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는 들었던 다리를 천천히 거두더니 서늘한 눈빛으로 유지태를 바라봤다.“오늘은 왜 이렇게 오래 걸렸죠?”아무런 진척이 없는데 들어가서 20분이나 있었다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대표님,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시네요? 윤아 씨에게 진척이 있다면 기뻐하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선우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유지태를 바라봤다.“그럼 말씀해 보세요, 그 진척에 대해서.”“뭐 특별한 진척은 아닙니다. 이제는 저를 무시하지 않으니 그냥 몇 마디 더 나눈 것뿐이에요.”이를 들은 선우가 미간을 찌푸렸다.“대표님, 혹시 가능하다면 대표님도 상담해 드리고 싶은데.”“무슨 말이죠?”“현재 윤아 씨와 제일 가까운 사람이 대표님 아니신가요? 윤아 씨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과 소통해 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선우는 원래 거절하고 싶었지만 윤아와 제일 가까운 사람이 아니냐는 질문에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다시 삼켰다.“네, 우리 다 해야 하는 거죠?”유지태는 그들을 한번 쭉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대표님과 정윤 씨면 되겠네요.”유지태가 손으로 선우와 정윤을 가리켰다.둘은 유지태와 함께 떠났다.우진은 거기에 남아 있다가 사람들이 떠나자 노크했다.“윤아 님.”인기척이 없자 우진이 다시 말했다.“잠깐 들어가도 될까요?”“들어오세요.”우진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윤아는 우진이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부터 대꾸하고 싶었지만 아직 선우가 밖에 있을까 봐 소리를 내지 않았다. 우진이 한마디 덧붙이고 나서야 윤아는 선우가 밖에 없음을 확인했다.우진이 방에 들어가자 윤아는 매우 기분이 좋아 보였다.“오셨어요? 사람들은 다 갔나요?”“네.”우진은 윤아가 좋아하는 걸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다들 유 선생님과 같이 갔습니다. 무슨 얘기를 하신 거예요? 오늘은 좀 오래 나누시는 것 같던데.”“음, 어떤 일에 대해서요.”윤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우진을 향해 다가왔다.“비서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말씀해 보세요.”“어제 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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