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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1번, 2번, 3번...

몇 번이나 손을 뻗은 뒤에야 조연아는 밧줄을 잡을 수 있었다.

“자, 언니 손 따라서 천천히 다가와. 언니가 몸에 밧줄을 묶어줄게.”

“언니, 어, 어떡해요. 저... 팔에 힘이 빠질 것 같아요...”

“정신차려! 언니 믿어. 여기서 포기하면 안돼!”

조연아 역시 힘들긴 마찬가지였지만 애써 미소 지으며 여자아이를 응원해 주었다.

그 모습에 용기를 얻은 아이는 조연아의 팔을 잡고 조금씩 움직였다.

“자, 다 묶었어.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밧줄 놓지 마. 알겠지? 무사히 살아서 언니랑 다시 만나는 거야. 응?”

“네.”

아이가 단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연아가 다친 팔을 힘겹게 들어 오케이 제스처를 해보이고 모두가 힘을 합쳐 밧줄을 당긴 덕에 여자아이는 무사히 모텔 2층에 도착했다.

“고객님, 조금 더 버텨주세요!”

사람들의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들려왔다.

조연아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피가 새어나오는 팔과 저려오는 다리는 이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고 말해 주고 있었다.

‘저번엔 불이더니... 이번에는 물이야? 하... 너도 참 기구한 인생이다.’

조연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애석하게도 팔의 힘은 점점 빠져나가고 있었다.

뚜둑...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그녀가 잡고 있던 나뭇가지도 어느새 끊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

다른 나뭇가지로 옮겨가고 싶었지만 손은 그대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거센 물살이 그녀의 볼을 아프게 때리고... 정말 이대로 죽는 건가 싶어 눈을 질끈 감았던 그때.

탄탄한 손이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

‘누구지? 누구지...?’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을게.”

익숙한 목소리에 조연아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역시나, 다시 눈을 뜬 그녀의 시야에 민지훈의 얼굴이 들어왔다.

‘뭐지? 꿈인가? 이 사람이 왜 내 곁에 있는 거지?’

“조심해!”

저 멀리... 거센 물살에 흘러내려오는 광고판을 발견한 민지훈이 다시 그녀를 꼭 끌어아았다.

퍽!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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