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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그는 담배를 피울 줄 알았지만 중독은 아니었다.

이 시각 그는 마치 무엇을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답답했다. 어떻게 해도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기분을 바꾸기 위해서 그는 뭔가를 해야 했다.

뿌연 연기에 그의 얼굴이 가려졌다. 실눈을 뜬 그의 깊은 두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핸드폰은 울리지 않고 조용했다. 차들이 오가는 소리, 사람들 말소리와 백화점의 할인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지만 그는 마치 이런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처럼 곧게 서서 오랫동안 병원을 바라봤다.

그의 발 옆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서서히 늘어갔다.

“웅웅...”

얼마나 지났을까, 호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그는 움직이지 않고 계속 병원을 바라봤다. 마치 듣지 못하는 것처럼 표정 변화도 없었다.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기계음 소리를 들으며 하성우는 순간 조급해 났다.

나상준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심나연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는 원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받지 않으면 난처한 일이 생길 수 있었기에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전화를 받으니 심나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에게 자신에게 숨기는 일이 없냐며 그를 믿지 못하겠다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소란을 피웠다.

그는 그녀에게 각종 이유를 대며 어르고 달랬다. 회유와 협박을 하며 그녀와 오래 통화했다.

하지만 심나연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그를 믿지 못하겠다며 돌아오겠다고 했다. 화가 난 하성우는 급기야 전화를 끊어버렸다.

심나연이 돌아온다면 하성우에게 더는 자유는 없었다.

지금 나상준 말고 그를 구해줄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병실에서 찍었던 사진을 나상준에게 보내주고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나상준이 아무 연락도 없자 인내심이 한계에 다 다른 그는 바로 나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나상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상준이 전화를 받지 않다니!’

하성우는 화가 나면서도 급했다.

‘친구 사이에 장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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