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남았어, 미련.”이 질문만을 기다렸던 민지훈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조연아, 넌 영원히 내 거야. 내게서 도망칠 생각 따위 하지 마.’묵직한 소유욕이 조연아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차라리 예전처럼 차갑게, 매정하게 굴 것이지. 왜...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왜 다시 날 불안하게 만드는 거야.’그래도 10년간 그의 곁을 지키며 대충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민지훈의 모습은 너무나 낯선 것이라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러는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내가 다시 임천시로 돌아온 게 정말... 제대로 된 선택이 맞긴 한 걸까?’디옹.바로 그대, 초인종 소리와 함께 이모 추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아야, 집에 있어? 이모야. 네가 저번에 부탁했던 거 알아냈어. 연아야? 연아야?”초인종 소리가 다시 울리자 오히려 집 주인인 조연아가 당황하기 시작했다.‘진정해... 침착해.’민지훈을 힘껏 밀어낸 조연아가 창문쪽을 가리켰다.“나가.”“여기 12층이야. 날 죽이기라도 할 셈이야? 내일 아침 기사로 조연아 대표 전 남편 살해하다 이런 타이틀도 나쁘지 않겠네.”이 급박한 와중에 농담이라니.가능하다면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다급하게 그를 끌고 안방으로 들어간 조연아가 옷장 문을 열었다.“들어가.”딩동.“연아야? 안에 있는 거 맞아?”초인종 소리가 다시 울리고...“민지훈, 지금 당신이랑 농담 따먹기 할 기분 아니야. 들어갈 거야, 말 거야.”“들어갈게.”조연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순간, 민지훈의 큰 손이 그녀의 가녀린 목을 확 잡아당겼다.“대신 대가는 받아야겠지?”‘대가?’무슨 대가를 원하는 것인지 결론에 이르기도 전에 두 입술이 서로 맞닿았다.“미쳤어?”겨우 1년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이렇게 뻔뻔하게 변해 버린 걸까?하지만 그녀가 화를 내든 말든 어깨를 으쓱하던 민지훈은 얌전하게 옷장 속에 몸을 숨겼다.턱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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