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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강이한은 담배연기를 길게 들이마시고 뱉었다.

“꼭 그렇게 해야겠어?”

배준석이 물었다.

“날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보여줄 거야.”

강이한이 이를 갈며 말했다.

병원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일 때, 그녀의 입가에 피어난 의기양양한 미소를 그는 똑똑히 보았다.

어쩌다가 저런 여우를 10년이나 옆에 품고 산 걸까?

배준석은 더 이상 해줄 말이 없었다. 하지만 선배가 분노에 이성을 상실하고 후회할 일을 하지 않기를 속으로 바랐다.

‘음. 그냥 겁만 주는 정도면 나쁘진 않지.’

유영이 다시 예전의 얌전한 유영으로 돌아오면 어쩌면 모든 게 잘 풀릴지도 모른다고 배준석은 생각했다.

하지만 유영의 입장은 달랐다.

강이한은 배준석의 의견을 결국 받아들이고 나서원에게 연락했다.

나서원은 한지음 납치 사건 때 유영이 사람을 사주했다는 증거를 최단 시간에 잡아낸 실력자였다. 그렇다면 유영과 정국진의 관계를 밝혀내는 일도 쉽지 않을까?

“최대한 빨리 알아봐줘.”

“그 여자랑 정국진이 무슨 관계인지 알아내야 해!”

둘이 대체 어떤 연유로 얽히게 된 건지 강이한은 무척 궁금했다.

자신을 떠나면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던 유영이 순정동에 입주하고 포르쉐를 끌고 다닐 때 처음 느낀 감정은 분노였다.

하지만 배준석의 말을 들어보면 둘의 관계가 생각보다 더 복잡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전화를 끊자 배준석이 말했다.

“서원이 형은 이런 일은 전문가니까.”

“그래.”

“그런데 직접 물어보지 그랬어?”

배준석이 물었다.

강이한의 두 눈에 다시 분노가 스쳤다.

정국진 얘기만 나오면 둘은 서로 이빨을 드러내고 싸웠고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답변은 듣지 못했다.

비록 기분은 나쁘지만 배준석 덕분에 집 나간 이성을 조금 되찾을 수는 있었다.

“네 말을 들어보니까 둘 사이에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기는 해.”

정국진은 소문난 애처가였고 아내와의 사이도 무척 좋았다. 만약 정국진이 유영과 바람이 나고 대놓고 유영에게 돈을 쓴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그의 정실부인 쪽에서 이렇게 조용한 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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