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501 - Chapter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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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세상을 떠났다는 말은 소계훈의 머릿속에서 터졌고, 그는 그저 자신의 호흡이 곤란하다고 느끼며 온몸의 피가 굳은 것 같았다.그의 얼굴은 유난히 보기 창백해졌는데, 몸은 자신도 모르게 떨리고 있었고, 심지어 너무 흥분해서 백채원의 손을 덥석 잡았다.“너희 엄마가 어떻게 죽은 거지?”백채원은 남이 자기 앞에서 변진희의 죽음을 언급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변진희를 죽인 것과 다름이 없었기에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우리 엄마가 어떻게 죽은 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어디서 온 촌놈이, 더 이상 꺼지지 않으면 경호원 부를게요.”백채원은 소계훈의 충격과 고통,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복잡한 표정을 바라보았다.‘설마 우리 엄마의 옛 친구인가?’이렇게 생각하니, 백채원도 소계훈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다.“됐어요, 오늘은 내가 결혼하는 날이니, 아저씨도 그냥 여기 남아서 식사하고 가요.”여금청은 소계훈을 흘겨보았다.“빨리 꺼지지 못 해? 자신이 옷 입은 꼴을 좀 봐, 여기가 당신이 올 수 있는 곳이야? 우리 채원 언니 웨딩드레스나 더럽히지 마.”소계훈은 변진희가 죽었다는 고통에 휩싸여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상관없었다.백채원은 그가 온몸을 떨며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바로 이때, 주은청이 두 아이를 데리고 걸어왔고, 채나는 달콤하게 외쳤다.“엄마.”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아이를 보자, 백채원은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그녀는 지윤을 바라보았다.‘그동안 줄곧 보지 못했으니, 지윤도 이제 날 엄마라고 부르겠지?’하지만 지윤은 단지 백채원을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도윤과 닮은 그 작은 얼굴은 심지어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소계훈도 당연히 지윤을 보았다.“이 아이가 네 아들인가?”여금청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지? 사람 말 알아듣지 못하는 거야?”아이의 얼굴을 보자 소계훈은 그제야 깨달았다.“너와 도윤의 아이구나, 그렇지?”“뭘 그렇게 중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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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이 말은 소계훈을 붕괴하게 만들었고, 줄곧 흔들리던 그의 몸은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세게 민 것 같았다.소계훈은 혈기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고,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이를 본 여금청은 놀라 비명을 질렀다.“아,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모르는 척하고 넘어가면 뭐라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경비원은 어디에 있는 거야? 이 사람을 쫓아내지 못해!”백채원은 여금청을 호되게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도윤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소계훈의 몸을 부축했다.“아버님, 괜찮으세요? 진 비서, 빨리 아버님을 병원으로 모셔!”소계훈은 고개를 돌려 도윤을 바라보았는데, 그가 신랑 예복을 입은 것을 보고 더욱 화가 나서 눈이 새빨개졌다.지금의 소계훈은 말 한 마디도 하지 못했고, 화가 나서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우, 우리 집 파산하게 된 거, 자, 자네가 한 짓인가?”소계훈은 자신이 줄곧 좋아했던 사위가 자신의 집안을 망친 범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비록 그때의 일은 무척 수상했지만, 소계훈은 지금까지 도윤을 의심한 적이 없었고, 그저 자신이 전에 미움을 샀던 비즈니스 파트너가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도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버님, 아따 전부 설명해 드릴게요. 일단 집으로 돌아가요.”“돌아가?”소계훈은 차갑게 웃으며 지윤을 가리켰다.“이 아이도 자네 아들인가?”옆에 있던 여금청은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필사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물론이죠, 이 대표님과 똑 닮았으니 누가 봐도 대표님의 아들이잖아요.”소계훈은 손을 떨며 도윤의 얼굴을 향해 뺨을 내리쳤다. 비록 아무런 힘도 없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내 딸이 자네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자네 어떻게 지아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지? 그리고 자네 그때 어떻게 나에게 맹세했지? 이 양심도 없는 놈아! 내가 정말 눈이 없어서 내 딸을 자네 같은 사람에게 시집보냈구나! 우리 집안이 자네한테 못해준 게 뭐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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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소계훈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지아는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니, 비명을 지르며 따라서 기절했다.“지아야!”도윤은 즉시 지아를 품에 안았고, 진환은 소계훈을 등에 업은 채 재빨리 떠났다.백채원도 이 갑작스러운 일들 때문에 어리둥절해졌는데, 상황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도윤이 지아를 안고 훌쩍 떠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울부짖으며 뒤에서 외쳤다.“이도윤! 곧 결혼식이 시작할 거라고요!”백채원은 다급한 마음에 도윤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자신의 불편한 다리와 무턱대고 일어선 결과, 그녀는 바닥에 세게 쓰러졌다.아무리 진귀한 웨딩드레스라도 지금의 백채원은 낭패를 감출 수 없었고, 더욱이는 수군거리는 사람들을 말리지 못했다.여금청은 그제야 자신이 엄청난 사고를 쳤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녀는 재빨리 땅바닥에 엎드린 백채원을 일으켜 세웠다.“채원 언니, 괜찮아요?”그러나 백채원은 오히려 힘껏 그녀의 뺨을 때렸다.“미친 년! 너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여금청은 이번엔 그야말로 엄청난 일을 저질렀고, 그녀는 당황해진 채 설명했다.“채원 언니, 미안해요. 나는 단지, 단지…….”백채원은 그녀의 옷깃을 확 잡아당기더니 가슴 앞에 있는 레이스를 구겼다.“내가 만약 오늘 결혼하지 못한다면, 너 정말 끝났어!”여금청은 털썩 주저앉아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병원에서.소계훈과 지아는 각각 응급실로 실려갔다.곧 지아의 진단 결과가 나왔지만, 소계훈은 다시 수술실로 밀려났다.양요한은 도윤을 말렸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에게 큰 문제는 없고, 다만 너무 놀라서 잠시 혼수상태에 빠졌을 뿐이에요. 아이도 아주 건강하고요.”도윤은 피곤해진 미간을 쥐었다.“내가 걱정하고 있는 사람은 아버님이야. 아버님의 몸은 너무 취약해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지아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소계훈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지아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바로 이때, 수술실에서 의사 한 명이 걸어 나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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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아빠, 떠나면 안 돼요. 떠나면 나중에 누가 날 보호해 주겠어요? 그들은 어렸을 때처럼 날 괴롭힐 거예요.”“불쌍한 내 딸.”지아는 최선을 다해 소계훈을 설득했다.“아빠, 아직 내 아이가 태어나는 거 보지 못했으니 어떻게 이대로 떠날 수 있겠어요? 나 혼자 이 세상에 남아 고생하는 거 보고 싶은 거예요? 아이에게 이미 아빠가 없는데, 이제 외할아버지까지 없게 만들려고요?”소계훈의 표정이 좀 변했고, 그는 지아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지아야, 내가 가장 마음이 놓이지 않은 게 바로 너야.”지아는 힘껏 그의 손을 잡았다.“그러니까 가지 마요. 아이에게 외할아버지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아빠, 나도 아빠가 힘들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나를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만약 아빠가 떠난다면, 나는 이 세상에 의지할 가족이 더 이상 없을 거예요.”소계훈은 대답하지 않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몰랐다. 지아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소계훈 앞에 무릎을 꿇었다.“난 이미 엄마를 잃었으니 더 이상 아빠를 잃고 싶지 않아요. 아빠, 아빠는 나를 제일로 귀여워하셨잖아요? 그러니 가지 마요, 네?”소계훈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그래, 아빠는 어디도 가지 않을게.”“아빠!”지아는 갑자기 눈을 뜨며 꿈에서 깨어났고 도윤은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아야, 좀 어때? 어디 아픈 데 없어?”지아는 그를 상대하기가 귀찮았다. “우리 아빠는? 어떻게 됐어?”바로 이때 진봉이 재빨리 달려왔다.“좋은 소식이에요, 방금 어르신께서 생존 의지가 나타났어요.”지아는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아빠 지금 어디에 있어?”“중환자실에요, 방금 한차례의 응급처치를 받았는데, 다행히 어르신은 갑자기 생존 의지를 가지게 되었고, 의사는 매우 순조롭게 응급처치를 진행했어요. 그러나 아직은 방문하면 안 돼서, 사모님은 밖에서 바라보실 수밖에 없어요.”“응, 난 한 번만 볼게, 딱 한 번만.”지아는 중환자실로 달려가 유리를 사이에 두고 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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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도윤은 지아의 명령에 따라 재빨리 먹을 것을 가져왔고, 지아는 따뜻한 물을 마신 다음 또 천천히 음식을 먹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울렁이는 느낌이 사라졌다.그녀가 좀 나아진 것을 보고 도윤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배가 아픈 거야? 우리 검사하러 가자. 너 아직 임신한지 3개월도 안 됐어. 내가 아무리 미워도 지금은 아이를 생각해야지.”지아는 도윤을 상대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금방 달려온 백채원이 이 말을 듣고 소리를 질렀다.“당, 당신들 나 몰래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복도에서 울렸다.지아는 원래 엄청 피곤했는데, 백채원이 이렇게 떠들자, 그녀는 불쾌함에 눈살을 찌푸렸다.“여기 병원이니까 좀 조용히 해.”“천한 년이 감히 내 남편을 꼬셔? 이게 죽으려고!”백채원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소계훈을 보러 왔는데, 오자마자 이런 폭발적인 비밀을 들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부랴부랴 일어나려 했지만 또다시 심하게 넘어졌다.도윤은 이 상황을 보고 백채원이 넘어지지 않도록 그녀를 부축했는데, 백채원은 이 기회를 틈타 도윤의 품에 쓰러지더니 눈물을 흘렸다.“도윤 씨, 나랑 결혼하기로 약속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요?”지아는 본래 답답한 마음이 더욱 나빠졌고, 두 사람이 여기서 쇼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바로 자리를 떠났다.“가긴 어딜 가려는 거야? 내 남자 꼬실 땐 언제고, 이젠 오히려 도망치려는 거야?”지아는 백채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고,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이때 도윤은 목소리를 낮추었다.“그만해, 더 이상 귀찮게 굴지 마.”백채원은 도윤의 몸에서 나는 싸늘한 기운에 겁을 먹고 얼른 코를 훌쩍이며 울부짖는 것까지 멈추었다.그리고 그녀는 순식간에 불쌍한 모습을 드러내며 억울하게 말했다.“오늘은 우리의 결혼식인데, 당신은 오히려 손님들 앞에서 소지아를 안고 떠났으니 나와 우리 집안을 완전히 무시한 거잖아요!”“일이 갑자기 일어나는 바람에 나도 어쩔 수 없었어.”도윤은 백채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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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네가 아버님의 친딸이라고? 그럼 지아의 부모님은?”도윤은 일련의 질문을 던졌고 백채원은 그가 지아를 언급한 것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워했다.“내가 어떻게 그걸 알겠어요. 우리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야 난 이 모든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물론 지금은 지아의 정체를 따질 때가 아니었다. 소계훈이 그녀의 아버지든 아니든 지아는 마음속으로 소계훈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으로 여겼다.“그럼 아버님이 네 아버지라는 것을 안 이상,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아버님은 전에 이미 머리를 다친 적이 있는데.”백채원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나 정말 몰랐다니까요! 그동안 우리는 만난 적이 없는 데다 난 얼마 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어요. 난 아빠를 찾으려 했지만, 식물인간이 된 후 행방불명 되었다는 것밖에 알아낼 수밖에 없었고요. 비록 사진에서 본 적이 있지만, 그때의 아빠는 지금과 너무 달랐으니 나도 즉시 알아보지 못했어요. 도윤 씨,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난 이미 우리 엄마를 죽였으니 또 어떻게 내 친아버지를 해치겠어요.”도윤은 백채원이 슬퍼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네가 사람 시켜 청첩장을 보냈으니, 이건 네가 받아야할 벌이지.”“그럼 당신은요? 당신은 뭔데요? 분명히 나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왜 자구 소지아와 끊임없이 얽히는 거죠? 도대체 날 뭘로 생각한 거냐고요? 당신 마음속에 내가 있긴 한 거예요?”백채원은 억울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도윤은 싸늘하게 웃으며 오히려 반문했다.“내 마음속에 네가 있을 거 같아?”이것은 백채원이 스스로 모욕을 자초한 것과 다름없었다.도윤은 그녀를 휠체어에 잘 앉힌 다음 천천히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가볍게 말했다.“백채원, 내가 지난번에 경고했지. 전림을 봐서 사모님의 자리는 너에게 줄 수 있지만 얌전하게 있는 게 좋을 거라고. 내 마음속에 있어 넌 영원히 내 형수고, 난 평생 너를 사랑할 리가 없어. 다음 생은 더더욱 그럴 리가 없을 것이고! 넌 나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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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지아는 의사로부터 소계훈의 상황을 알게 되었고, 일시에 슬퍼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몰랐다.소계훈이 무사해서 다행이지만 심각한 것은 그가 또다시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자신과 뱃속의 아이가 소계훈을 이 세상에 남겨둘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소계훈은 이미 죽었을 것이다.도윤은 성큼성큼 들어왔고, 길쭉한 그림자가 지아를 뒤덮었다.“지아야.”도윤을 보자 지아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는 더욱 숨길 수 없는 원한을 드러냈다.“또 뭘 하러 왔어? 내가 죽었는지 확인하러 온 거야?”전에 도윤을 바라보던 눈동자에는 사랑이 넘쳐흘렀지만 지금은 오직 경멸과 증오밖에 남지 않았다.도윤의 머릿속에는 온통 지난날 지아가 자신을 깊이 사랑했을 때의 귀여운 모습뿐이었다. 그렇게 알콩달콩한 두 사람은 어떻게 오늘의 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까?지금의 지아는 도윤을 한 번만 봐도 싫증이 났다.도윤은 소리 없이 한숨을 쉬었다.“지아야, 내가 네 친부모님 찾아줄게.”그는 지아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지아가 자신을 상대하게끔 하려면 오직 이런 방식뿐이었다.아니나 다를까, 이미 몸을 돌린 지아는 다시 고개를 돌려 도윤을 바라보았다.“뭐라고?”“난 방금 백채원이 소씨 집안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어.”수수께끼로 뒤덮인 자신의 정체를 언급하자, 지아는 그제야 입을 열어 도윤과 말을 했다.“헛수고할 필요 없어. 정일 아저씨가 살아있을 때, 이미 여기저기 알아보았지만, 그때의 그 산후조리원은 이미 화재로 잿더미로 됐고 사장님조차도 목숨을 잃었으니 조사하려 해도 아무런 방법이 없어.”“하지만 이 진실을 아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어.”지아의 눈빛이 반짝였다.“진수련 말하는 거야?”“응, 진수련은 이 모든 일을 시작했으니 그 여자보다 네 친부모님이 누구인지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야.”“하지만 그 여자는 쉽게 진실을 말하지 않을 거야. 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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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비록 지아는 도윤이 미웠지만, 그가 한 말은 일리가 있었다.아이를 위해서 지아는 도윤의 힘을 빌려야 했다.사랑 때문은 아니었지만 지아는 단지 이 두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는 안전한 곳을 찾고 싶었다.지아는 다시 한번 이사를 했다. 이번에 도윤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꼭 조심하라고 거듭 강조했다.새집은 바다와 접해 있어, 눈을 뜨면 지아는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었고 뒤에는 산까지 끼고 있어 그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으며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었다.그러나 해가 뜨는 아침마다 정원에는 더 이상 바쁘게 움직이는 그림자가 없었다.그리고 그녀에게 조각상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아버지도 없었다.소계훈은 상황이 안정된 후 이곳으로 보내졌고, 온종일 의료진들과 함께 했다.그는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었는데, 그동안 간신히 조금씩 회복한 안색은 차분하고 평온했는데, 두 눈을 살짝 감으니 마치 잠든 것 같았다.그러나 지아는 이번에 그 누구도 소계훈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당분간 그는 개두술을 할 수 없었는데, 아무리 대단한 의사라 할지라도 그 위험은 엄청 컸다.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이렇게 몸을 휴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계훈이 깨어날 가능성은 아주 희박했고, 일정한 시간 후에 이 세상을 떠날 확률이 더 높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아는 그를 포기하지 않았다.그녀는 하루하루 정성껏 소계훈을 돌보며 그가 언젠가 깨어날 것이라 믿고 있었다.다만 소계훈이 아직 다 만들지 못한 장남감들을 보니, 지아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여기의 한 방에는 소계훈이 조각한 장난감, 땡땡이부터 아기 침대, 작은 목마와 각종 장난감까지 가득 놓여 있었다.미연도 눈시울을 붉히며 눈을 비비면서 말했다.“어르신은 그 누구보다도 아가씨의 아이가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어요. 매일 장난감들을 엄청 열심히 만드셨는데, 때로는 12시가 되었어요 아직 주무시지 않았어요. 저도 늘 어르신에게 일찍 쉬라고, 앞으로 시간이 많다고 말렸거든요.”“하지만 어르신은 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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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미연은 지아를 꼭 안아주었다. 두 사람은 동갑내기였지만, 미연은 어른처럼 지아를 위로했다.“아가씨, 울지 마요. 아가씨한테 제가 있잖아요. 저는 아가씨를 잘 돌볼 거예요. 어르신도 이미 상태가 많이 안정 됐으니 아무 일 없을 거예요. 며칠 후에 깨어날지도 모르니까 다 잘될 거예요.”지아도 전에 이 말을 믿었지만 운명은 그녀로 하여금 이 세상에 최악은 없고 오직 더욱 나쁜 일만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겪어보지 않으면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재수 없을지 영원히 모른다.모두들 지구가 자전하고 있으니, 사람은 영원히 재수 없는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지아는 정말 조금의 희망도 느낄 수 없었다.지아는 내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잠에서 깨어나기만 하면, 소계훈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것만 같았다.아마 뱃속의 아이도 의외의 사고를 당하거나 발육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심지어 지아는 위암이 발작해서 더 이상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지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미연아, 나 정말 무서워 죽겠어. 난 이제 나와 내 아이가 죽을까 봐 너무 두려워. 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이 두 아이를 연루시키고 싶지 않아.”“아가씨, 지금 뱀한테 물려서 밧줄 그림자만 봐도 겁을 먹은 거예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뭘 그렇게 긴장하고 있는 거예요? 여긴 매우 안전하니까 아무도 함부로 들이닥치지 않을 거예요. 대표님은 심지어 아가씨를 위해 산부인과의 의사와 병원의 설비까지 모두 구해왔다니까요. 그 설비들을 제가 한 번 검색해 봤는데, 한 대만 해도 수억 원이에요. 엄청 비싸다고요. 대표님은 아가씨를 정말 신경 쓰고 있으니 절대로 그런 일 일어나지 못하게 할 거예요.”미연은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지아를 위로했다.“지금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요. 일은 아직 최악의 지경에 이르지 않았으니까요. 어르신도 이번 위기를 넘겼으니 틀림없이 깨어나실 거예요. 아가씨는 그저 순순히 출산하는 날까지 기다리면 돼요. 아이는 건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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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뱃속의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고 있었다. 이제 겨우 4개월 좀 넘었기에 아이들의 움직임은 그리 크지 않았다. 지아도 그저 은근히 감각이 있을 뿐 임신 후기만큼 강렬하지 못했다.지아는 자신의 배를 부드럽게 어루만졌고 아이들도 점차 조용해졌다.요 며칠, 아이들은 매우 얌전했는데, 임신 초기에 지아가 심하게 토한 것을 제외하고, 지금은 아무런 불편한 느낌도 없었다.‘딱 봐도 착한 아이들이네. 엄마를 아낄 줄도 알고.’아이를 언급하자, 지아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웃음이 가득했다.“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어, 그저 건강하기만 하면 돼.”미연은 턱을 짚으며 말했다.“하긴요, 저도 이제 깨달은 셈이에요. 이 세상에는 돈이 아무리 많고, 권력이 아무리 커도 다 건강보다 못해요.”지아는 한숨을 쉬었다.“그렇게 많은 것을 잃은 후에야 나도 가족이 곁에서 항상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아가씨는 임신하는 동안 점점 더 생기가 있고 예뻐진 것 같아요. 매일 기운도 있고. 딸이든 아들이든 이 두 아이는 모두 착한 아이니까 저도 막 아가씨가 부러워지려고 해요.”지아는 오래간만에 미연을 놀렸다.“아이가 그렇게 좋은 거야? 그럼 연애할 수 있도록 내가 휴가 며칠 좀 내줄까?”“싫어요, 난 혼자가 좋아요.”“그래? 근데 어제 누가 남자랑 음성 문자 보낼 때, 목소리가 막 간드러지게 변했을까? 어찌나 달콤하게 선배라고 부르던지.”미연은 부끄러움에 즉시 얼굴을 붉혔다.“아, 아가씨 또 저 놀리는 거예요?”지아는 어깨로 미연을 가볍게 부딪쳤다.“농담 그만하고, 너 사실대로 말해봐. 그 선배가 바로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지?”“굳이 말하자면 짝사랑이라고 할 수 있죠. 그것도 제가 몰래 짝사랑하고 있는 거예요. 예전에 저희 같은 고등학교였는데, 선배는 아주 훌륭했거든요. 그리고 저를 몇 번 도와주었고, 저는 그거 하나하나 마음속으로 기억해 두었어요. 후에 열심히 공부해서 선배가 있는 대학에 합격했거든요. 그때 선배에게 고백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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