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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유영은 이제 그와 이야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디자인 도면 하나 더 그리는 게 나았다.

예전에 강이한만 쫓아다니던 그녀와는 완전히 상반된 태조였다.

이번 입찰 경쟁은 지난번과 조금 달랐다.

지난번에는 단순히 디자인 도면만 보고 심사위원들의 투표로 결정되었다면 이번에는 입찰에 참여한 회사 대표가 나와 앞으로의 사업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해야했다.

대기실.

유영은 서재욱과 마주 앉았다. 서재욱이 따뜻한 커피를 그녀에게 건넸다.

“추운데 몸이라도 좀 녹여요.”

“감사합니다.”

강이한은 옆 대기실에 자리했다.

그는 지나가면서 여자와 서재욱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이를 갈았다.

서재욱이 어떤 사람인가?

겉으로는 부정적인 스캔들이 한 번도 난 적 없지만 사실 그는 이 업계에서 바람둥이로 유명했다.

유영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인간과 저렇게 가깝게 지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의 강이한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할 경지에 이르렀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같이 있는 모습만 봐도 둘이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 대표님!”

조형욱이 뒤에서 조심스럽게 강이한을 불렀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 보니 유영과 서재욱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아까 저기 있던 인간들 어디 갔어?”

“이미 들어가셨습니다.”

조형욱이 말했다.

유영이 서재욱에게 어떤 방안을 제시했는지 궁금했다.

강이한은 짜증스럽게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갔다.

안에서 뭘 그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지 프리젠테이션을 한 시간이나 진행하다니!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이 강이한의 신경을 건드렸다.

“대표님.”

“가자!”

강이한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조형욱은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유영을 지나치는 순간, 그는 걸음을 멈추고 곁눈질로 그녀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유영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태평한 표정으로 갈 길을 갔다.

반면 그녀의 옆에서 걷고 있던 서재욱이 웃음을 터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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