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521 - 챕터 530

1378 챕터

제521화

헬리콥터는 넓은 곳에 착륙했고, 지아가 머리를 내민 순간, 뜨거운 열기가 사방팔방에서 덮쳐왔다.도윤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부축했다.“밖은 더우니까 그냥 비행기 안에서 기다려.”“그럴 필요 없어.”지아는 바로 도윤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때 소시후도 많은 사람들을 소집했고, 그는 마음속의 공포를 참으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지아 씨, 어디서 그 시체를 봤지?”지아는 자신이 바다에 떨어졌을 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그중 한 척의 낡은 배를 가리켰다.“바로 이 배였어요. 그때 안에는 시체가 있었지만, 이미 반년이 지난 지금, 그 시체가 아직도 거기에 있는지는 잘…….”말이 떨어지자 소시후는 성큼성큼 그 낡은 배를 향해 달려갔고, 뒤에 비서인 양지운의 권고까지 무시했다.“대표님, 서두르지 마세요. 자신의 몸부터 생각하셔야죠.”그러나 소시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여동생을 오랫동안 찾았고, 이제야 겨우 단서를 얻었지만, 뜻밖에도 그녀의 죽음에 관한 소식이었다.줄곧 냉정하던 소시후는 이 순간 다리가 나른했고, 마음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귓가에 휙휙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소시후는 재빨리 그 높은 낡은 배에 올랐다.경호원들은 그보다 먼저 위에 올라갔는데, 그들은 손전등을 켜고 신속하게 허름한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얼마 걷지도 못하고 그들은 공기 속에서 나는 메스꺼운 냄새를 맡았다.나무는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어 곰팡이 냄새를 풍겼고, 그 속에는 또 썩은 고기의 냄새까지 섞여 있었다.양지운이 입을 열어 말했다,“대표님, 안에서 고약한 냄새가 풍기고 있으니 일단 밖에서 잠시 기다리시죠.”그러나 소시후는 그를 아랑곳하지 않고 손전등을 들고 더 빨리 걸어갔다.그의 심장은 지금 마구 뛰고 있었고 이마에 식은땀까지 줄줄 흘렀다.이때 이 넓은 낡은 배에서 누군가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찾았습니다, 여기에 있습니다.”소시후는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하마터면 땅에 쓰러질 뻔했고, 양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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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소씨 가문은 비록 국제적으로 유명한 대가족이지만, 이곳은 A시였기에, 소시후가 이 일을 처리하려면 한계를 받을 것이고, 도윤처럼 그렇게 편리하지 못할 것이다.도윤은 자원을 동원하여 신속하게 부검을 시작하게 했다.기다리는 동안 소시후는 줄곧 한 가지 자세를 유지하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지아는 레몬 물 한 잔을 그의 앞에 놓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했다.“대표님, 결과가 곧 나올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일은 절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닐 거예요. 그러니 일단 물부터 좀 마셔요.”소시후는 그제야 정신을 차라며 입을 열었고, 목소리는 이미 잠겼다.“이 시체에 관한 디테일을 좀 더 말해줄 수 있어?”지아는 자신이 배에서 탈출한 경과를 자세히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시체와 함께 더러운 물에 잠겨 있으면서 물고기 떼가 시체의 눈을 뚫고 나왔다는 것을 말하자, 도윤과 소시후는 동시에 안색이 변했다.도윤은 지아가 그때 도망 다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이 이토록 험난할 줄은 몰랐다.소시후는 거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길쭉한 손가락은 자신의 무릎을 꽉 쥐었으며 고급 양복바지까지 쭈글쭈글해졌다.“대표님, 슬퍼하지 마세요.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잖아요. 그리고 대표님은 지금 몸도 안 좋으신데, 절대로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소시후는 고개를 저었다.“지아 씨, 나 지금 자꾸만 좋지 않은 예감이 들어. 그 시체, 아마도 시영이가 맞을 거야.”지아는 최근에 소계훈이 다시 입원한 일을 겪었기에, 가족을 잃은 고통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될수록 소시후를 위로하려 했지만,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소시후가 먼저 말했다.“반년 전부터 나와 내 남동생들은 자주 꿈을 하나 꾸었거든. 꿈속의 시영은 물속에서 끊임없이 울며 우리에게 하소연했고, 자신을 구해달라고 했어. 우리는 이게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시영에게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걱정돼서 이렇게 사방을 돌아다니며 시영의 행방을 찾았던 거야.”“이 반년 동안, 시영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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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지아는 처음으로 태동을 느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그녀는 사탕을 먹은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면서 이 기쁨을 도윤에게 나누어 주려고 했다.그날 지아는 도윤에게 많은 문자와 영상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했다.그리고 저녁에 도윤이 마침내 돌아왔을 때, 지아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현관에 달려가서 그에게 말했다.“도윤아, 오늘 아이가 움직였어. 내가 정말로 느꼈는데, 너도 빨리 만져봐.”그때 지아는 임신한지 겨우 3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배는 그렇게 선명하게 부풀어 오르지 않았다. 도윤은 이 말을 듣고 단지 차갑게 그녀를 힐끗 보았을 뿐, 바로 자리를 떠났다.그녀는 마치 찬물을 맞은 것처럼 마음이 먹먹해졌고, 그 순간에야 다른 사람이 자신처럼 흥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나중에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르면서 태동도 점점 뚜렷해졌지만, 지아는 더 이상 도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도윤은 그때 일찍 문을 나서거나 늦게 돌아왔고, 아니면 아예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기에 지아의 변화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그녀가 임신한 그 몇 개월 동안, 도윤은 그녀의 배를 한 번도 만진 적이 없었다.그러나 오늘 도윤은 조심스럽게 지아에게 부탁을 했고, 눈빛은 더욱 간절했다.지아는 바로 거절하려고 했지만, 이때 누군가 휴게실의 문을 두드렸고, 소시후와 지아는 재빨리 문을 향해 바라보았다.양지운과 진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들어왔다. 양지운은 손에 서류를 들고 엄숙하게 말했다.“대표님, 법의관은 아직 부검을 하고 있지만 DNA 결과가 이미 나왔습니다. 검사하는 동안 제가 줄곧 옆에서 지켜봤기에 결과에 문제가 없을 겁니다.”소시후는 천천히 서류를 받았고, 긴장함에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었다.고요한 방에서 지아는 숨까지 죽였고 자기도 모르게 치마를 꽉 잡았다.그녀 자신조차도 이렇게 긴장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몰랐다. 그녀는 소시후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잠시 후, 원래 불안한 소시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지아가 입을 열어 결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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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도윤은 특별히 의사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임산부는 임신기에 정서가 매우 불안정했다.그는 자신 때문에 지아의 가슴속에 응어리가 맺혔다는 것을 알고, 몇 달 동안 꾹 참으며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였다.오늘 시체를 찾은 일은 지아의 마음속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렸고, 그녀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뱃속의 아이는 지아의 괴로움을 느낀 듯, 뱃속에서 마구 움직이기 시작했다.지아는 얼른 울음을 멈추었고, 도윤은 뜨거운 수건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럽게 달랬다.“그냥 너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낯선 사람일뿐, 슬퍼할 필요가 없어. 그 사람이 하늘에서 보고 있다면 틀림없이 네가 고마울 거야. 네가 그 사람의 시체를 찾았고, 가족과 다시 모이게 했으니까.”지아는 훌쩍이며 답답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마 다 같은 소씨라서 그런지, 소시영 씨가 대표님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난 마치 내 가족이 떠난 것처럼 슬펐어.”지아는 이 말을 하면서 자신도 좀 우습다고 느꼈고,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 건가 봐.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그녀는 촉촉하게 젖은 두 눈을 들어 도윤을 바라보았다.“전에 대표님은 확실히 날 도와줬지만, 그는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 난 줄곧 대표님을 친오빠로 여겼고, 우린 네가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사이가 아니야.”도윤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며 진지하게 지아를 쳐다보았다.“응, 알아.”지난번에 도윤이 지아가 소시후의 아이를 가졌다고 오해했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뿌리 깊은 트라우마가 생겼다.“시간도 늦었으니 좀 일찍 쉬어.”말을 마치자, 도윤은 몸을 돌려 방을 떠났다. 정원의 플루 메리아와 매화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지만 도윤은 오히려 하나 또 하나의 담배를 피웠다.그 잘생긴 얼굴에는 고민이 가득했다. 지금의 도윤은 예전의 지아처럼 조심스럽고 또 불안해했다.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해도, 다시 그녀를 자극할까 봐 걱정이 되어 도윤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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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지아는 깨어나자마자 바로 빠르게 뒤로 물러났고, 왼손은 심지어 자신의 배를 가리고 있었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경계하는 것을 보고, 도윤의 마음은 마치 갈기갈기 찢어진 것 같았다.“너무 긴장하지 마, 난 그냥…… 아이들 좀 만져보고 싶었어.”하지만 지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병아리를 보호하는 암탉처럼 크게 소리쳤다.“나가.”“알았어, 지아야, 흥분하지 마, 나 바로 나갈게.”“아…….”이때 지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도윤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이 소리를 듣고 얼른 앞으로 다가가서 물었다.“왜 그래? 아이가 또 발로 찼어? 아까부터 아이들 너무 자주 움직이는 것 같던데.”“아파…….”지아는 자신의 배를 꼭 안았고, 도윤은 깜짝 놀랐다.“무서워하지 마, 내가 바로 의사 불러올게.”다행히 이곳에 각종 기계가 완비되어 있어서 의사들은 즉시 지아에게 검사를 진행했다.지아는 도윤의 손을 꼭 잡았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녀는 1년 전 조산으로 아이를 잃은 날을 생각하며 온몸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고, 끊임없이 도윤의 이름을 불렀다.“이도윤, 아이, 꼭 우리의 아이를 지켜내야 해.”“지아야, 긴장하지 마. 피 안 났으니까 별문제 없을 거야.”하지만 도윤이 어떻게 위로하든, 지아는 줄곧 극도의 공포 속에 처해있었다.한차례의 검사를 마친 후, 노지혜는 마침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에겐 큰 문제가 없어요.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어보니 모두 건강한데, 갑자기 배가 아픈 원인은 사모님의 정서와 관계가 있어요. 혹시 오늘 무슨 일 있었나요?”도윤은 지아를 부축하며 수건으로 그녀의 이마에 있는 땀을 닦아주었고, 그녀는 아이가 건강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긴장이 풀렸다.“응, 그럴 일이 좀 있었어. 그런데 아이들은 정말 괜찮은 거야?”“네, 아직은 다른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사모님, 제가 잔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비록 지금 이미 3개월을 무사히 보냈지만,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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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지아가 들리지 않는 안전한 곳에 도착한 다음, 도윤은 다시 입을 열었다.“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그는 담배 하나를 꺼냈지만, 불을 붙이지 않았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아닙니다, 안심하세요. 아이에게는 아직 문제가 없지만, 대표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사모님은 전에 대출혈 때문에 몸을 크게 다쳤기에 지금 자궁내막이 아주 얇아 유산하기 쉬운 상황에 처해있으십니다.”도윤이 말을 하지 않자 의사는 계속 보충했다.“임산부의 정서도 특히 중요하니까, 대표님께서도 사모님의 상황을 잘 살피셔야 합니다. 될수록 임신기에 사모님을 자극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모체가 자극을 받아 스스로 임신을 중지할 것이고,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사모님은…….”노지혜는 조심스럽게 도윤을 바라보았다. 도윤은 손에 든 담배를 꽉 쥐었고, 목소리를 낮추었다.“계속 말해봐.”“사모님은 쌍둥이를 가졌기에 임신 기간은 일반 임산부보다 더 힘드실 것이고, 유산하면 사모님에게 더 큰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심각하면 생명에 위험까지 생길 겁니다.”“알아, 지아가 임신하는 동안, 너희 팀이 전적으로 책임져.”“안심하세요, 대표님. 저희는 꼭 사모님을 지키며, 아이들이 무사히 태어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그럼 수고해.”노지혜가 떠나자, 도윤은 계단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았다.의사의 뜻은 간단했다. 지아는 지금 깨지기 쉬운 유리와 같기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바로 산산조각 날 것이다.이제 몇 개월밖에 남지 않았으니, 도윤은 더욱 엄격히 적들을 대비하며 더 이상 아무런 문제도 생기게 못하게 막아야 했다.날이 밝자마자 진환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대표님, 전에 분부하신 일, 이미 결과가 나왔습니다.”진환은 한 묶음의 자료를 건네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소씨 집안의 프로필이었다.“소 회장님과 그 아내분은 금슬이 좋으셔서, 선후로 여섯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 시체는 4남 2녀 중 다섯 째로, 밑에는 또 한 명의 여동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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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지아가 잠에서 깨어날 때, 도윤은 이미 별장을 떠났고, 그녀는 경호원이 더욱 많아진 것을 발견하였다.지아는 소시후를 찾아가려고 차를 대기시키라고 했지만, 염경훈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이미 분부를 내리셨는데, 지금부터 아이를 출산하실 때까지 별장을 떠나시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하지만…….”“대표님께서는 사모님의 안전을 위해 그런 결정을 내리셨으니, 의문이 있으시면 직접 대표님께 물어보세요.”지아는 어젯밤 심한 태동을 떠올렸다. 그녀는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정말 깜짝 놀랐다.도윤이 이렇게 한 것도 자신을 위해서였으니 지아는 이 결정에 대해 아무런 불만도 없었고, 자신의 부풀어 오른 배를 어루만지며 방으로 돌아갔다.들어가자마자 도윤의 전화가 걸려왔고 지아는 바로 받았다.“응, 나야.”“소시후 여동생의 부검 결과 나왔는데, 그 사람 오늘 아침 일찍 시체를 데리고 귀국해서 장례식을 거행했어. 난 사람 시켜서 줄곧 공항까지 호송하라고 했으니 넌 이쪽을 걱정할 필요 없어. 참, 그 사람 떠나기 전에 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어. 이렇게 도와줘서 말이야.”지아는 아직 입을 열지 않았지만 도윤은 이미 그녀의 속마음을 알아차렸다.“부검 결과는?”“네가 말한 것처럼, 가슴에 맞은 총상이 치명상이었어. 다행히 죽기 전에 그 여자는 다른 고통을 겪지 않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었어. 이제 이 일은 여기서 끝이니 지아야, 오늘부터 더 이상 그 어떤 일도 신경 쓰지 마. 지금 몸을 잘 챙기면서 출산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면 돼.”“알았어.”“그동안 나도 네 눈에 띄지 않을게.”도윤은 대답을 듣지 못하자 지아가 바로 전화를 끊을 줄 알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녀가 먼저 끊기를 기다렸다.그리고 전화가 끊기기 전에, 그는 맞은 편서에서 들려오는 아주 작은 목소리를 들었다.“고마워.”도윤은 자신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지금 그의 입가는 이미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이쪽의 지아는 한숨을 돌렸다. ‘이제 마침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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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곧 의료팀의 모든 사람들이 들어왔다.“사모님, 이제 환자분에게 응급 치료를 진행할 테니 먼저 나가세요.”미연은 급히 멍해진 지아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안색이 매우 좋지 않은 지아를 보며 미연은 애가 탔다.“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어르신은 틀림없이 무사하실 테니까 뱃속의 아이부터 생각하세요.”지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쪽은 자신의 아이이고, 다른 한쪽은 소계훈이었다.어젯밤 의사는 특별히 그녀에게 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지아는 도무지 안심할 수가 없었다.초조한 눈빛으로 방을 바라보다, 잠시 후 의사가 땀을 닦으며 걸어 나왔다.지아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물었다.“어떻게 됐어?”“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어르신께서는 별일 없어요.”간호사는 펜던트를 지아에게 돌려주었다.“사모님, 어르신은 원래 오로지 한 가지 집념으로 지금까지 버티셨으니, 사모님도 어르신이 그런 생각을 유지하도록 주의하셔야 해요. 어르신은 지금 풍선과 같아서, 일단 풍선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면, 바로 저 멀리 날아가겠죠.”“알았어, 앞으로 주의할게.”그들이 떠난 후, 지아는 침대 위에 누운, 점점 여위고 허약해지는 남자를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한 편으로는 자신이 비할 데 없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아도 소계훈을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아빠, 가지 마세요. 이제 아이가 곧 태어날 거예요. 아빠가 떠나면, 그들에겐 영원히 외할아버지가 없는 거잖아요.”“어젯밤에 배가 엄청 오래 아팠는데, 다행히 별일은 없었고, 아이들도 아주 건강해요. 아빠, 아빠가 이대로 떠나면, 내가 얼마나 슬프겠어요, 아빠도 내가 우는 거 보고 싶지 않잖아요.”지아는 소계훈의 곁을 지키며 오랫동안 수다를 떨었고, 그의 심박수가 정상으로 된 것을 확인하고서야 방을 떠났다.‘아빠, 미안해요, 하지만 난 아직도 아빠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요.’날은 하루하루 지나갔고, 무더운 여름을 보내 다음 어느덧 가을이 찾아왔다.지아는 나뭇잎이 노랗게 물든 정원의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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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닭볶음탕을 먹고 있던 지아는 고개를 돌려 강미연을 바라보았고, 미연이 전화를 끊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집에 무슨 일 생겼어?”“제 동생이 집에 가는 길에 차에 치여서 다리가 부러졌어요. 아가씨, 저…….”미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아가 말했다.“이틀 휴가 줄 테니까, 얼른 돌아가. 가족이 제일 중요하지.”“고마워요 아가씨. 하지만 이쪽은…….”“여기 의사, 하인, 경호원들이 얼마나 많은데, 게다가 그들은 나 한 사람만 모시고 있으니 나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네 이번 달 월급을 미리 당겨주라고 할게.”“아가씨, 그럴 필요는 없어요.”“빨리 가봐, 사양하지 말고. 내가 기사더러 널 병원으로 데려다주라고 할게.”지아는 손을 흔들더니 염경훈에게 미연을 데려다주라고 분부했고, 또 미리 외과 의사에게 상황을 말했다.그녀는 염경훈이 미연을 좋아한다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렸는데, 하필이면 미연은 오로지 자신의 선배만을 생각하고 있었다.그 선배란 사람에 대해 지아는 평가하고 싶지 않았지만, 적어도 염경훈은 아주 훌륭한 사람이었고, 지아도 그들 두 사람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염경훈이 떠날 때, 지아는 그를 향해 눈을 깜박였고, 염경훈은 얼굴을 붉히며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지아는 산뜻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았고, 손은 배를 쓰다듬었다.이때 장씨 아주머니는 그릇을 치우러 왔고, 그녀를 관심했다.“사모님, 곧 비가 올 것 같으니 얼른 들어가세요.” 지아는 머리 위의 그 시커먼 먹구름을 바라보았다. 만약 오늘 비가 내린다면 아마 억수같이 쏟아질 것이다.“알았어.”“자, 제가 부축해 줄 테니까, 천천히 일어나세요.”지아는 배를 받쳤고, 장씨 아주머니는 지아의 팔을 부축했다. 그리고 출산하는 임산부와 거의 비슷한 지아의 큰 배를 보면서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쌍둥이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겨우 6개월맊에 되지 않았는데, 배가 이렇게 크다니. 임신 후기에는 또 어쩜 좋아요. 아이는 7, 8개월이 될 때 엄청 빨리 자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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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사모님.” 염경훈은 몹시 억울했다. “제가 미연 씨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게 아니라, 미연 씨 눈에는 오직 그 사람밖에 없어서 그래요. 그러니 어떻게 제가 보이겠어요?”지아가 생각하다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그녀가 전에 이도윤을 사랑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고백했지만, 지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지금은 심지어 고백한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너무 슬퍼하지 마,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야.”“이제 더는 찾고 싶지 않아요.”“융통성이 없어.” 지아는 이마를 짚으며 어이가 없다고 느꼈다.‘어쩜 하나하나 고집이 이렇게 셀까?’“사모님, 곧 비가 올 것 같은데, 저녁에 외출하지 마세요. 정원의 오솔길이 미끄러우니 넘어지실 수 있어요.”“음.”지아는 계속 국을 마셨고 뱃속의 아이도 지금 아주 활발했다. 그래서 지아는 방에서 잠시 산보하다 잠을 자려 했다.밤새 억수 같은 비가 내렸는데, 천둥까지 쳐서 지아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이튿날, 큰비가 여전히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아는 창가에 앉아 책을 볼 수밖에 없었다.“아가씨, 저 돌아왔어요.”미연은 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큰 소리로 외쳤다. 그녀는 손에 간식을 들고 달려와 지아에게 건네주었다.“호떡 드시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특별히 사 왔어요.”“오랜만에 안 먹어서 너무 먹고 싶었거든.”지아는 먹으면서 물었다.“네 선배와는 어떻게 됐어?”미연은 수줍어하며 말했다.“어젯밤에 저에게 고백했어요. 이거 보세요, 이것은 선배가 저에게 준 팔찌인데, 외국에서 특별히 사람을 찾아 주문 제작한 거래요. 비록 비싸진 않지만, 나름 정성을 들였어요. 위에 저 닮은 귀여운 토끼까지 있어요, 예쁘죠?”미연이 팔찌를 흔드는 모습을 보고, 지아는 그녀가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팔찌는 받을 수 있지만 너무 흥분해 하지 마. 내가 전에 한 말 꼭 명심하고.”“안심하세요, 아가씨. 저도 다 알고 있으니까요. 선배는 제 집안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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