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는 백채령, 9년 전 그 사건의 장본인이다!연성훈은 그녀가 여기에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 외에 연경민도 자리에 있었는데 불쾌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이미 한 소리를 들은듯싶다.“성훈아, 왔구나.”이때 앉아있던 연중근이 그를 향해 손짓했다.“9년 만에 만나서 그런지 많이 성숙해졌구나. 얼른 앉아.”연석진은 가볍게 웃으며 연성훈의 곁을 지나 의자 하나를 꺼내 앉았다.연성훈은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훑어본 뒤 연경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저희 이만 나가요.”“응?”연성훈의 말에 모든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렸고 연석진은 싸늘하게 말했다.“체면을 세워주니까 눈에 뵈는 게 없나 봐? 그래도 널 존중하는 마음에 이런 자리를 만든 건데 나대지 말고 가만히 있어.”연성훈이 그의 말을 무시하자 연중근은 가볍게 웃으며 연경민을 바라봤다.“경민아, 저녁을 함께 먹을지 말지 네가 잘 생각해 봐.”연경민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성훈아, 이쪽으로 와서 앉아.”연성훈은 눈빛이 흔들렸으나 아버지를 보고 별생각 없이 다가가 의자를 당겨 옆에 앉았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연석진은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다.“깡다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순순히 앉는 걸 보니 우습네.”“석진아, 말 좀 작작 해라.”말을 마친 연중근은 고개를 돌려 연성훈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 자리를 빌려 제안하고 싶은 일은 크게 세 가지야.”연성훈은 줄곧 침묵을 지켰다. 옆에 있는 연경민은 이미 들었는지 얼굴에는 혼란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첫 번째는 네가 인해에 돌아와서 9년 전 일에 관해 조사하고 있다고 들었어.”연지석이 말했다는 건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이런 일로 연중근이 그를 불러낼 줄을 몰랐다.“그래서요?”연성훈이 묻자 연중근은 웃으며 옆에 있는 백채령을 바라봤다.“그 일로 인해 채령은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제 와서 사건을 들추는 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거나 다름없어. 너도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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