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장미꽃은 매우 신선했다. 자세히 보면 꽃잎에 맺힌 영롱하고 투명한 이슬이 보일 정도였다. 그가 그녀에게 꽃을 내밀자 은은한 꽃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기분 좋은 향이었다.여자들은 꽃을 좋아한다. 차우미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그녀는 꽃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결혼 생활 3년 동안 나상준은 그녀에게 꽃을 한 번도 사준 적이 없었고 그녀도 사달라고 한 적이 없었다.그녀는 꽃과 풀들을 좋아했기에 집에서 꽃과 풀을 심어 가꾸었다. 다른 사람에게서 받는 것과 자신이 심어서 기르는 게 똑 같은 거라 생각했다.하성우가 흰 장미꽃다발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나상준이 산 거라고 말하자 차우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나상준이 꽃을 샀다고? 그것도 날 주려고?’그녀는 하늘에서 새빨간 색의 비가 내린다는 말보다 나상준이 꽃을 샀다는 말이 더 믿기 어려웠다.차우미는 입술을 달싹이며 코앞까지 바짝 다가온 꽃다발을 보며 멍해졌다.있을 수 없는 사실을 말하는 하성우를 보며 그녀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당황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차우미를 본 하성우는 눈을 깜빡이며 재빨리 입을 열었다.“형수, 왜 안 받아? 설마 상준이가 꽃을 샀다는 말을 믿지 않는 거야?”말을 마친 그는 갑자기 마음이 아파왔다. 그는 급하게 입을 열었다.“형수, 상준이가 보기에는 무뚝뚝하고 낭만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상준이에게도 마음이라는 게 있어. 형수가 이렇게 사람이 좋고, 상준이도 잘 챙겨 주는데 상준이도 자연스럽게 형수를 생각하는 거지. 지금 형수가 아파서 즐거워하지 않으니까 상준이가 이렇게 꽃을 사서 형수 기쁘게 해주려고 하는 거잖아.”“형수, 상준이가 부드럽지도 않고 무뚝뚝할 수 있어. 하지만 상준이가 형수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심이야.”하성우가 격앙된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 차우미는 그가 말한 사랑이라는 단어에 반응했다.온몸에 닭살이 돋았다.그녀는 자신이 이 꽃다발을 받지 않으면 하성우가 또 어떤 무서운 말을 꺼낼지 몰랐다.“고마워.”하성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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