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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배현수는 어깨에 큰 상처를 입어 병원에 반달간 입원해야 했다. 평소 오른손을 주로 쓰던 그는 이제 오른쪽 어깨를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일상생활도 혼자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누군가의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했다.

하지만 체력이 좋은 사람조차도 병원에서 일주일 남짓 그를 돌보다 보면 녹초가 될 판이었다. 하물며 조유진의 몸으로 반달 동안 그를 돌보면 퇴원할 때가 되었을 때 먼저 쓰러질 게 뻔했다.

이에 배현수는 비서인 서정호를 불러 지시했다.

“간병인을 좀 알아봐.”

서정호는 물었다.

“남자 간병인을 찾을까요, 여자 간병인을 찾을까요?”

배현수는 남자 간병인을 부르려 했지만 조유진이 갑자기 말했다.

“왜 간병인이 필요해요? 두 명이서 당신을 돌봐야 해요?”

“네가 낮에는 여기 있어도 밤에는 집으로 가서 쉬어야지. 여기서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테니까.”

병실이 아무리 호화롭더라도 보호자가 쉴 만한 침대가 따로 없었고, 병원은 24시간 운영되며 병실 밖 복도는 늘 소란스러웠다.

조유진은 옆에 있는 소파를 힐끗 보며 일부러 빈정댔다.

“저 소파도 꽤 푹신한데 나 거기서 자면 돼요. 아니면 여자 간병인을 부르고 싶어요?”

서정호가 말을 덧붙였다.

“남자 간병인은 구하기 어렵습니다. 거의 여자 간병인들인데 대표님이 불편하시지 않으시다면...”

간병인은 밤에는 주로 환자가 화장실 갈 때 부축하거나 옷을 벗겨주는 일을 맡는다. 만약 여자 간병인을 부르면 배현수의 체면이 상할 수도 있었다.

배현수는 서정호를 차갑게 노려보며 경고했다.

“헛소리 마. 계속 그러면 서 비서가 여기서 간병해.”

서정호는 코를 만지며 어색하게 웃었다.

“대표님, 제 아내가 감시할 텐데 제가 여기 밤새 있으면 유리가 저희 사이를 의심할 겁니다.”

배현수는 황당해하며 가까이 있던 오렌지를 집어 들어 서정호에게 던지려 했지만, 서정호가 재빠르게 말렸다.

“오른손은 못 쓰십니다! 대표님, 왼손으로 던지세요!”

배현수는 오렌지를 쥔 오른손을 주물렀다가 어깨에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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