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초윤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화난 듯이 소리쳤다. “누가, 누가 참지 못한다고! 육지율 씨가 더 급한 거 아니에요?”육지율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욕실에 안 갈 거예요?” “안 가, 안 가, 안 가요! 당신이나 가버려!” 남초윤은 베개를 들어 그에게 던졌다. 육지율은 여유롭게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러 갔는데 정말 얄밉기 짝이 없었다. 남초윤은 침대에 기대어 누워 휴대폰을 잠시 만지며 방금 어지러웠던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때, 육지율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원래는 받지 않으려 했지만 전화가 꺼지자마자 다시 울렸다. 뭔가 중요한 고객의 전화일 것이라 생각한 남초윤은 휴대폰을 집어 들었고, 화면에는 ‘유설영’이라는 이름이 뜨고 있었다. 누가 전화했는지 뻔했다. 남초윤은 왠지 모르게 전화를 받았다.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유설영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지율아, 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어? 어디 아픈 거야? 혹시 너 초윤 씨에게 아무 끌림도 없는 거야?” 남초윤은 기가 막혀 답했다. “지율 씨가 나한테 끌림이 있든 없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남초윤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유설영은 마치 태세 전환이라도 한 듯,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다. “초윤 씨였어요? 왜 남의 휴대폰을 몰래 훔쳐서 고객 전화를 받는 건데요?” 남초윤은 비웃으며 말했다. “첫째, 전 육지율 씨 아내에요. 몰래 보는 게 아니라고요. 둘째, 대체 어떤 ‘고객’이 한밤중에 유부남에게 전화 걸어서 아내에게 끌림이 있느냐고 물어보는 건데요?” 유설영은 남초윤의 비꼬는 말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맞아요. 전 엄밀히 말해 정식 고객은 아니죠. 사실 저랑 지율이는 2년간 사귀었던 사이였고, 고등학교 동창에다 같은 반 친구였거든요. 만약 지율이 할아버지가 반대하지 않았더라면 고등학교 졸업 후 지율이는 나랑 영국 유학을 갔을 거예요. 그러니까 남초윤 씨, 우리 사이는 아주
Last Updated : 2024-10-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