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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서재욱의 말처럼 박연준은 철저한 효율주의자였다. 그는 절대 친한 지인이나 협력사 사장을 위해 누군가를 추천해 주지 않았다. 그들 사이의 의뢰나 계약이 끝나면 그걸로 끝이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건 오로라 스튜디오 같은 시설 디자인 작업실에서 올라온 작업물을 박연준이 직접 심사하고 그녀의 실력을 인정해서 절친인 서재욱까지 연결해 주었다는 점이었다.

이번 입찰 경쟁은 소리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강이한에게는 이번 프로젝트가 매우 중요했다. 세강 전체가 신경을 도사리고 입찰 결과를 지켜보았다.

유영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녀는 최선을 다했고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이번 의뢰 때문에 3일간 밤을 새워 일해서 그런지 화장으로 가린다고 했지만 안색은 창백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서원이 이번 입찰 경쟁의 승리자가 된 것이다.

그 순간 현장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강이한이 부들부들 떨며 지켜보는 가운데, 서재욱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유영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수고했어요.”

“대표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유영도 작은 손을 내밀어 예의 바르게 그와 악수를 나누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가 다가와서 그녀의 팔목을 가로챘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유영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강이한이었다.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남자는 눈을 부릅뜨고 분노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유영은 그에게서 위험한 기운을 느끼고 다급히 말했다.

“강이한, 이거 놔.”

하지만 이성을 잃은 강이한에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유영을 질질 끌고 주차장으로 가서 억지로 차에 밀어넣었다.

차에 오르자마자 유영이 반대쪽 문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운전기사가 빠르게 문을 잠갔다.

그들이 나올 때부터 운전기사도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남자가 씩씩거리며 차에 오르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꽉 잡아 뒷좌석에 고정했다.

남자의 실성한 모습에 유영이 당황했다.

“왜 이러는 거야?”

유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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