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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조유진은 감정의 기복 속에서 혼란스러운 얼굴로 배현수를 쳐다보았는데 자신이 환각을 보는 게 아닐까 싶었다.

“어, 언제 깨어난 거예요?”

배현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무력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울면서 나더러 얼른 깨라고 했잖아. 나랑 혼인 신고하러 가자고. 유진아, 사람은 한 번 한 말은 꼭 지켜야 해.”

“...”

조유진의 얼굴에는 아직 눈물이 마르지 않았지만 당혹감에 그 눈물을 억지로 삼켜냈다.

그녀는 배현수의 다친 오른쪽 어깨를 보고 다급히 물었다.

“상처는 아프지 않아요?”

배현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원래는 안 아팠는데 지금은 좀 아프네.”

“왜요?”

조유진은 여전히 멍한 상태로 반응이 늦었다.

배현수는 손을 뻗으며 웃음기 어린 얼굴로 말했다.

“일단 일어나서 이야기하자. 무릎 안 아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죽은 줄 알겠어.’

“...”

조유진은 당황하며 병상에 손을 짚고 천천히 일어났지만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있었던 탓에 다리가 저려 앞으로 쓰러질 뻔했다.

배현수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안아줬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가 그의 어깨 상처에 부딪히는 바람에 숨을 들이쉬고 말았다.

“괜찮아요?”

조유진은 급히 그의 몸에서 떨어져 상처를 확인하려 했지만 남자는 팔을 감아 그녀를 꽉 껴안으며 말했다.

“아파. 그러니까움직이지 마.”

조유진은 꼼짝도 못하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의사 불러올까요?”

배현수는 그녀를 계속 안고 놓지 않으며 느닷없이 물었다.

“유진아, 방금 네가 한 말, 아직 유효한 거지?”

조유진은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머리가 뒤엉켜 있었다.

“무슨 말이요?”

옆에 있던 서정호가 그 상황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조유진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말했다.

“아, 사모님. 방금 ‘현수 씨, 일어나요... 혼인 신고하러 가야죠’라고 하셨잖아요.”

서정호의 과장된 목소리와 애교 섞인 말투에 배현수도 몸이 오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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