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는 백채령, 9년 전 그 사건의 장본인이다!연성훈은 그녀가 여기에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 외에 연경민도 자리에 있었는데 불쾌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이미 한 소리를 들은듯싶다.“성훈아, 왔구나.”이때 앉아있던 연중근이 그를 향해 손짓했다.“9년 만에 만나서 그런지 많이 성숙해졌구나. 얼른 앉아.”연석진은 가볍게 웃으며 연성훈의 곁을 지나 의자 하나를 꺼내 앉았다.연성훈은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훑어본 뒤 연경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저희 이만 나가요.”“응?”연성훈의 말에 모든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렸고 연석진은 싸늘하게 말했다.“체면을 세워주니까 눈에 뵈는 게 없나 봐? 그래도 널 존중하는 마음에 이런 자리를 만든 건데 나대지 말고 가만히 있어.”연성훈이 그의 말을 무시하자 연중근은 가볍게 웃으며 연경민을 바라봤다.“경민아, 저녁을 함께 먹을지 말지 네가 잘 생각해 봐.”연경민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성훈아, 이쪽으로 와서 앉아.”연성훈은 눈빛이 흔들렸으나 아버지를 보고 별생각 없이 다가가 의자를 당겨 옆에 앉았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연석진은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다.“깡다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순순히 앉는 걸 보니 우습네.”“석진아, 말 좀 작작 해라.”말을 마친 연중근은 고개를 돌려 연성훈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 자리를 빌려 제안하고 싶은 일은 크게 세 가지야.”연성훈은 줄곧 침묵을 지켰다. 옆에 있는 연경민은 이미 들었는지 얼굴에는 혼란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첫 번째는 네가 인해에 돌아와서 9년 전 일에 관해 조사하고 있다고 들었어.”연지석이 말했다는 건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이런 일로 연중근이 그를 불러낼 줄을 몰랐다.“그래서요?”연성훈이 묻자 연중근은 웃으며 옆에 있는 백채령을 바라봤다.“그 일로 인해 채령은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제 와서 사건을 들추는 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거나 다름없어. 너도 이제
그가 물어본 것 중에 연성훈이 대답하고 싶은 건 단 하나도 없었다.조사를 안 한다고?자기가 뭐라고 조사를 안 해?협박이라고? 솔직히 말해서 이 사람들의 위협은 연성훈 눈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연성훈이 지금 전 세계에서 갖고 있는 자산은 연씨 집안보다도 많았다.게다가 연성훈 뒤에는 심야 파수꾼이 있다.두 번째 점을 봤을 때, 연씨 집안은 아예 경쟁상대가 안된다. 그가 연경민에게 부탁하고 있는 거면서 마치 연경민에게 엄청나게 좋은 일인 것처럼 굴었다.이 모든 걸 하는 대가가 다시 연씨 가문에 입적하는 거라니.코미디나 다름없었다.9년 전, 연성훈이 억울하게 모함을 받은 일이 생겼을 때, 만약 심야 파수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연성훈은 평생 감옥에 있어야 했다.그의 아버지가 가문에서 쫓겨나 인해에서 직업을 찾던 중에도 연씨 집안은 방해했다. 그들은 연경민의 능력을 알고 있었기에 연경민이 사업을 성공해 낼까 봐 근심했다.지난 몇 년 동안 연경민은 잘 지내지 못했다. 그러다 연성훈이 한유 그룹을 갖고 나서야 모든 게 좋아지기 시작했다.그래서 연씨 가문에 굳이 들어가야 하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망할 집안, 선조의 관을 부숴버려도 모자랄 마당이었다.연성훈은 연씨 집안 사람들과 뭐라 더 말하기도 귀찮았다. 대답할 필요도 느끼지 못해서 그냥 아버지를 불러서 떠났다.연경민은 여전히 어안이 벙벙했지만, 연성훈이 그렇게 말한 걸 듣고 연성훈의 태도를 알게 되었다. 물론 마음속으로는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연성훈의 생각을 따르기로 했다. 연겅민은 여전히 연성훈의 무고함을 밝힐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랐다.“뭐 하자는 거야.”연석진은 강하게 테이블을 내려치고 말했다.“연성훈, 기억해. 여기는 인해야!”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연석진을 보고, 또 옆에 있던 연중근과 연수혁을 보고는 차분하게 말했다.“제가 조사 못 하게 막는 걸 보니까, 어디 찔리는 데라도 있나 봐요?”“찔린다고?”연중근은 웃으면서 말했다.“찔릴 게 뭐가 있어. 그때의 일은 이미
미녀 종업원은 잠시 당황하더니 급히 말했다.“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연성훈은 카드를 넣어두고 연경민과 함께 나갔다.연성훈이 연석진 일행을 등지고 서 있었기에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연성훈이 돈도 내지 않았는데 간다니까 연석진은 급하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왜 그냥 보내는 거야. 더치페이할 거라고 말했는데. 나중에 가서 우리한테 저 사람들 돈까지 내라고 하지 말라고.”종업원은 급하게 말했다.“이분들이 저희 블랙골드 카드를 갖고 계셔서요. 블랙골드 회원은 플라워 레스토랑에서 공짜로 소비하실 수 있습니다.”“블랙골드 카드?”연지석은 당황했다.“플라워 레스토랑에 블랙골드 카드를, 쟤가 어떻게 갖고 있을 수 있어! 제대로 검사도 안 해?”다른 사람들도 모두 당황했고 모두 믿기 힘들어하는 표정이었다.연성훈이 여기 블랙골드 회원이라니.이런 물건은 그들도 못 가져 본 것이었다.옆에 있던 연중근이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아마 송빈 것이겠죠. 송빈이 여기 플라워 레스토랑 사장인 전준우랑 사이가 좋잖아요. 다들 그 사람이 여기 블랙골드 회원인 건 알아요.”연석진은 연성훈과 연경민이 이렇게 떠나는 게 답답했다.옆에 있던 백채령은 이를 악물고는 백기현을 보고 말했다.“오빠. 잠깐 나갔다 올게요.”백기현은 한숨을 내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백채령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떠난 사람을 보고 연수혁은 와인잔을 흔들면서 옆에 있던 연중근을 보고 말했다.“9년을 감옥에 있었는데 당연히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연중근은 한숨을 내쉬고 백기현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백기현. 잠깐 나가봐.”백기현이 눈살을 찌푸렸다.연중근은 웃으면서 말했다.“안심해. 너희랑 계약 할 거니까. 우리는 거절하지 않을 거야. 이 프로젝트만 가져오면 너희 집 위기도 자연스럽게 넘어갈 거라고!”“고마워요. 아저씨.”백기현은 말을 마치고 일어나서 룸을 떠났다.이 세계에는 흥망성쇠가 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인해에서 가
“어디 가서 대화 좀 하자.”백채령은 연성훈을 보면서 평온하게 말했다.연성훈은 당황해서 코를 매만졌다.모두 백씨 가문 여자지만 백채령과 백아현의 유일한 공통점은 굉장하게 예쁘다는 것이었다. 성격 면에서는 천지 차이였다.백아현은 조용한 편이었지만 백채령은 성질이 더러웠다. 공주병 같은 성질머리였다.9년 전 침대 위에서 깨어났을 때 백채령의 첫 반응은 호텔 부엌으로 가서 칼을 들고 연성훈을 죽이겠다고 쫓아다닌 것이었다. 지금 뒤따라 나온 백채령이 연성훈을 욕하거나 때려도 정상이라고, 연성훈은 생각했다.하지만 백채령은 나긋한 목소리로 연성훈과 대화 좀 나누자고 했다.연성훈의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그때의 사건이, 지난 9년이라는 시간이, 백채령의 성격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는 게 보였다.두 사람의 사이는 원래 나쁘지 않았다. 백채령은 백아현과 노는 것을 좋아했고 연성훈도 백아현을 자주 찾아갔었으니. 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백채령이 앞에서 걸었고 연성훈은 옆에서 따라갔다. 길 위의 두 사람은 아주 조용했다. 그러다가 카페에 도착해서 자리를 찾아 자리에 앉았다.연성훈은 어색해서 헛기침하고 물었다.“듣기로는 결혼했다던데?”“응.”백채령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해.”연성훈은 다시 헛기침하고 머리를 긁적였다.백채령은 살짝 웃으면서 고개를 들고 물었다.“그때 일을 조사한다며?”연성훈이 고개를 들었다.“네가 믿을지 안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누명을 쓴 거야. 그날은 취해서 나도 왜 너랑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고...”여기까지 말하고 연성훈은 잠시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너랑 했었던 관계도, 왜 호텔 CCTV에 내가 너를 데리고 호텔에 가는 게 찍혔는지도 모르겠어. 억울해서 더는 견딜 수 없어.”백채령은 손에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고 컵을 만지면서 나지막이 말했다.“널 믿어.”“응?”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그녀를 보았다.백아현은 한숨을 내쉬고 별다른 해석 없이 이어서 말했다.“그때 일은 내 책임도 있어. 내가 너무
“성훈아!” 전화기 너머 구윤아가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이따가 나랑 같이 골동품 경매회에 가줄 수 있어?”연성훈이 대답하기도 전에 구윤아가 또 얘기했다.“어떤 남자가 계속 나한테 집착하고 있어. 나랑 같이 가겠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야.”잠깐 고민하던 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얘기했다.“알겠어. 주소 좀 보내줘.”“부성 호텔이야. 호텔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을게.”구윤아가 빠르게 대답했다.고개를 끄덕인 연성훈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연경민에게 전화를 걸어 얘기했다.“아버지, 저, 그... 친구랑 같이 밥 먹기로 약속해서 어머님이랑 먼저 식사하세요.”연경민은 살짝 굳었다가 진중한 어투로 얘기했다.“성훈아, 그... 채령이는 이미 결혼했으니까...”“아버지, 무슨 소리예요! 이미 백채령이랑은 헤어졌어요.”연성훈은 순간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그래서 몇 마디 더 한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한숨을 내쉰 연성훈은 택시를 잡아 부성 호텔로 달려갔다. 그는 아주 빨리 부성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부성 호텔은 인해의 오성급 호텔이었는데 규모가 매우 컸다.입구에서 구윤아가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구윤아 옆에는 키가 별로 크지 않고 조금 뚱뚱한 남자가 구윤아를 보며 얘기하고 있었다.“윤아 씨가 골동품을 좋아하는 걸 알아요!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나한테 말만 해요!”구윤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고맙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내가 알아서 살 거예요.”“그렇게 튕길 필요 없어요. 이번에 인해로 와서 내가 몇 번이나 윤아 씨를 불러냈는데 출근 때문에 바쁘다고 다 거절했잖아요. 우리 부모님은 윤아 씨를 마음에 들어 하세요. 윤아 씨 직업이나 가정이나 다요. 언제 시간 되면 우리 집에 밥 먹으러 와요!”그 뚱뚱한 남자는 활짝 웃으며 얘기했다.구윤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하준호 씨! 얘기했잖아요. 저는 하준호 씨한테 관심 없어요. 그러니까 인제 그만 집착해요! 전 좋아하는 사람이
장건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방군, 유하준, 연정환, 이 세 사람은 인해에서 가장 돈이 많은 재벌 3세였다.누구도 가장 앞줄에 앉은 그들을 건드리지 못했다.방군은 붕대를 감은 연전환의 손을 보고 웃으며 얘기했다.“쯧, 정환아, 잔소리는 아닌데, 이미 연씨 가문에서 쫓겨나고 금방 감옥에서 출소한 놈한테 이렇게 당했다니. 심지어 그 자식은 아주 멀쩡하다며? 내가 생각해도 창피해 죽을 것 같아.”연정환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다리를 꼬고 앉아 입을 삐죽이며 얘기했다.“장건이 오늘 알려준 거야? 너랑 유하준이 플라워 레스토랑에서 어떤 꼴을 보였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고 연성훈을 쫓아내려다가 오히려 전 사장한테 쫓겨났다며?”방군은 장건을 노려보더니 차갑게 얘기했다.“그 새끼는 내가 나중에 꼭 손을 봐줄 거야!”그리고 그는 또 연정환을 보면서 물었다.“어떻게, 힘을 합쳐서 연성훈을 골탕 먹여볼까?”“어떻게 골탕 먹일 건데.”연정환이 담담하게 물었다.“간단해. 나는 사람을 찾고 너는 돈을 내면 돼.”방군이 얘기했다.“연성훈은 예전부터 힘이 세고 싸움도 잘하는 것 같은데. 내가 그쪽 세계 사람들을 좀 알거든. 조직도 많고. 내가 사람을 찾아 연성훈을 손봐줄 테니 너는 배상비만 내면 돼. 얼마를 배상하든지 다 네 쪽에서 내는 거야. 어때?”“좋아.”연정환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옆의 유하준은 그저 도도하게 앉아있을 뿐, 끼어들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경매가 곧 시작돼.”...그들의 뒤쪽에는 연성훈이 앉아있었다. 연성훈의 옆에 있는 구윤아는 흥분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이번 경매에는 정말 값진 물건들이 많이 나온대! 그런데 살 능력은 없고, 그냥 구경이라도 하려고 온 거야.”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골동품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연성훈은 골동품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건 그저 심야 파수꾼으로서의 필수 지식이었다.뒤에 있던 하준호가 웃으며 얘기했다.“괜찮아요,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나한테 얘
하준호는 화가 나서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연성훈 옆의 구윤아가 얘기했다. “와, 당인의 작품이래! 저 크기를 봐, 몇십억은 나올 것 같은데.”“마음에 들어?”연성훈이 물었다.“골동품 수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당인의 작품을 원할걸?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어쩔 수 없지. 저건 엄청 비싸서 난 살 수가 없어.”구윤아가 얘기했다.“나는 그저 작은 골동품들만 수집해. 이런 비싼 골동품은 살 자격도 안 돼.”“윤아 씨, 내 여자 친구가 되어준다면 내가 이걸 사줄게요. 우리 집에도 당인의 작품이 하나 있는데 그때 가서 우리가 결혼하게 된다면 그림 두 개를 다 예물로 줄게요!”하준호가 뒤에서 또 얘기했다.“괜찮아요. 필요 없어요.”구윤아가 어이없다는 듯이 얘기했다.이때, 무대 가장 앞에 선 전아현이 웃으면서 얘기했다.“경매가, 40억부터 시작합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성훈 뒤의 하준호가 팻말을 들며 얘기했다.“44억.”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를 보며 의아해했다.“저 사람은 ‘성운서’의 도련님, 하준호 아니야? 저 사람이 왜 이 경매에...”성운서는 하준호 가문의 골동품 가게 이름이었다. 전국 각지의 골동품 시장에 가게가 있었는데 강성 쪽도 마찬가지였다.하준호는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50억.”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오른쪽에서 울렸다. 연성훈은 그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선글라스를 낀 요염한 몸매의 여자였는데 선글라스 때문에 얼굴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몸매를 보니 미녀일 것이 분명했다. 하준호가 차갑게 웃더니 담담하게 얘기했다.“54억.”그는 계속 4억씩 가격을 높였다.무대 위의 전아현이 웃으면서 얘기했다.“108번의 하준호 님이 54억을 불렀습니다. 더 부르실 분 있으신가요?”“60억.”아까의 그 여자였다. 그녀는 여전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윽고 계속해서 가격이 올라갔다.64억!72억!...이때, 가장 앞쪽에 앉아있던 연정환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
연정환이 100억을 부를 때 모든 사람은 이미 놀랐다.이 그림은 대충 80억 정도라고 예상했으니까. 물론 정말 수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격을 높게 부르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그래서 연정환이 100억을 불렀을 때, 모든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하지만 지금 연성훈이 또 가격을 110억까지 올렸다.모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연성훈은 멋쩍게 코를 긁적였다.앞쪽에 있던 연정환은 그 소리를 듣고 심기 불편해졌다. 고개를 돌려 연성훈인 것을 확인한 순간, 네 사람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또 저 새끼야.”방군이 욕설을 퍼부었다.“저 자식이 어떻게 110억을 꺼낼 수 있겠어!”장건이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연정환은 차갑게 웃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고 얘기했다.“아현 씨, 이번 경매회에는 아무 사람이나 다 들어와서 가격을 부를 수 있는 건가요? 저 사람의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저 사람 이름은 연성훈, 예전에 여자를 강간해서 9년 동안 옥살이를 해서 우리 연씨 가문에서 쫓겨났어요. 이제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110억도 없을 사람이에요!”인해에서 연성훈은 꽤 유명한 편이었다. 연정환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바로 바뀌었다.하준호가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하하하. 그 꼴로 허세를 부리려고 해?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갈 건지 지켜봐 주겠어!”무대 위의 전아현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다른 쪽을 쳐다보았다. 그쪽에는 오늘 경매의 주최자가 있었다. 이윽고 그곳에 앉아있던 정장 차림의 사람이 일어서더니 연성훈 쪽으로 걸어왔다.연성훈 앞에 걸어온 남자가 입을 열어 물었다.“연성훈 씨, 확실히 그렇게 많은 돈이 있습니까?”“그럴 리가 있겠어요?”연성훈이 얘기하기 전에, 옆의 하준호가 비웃으며 얘기했다.“갓 출소한 사람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질 수 있겠어요. 100만 원도 없을 텐데 110억은 더 없죠. 연정환 씨가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해서 허세를 부릴 겸 가격을 올린 게 분명해요.”정장 차림의 남자는 하준호를 무시한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