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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발 옆에는 담배꽁초들로 가득했다. 나상준은 핸드폰을 들고 하성우의 말을 들으며 병원을 바라봤다. 그는 더는 실눈을 뜨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하성우는 그와 차우미 사이에 틀림없이 무슨 일이 있을 거라 짐작했다. 아니라면 그가 이런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일이 없었다.

차가운 나상준의 말투는 하성우에게 상관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성우는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상준아, 차우미와 싸웠어? 이럴 때는 억지로 버티는 거 아니야, 억지로 버텨봤자 너에게 좋은 점 없어. 무슨 일인지 말해봐. 내가 방법을 생각해볼게.”

“지금이 골든타임이야. 놓치면 안 돼.”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성우가 관심하는 목소리를 들은 나상준이 입을 열었다.

“너도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네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해.”

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었다.

그는 후회하고 있었다.

할머니의 말씀처럼 그는 사업에서는 아주 훌륭한 성과를 냈지만 가정에 있어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의 눈에 무서운 어두움이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곤 했다. 그는 핸드폰을 꽉 쥔 채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이미 벌어진 일을 바꿀 순 없었기에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는 것 뿐이었다.

원래 그의 것이었던 것을 다시 되찾는 일이었다.

그는 핸드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길바닥에 있는 담배꽁초 치워줘.”

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운전기사가 병원의 주차장에서 나상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상준이 나오는 것을 본 그는 얼른 차에서 내려 차 문을 열었지만 나상준은 차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있었다.

나상준이 차에 타지 않는 것을 보고 운전기사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얼마 안 지나 나상준이 나무 아래에 서서 담배를 태우는 모습이 보였다.

나상준의 전화를 받은 운전기사는 알겠다고 대답하며 차에서 내려 담배꽁초를 치우러 갔다.

이 시각, 다른 곳.

하성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핸드폰을 받지 않고 벨 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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