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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몇 분이 지나, 그는 주서진과 이형택, 두 사람이 클럽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봤다. 두 사람을 본 연성훈의 눈에는 차가운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두 사람은 흰색의 스포츠카에 올라탔고 그 스포츠카는 이내 시동이 걸려 부릉거렸다.이때 연성훈은 마치 한 마리의 치타처럼 움직였다.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는 그의 속도는 스포츠카의 속도보다도 빨랐다.“미친, 정말 빠르네.”옆에서 연성훈을 미행하고 있던 오혁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급하게 따라가 보려고 했지만 전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앞의 길은 갈래가 나지 않는 곧은 길이었다. 연성훈은 그래도 앞으로 달려가 사람이 없는 곳까지 왔다. 그리고 앞에 있는 표지판을 보고 발에 힘을 주어 튀어 올라 표지판 위로 튀어 올랐다. 멀리서 흰색의 스포츠카가 헤드라이트를 켜고 빠르지 않은 속도로 천천히 다가왔다.차 안의 주서진은 이형택에게 그 클럽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려주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앞의 표지판 위에 연성훈이 서서 그들을 죽일 것처럼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그런 그들의 차량이 표지판 아래를 지나갈 때, 연성훈이 뛰어내렸다.주서진은 미간을 팍 찌푸렸다.“응?”두 사람은 차 앞에 누군가가 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브레이크를 밟아도 늦었다.쿵.연성훈이 뛰어내려 오른손 손바닥으로 흰 스포츠카의 보닛을 내리쳤다.스포츠카의 보닛은 그대로 파손이 되어 땅에 박히듯 꺼져 들었다. 그 때문에 차 꼬리 부분이 들리더니 바로 한 바퀴 돌아버렸다. 쿵.차는 길가의 가드레일에 부딪혔다. 이게 바로 심야 파수꾼의 제로다. 지하 세계의 사람들을 소름 돋게 만들던 죽음의 신, 심야 파수꾼의 무신이다!연성훈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다. 가드레일 앞의 스포츠카를 차갑게 쳐다보던 그는 천천히 걸어갔다.차 안의 주서진과 이형택은 모두 머리가 깨지고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주서진은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거꾸로 거기 매달린 채 먼 곳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두 다리를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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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연성훈의 목소리는 저승사자처럼 차가웠다. 이형택은 연성훈이 제로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머릿속에 있던 긴장의 끈이 팽팽하게 당겨진 기분이었다. 이형택은 급히 사과하며 얘기했다.“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만 준다면 주서진 이 자식을 죽이고 주씨 가문을 모두 죽일 겁니다. 이건 다 주서진이 시켜서 한 것이지 전...”“주씨 가문?”연성훈은 담담하게 주서진을 보면서 얘기했다.“여기서 죽이는 건 너무 재미없지. 가끔은 살아있는 게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거든. 잘 갖고 놀아주지.”연성훈은 앞에 있는 이형택을 보면서 얘기했다.“너는...”그렇게 말하며 연성훈은 손목을 꺾어 바로 이형택의 목을 끊어버렸다. 검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일을 마친 연성훈은 핸드폰을 꺼내 추인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추인혜는 빠르게 전화를 받고 물었다.“여보세요, 왜요?”“홍연의 사람을 하나 죽였어요. 인해의 심야 파수꾼을 불러서 처리해 줘요.”연성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주소 보내 줄게요.”말을 마친 그가 한숨을 내쉬면서 얘기했다.“그리고 요즘 연씨 가문 연수혁의 행적을 알아봐 줘요.”추인혜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목소리가 이상한 것 같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인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확실히, 구윤아의 일 때문에 연성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미 해결했어요. 그러니 괜찮아요. 카카오톡으로 주소를 보낼 테니까 얼른 사람을 보내서 처리해 줘요. 다른 사람한테 발견되면 좋지 않으니까.”연성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통화를 마친 연성훈은 비수를 이형택 옆에 버리고 몸을 돌려 길의 끝자락을 쳐다보더니 그대로 어둠 속에 사라졌다....길의 끝에서, 오혁은 죽기 살기로 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그는 이미 연성훈의 그림자도 놓친 후였다.“아, 미친. 뭔데 이렇게 빠른 거야. 지가 우사인 볼트야, 뭐야.”오혁은 숨을 헐떡이며 달리면서 욕설을 퍼붓는 것은 잊지 않았다.따르릉.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 너머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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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오혁은 울상이 되어 얘기했다.“달리기가 너무 빨라서... 놓쳤어요.”단발머리의 여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오혁을 나무라지는 않았다. 그녀도 연성훈이 얼마나 강한지 알기 때문이었다. 연성훈에게 있어 오혁을 뿌리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왜 저 두 사람한테 손을 쓴 건지 알아?”2번이 또 물었다.“미행하면서 들은 건데요, 이 두 사람이 그분의 여성 친구한테 손을 쓰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신해 은행과도 상관이 있어 보여요. 그 여자를 구해낸 다음 이곳에 와서 두 사람을 막은 모양이에요.”오혁이 얘기했다.2번은 그저 침묵을 지켰다. 바닥에 쓰러진 이형택을 보고 웃더니 말을 이어갔다.“널 도와서 일을 처리한 셈이네. 얼른 도망칠 준비나 해. 심야 파수꾼이 와서 시체를 처리할 거야.”“그럼... 또 찾지 못한 거네요.”오혁이 씁쓸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우리는 언제 심야 파수꾼으로 복귀할 수 있어요?”2번은 그저 웃었다. 밤하늘을 보면서 담담하게 얘기했다.“신해 은행과 관련이 있다면 찾을 수 있어. 내일 같이 신해 은행으로 가자.”오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러더니 이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드러냈다....연성훈은 뒷일을 상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씨 가문 사람들은 잠에 들지 못했다.주헌은 병원에서 걸어온 전화를 받고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병원에 도착한 그들은 주서진과 함께 하던 이형택이 실종된 것을 발견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고 카카오톡도 마찬가지였다. 완전히 연락 두절된 것이다.홍연은 지금 주씨 가문의 유일한 지푸라기였다. 그래서 주씨 가문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득했다. 물론, 이 모든 건 연성훈과 아무 관계도 없었다. 그와 주씨 가문 사이의 게임은 이제 시작이었다. 연성훈은 주서진이 깨나기를 기다렸다가 그의 눈앞에서 가문의 몰락을 보여줄 셈이었다.송빈의 말대로라면 그때의 일에 주씨 가문도 동참했다. 지금의 주씨 가문은 다이아몬드 카드를 가진 사람을 알아내기 위해 구윤아에게 손을 댔다. 그러니 연성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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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연경민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송빈이 선물한 것이라면 이해가 되기도 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믿지 않았다. 연성훈은 이어서 얘기했다.“그럼, 아버지. 제 말을 못 믿겠으면 지금 당장 송 대표님께 연락해서, 혹은 내일 출근할 때 물어봐도 되잖아요.”“알겠어. 난 너를 믿는다.”연경민이 얘기했다.“그럼 일찍 쉬어.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연성훈은 또 머리가 아팠다. 무조건 독립해서 나가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씻고 방으로 돌아온 연성훈이 침대에 눕자마자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진희가 보낸 문자였다.「뭐 해요?」연성훈은 바로 대답했다.「그냥 있어요. 왜요?」「내일 시간 있어요? 전에 제 모델 해주겠다고 했잖아요. 내일 시간 있으면 이쪽으로 초대하고 싶어요.」진희는 그렇게 문자를 보내오면서 부끄럽다는 이모티콘까지 붙였다.「그래요.」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나한테 주소를 보내면 돼요.」「좋아요. 그럼 내일 오전 열 시로 해요. 꼭 만나요!」진희는 또 문자를 보내면서 귀여운 이모티콘을 붙였다.그리고 주소까지 보내왔다.연성훈은 그것을 확인하고 핸드폰을 놓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그 시각, 백씨 가문.백아현은 자기 침실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침실은 매우 컸는데 백아현은 침실의 책상 앞에 앉아 안경을 끼고 손에 든 책을 열심히 한 글자 한 글자 뜯어보고 있었다.백아현은 문학을 즐기는 소녀였다.평소에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도나 문학 같은 것이었다.쿵. 쿵. 쿵. 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미간을 약간 찌푸린 그녀는 책을 책상 위에 엎어두고 문 앞으로 와 방의 문을 열어주었다.문 앞의 백기현를 본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오늘부터 연성훈이랑 만나지 마.”백기현은 백아현을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 “왜요?”백아현은 그가 갑자기 이러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주서진에게 큰일이 났어. 지금 병원에 있는데 살 수 있겠는지도 몰라.”백기현이 어두운 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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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그리고 백아현은 빠르게 구윤아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강미주의 핸드폰 번호를 눌렀다.문이 열리자 백아현은 바로 달려들어 물었다.“윤아야, 괜찮아?”강미주와 김소희도 모두 망연하게 구윤아를 쳐다보았다.사실 두 사람은 자세한 상황을 몰랐다. 그저 황인범이 구윤아를 데리고 돌아왔다는 것만 알았다. 황인범은 그들에게 본인은 구윤아의 상사라고 소개했을 뿐, 구윤아의 일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윤아 언니, 자요? 이 표정 좀 봐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강미주가 의심하며 물었다.백아현은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강미주와 김소희 두 사람을 보고 한숨을 내뱉으며 얘기했다.“주서진과 내 결혼을 깨기 위해 연성훈이 다이아몬드 카드 권한을 사용했어. 신해 은행이 주씨 가문의 모든 행동을 제재하도록 말이야. 이 일은 윤아가 책임진 것이라서 주서진은 다이아몬드 카드 소유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윤아한테 손을 쓴 것 같아. 오늘 윤아를 유화 클럽으로 납치해 가서...”여기까지 들은 강미주와 김소희의 동공은 크게 흔들렸다.김소희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주서진, 너무한 거 아니에요?!”강미주는 백아현을 보면서 얘기했다.“아현 언니, 전에는 언니의 개인적인 일이라서 별로 말하지 않았는데요, 주서진, 그 사람 성격과 인성에 큰 문제가 있는 사람이에요. 정말 그 사람이랑 결혼하면 안 돼요. 지금은 약혼식은 미뤄졌지만 이 결혼을 취소하지는 않았잖아요. 그러니까 잘 생각해 봐요. 백씨 가문도 돈이 모자란 게 아닌데, 사업에 문제가 있으면 자금을 조금 거두어들여서 다른 사업 파트너를 찾으면 되죠. 굳이 언니의 인생을 희생할 필요는 없어요!”백아현이 고개를 숙이고 얘기했다.“걱정하지 마. 지금 약혼식은 언제가 될지도 모르겠어. 아까 오빠가 알려줬는데, 주서진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실려 갔대. 위독한 상황이라서 죽을지도 모른대.”“그 녀석은 그래도 싸요!”김소희가 이를 악물고 얘기했다.“그런 쓰레기는 원래 죽어야 해요.”백아현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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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임설아라는 여자가 성훈 씨와 재혼하겠답니다. 뭐 성훈 씨가 아직도 자기를 사랑한다느니 마느니 별소리를 다 하는데 그 말 듣고 소름이 쫙 돋았다니까요?”지현호는 어이가 없는 듯 혀를 내둘렀다.“모녀가 쌍으로 뻔뻔스럽네.”전국성은 욕설을 퍼부었다.“됐어, 그냥 내버려둬. 어쩔 수가 없잖아. 연성훈이 스스로 문제를 일으킨 거니까 직접 돌아와서 처리하라고 해.”지현호는 싱글벙글 웃으며 답했다.“연성훈이 어떻게 할지 기대되는데요? 볼거리가 아주 쏠쏠하겠네요.”곧이어 전국성의 눈이 반짝 빛나더니 입가에는 의미심장한 웃음이 떠올랐다.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선 공감대가 형성된 듯 손을 뻗어 하이 파이브를 했다....다음날. 연성훈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연경민에게 이끌려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했고 또다시 송빈에게 아침을 사준다는 핑계를 대고 회사 밖으로 나왔다.하지만 이번에는 구윤아의 집으로 가지 않고 택시를 타자마자 진희가 보낸 주소를 향해 달려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연성훈은 어느 오피스빌딩에 멈춰 섰다. 「여명 그룹」빌딩 옥상에 적혀있는 네 글자를 보니 이곳은 여명 그룹의 본사인 듯하다.입구에 도착한 연성훈은 멀리서 캔버스를 들고 있는 진희와 그녀의 옆에 있는 남녀를 발견했다. 두 사람도 캔버스를 들고 있는 걸 보니 진희의 친구가 확실하다.남자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연성훈은 시선이 자연스레 여자에게 쏠렸다.그 여자는 진희와 비슷한 또래로 보였다. 검은 긴 생머리와 167cm에 달하는 큰 키를 가지고 있었고 아름다운 외모는 진희와 비슷했지만 왠지 모르게 생기발랄한 느낌이 더 강했다.연성훈을 발견한 진희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고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다가갔다.“그림 그린다면서요? 어머님 회사에는 뭐 하러 왔어요?”“엄마가 회사에 개인 작업실을 만들어줬거든요. 그래서 주말이고 뭐고 주로 여기로 오는 편이에요.”진희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일단 소개부터 할게요. 여기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연경에서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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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질투심에 눈이 먼 그의 모습을 발견한 연성훈은 마음이 움찔했다.아무래도 연석빈은 진희를 많이 좋아하고 있어서 이렇게 큰 적대감을 드러내는 듯하다.상대하기조차 귀찮았던 연성훈은 그저 이를 무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연씨 가문을 원망하는 건 맞지만 모든 사람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기에 단지 모함한 사람을 모조리 찾아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싶었을 뿐이다. 논외에 속한 연석빈 같은 사람에게는 자연스레 별 관심이 없었다. 물론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연성훈은 연석빈을 무시했지만 애초에 그를 놓아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연석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저 같은 직계 상속자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겠지만 한때는 연씨 가문에서 잘나가던 사람이 이런 꼴로 살고 있으니 참 할 말이 없네요. 그해 연말 총회에 우리 형 옆으로 자리 배치 받았던 건 모르죠? 방계 출신 중에서 그나마 제일 인정받아서 우리 형의 오른팔로 키우려던 가문의 뜻도 모르고 사고를 쳤으니 지금은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델이나 하고 있잖아요...”연석빈은 말을 이었다.“하긴 감옥 살다 나온 사람이 일자리 찾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 저도 이해는 해요.”연성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옆에 있던 진희는 말을 하려 입을 움찔거렸으나 연석빈에게 미움을 사는 게 두려운 사람처럼 눈치를 살피더니 다시 입을 닫았다.그런데 이때 방가희가 말했다.“연석빈, 작작 좀 해. 성훈 씨는 진희 부탁으로 모델하러 여기까지 오신 거야. 그리고 진희가 나만 초대했는데 네가 그걸 옆에서 듣고 뻔뻔스럽게 따라와 놓고 왜 이래? 계속 이런 쓸데없는 소리할 거면 그냥 가. 알겠어?”인해에서 연씨 가문을 상대로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기에 연성훈은 의아한 눈빛으로 방가희를 바라봤다.‘보기와는 다르게 아주 대단하네.’연석빈은 표정이 흔들렸지만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진희는 연성훈의 팔을 잡고 말했다.“성훈 씨, 방금 들었던 말들은 신경 쓰지 마요. 저희 얼른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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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그래?”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저번에 연정환을 만났을 때도 너랑 똑같은 말 하던데?”연석빈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건 우리 둘 사이의 경쟁이니까 참견할 바가 아니잖아요? 어쨌든 진희에게서 멀리 떨어져요.”“무슨 근거로?”연성훈이 물었다.“여긴 인해고, 내가 연씨 가문의 3순위 상속자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잖아요?”연석빈은 비아냥거렸다.“당신 같은 인간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죠.”연성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그럼, 어디 한번 해봐.”“뭐라고요?”연석빈은 표정이 극도로 추악해지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출소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일자리 없죠? 돈도 주고 일자리도 하나 제공해 줄 테니까 진희에게서 멀리 떨어질래요?”“네가? 학생인데도 돈이 많나 봐?”어이가 없는 상황에 연성훈은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그와 달리 연석빈은 오만한 표정을 짓더니 자부심을 드러내며 말했다.“상상도 못 하는 금액이겠지만 제가 일 년에 용돈만 해도 억 단위거든요. 일자리 하나 찾아주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죠. 월급 200만 원 정도면 인해에서 먹고사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을 텐데 그래도 원하는 금액이 있으면 한번 불러봐요.”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미안한데 관심 없어. 우리 아빠가 한유 그룹 부사장이라서 연봉만 수백억이거든. 그걸로 먹고살아도 전혀 지장 없어.”고집불통인 연성훈의 모습에 연성빈은 허탈한 듯 말을 이었다.“고생을 사서 하는 스타일이네요.”“그래서? 어떡할 건데? 지금처럼 그렇게 노려보면 내가 죽기라도 해? 아니면 다른 방법이라도 있고?”연성훈은 그를 비웃었다.“사실 난 너 같은 뻔뻔한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진희 씨가 널 귀찮아하고 안 좋아하는 걸 뻔히 알면서 왜 그렇게 치근덕대는 거야? 네가 연씨 가문 직계 가족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꺼지라고 말했을 텐데 그것도 모르고 계속 들이대고 있으니 너도 참 안쓰럽네.”연성훈의 말은 그의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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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2번을 맞이한 사람의 눈빛에는 충격이 가득했다.다이아몬드 카드!구윤아가 다이아몬드 카드 소유자를 담당한 후로 갑자기 강성에서 인해로 인사 발령이 되었고 단숨에 진급했을뿐더러 오늘 아침에도 급여 인상을 받았다.이제 돈줄을 잡을 수 있는 그 기회가 눈앞에 버젓이 있으니 다이아몬드 카드 소유자에게 서비스만 잘한다면 자신도 구윤아처럼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2번은 차분하게 말했다.“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고 조용한 방으로 안내해 주세요. 그리고 이곳의 최고 책임자를 불러주세요.”“네. 이쪽으로 따라오시죠.”2번을 맞이한 여자는 마음속의 설렘을 억누르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리고선 손짓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2번은 곧 방으로 안내되었고 그녀를 맞이한 여자는 물 한 잔을 건네주며 말했다.“잠시만 기다리세요.”여자가 밖으로 나가고 몇분쯤 지나자 황인범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그는 앉아있는 2번을 보고 움찔하더니 곧바로 다가가 허리 굽혀 인사를 건넸다.“오랜만입니다!”심야 파수꾼 2번이었던 그녀의 이름은 황슬기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황인범을 바라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심야 파수꾼을 포함해서 내가 찾아왔다는 말 아무에게도 얘기하면 안 돼.”황인범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성훈 씨를 만났습니다. 덕분에 제가...”황슬기는 손사래를 치며 그의 말을 잘랐다.“오늘 연성훈 때문에 온 거야. 혹시 연락처 알고 있어?”“카카오톡밖에 없습니다.”황인범은 말을 이었다.“저희 직원 중 한 명이 성훈 씨를 담당하고 있어서 아마 연락처가 있을 수도 있어요.”“그 직원 불러와.”황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황인범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달려 나갔다. 2분이 지나자 문 앞에는 구윤아가 나타났고 그녀는 단발머리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황슬기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로 저를 찾으십니까?”하룻밤 만에 구윤아는 이미 감정을 추스른 것 같았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황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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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웅웅웅...’바로 그때 연성훈이 옆에 벗어둔 옷에서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진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다가가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모르는 번호예요.”“이쪽으로 와서 핸드폰을 귀에 대줘요.”연성훈의 말을 들은 진희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그의 곁으로 다가가 통화 버튼을 누른 후 핸드폰을 귀에 댔다.“여보세요?”연성훈이 물었다.“누구시죠?”핸드폰 너머로 한동안 침묵이 이어지더니 곧이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끼는듯한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말씀 좀 하세요.”연성훈은 미간을 찌푸렸다.“전화 잘못 거신 거죠?”바로 그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정을 추스른듯했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흐느껴 울었다.“연성훈... 내가 누군지 맞춰봐.”목소리를 들은 연성훈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진희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을 낚아채며 감정이 격해진 듯 물었다.“너 지금 어디야? 내가 당장 그쪽으로 갈게.”옆에 있던 연석빈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사람 말 못 알아들어요? 움직이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연성훈은 그를 무시한 채 핸드폰을 어깨에 끼고 재빨리 주섬주섬 옷과 바지를 입었다.생각지도 못한 그의 속도에 진희와 방가희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종로 신한은행 맞은편에 있어.”“움직이지 말고 거기 있어. 내가 금방 갈게.”전화를 끊은 연성훈은 고개를 돌려 진희를 보며 말했다.“진희 씨, 죄송한데 오늘은 모델일 끝까지 못 할 것 같아요. 무조건 가봐야 하는 중요한 일이 생겨서 다음에 시간 되면 다시 약속 잡아요.”연석빈은 피식 웃더니 중얼거렸다.“중요한 일은 무슨, 애인 만나러 가는 거잖아요. 여자 목소리가 들렸는데 바쁜 척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성훈은 살기가 가득 찬 싸늘한 눈빛으로 죽일 듯이 노려봤다.그 기세에 순간 주춤한 연석빈은 말을 반쯤 하다가 목이 막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옆에 있던 방가희도 처음에는 의아했으나 곧바로 웃음을 띠었고 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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