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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그녀가 눈물을 훔쳤다.

그 모습은 완벽한 피해자의 모습이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소녀가 재벌가에 시집 가서 갖은 고생을 하고 결국 재벌 남편에게 버려진 모습 그 자체였다.

누군가가 벌써 핸드폰을 꺼냈다.

강이한은 모이는 사람들을 둘러보고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 그는 당장 이 자리에서 이 여자를 찢어 죽이고 싶었다.

유영은 다가오는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울며 말했다.

“강이한, 우리 이혼했잖아. 세강의 안주인 자리도 그 여자한테 양보했어. 그런데 또 뭐가 부족하대?”

“내 말을 안 믿어도 돼. 하지만 그 여자가 시력을 잃은 시점이 언제인지, 조금만 신경 써서 알아보면 알게 될 거야. 아직 검진도 안 했지?”

강이한이 입을 열었다.

“닥쳐, 이유영!”

“대표님!”

멀지 않은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형욱이 다가와서 강이한을 말렸다.

유영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강이한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게 날 건드린 대가야, 강이한!’

그녀는 이번 기회에 남자에게 제대로 된 교훈을 주고 싶었다.

강이한은 분노를 꾹 참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었지만 사납게 일그러진 표정까지는 감출 수 없었다.

그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노려보는 가운데, 유영은 도망치듯 병원 반대방향으로 뛰었다.

원래 저런 여자였나?

오스카 연기상을 줘도 될 만큼, 완벽한 연기였다.

유영이 입구에서 오열하는 모습은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졌다.

‘한지음의 욕심은 어디까지인가? 강이한은 어찌하여 현모양처에게 이렇게까지 하는가?’ 등 온갖 타이틀이 인터넷 기사를 타고 돌아다녔다.

“하하! 너무 고소해!”

그 시각, 유영의 사무실에서 기사를 확인한 소은지는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

게다가 달랑 기사만 올라온 게 아니라 동영상까지 첨부되어 있었다.

영상 속 유영의 모습은 누가 봐도 버림받고 힘들어하는 피해자의 모습이었다.

유영이 친구를 흘겨보며 말했다.

“그만 웃어. 그거 보고 웃은지 벌써 10분 됐어.”

“부족해. 강이한 그 표정 봤어? 너무 웃기잖아!”

강이한이 누군가!

청하시에서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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