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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멍해진 차우미는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나상준에게서 벗어나서인지 아니면 공포가 또 다른 공포를 낳은 것인지 그녀는 더는 무서워하지 않고 선반형 샤워기 아래에서 뜨거운 물을 맞으며 멍하니 아무런 생각 없이 서 있었다.

나상준은 차우미의 앞에 서서 뜨거운 물을 맞고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멍하니 선반형 샤워기 아래에 서서 눈을 뜨고 나무처럼 아무런 미동도 없이 있었다.

그의 눈에 어두움이 일렁였다. 차우미는 그의 얼굴에 무서운 표정이 잠깐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만약 차우미가 눈앞이 잘 보여서 지금 나상준의 눈빛을 보았더라면 무서워서 당장 도망쳤을 것이다.

하지만 뜨거운 물이 끊임없이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졌고 그녀의 몸을 적시며 그녀의 눈 앞을 가렸기에 그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상준도 정상적인 남자였기에 눈앞에 있는 여자를 보며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자신의 마음을 알고 난 뒤로 그는 전에 없었던 감정과 마음이 생겨났다.

이 순간 그런 감정과 마음이 미친 듯이 생겨나며 언제든지 터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다른 감정이 더 많았다. 그는 화가 났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느끼지 못하고 믿지 못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

그녀가 그를 대하는 태도는 온이쌤을 대하는 태도와는 완전히 달랐다. 부드럽지도 않았고 자상하지도 않았다.

그는 질투했다.

미친 듯이 질투가 났다.

그는 자신이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될 줄 생각지도 못했다.

주먹을 꽉 쥔 모습이 아주 무서웠다. 얼굴도 창백해졌다. 겁에 질린 채 두려워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그에게서 그녀가 도망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똑똑히 알려줬다.

그녀는 그를 떠나고 싶어했다. 그에게서 멀어지고 싶어했다.

그가 그녀에게 다가가면 갈수록 그녀는 그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상준아, 차우미를 강압적으로 대해서는 안 돼. 차우미에게 강하게 나가서는 안 된다고. 부드럽게 차우미의 마음에 천천히 들어가야 해. 그래야만 오래갈 수 있어. 오늘 차에서 네가 차우미에게 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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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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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나상준은 자기 마음 알고.. 점점 차우미한테 다가가고 싶은데 차우미는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나상준이 다가오니 이 남자가 왜 이러나? 무섭기도 하고.. 두렵겠지!! 하성우가 나서서.. 나상준이 주혜민.. 2번이나 거절한 거.. 주혜민 저 미친년이.. 말도 안되는 헛소리 퍼트린 거.. 회성와서 나상준이 저녁 먹으면서 친구들 앞에서 자기 이혼했다면서.. 속마음 밝힌거를.. 차우미한테 알려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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