의 뒤를 따랐다.여전히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움직이던 조연아는 일단 팔에 두른 붕대부터 풀었다.3층 창가로 다가가 보니 아이는 난간 하나를 잡고 겨우 버티고 있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이미 바람에 볼품없어진 난간은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시간이 없어...’조연아가 깨진 창문을 뛰어내렸다.나름 수영에는 자신이 있는 그녀였지만 다친 팔과 다리로 거센 물살을 헤치는 건 생각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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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1번, 2번, 3번...몇 번이나 손을 뻗은 뒤에야 조연아는 밧줄을 잡을 수 있었다.“자, 언니 손 따라서 천천히 다가와. 언니가 몸에 밧줄을 묶어줄게.”“언니, 어, 어떡해요. 저... 팔에 힘이 빠질 것 같아요...”“정신차려! 언니 믿어. 여기서 포기하면 안돼!”조연아 역시 힘들긴 마찬가지였지만 애써 미소 지으며 여자아이를 응원해 주었다.그 모습에 용기를 얻은 아이는 조연아의 팔을 잡고 조금씩 움직였다.“자, 다 묶었어.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밧줄 놓지 마. 알겠지? 무사히 살아서 언니랑 다시 만나는 거야. 응?”“네.”아이가 단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조연아가 다친 팔을 힘겹게 들어 오케이 제스처를 해보이고 모두가 힘을 합쳐 밧줄을 당긴 덕에 여자아이는 무사히 모텔 2층에 도착했다.“고객님, 조금 더 버텨주세요!”사람들의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들려왔다.조연아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피가 새어나오는 팔과 저려오는 다리는 이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고 말해 주고 있었다.‘저번엔 불이더니... 이번에는 물이야? 하... 너도 참 기구한 인생이다.’조연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애석하게도 팔의 힘은 점점 빠져나가고 있었다.뚜둑...여기에 설상가상으로 그녀가 잡고 있던 나뭇가지도 어느새 끊어지려고 하고 있었다.‘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다른 나뭇가지로 옮겨가고 싶었지만 손은 그대로 미끄러지고 말았다.거센 물살이 그녀의 볼을 아프게 때리고... 정말 이대로 죽는 건가 싶어 눈을 질끈 감았던 그때.탄탄한 손이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누구지? 누구지...?’“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을게.”익숙한 목소리에 조연아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역시나, 다시 눈을 뜬 그녀의 시야에 민지훈의 얼굴이 들어왔다.‘뭐지? 꿈인가? 이 사람이 왜 내 곁에 있는 거지?’“조심해!”저 멀리... 거센 물살에 흘러내려오는 광고판을 발견한 민지훈이 다시 그녀를 꼭 끌어아았다.퍽!“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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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이 상황에서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조연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여기서 죽으면 복수는 어떻게 하려고.”‘말을 해도 꼭...’불쾌한 얼굴로 미간을 찌푸렸지만 지금은 기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조연아는 말없이 민지훈의 목을 끌어안았다.한편, 등이 찢어질 듯한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민지훈은 이를 악물었다.‘또... 널 포기할 순 없어...’그렇게 죽을 힘을 다해 걸음을 옮긴 민지훈은 드디어 구조선에 이를 수 있었다.구조선에 오른 민지훈은 바로 조연아의 팔부터 살피기 시작했다.어찌나 물속에 오래 있었는지 하얗게 불어버린 팔을 바라보던 민지훈의 눈동자에는안쓰러움으로 가득했다.“구급약 상자 좀 가져다 주세요.”약 상자를 받은 민지훈은 익숙한 손길로 소독작업부터 시작했다.“조금만 참아.”다친 등에서 핏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이 그대로 느껴졌지만 민지훈은 어떻게든 정신줄을 붙잡으려 애썼다.떨리는 손으로 붕대까지 감은 민지훈은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뭐야? 얼굴은 왜 저렇게 창백해선... 누가 보면 자기가 다친 줄 알겠네.’조연아가 이런 생각을 하던 무렵, 구조대원의 깜짝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피...! 대표님, 피가...!”“뭐, 대표님 다치셨어?”다른 쪽에 있는 구조대원이 부랴부랴 달려오고 어느새 배 바닥을 흥건하게 적신 피를 발견한 그들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렸다.“아니, 이렇게 많이 다치셨으면 얘기를 하시지! 얼른 병원으로 가시죠!”“괜찮습니다.”중상을 입은 사람이라곤 볼 수 없을 정도로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한 민지훈의 시선이 조연아에게로 향했다.무사한 그녀의 모습을 보며 힘겹게 숨을 몰아쉬던 그가 말을 이어갔다.“앞으론... 이렇게 위험한 짓 하지 마.”‘이번엔 내가 마침 와줘서 다행이었지만 다음 번엔...’“내가 무슨 짓을 하든 이젠 당신이랑 상관 없잖아.”나름 생명의 은인인데 조연아의 목소리는 차갑기만 했고 민지훈의 입꼬리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아, 맞다. 이제 조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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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민지훈, 눈 좀 떠 봐!”“민지훈, 네가 죽으면 내 복수는 어떡하라고.”“정신 좀 차려보라고!”병원으로 옮기는 동안 조연아는 민지훈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다시 돌아온 뒤로 어떻게든 그와 선을 그으려 했었고 지금까지 받았던 상처를 그대로 갚아주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죽길 바란 건 아니었다.‘이렇게 죽어버리는 건... 너무 큰 벌이잖아...’목이 쉬어버릴 정도로 이름을 외치고 또 외쳐보아도 굳게 감긴 민지훈의 눈은 다시 떠지지 않았다.어느새 붕대를 흥건히 적신 핏방울이 조연아의 손가락을 타고 바닥으로 끝없이 떨어졌다....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20분 뒤.“응급환자입니다!”구조대원들의 목소리에 다급하게 달려나온 사람들 중 한 명이 들것이 누운 민지훈을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의사 가운을 입지 않은 것을 보아하니 현장을 지원나온 주민들인 듯 싶었다.“민지훈 대표님?”“출혈이 심합니다. 어서 수술실로 옮겨요!”남자의 지휘에 따라 민지훈이 수술실로 옮겨지고 그제야 조연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잠시 후 다시 돌아온 남자가 조심스레 물었다.“조연아... 대표님 맞으시죠?”그제야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한 조연아의 눈이 커다래졌다.온몸이 흠뻑 젖은 남자는 그 모습이 꽤 초췌하긴 했지만 분명히 그녀가 애타게 찾던 하지석 팀장이었다.“하지석 팀장님?”“팀장은 무슨. 이젠 그저 선생일 뿐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아저씨라고 부르세요.”“아...”그리고 역시 비 맞은 생쥐꼴인 조연아를 발견한 하지석이 다급하게 말했다.“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하고 일단 임시 대피구역으로 가시죠. 거기서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시고요. 그렇게 계속 있으면 감기 걸립니다.”“고맙습니다, 팀장... 아니, 아저씨.”감사 인사를 전한 그녀는 하지석의 뒤를 따라 병원 옆의 체육관으로 향했다.“자, 새 옷이니까 입어요.”하지석이 건넨 트레이닝복을 받아든 조연아가 돌아서려는 그를 붙잡았다.“아저씨.”“네. 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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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사람들의 귓속말을 들은 조연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하긴. 나랑 민지훈이 동시에 나타났으니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이미 SNS엔 사진도 잔뜩 올랐겠다...’어떻게든 사람들의 눈을 피하며 병원 쪽으로 향하려던 그때, 그녀의 불안한 예감이 괜한 기우가 아니었음을 말해 주듯 수많은 기자들이 그녀를 향해 몰려들었다.“조연아 대표님, 매화마을에는 무슨 이유로 오신 거죠? 공무 때문에 오신 건가요?”“민하그룹 민지훈 대표님도 현지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가요?”“민지훈 대표님과 함께 여기로 오신 건가요?”그녀와 민지훈의 관계에 대해 묻는 묘한 질문들...지긋지긋했지만 우연이든 아니든 두 사람이 이 작은 마을에 동시에 나타났다는 사실이 기자들의 귀에 들어간 이상 그녀가 제대로 된 해명을 하기 전까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수많은 카메라를 앞에 선 조연아가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민지훈 대표님의 부상 여부는 병원 측에 물으시는 게 맞겠죠.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닌 저한테 묻는 게 아니라요.”민지훈과의 관계에 선을 그은 조연아가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여러분들이 정말 참된 언론인이라면 지금 자연재해에 큰 피해를 입은 매화마을의 상황에 대해 보도하는 것이 먼저 아닙니까?”조연아의 날카로운 질문에 기자들이 당황하기 시작했고 옆에서 구경하던 주민들 역시 질타를 퍼부었다.“그러니까. 연예인도 아니고 일반인한테 너무 한 거 아니야?”“국민들 알 권리라는 명의로 개인 사생활 캐니까 재밌냐!”“지금 엉망이 된 마을 꼴은 안 보여?”...단호한 조연아의 태도를 보아하니 그녀의 입에서 뭔가 알아내는 건 어려울 듯한데다 주위의 대중들의 불만까지 쏟아지니 기자들도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기자들이 흩어지니 그제야 조연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팔과 다리의 상처들은 여전히 욱신거리고 담아두었던 피곤함이 다시 몰려드는 듯했다.이때 기자들을 발견하고 달려왔던 하지석이 조연아에게 물었다.“괜찮으시죠? 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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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저를요?”이런 이유일 거라곤 생각지 못했던 하지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아저씨, 제 삼촌과 현 재무팀 유 팀장이 회사 공금을 횡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그룹을 떠나계셨던 동안 회사는 수많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제가 횡령자금 중 일부를 다시 되찾긴 했지만... 재무팀 팀장 자리를 이렇게 비워둘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똑똑한 하지석은 그녀의 의도를 바로 눈치채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저기... 대표님. 전 다신 회사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이 마을에서 수학 선생으로 사는 삶이 훨씬 더 행복하니까요.”“압니다. 이곳에서 아저씨께서 더 행복하게 사실 거라는 거, 압니다. 그래도 염치없이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스타엔터는 아저씨가 필요합니다.”그녀의 진심어린 말에 하지석은 고민에 잠긴 듯 침묵을 유지했다.‘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까?’입술을 꽉 깨물던 조연아가 먼저 침묵을 깨트렸다.“만약 엄마가... 자살로 돌아가신 게 아니라면... 누군가의 음모로 돌아가신 거라면... 절 도와줄 수 있으시겠어요?”말을 마친 조연아가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이에 하지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급격하게 흔들리는 그의 눈에 놀라움과 분노의 감정이 빠르게 스쳐지났다.“뭐, 뭐라고 했어요? 지금? 설마... 뭘 알아내기라도 한 겁니까?”“엄마의 정기검진 보고서를 확인했어요. 엄마는 우울증을 비롯한 그 어떤 정신적 질환도 없으셨어요. 그런데... 엄마의 사망 이유는 심각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라고 했죠. 아저씨도 확인하셨게지만요.”“내 생각이... 내 추측이 맞았어...”하지석이 중얼거렸다.“아저씨도... 뭔가 의심하고 계셨던 거예요?”“네.”하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회장님 곁을 지켰지만 우울한 기색은 전혀 없었습니다. 스타엔터를 더 큰 회사로 키우길 바라셨고 향후 몇 년 동안의 계획도 세워두셨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시던 그날, 저와 점심 식사도 같이 하셨던걸요. 그리고 저녁엔 여동생과 함께 약속도 잡아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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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의사의 말에 조연아는 당황한 얼굴로 입만 벙긋거릴 뿐이었다.“고맙습니다.”눈치껏 대신 인사를 한 하지석 덕분에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풀리고 의사가 떠난 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먼저 수술비부터 계산하고 오겠습니다.”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조연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질문했다.“아저씨, 언제쯤이면 마을을 떠날 수 있을까요?”“공항은 피해가 별로 크진 않지만 그래도 1주일 정도는 걸릴 겁니다.”“민지훈 대표도 얼마 전에 수술을 마쳤으니 약 1주일 정도는 회복기가 필요할 거예요. 공항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바로 민지훈 대표와 함께 임천시로 돌아가죠.”‘그럼 정말 끝이야... 이젠 더 이상 문지훈과 엮이지 않는 거야.’“알겠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조연아는 천천히 민지훈이 있는 508호 병실로 향했다.조용한 병원 복도에서 그녀의 발걸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병실 문을 여니 여전히 창백한 안색의 민지훈이 눈에 들어왔다.그리고 급류속에서 떨어지는 광고판을 막아내고 그녀를 품에 꼭 안던 그 모습이 다시 펼쳐졌다.“이게 뭐야... 속죄라도 하려는 거야?”씁쓸한 미소와 함께 중얼거리던 조연아가 돌아섰다.하지만, 조금은 차가운 손이 그녀를 덥석 붙잡았다.“속죄도 사랑 중 하나인가? 그렇다면 인정.”남자의 목소리를 들은 조연아는 멈칫하다 어떻게든 그 손길에서 벗어나려 버둥댔다.“자는 척하고 있었던 거야?”“아니. 그냥 방금 깼어.”“그럼 푹 쉬어.”조연아가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민지훈이 다시 물었다.“내가 그렇게 싫어?”피곤함이 담긴 목소리가 조연아의 가슴을 울렸다.“아니. 싫은 것도 감정이야. 난 더 이상 당신한테 아무 감정도 없어.”...병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무겁게 가라앉았다.너무나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 천하의 민지훈이 느낀 감정은 우습게도 두려움이었다.그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조연아를 잃었다고 생각했던 그날과 마찬가지로.“나한테 한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될까?”‘다른 건 다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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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과거에 그녀도 이런 아픔을 겪었을까?이런 생각을 하니 민지훈은 저도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쓰리게 아팠다.아무리 그녀가 지금은 그를 거부해도 다시 그녀의 마음을 돌리고 싶은 그의 결심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녀가 칼을 들고 그의 심장을 겨눈다고 해도, 총으로 머리를 겨눈다고 해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그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해명하듯 말했다.“내가 한 번도 허락한 적 없는데 그 여자가 어떻게 내 약혼녀야?”“그건 민지훈 씨 개인 사정이고, 내 알 바는 아니야. 아직도 우리 관계에 대해 의문이 남았다면 이혼서류 꺼내서 한번 자세히 훑어봐. 현실을 직시하란 얘기야. 우리 이혼한지 벌써 일년이야.”쿨럭!민지훈이 갑자기 거세게 기침했다.조연아는 그제야 스트레스는 그의 병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던 의사의 말을 떠올렸다.‘내가 한 말이 그렇게 충격이었나?’이어지는 시간 동안 그의 기침은 멈추지 않았다.“괜찮아?”그녀는 다급히 그에게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날 걱정해 주는 거야?”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쨌든 내 목숨 구해준 사람이니까.”조연아는 자신이 그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단지 오늘 그에게 큰 도움을 받았고 빚지기 싫은 마음이 작용한 거라고 단언했다.“고작 그게 다야?”그는 피식 웃더니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 그녀가 몸서리를 치며 뿌리치려 했지만 그는 놓지 않았다.“말은 그렇게 해도 속은 엄청 걱정하고 있지?”겉으로는 심드렁한 척 하고 있지만 맑고 투명한 그녀의 눈빛은 오로지 그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물론 전처럼 애정이 가득 담긴 눈빛은 아니었지만 미세한 감정의 동요를 민지훈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파고들 수 있는 조그마한 틈새라도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조연아가 화들짝 놀라며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민지훈, 당신 미쳤어? 이거 놔! 사람 말하면 좀 들으라고!”다친 사람이 맞는 건지 힘은 왜 이렇게 센 건지,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는 손에 더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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