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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191 - 챕터 200

969 챕터

제191화

유영은 그대로 차에 올라 가버렸다.강이한은 멀어지는 그녀의 차량을 노려보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이유영, 이렇게 나온단 말이지?’유영은 그 길로 박연준을 찾아갔다.시내의 한 레스토랑.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남자는 우아한 몸짓으로 와인잔을 들었고 유영도 기분 좋게 잔을 들었다.“왜 그렇게 봐요?”박연준이 물었다.유영은 술잔을 높이 들며 말했다.“서원그룹에 저를 추천해 주신 거, 감사해서요.”유영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유영 씨가 실력으로 따낸 거죠. 서재욱은 아주 까다로운 인간이에요. 나도 한번에 통과할 줄은 몰랐어요.”서재욱이 까다로운 사람이라고?디자인 초안이 한번에 통과되었으니 유영은 당연히 서재욱의 까다로움을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까다로운 거로 치면 박연준이 더 까다롭게 느껴졌다.“무슨 생각해요?”“서 대표님을 뵙기 전에 김 비서님을 만났었어요. 저는 김 비서님의 제안대로 디자인을 그렸고요.”어쨌든 순조롭게 통과했다는 게 중요했다.박연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랬군요.”까다롭기로 유명한 서재욱이 단번에 통과를 시켜줄 정도면 유영의 실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설명했다.둘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은 어느새 사람들의 입을 통해 외부에 전해졌다.병실에서 한지음을 한참 위로해 주고 나온 진영숙은 강서희와 함께 상류층 사모님들과 식사 시간을 가졌다.강서희도 이제 결혼할 나이였다.애지중지 키운 양녀이니 당연히 좋은 짝을 찾아주고 싶었다.그런데 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다정하게 함께 식사 중인 유영과 박연준을 발견했다.“엄마, 왜 그래?”그녀의 표정이 일그러진 것을 보고 강서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야. 일단 들어가자!”진영숙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이유영 쟤 경찰서에 불려간 거 아니었어? 왜 멀쩡히 돌아다니는 거지?’그녀는 유영이 밉고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귀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세강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꾹 참았다.결국 진영숙은 강서희를 앞세우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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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진영숙은 혐오에 찬 눈빛으로 유영을 노려보며 거침없이 말했다.“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네. 너 원래 이렇게 악랄한 애였어?”“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이런 류의 말은 유영은 요즘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많이 들었다.“너 지음이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왜 한 아이의 인생을 망친 거야?”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대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내가 전에 널 어떻게 가르쳤니? 넌 정말 우리 집에 시집와서 배운 게 하나도 없구나!”진영숙은 말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처참한 모습으로 병원에 누워 있는 한지음을 생각하면 당장 달려들어 유영의 멱살을 잡고 싶었다.진영숙은 유영의 예쁜 눈망울을 빤히 바라보았다.만약 저 눈을 지음이에게 이식할 수만 있다면…유영은 손을 씻다 말고 흠칫하며 거울을 바라봤다.그리고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진영숙에게 물었다.“언제부터 한지음을 그렇게 친절하게 대했어요?”“지금 네 얘기를 하고 있잖아!”“가르침이요?”유영은 차갑게 진영숙의 말을 자르며 손을 닦았다.그리고 찰랑거리는 긴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미소를 지었다.“당신이 뭔데 날 가르쳐요? 자기 앞가림이나 잘하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쓰다 만 휴지조각을 진영숙에게 확 던졌다.그리고 당당한 걸음걸이로 화장실을 나갔다.진영숙의 얼굴이 분노로 흉측하게 일그러졌다.유영이 변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을 무례하게 대할 줄은 몰랐다.앞서가던 유영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셨나 본데, 당신 이제 내 시어머니도 아니잖아요!”그러니 쓸데없이 불러내지 말라는 경고였다.진영숙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유영을 싫어하지만 과거 유영의 온순한 태도에 이미 적응이 되어버린 진영숙이었다.그래서 언제든 마음대로 욕을 하고 비난해도 되는 대상이었다.그런데 갑작스러운 유영의 태도 변화에 여간 혼란스러운 게 아니었다.그리고 분노가 치밀었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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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야, 강이한!”진영숙이 소리쳤지만 전화는 이미 끊어진 뒤였다.진영숙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화장실에서 나온 유영은 담담한 얼굴로 자리로 가서 앉았다. 박연준이 고개를 돌리자 유영을 따라 나오는 진영숙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우아한 몸짓으로 와인잔을 들었고 유영도 따라서 잔을 들었다.“세강과는 잘 정리가 됐나요?”박연준이 물었다.“이미 이혼 도장까지 찍었는걸요.”그녀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볍게 말했다.마치 강이한을 떠난 게 오히려 홀가분한듯한 모습이었다.하지만 사실 이혼 도장을 찍기까지 그녀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아픔을 곱씹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그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에요. 그쪽에서 자꾸 유영 씨 귀찮게 하는 거 같아서요.”그 말에 유영의 손이 흠칫 떨렸다.하지만 잠깐이었고 그녀는 이내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그 사람들이 저를 괴롭히는 게 어디 하루 이틀인가요.”진영숙은 여전히 그녀를 자기 아랫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박연준은 살짝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정말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지만 그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지 짐작이 갔다.뭐라고 위로라도 해주고 싶은데 너무 사적인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유영 씨는 참 대단해요.”결국 박연준이 해줄 수 있는 말은 이 말밖에 없었다.유영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들었다.“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참 많은 여자들이 이혼하고 한 동안 슬픔에 빠져 현실을 보지 못한다. 심지어 스스로 먹고 살 힘도 없어서 이혼을 못하고 있는 여자들도 많았다.그런 여자들은 자신을 사랑해 주지도 않는 남편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평생을 살아간다.하지만 양보만 한다고 상대가 그 마음 씀씀이를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이건 유영이 그 동안 세강의 며느리로 살면서 종합해낸 결론이었다.어느 정도 식사가 끝나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강서희가 울며 룸에서 뛰쳐나왔다.진영숙은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는데 룸에서 무슨 불쾌한 일이 있었던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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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그 시각.강이한은 사무실에서 싸늘한 기운을 풀풀 풍기고 있었다. 회의 들어갔던 부장들이 단체로 욕을 먹고 쫓겨난 건 당연했다.조형욱은 조용히 상사의 뒤를 따랐다.“조사는 어디까지 됐어?”강이한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조형욱은 조심스럽게 상사의 눈치를 보았다.이미 등은 식은땀에 푹 젖은 상태였다.고개를 돌린 강이한이 싸늘한 눈빛으로 조형욱을 노려보았다.조형욱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어제 정국진 쪽에서 움직인 것 같습니다. 형사 측에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철저한 조사에 착수하겠답니다.”“뭘 조사해?”“그쪽에서 그렇게 요구했다고 합니다.”강이한이 인상을 찌푸렸다.정국진이 조사에 관여한다고?상황은 점점 재미 있어지고 있었다.“그럼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제대로 조사하라고 해.”“네.”그런 사건이 벌어졌으니 조사하는 건 당연했다.정국진이 유영을 그렇게까지 믿는다면 그에게 그녀의 본모습이 얼마나 추악한지 조사 결과로 보여주면 되는 일이었다.그때가 돼서 정국진이 그녀의 편에 설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한지음 씨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조형욱이 조심스레 물었다.최근 강이한이 정서가 아주 불안정한 것도 전부 유영과 한지음 때문이었다.한지음 얘기가 나오자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부하직원을 노려보았다.“내가 알아서 할게.”한지음에게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시간을 확인한 그는 사무실로 돌아가려다가 다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조형욱이 따라오자 강이한은 차갑게 그를 제지했다.“따라올 거 없어.”“네, 대표님.”조형욱은 그 자리에 걸음을 멈추고 멀어지는 상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그는 싸늘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한편, 유영이 사무실에 돌아오자 직원들이 공손히 일어서서 그녀에게 인사했다.“대표님 오셨어요?”“네. 일들 하세요.”유영은 그대로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디자인 초안은 이미 통과했지만 3일이라는 시간은 빠듯했다.그녀에게는 준비할 시간이 얼마 없었다.김연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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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강이한에게서 돈을 받아 고액의 소비를 충당하는 게 그녀의 일이었다.물론 그 역시 금전적으로 그녀에게 못해 준 건 없었다.그래서 강이한마저도 유영을 아무런 경제 능력이 없는 주부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그런데 그녀가 이혼하고 자신만의 회사를 차리고 이렇게 잘나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지금 그런 말이 무슨 의미가 있지?”유영은 강이한에게서 시선을 돌렸다.그와 이런 일로 입씨름할 시간이 없었다.그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건 강이한뿐이 아니었다. 세강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변화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있었다. 진영숙이 그랬고 강서희도 그랬다.그들은 둘이 이미 이혼했음에도 여전히 유영을 아랫사람 취급했다. 사실 그들은 이미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상황 파악을 아직도 하지 못한 듯했다.“하, 무슨 의미가 있냐고?”‘지금 우리의 10년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거야? 난 너한테 뭐였어?’“그럼 누가 의미 있는데? 정국진? 아니면 박연준?”“누구든 나한테 의미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만 강이한 넌 아니야!”강이한의 얼굴이 사납게 굳었다.그에게서 싸늘한 기운이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이렇게 당당히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유영이 그를 분노하게 했다.강이한이 뭐라고 하려는데 뒤에서 조민정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조금 있다 유 대표님과 미팅 있습니다. 10분 뒤에 도착하실 거예요.”유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일단 나가봐요.”“네, 대표님.”조민정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유영이 강이한과의 관계를 잘 처리할 거라고 믿었다.조민정이 사라지자 유영은 담담한 눈으로 남자를 보며 말했다.“다른 회사 대표님들에게 세강의 강이한 대표가 사실은 인성파탄자라는 걸 소문 내고 싶은 거 아니면 이제 가봐.”남자의 안 좋던 표정이 그 말을 듣자마자 더 차갑게 식었다.그가 말했다.“이유영, 그런 짓을 벌이고도 밤에 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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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전화를 끊은 유영은 조민정을 호출했다.“부르셨어요?”“새로 나온 단서는 있어요?”사설 탐정을 뜻하는 말이었다.조민정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담담히 말했다.“최근에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시죠.”“알겠어요.”유영은 한지음이 왜 이렇게 자신을 증오하는지 알고 싶었다.조민정도 그런 유영의 마음을 이해했다.한지음이 갑자기 청하시로 들어온 것도 처음부터 유영을 저격할 의도로 온 것이 분명했다.최대한 빨리 원인을 찾아내는 게 중요했다.원인을 알아야 이쪽에서도 발 빠른 대처를 할 수 있었다.물론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한지음이 또 무슨 해괴한 짓을 벌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이번에 서류 심사를 통과한 디자이너 두 명이 30분 뒤에 도착할 겁니다. 직접 면접을 보시겠어요?”“아니에요. 그런 건 민정 씨가 알아서 해주세요.”인재를 뽑는 일에 유영은 크게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그녀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었다.강이한과 이혼하면서 적지 않은 위자료를 받게 되었는데 그 돈으로 회사를 좀 더 확장하고 싶었다.이렇게 작은 사무실로는 그녀의 야망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조민정이 나간 뒤, 유영은 서원그룹에서 의뢰한 디자인 작업에 착수했다.그 시각, 그녀와 박연준에 관한 소문이 외부에서 이상하게 퍼지고 있었다.예전에 그녀가 공개 기자회견을 한 뒤로 유영은 평범한 주부에서 사업가로 이미지를 탈바꿈했다.그래서 박연준과 함께 있는 사진이 찍혀도 일적으로 만난다는 소문이 대부분이었다.최근 유영을 향한 보도는 대부분 그녀에게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여론의 움직임은 조금 달랐다.병원.한지음은 간병인이 읽어주는 기사를 들으며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럴수록 유영을 향한 증오심은 커져만 갔다.“나가 보세요.”유영의 사업이 날로 번창해진다는 기사를 접한 그녀는 넘치는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그녀의 안 좋은 기분을 느낀 간병인도 다급히 병실을 나갔다.간병인이 나가자마자 강서희가 병실에 도착했다.그녀는 인사도 건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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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강서희의 목소리에 한지음이 시큰둥한 얼굴로 물었다.강서희는 새로 한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비웃음을 지었다.“대체 네가 무슨 수를 써서 우리 엄마까지 구워삶았는지 궁금해서 와봤어.”한지음에 대해 진영숙의 태도가 갑자기 바뀐 것에 대해서 강서희는 매우 경계하고 있었다.‘한지음 네가 뭔데 엄마 사랑을 차지해? 세강의 모든 건 다 내 거야!’‘엄마랑 오빠 다 내 거라고!’처음에는 한지음이 일만 성사되면 돈 받고 조용히 떠날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았다.한지음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난 아무것도 한 게 없어.”“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강서희의 두 눈이 싸늘하게 빛났다.강이한의 옆에 빌붙고자 하는 인간은 그게 누구라도 용납할 수 없었다.그녀는 한지음의 초라한 모습을 보며 비웃음을 머금었다. 예전에는 그렇게 잘난 척하길래 다른 여자들과는 뭔가 다른 게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지금 보면 어떻게든 강의한의 옆을 차지하려는 다른 여자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었다.“네 임무는 끝났어. 이제 돈 받고 해외로 나가. 그쪽에 도착하면 약속했던 대로 돈은 바로 입금해 줄 테니까.”이제 한지음을 보낼 때였다.계속 여기 남아 있으면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불안했다.강서희는 어떻게든 이 여자를 멀리 보내버려야 안심할 것 같았다.한지음이 그녀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우리 사이의 거래는 끝났지만 약속했던 것 중에 네가 날 해외로 보낸다는 조항은 없었던 것 같은데?”“그럼 지금 추가하면 되지.”강서희가 오만하게 말했다.한지음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난 이제 필요 없는걸?”두 여자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강서희는 한지음을 빤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 여자는 그녀가 상대한 모든 여자들보다 더 악랄하고 교활한 것 같았다.“그럼 모든 사실을 오빠한테 알리는 수밖에!”강서희가 협박하듯 말했다.그녀와 한지음의 거래에서 한지음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고 유영에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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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이래도 날 해외로 보낼 거야?”한지음이 웃으며 물었다.앞은 보이지 않지만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강서희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강서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한지음을 바라보고 있었다.세강의 오너 일가가 그 동안 유영에게 한 갑질은 한지음이 한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강서희는 진짜 무서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보게 되었다.“너 단단히 미쳤구나!”그 말을 남기고 강서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실을 나가버렸다.도망치듯 재빨리 사라지는 발걸음 소리로 한지음은 그녀의 분노와 요동치는 감정을 느꼈다.발걸음 소리가 멀어져 가자 한지음의 입가에 비열한 웃음이 지어졌다.흉측한 상처까지 더해져서 그녀의 얼굴은 섬뜩하게 일그러져 있었다.강서희는 무슨 정신으로 한지음의 병실에서 도망쳤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녀는 덜덜 떨리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아까 한지음의 상처를 더듬었던 손이었다.“욱!”아까 보았던 한지음의 모습이 떠오르자 그녀는 심한 구역질을 하며 베란다로 달려갔다.‘쟤 정말 미쳤어!’유영에게는 볼 수 없었던 잔인함이 한지음에게는 있었다. 이런 여자라면 강이한의 옆에서 떼어내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지금은 진영숙도 한지음을 애지중지 딸처럼 아끼고 있었다.강서희의 두 눈이 불안감에 요동쳤다.이어지는 며칠 간, 사람들은 각자 바쁜 일상을 보냈다.강이한은 동교 개발지 옆 상권 개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게다가 준비 시간도 길지 않아서 더욱 문제였다.유영도 마찬가지였다. 강이한이 나타나서 방해하지 않으니 준비 공작은 차근차근 실현되었다.3일째 되는 날 아침.그녀는 차를 끌고 현장으로 갔다. 지난 번 사고 이후로 그녀는 차를 벤츠로 바꾸었다. 포르쉐는 정비소에 수리를 맡겼으니 수리가 다 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터였다.다행히 조민정이 빠른 시간에 차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차에서 내린 유영은 마침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강이한과 마주쳤다.남자의 시선이 그녀의 새로 산 벤츠에 닿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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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유영은 이제 그와 이야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았다.차라리 그럴 바에야 디자인 도면 하나 더 그리는 게 나았다.예전에 강이한만 쫓아다니던 그녀와는 완전히 상반된 태조였다.이번 입찰 경쟁은 지난번과 조금 달랐다.지난번에는 단순히 디자인 도면만 보고 심사위원들의 투표로 결정되었다면 이번에는 입찰에 참여한 회사 대표가 나와 앞으로의 사업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해야했다.대기실.유영은 서재욱과 마주 앉았다. 서재욱이 따뜻한 커피를 그녀에게 건넸다.“추운데 몸이라도 좀 녹여요.”“감사합니다.”강이한은 옆 대기실에 자리했다.그는 지나가면서 여자와 서재욱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이를 갈았다.서재욱이 어떤 사람인가?겉으로는 부정적인 스캔들이 한 번도 난 적 없지만 사실 그는 이 업계에서 바람둥이로 유명했다.유영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인간과 저렇게 가깝게 지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지금의 강이한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할 경지에 이르렀다.그녀가 다른 남자와 같이 있는 모습만 봐도 둘이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대표님? 대표님!”조형욱이 뒤에서 조심스럽게 강이한을 불렀다.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 보니 유영과 서재욱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아까 저기 있던 인간들 어디 갔어?”“이미 들어가셨습니다.”조형욱이 말했다.유영이 서재욱에게 어떤 방안을 제시했는지 궁금했다.강이한은 짜증스럽게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갔다.안에서 뭘 그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지 프리젠테이션을 한 시간이나 진행하다니!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 모습이 강이한의 신경을 건드렸다.“대표님.”“가자!”강이한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조형욱은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유영을 지나치는 순간, 그는 걸음을 멈추고 곁눈질로 그녀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유영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태평한 표정으로 갈 길을 갔다.반면 그녀의 옆에서 걷고 있던 서재욱이 웃음을 터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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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서재욱의 말처럼 박연준은 철저한 효율주의자였다. 그는 절대 친한 지인이나 협력사 사장을 위해 누군가를 추천해 주지 않았다. 그들 사이의 의뢰나 계약이 끝나면 그걸로 끝이었다.게다가 더 놀라운 건 오로라 스튜디오 같은 시설 디자인 작업실에서 올라온 작업물을 박연준이 직접 심사하고 그녀의 실력을 인정해서 절친인 서재욱까지 연결해 주었다는 점이었다.이번 입찰 경쟁은 소리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었다.강이한에게는 이번 프로젝트가 매우 중요했다. 세강 전체가 신경을 도사리고 입찰 결과를 지켜보았다.유영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녀는 최선을 다했고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이번 의뢰 때문에 3일간 밤을 새워 일해서 그런지 화장으로 가린다고 했지만 안색은 창백했다.하지만 결과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서원이 이번 입찰 경쟁의 승리자가 된 것이다.그 순간 현장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강이한이 부들부들 떨며 지켜보는 가운데, 서재욱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유영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수고했어요.”“대표님도 수고 많으셨어요.”유영도 작은 손을 내밀어 예의 바르게 그와 악수를 나누었다.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가 다가와서 그녀의 팔목을 가로챘다.갑작스러운 공격에 유영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강이한이었다.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남자는 눈을 부릅뜨고 분노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유영은 그에게서 위험한 기운을 느끼고 다급히 말했다.“강이한, 이거 놔.”하지만 이성을 잃은 강이한에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그는 유영을 질질 끌고 주차장으로 가서 억지로 차에 밀어넣었다.차에 오르자마자 유영이 반대쪽 문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운전기사가 빠르게 문을 잠갔다.그들이 나올 때부터 운전기사도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고개를 돌리자 남자가 씩씩거리며 차에 오르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꽉 잡아 뒷좌석에 고정했다.남자의 실성한 모습에 유영이 당황했다.“왜 이러는 거야?”유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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