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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마성 같은 그의 목소리는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오는 것 같았다. 그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긴장했다.

차우미는 즉시 고개를 들었다.

그윽한 그의 눈빛에 차우미는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마치 누군가 손을 뻗어 그녀를 그의 눈 속에 집어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떨려왔다. 이 순간, 그녀는 그의 눈을 피하고 싶었지만 움직여지지 않았다.

“찰칵찰칵찰칵.”

연속 사진을 찍는 소리에 차우미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재빨리 그의 눈길을 피했다. 그녀는 끊임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 하성우를 바라보며 지금의 상황을 의식했다.

“됐... 됐지? 나 쉬어야겠어.”

그녀는 나상준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몸을 움직였다.

하성우는 그런 차우미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차우미를 달래는 건 진짜 쉬웠다.

부드럽게 말만 하면 됐었다.

“응, 됐어. 형수 그럼 상준이와 함께 쉬고 있어. 난 일 있어서 먼저 가볼게. 너희들 푹 쉬어.”

말을 마친 하성우는 재빨리 병실을 빠져나갔다.

분위기가 달아오른 것을 보고 자리를 비켜준 거였다.

이내 병실 문이 닫기고 찰칵 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문도 닫기고 하성우도 떠나갔다. 요란한 소음도 함께 사라졌기에 병실은 고요했다. 하지만 차우미는 여전히 안심할 수가 없었다.

사람을 긴장시키는 분위기가 병실에 맴돌았다.

나상준이 풍기고 있는 분위기라는 걸 차우미는 느낄 수 있었다. 주위의 모든 것이 고요하게 느껴졌다.

그는 아직도 여기에 있었다.

“상준 씨도 가서 일 봐. 나 혼자 있을 수 있어. 걱정하지마.”

그녀가 감기에 걸린 게 그와도 상관이 있었다. 어젯밤에 그가 축축한 옷을 입고 그녀를 안았었기에 그의 몸에 있던 한기가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간 거였다. 그리고 그녀가 욕실에 들어가서도 한참 차가운 유리에 기대어 서 있었기에 한기가 그녀의 몸에 들어간 탓도 있었다.

그녀가 감기에 걸린 것은 의외가 아니었다.

그가 어떻게 자신을 병원에 데려오게 된 건지 알 수도 없었고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었기에 그녀는 더 이상 따지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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