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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사람들의 귓속말을 들은 조연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하긴. 나랑 민지훈이 동시에 나타났으니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이미 SNS엔 사진도 잔뜩 올랐겠다...’

어떻게든 사람들의 눈을 피하며 병원 쪽으로 향하려던 그때, 그녀의 불안한 예감이 괜한 기우가 아니었음을 말해 주듯 수많은 기자들이 그녀를 향해 몰려들었다.

“조연아 대표님, 매화마을에는 무슨 이유로 오신 거죠? 공무 때문에 오신 건가요?”

“민하그룹 민지훈 대표님도 현지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가요?”

“민지훈 대표님과 함께 여기로 오신 건가요?”

그녀와 민지훈의 관계에 대해 묻는 묘한 질문들...

지긋지긋했지만 우연이든 아니든 두 사람이 이 작은 마을에 동시에 나타났다는 사실이 기자들의 귀에 들어간 이상 그녀가 제대로 된 해명을 하기 전까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수많은 카메라를 앞에 선 조연아가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민지훈 대표님의 부상 여부는 병원 측에 물으시는 게 맞겠죠.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닌 저한테 묻는 게 아니라요.”

민지훈과의 관계에 선을 그은 조연아가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정말 참된 언론인이라면 지금 자연재해에 큰 피해를 입은 매화마을의 상황에 대해 보도하는 것이 먼저 아닙니까?”

조연아의 날카로운 질문에 기자들이 당황하기 시작했고 옆에서 구경하던 주민들 역시 질타를 퍼부었다.

“그러니까. 연예인도 아니고 일반인한테 너무 한 거 아니야?”

“국민들 알 권리라는 명의로 개인 사생활 캐니까 재밌냐!”

“지금 엉망이 된 마을 꼴은 안 보여?”

...

단호한 조연아의 태도를 보아하니 그녀의 입에서 뭔가 알아내는 건 어려울 듯한데다 주위의 대중들의 불만까지 쏟아지니 기자들도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자들이 흩어지니 그제야 조연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팔과 다리의 상처들은 여전히 욱신거리고 담아두었던 피곤함이 다시 몰려드는 듯했다.

이때 기자들을 발견하고 달려왔던 하지석이 조연아에게 물었다.

“괜찮으시죠? 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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