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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나도 사진 좀 보자.”

평온하게 말하는 나상준의 목소리에서 어떠한 불쾌감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평상시에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던 모습처럼 조금의 이상함도 없었다.

눈앞에 있는 나상준이 평온하게 말하는 모습에 전민수는 멈칫했다. 그가 듣기에 나상준의 말투에는 어떠한 감정도 실려있지 않았다.

전민수가 차우미의 손을 잡고 있었지만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한 나상준의 모습은 마치 차우미에게 관심이 없는 듯한 느낌을 줬다.

전민수는 순간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나상준의 모습은 차우미의 친척 같았기 때문이다. 윗사람으로서 차우미가 어디가 좋은지 전민수에게 묻는 것 같았다.

전민수는 차우미의 손을 놓고 바로 핸드폰을 꺼낸 뒤 주혜민의 사진을 나상준에게 보여줬다.

“봐보세요, 바로 이 사진이에요.”

이 시각 전민수는 아주 협조적이었다. 그는 더 이상 차우미의 손을 잡지 않았다.

조금 전에 무슨 일이 있어도 차우미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것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 같았다.

차우미는 나상준이 이렇게 물을 줄 알고 있었지만 평온한 목소리로 물을 줄은 몰랐다.

주혜민이 나상준과 상관없는 사람들한테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녔기에 나상준은 어떻게 된 상황인지 똑똑히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민수에게서 외숙모에 대한 말과 나상준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차우미는 그 여자가 주혜민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만약 전민수가 임상희에게서 들은 말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차우미도 확신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임상희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녀는 확신했다.

나상준은 전민수의 폰을 건네받은 뒤 사진을 확인했다.

정교한 화장, 대범해 보이는 얼굴, 계략과 이익으로 가득한 눈을 가진 주혜민이었다.

사진을 보고 있는 나상준의 눈빛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마치 그와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을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상준이 입을 열었다.

“주혜민...”

나상준은 임상희 이름을 불렀을 때처럼 묵직한 목소리로 주혜민의 이름을 또박또박 말했다.

‘주혜민? 사진 속 사람 이름이 주혜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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