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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차우미가 꺼낸 얘기를 처음으로 들은 나상준은 3년 넘게 끼고 있었던 결혼반지를 더 이상 만지작거리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맑은 두 눈을 바라봤다.

3년 동안 그녀는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도 자신이 그녀 옆에 없는 시간 동안에 이렇게 무수한 소문이 그녀의 귓가에 들렸을 줄 몰랐다.

그녀도 그 앞에서 억울해한다거나 불안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 나상준은 심장이 바늘에 찔린듯했다. 한 개의 바늘이 두 개가 됐고 두 개에서 세 개로 변해가다가 나중에는 무수히 많은 바늘이 심장에 촘촘하게 꽂혔다.

차우미는 진지하게 사과를 해야만 했다.

나상준의 말은 그녀로 하여금 한 가지 사실을 똑똑하게 알게 했다. 그녀가 알고 있는 진실이 진실이 아니었다. 주혜민이 한 말들과 자신이 보고 들은 게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비록 차우미는 나상준이 주혜민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지만 나상준과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녀는 그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는 앞과 뒤가 다른 남자가 아니었다.

그가 이렇게 말한다면 그건 틀림없이 사실일 거다.

소문과 몇 번 만나본 적 없는 주혜민보다는 그녀는 나상준을 더 믿었다.

많은 부분이 설명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시각 차우미는 자신이 나상준을 오해해 그에게 상처를 줬음을 알게 됐다.

그녀는 반드시 사과를 해야 했다. 이 사과가 그에게 준 상처를 아물게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사과는 해야 했다.

그러나 차우미가 입을 열자 그는 차우미의 말을 끊고 또 그녀에게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왜 말하지 않았냐고?’

차우미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상준을 바라봤다. 그의 말뜻을 이해를 못 해서인지 아니면 그의 질문이 너무 갑작스러워서인지 그녀는 입술을 벌린 채 멍하니 있었다.

결혼 기간 그는 모든 정력을 사업에 쏟았다. 일도 많이 바빴다. 그가 말하지 않아도 그녀는 그가 사업을 얼마나 중요시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차우미는 성격이 세지 않고 유유한 편이었다. 가정교육 관계도 있었겠지만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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