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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그는 그녀를 더 이상 구속하고 싶지 않았다.

눈에는 무거운 어둠이 일렁였다. 마음속에 있던 긴장이 풀리며 깊은 어둠 속에 감춰 두었던 늑대가 마침내 튀어나와 자신의 사냥 감에게로 향했다.

그는 센 힘으로 그녀를 밀어냈고 그녀는 그의 품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그가 그녀를 밀어내는 그 순간 열기에서 멀어진 그녀는 빠르게 반응했다. 그녀는 그의 품에 기댄 채 손으로 그의 셔츠를 꼭 잡고 끊임없이 그의 품을 파고들었다.

차우미는 예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없었다.

온이쌤에게도 이런 적이 없었다.

조금 열려있던 그의 마음이 그녀가 주동적으로 다가가자 점점 크게 열리며 안에 가둬놨던 어둠이 밀려 나왔다. 오랜 시간 동안 묻혀있었던 어둠이 맹수처럼 튀어나와 그의 몸을 휘젓고 다녔다.

그는 손가락을 벌린 채 그녀의 몸에서 손을 뗐다. 그녀의 허리를 잡지도 않았고 그녀에게서 떨어지며 멀어지려 했다.

그가 멀어지려 하면 할수록 그녀는 그에게로 점점 다가갔고 그가 그녀를 놓으려 하자 그녀가 그를 꼭 잡았다.

그가 강압적으로 그녀를 구속하지 않자 그녀는 주동적으로 그에게로 다가갔다.

지금, 이 순간 나상준은 완전히 그녀에게서 손을 뗀 채 앞을 바라봤다. 어두운 밤, 그의 마음속에 있던 맹수들이 날뛰었다.

‘나상준 미쳤네.’

그는 미친 것 같았다.

한 시가 넘은 회성 밤거리는 차들이 얼마 없었다. 신호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순조롭게 달렸다. 십여 분 뒤에 차는 병원 앞에 멈춰 섰다.

짧은 십여 분의 시간이었지만 나상준에게는 한 세기만큼 길게 느껴졌다.

미리 의사에게 연락해 놓은 터라 의사는 간호사와 함께 병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 도착하는 것을 보고는 구급 침대를 밀고 왔다.

나상준은 품에 안겨있는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그녀의 호흡이 그의 가슴에 닿자 뜨거운 열기가 그의 가슴을 끊임없이 태웠다.

그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차에서 내렸다.

이 순간 그의 눈에 있던 무서운 어둠은 사라지고 없었다. 마음속에 있던 마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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