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철은 고 대가의 협박에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만약 고 대가님께서 굳이 저를 몰아세우신다면, 이 늙은이가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안 어르신, 경매회도 물 건너간 이상 제가 여기 계속 있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고 다른 일정도 있으니 이만 돌아가겠습니다.”고 대가가 얼렁뚱땅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서준영은 재빨리 기린 걸음을 선보이며 그의 손에 들려있던 팔괘경을 빼앗았다.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고 대가는 노발대발하면서 소리쳤다.“이놈아! 내 법기를 돌려줘!”“고 대가님, 법기의 진위가 아직 가려지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가리려는 겁니까? 설마 도둑이 제 발 저린 건 아니겠죠? 이제부터 제가 여러분께 팔괘경이 가짜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서준영은 손을 들어 두 손가락에 영기를 모으더니 팔괘경을 가리키며 몇 마디 주문을 외웠다.순간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던 연기가 팔괘경 속으로 들어가더니 너무 쉽게 작은 법진을 파괴해 버렸다.이어 안방을 감싸고 있던 서늘한 기운이 사라졌고 팔괘경도 빛을 잃으면서 평범한 거울로 변했다.서준영이 그 거울 위에 덮여 있던 녹을 손으로 툭 건드리자, 거울이 만들어진 지역과 연도가 선명하게 드러났다.“소항 마을, 2022년.”서준영의 뒤에 서 있던 안윤아도 그 글자를 보고 놀라서 외쳤다.“고물도 아닌 현대 공예품이었던 거예요?”김남길, 임용관과 진충도 서준영에게로 다가와서 거울에 새겨진 글씨를 보고 얼굴이 검게 변했다.하마터면 고 대가에게 속아 1,000억 원을 주고 평범한 공예품을 살 뻔했던 김남길이 분노하며 따지기 시작했다.“고 대가님, 당장 이 상황을 설명해 보시죠!”고 대가 또한 경매회를 통해 1,000억 원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에 분노했고 적반하장으로 이를 갈며 살기 어린 말투로 서준영을 협박했다.“건방진 놈, 왜 사사건건 내 일을 방해하는 거야, 너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서준영은 두려워하기는커녕 환하게 웃으면서 답했다.“아직도 상황 판단이 되지 않습니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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