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361 - Chapter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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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백채원이었다. 그녀는 분노 가득한 채 소지아를 향해 달려들었고, 손을 들며 바로 지아의 얼굴을 때리려 했다.“미친 년, 또 너야? 너 아주 거머리처럼 달라붙는구나.”백정일은 손을 뻗어 백채원을 막았고, 자신의 딸에 대해 이미 엄청난 실망을 느꼈다.백씨 집안의 딸로서 그녀는 훌륭하지 않을 수도, 영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렇게 악독하진 말아야 했다.변진희는 전에 백채원의 앞에서 죽을 뻔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고, 심지어 환자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게다가 지금은 또 다짜고짜 지아를 때리려 했다. 백정일은 자신의 딸이 왜 지금의 이런 흉악한 모습으로 변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백채원, 그만하지 못해? 내가 병원에 오지 말라고 했지?”이 말에 백채원은 더욱 화가 났다.“지난번에는 그 천한 엄마에, 오늘은 또 이 천한 딸이라니. 잊지 마요, 내가 아빠 친딸이라고요!”찰싹 하는 소리와 함께 백정일은 다시 백채원의 얼굴에 뺨을 내리쳤다.백채원은 놀라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오늘 그녀는 말 한마디밖에 하지 못했다.“이 몇 년 동안 진희는 자신의 딸을 떠나버리고 매일 세심하게 너를 돌보았는데, 넌 그 은혜에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그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너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그리고, 말끝마다 천한 년이라 욕을 하는데, 너 아직 교양이 살아잇나?”“내가 교양이 없다고요? 그럼 소지아가 다른 사람의 가정을 망치는 게 교양이 있는 짓이라고 생각하나요? 그 엄마에 그 딸이라고, 두 사람은 천성적으로 남의 남편이나 엿보는 것을 좋아하잖아요. 그런 게 교양이 있는 짓이라면, 난 교양 없이 사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백정일의 가뜩이나 좋지 않은 안색은 백채원 때문에 화가 나서 더욱 보기 흉해졌다. 그는 기복이 심한 가슴을 잡았다.지아는 이상함을 느끼며 백채원과 다투지 않고 재빨리 앞으로 가서 백정일을 부축했다.“아저씨, 화내지 마세요. 일단 좀 앉아서 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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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백채원은 슬픔을 금할 길이 없었다. 요 며칠 그녀도 나름 반성을 했고, 자신이 그런 짓을 하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마터면 변진희를 죽일 뻔했다니.그래서 백채원은 특별히 과일 바구니를 사왔고, 변진희에게 사과하려고 했다. 그러나 오자마자 백정일이 한 그런 말을 들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백채원은 사과를 하긴커녕, 도리어 백정일과 사이가 틀어졌다.그녀는 억울해서 손등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이도윤은 이미 전의 인내심이 없어졌고, 백채원은 이미 전림의 모든 가치를 소모했다. 도윤은 지금 그녀를 바라보는 것조차 혐오를 느끼곤 했다.그는 입으로는 백채원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좀처럼 그녀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백채원은 많은 일들이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도윤은 그녀를 사랑할 리가 없었다.그녀의 아버지조차도 더 이상 그녀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 오직 실망 그뿐이었다.‘전에는 손만 까딱하면 가질 수 없는 게 없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됐을까?’백채원은 집으로 돌아가 할아버지 앞에서 울며불며 하소연할 수밖에 없었다.“할아버지, 우리 아빠 또 소지아 그 년 때문에 날 때렸어요. 심지어 소지아를 자신의 딸로 삼고 싶다고 했단 말이에요.”어르신은 화가 나서 책상을 두드렸다.“뭐야? 그 모녀에게 속아서 자신의 친딸까지 버리다니! 정말 한심하군.”백채원은 더욱 억울해졌다.“아빠뿐만 아니라 도윤 씨도 날 피하고 있어요. 모두 소지아 그 년 때문이에요! 할아버지, 나 좀 도와주세요. 그녀가 살아있기만 하면, 도윤은 날 쳐다보지도 않을 거예요.”어르신은 백채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빛은 무척 자상했다.“울지 마라. 이 할아버지가 있잖아.”지아를 언급하지 어르신은 눈살을 찌푸렸다.“그 천한 년은 운도 참 좋지. 뜻밖에도 또 살아남았다니.”지난번 떠들썩한 납치 사건에 모두들 지아가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그녀는 무사했다.백채원은 흐느끼며 더욱 심하게 울었다.“할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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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이 말을 듣자 백채원은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고 어르신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무엇이 두려운 게야? 젊었을 때, 난 전쟁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몰라. 네 아버지가 백씨 집안을 위해 아이를 낳으란 내 말을 듣지 않고 또 지나치게 그 여자에게 빠졌으니, 나한테 또 무슨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그러니까, 그 여자가 백혈병에 걸린 게 우연이 아니란 말씀이세요?” 백채원은 충격을 느끼며 어르신을 쳐다보았다.어르신의 눈에는 흩어질 수 없는 살의가 가득했고, 입꼬리는 차갑게 올라갔다.“그야 당연하지. 그 당시 네 어머니가 뜻밖에 세상을 떠난 후, 난 네 아버지에게 우리 백씨 집안과 알맞은 여자를 소개해 주려 했어. 그러나 그가 뜻밖에도 변진희와 결혼할 줄이야. 유산 후 더 이상 임신할 방법이 없자 나는 그에게 얼른 몸이 좋은 여자를 찾아 아이를 낳으라고 했지. 그는 그렇게 하려 하지 않았으니 나도 이럴 수밖에 없었어.”백채원은 자기도 모르게 의자의 팔걸이를 꽉 잡았다. 그때 변진희가 유산한 이유는 바로 그녀 때문이었다.백채원은 어릴 때부터 변진희를 싫어했고, 그녀가 엄마를 향한 아빠의 사랑을 전부 빼앗아 갔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들이 아이를 낳는다면 자신은 아빠조차 잃을 것이다.백채원은 원래 변진희가 이번 생에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은근히 기뻐하고 있었는데, 이 일이 할아버지로 하여금 그녀에 대한 살의를 가지게 할 줄은 어찌 알았겠는가.백채원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어르신은 태도가 부드러워졌다.“채원아, 이건 할아버지가 너에게만 하는 말이지만, 만약 마음을 독하게 먹지 않으면 지위가 흔들릴 거야. 이 할아버지가 모질다고 탓하지 마. 나도 다 너와 우리 집안을 위해서 그러는 거야.”“알겠어요, 할아버지.”“알면 됐다. 넌 할아버지와 같은 편에 서야지, 절대 네 아버지에게 말하면 안 돼. 안심해라. 오늘은 변진희가 죽을 것이고, 내일이면 바로 소지아의 차례가 될 테야. 네가 먼저 골수가 일치하다는 것을 폭로하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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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어르신이 나타나자 백채원은 나무 뒤에 숨어 숨을 죽이고 나뭇잎으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앞에 있는 여자는 무척 섹시했지만 온몸에는 강하고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마치 원시림에 핀 꽃처럼, 예쁘지만 독이 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오랜만이에요, 어르신.” 여자의 목소리는 본래의 음색을 알아들을 수 없도록 일부러 변성한 것 같았다.어르신은 그 여자를 방비하고 있는 듯, 비록 그녀가 치마를 입고 있어 몸에 아무것도 숨길 수 없는 것 같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다.“이번에 너희들이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기나 하는 게야!” 어르신은 지팡이를 땅에 세게 짚었는데, 표정은 더욱 차가웠다.“이번에는 확실히 내 수하가 부주의로 행방을 누설했어요. 어르신, 우리를 엄호해 준 것에 감사하기 위해서, 이번에 내가 직접 약을 드리러 왔잖아요.”약이란 말을 듣자, 어르신의 안색은 좀 보기 좋아졌다.그녀가 손바닥을 펼치자 어르신은 지체 없이 여자의 손에서 약병을 가져갔다.이렇게 조급해하고 심지어 미친 듯이 기뻐하는 어르신을 백채원은 여태껏 본 적이 없었다.어르신은 안의 용량을 똑똑히 본 다음, 미간을 찌푸렸다.“왜 30알밖에 없는 게야?”“그날 밤, 우리는 너무 갑작스럽게 전이되어 많은 약제를 가져가지 못했어요. 어르신, 탓하려면 이도윤을 탓해요. 그가 어르신의 계획을 망쳤으니까요.”이 이름을 듣자, 백채원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도윤 씨 때문이라고? 대체 무슨 일이지?’‘이 여자는 도대체 무슨 사람이지?’“내 앞에서 그를 헐뜯지 마라. 나도 네 의도를 잘 알고 있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양보는 바로 너희들의 행방을 숨겨 주는 거야.”어르신은 약을 잘 넣어두었다.“너희들이 만약 우리나라에서 일을 저지른다면, 난 가장 먼저 너희들의 소굴을 없애버릴 거야.”여자는 가볍게 웃었다.“알았어요.”“요즘 밖은 위험하니, 너희들은 잘 숨어 있어, 밖으로 얼굴을 내밀지 말고. 날 난처하게 하지 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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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소지아는 재빨리 백정일을 응급실에 보냈다.“의사 선생님, 어떻게 됐어요?”“걱정할 필요 없어요. 아마 과로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졌을 거예요. 잠시 후 몇 가지 검사를 더 해야 최종 결과를 확정할 수 있고요.”지아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고, 떠나지 않고 백정일의 곁을 지키며 그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랐다.“아저씨, 지금 몸이 안 좋으시니 푹 쉬어야 한다고 제가 말했잖아요.”백정일은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아. 줄곧 몸이 좋았으니까.”“아무리 좋은 몸이라도 밤새 잠을 자지 않으면 얼마 버티지 못할 거예요. 이러다 진희 아주머니보다 먼저 쓰러지겠어요. 제가 백채원에게 전화를 걸어 아저씨 돌보라고 할게요.”백정일은 재빨리 지아의 손을 잡았고, 표정은 머뭇거렸다.“하지 마, 지아야, 내 부탁이라 생각하고 그녀에게 전화하지 마. 그녀가 오면 난 더 빨리 죽을 거야.”“아이고, 말하자면 참 창피하지. 요 몇 년 동안 진희는 채원이 어머니가 일찍 돌아간 데다 또 너와 헤어졌기 때문에 모든 모성애를 그녀에게 주었어. 이 아이는 진희의 사랑을 받아서 얼마나 버릇없이 굴었는지 몰라. 난 몇 번이나 혼쭐 좀 주려고 했는데 결국 진희가 막아서 그 아이가 지금 이 꼴로 된 거야.”지아는 원래 이 일의 피해자였지만 지금은 백정일까지 위로해야 했다.“아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다 잘 될 거예요.”“그래, 그래도 네가 착하구나.”백정일은 지아를 바라보는 눈빛이 무척 자애로웠다. ‘지아가 내 딸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만약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신다면, 오늘 밤 제가 남아서 아주머니 돌볼게요. 비록 혈연관계가 없지만, 어쨌든 저도 그동안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불렀잖아요.”“네가 이전의 일을 따지지 않고 그녀를 돌볼 수 있다면, 나도 정말 기쁘구나. 너에게 이런 효심이 있다니, 진희가 알면 틀림없이 매우 기뻐할 거야.”“아저씨, 그럼 오늘 밤 푹 쉬세요, 제가 있잖아요.”지아는 병원에서 바삐 돌아쳤다. 그녀는 분명히 백정일에 의해 잡혀왔는데, 지금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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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지아는 병원에서 변진희를 돌보았다. 그녀의 병실은 단칸방에 큰 침대가 있었는데, 밤이 깊어지자, 지아가 힘들게 자는 모습을 보고, 변진희는 올라와 함께 자자고 말했다.이런 느낌은 매우 신기했다. 지아는 10여년을 기다렸지만 단 한 번도 어머니와 같이 잠을 자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 후에야, 그녀는 엄마와 화목하게 지낼 수 있었다.변진희는 지아의 한 손을 꼭 잡으며 매우 온화하게 말했다.“지아야, 내 친딸이 누구든, 내가 널 무시한 건 사실이야. 요 며칠 침대에서 나도 많은 것을 회상했는데, 과거에 나는 정말 너와 계훈 오빠를 모질게 대한 것 같더라. 그래서 내가 이런 병에 걸린 것도 다 하느님이 내린 벌일 거야. 나는 이미 죽을 준비가 되어 있어. 이번 생에 나는 정일의 사랑을 충분히 받았으니 이제 아무런 후회도 없어.”이 말을 할 때 지아는 바깥의 불빛을 빌어 변진희가 행복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지아야, 네가 나를 미워하고 나를 엄마로 생각하지 않아도 좋아. 나는 시종 너를 나의 딸로 여겼으니까. 그때 엄마는 네 결혼식에 가지 못했고, 심지어 네가 이혼을 당하며 온갖 억울함을 당했을 때도 널 도와주지 못했지. 내가 정말 너에게 많은 것을 빚졌구나. 그리고 그동안 난 투자를 하며 돈을 좀 모았어.”“네 아버지가 사고 당했을 때, 나는 이미 수속을 밟았고, 이 돈은 이미 정일더러 네 카드에 넣으라고 했어.”변진희는 베개 밑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지아의 손바닥에 놓았다.“이것은 엄마가 널 위해 모은 혼수야. 많진 않지만 내 마음이니까 받아.”지아는 이 순간, 과거의 모든 괴로움이 모두 사라진 것 같다고 느꼈다.“난 돈이 부족하지도, 돈을 쓸 경우도 거의 없어요.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해준 것만으로도 나는 매우 감격해하고 있고요.”“받아, 적어도 이렇게 해야 내 마음이 좀 편해질 테니까. 지아야, 내가 마지막으로 부탁 좀 하면 안 될까?”“말씀하세요.”변진희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한 글자 한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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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백채원인 것을 보고 변진희는 좀 놀랐지만 곧 기뻐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백채원을 보면 줄곧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느끼곤 했다.“채원아, 왔어? 어서 앉아.”백채원은 지난번에 자기가 그렇게 지나친 일을 저질렀으니 변진희가 틀림없이 자신을 몹시 미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아무런 책망을 하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변진희는 도리여 자신이 와서 아주 즐거워했다.백채원은 손에 든 과일 바구니를 놓았다.“난, 난 아줌마 보러 왔어요. 지난번 일은 고의가 아니었고, 그냥 게임에서 지는 바람에 기분이 좋지 않아서…….”“괜찮아. 아줌마는 화가 나지 않았어. 너야말로 네 아버지와 다투지 마. 네 아버지는 그때 화가 나서 널 때린 거야. 난 이미 그를 한바탕 꾸지람했고.”변진희는 백채원이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종래로 없었던 일이었다.백채원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고 변진희의 야윈 얼굴만 훑어보았다.변진희는 확실히 미인이었고, 백채원은 지금까지도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고 있었다.그때의 변진희는 젊고 아름다웠는데, 지금 병상에 누워 초췌하고 얼굴이 창백한 여자와는 확연히 달랐다.심지어 새까맣고 윤기가 흐르던 그 머리카락에서도 백발이 송골송골 돋아났다.“난 아줌마를 그렇게 대했는데, 왜 날 원망하지도 않는 거예요?”백채원은 변진희를 이렇게 ‘학대’한 적이 한 두 번 아니었다. 전에는 변진희가 마음 넓은 척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누가 십여 년 동안 줄곧 그런 연기를 하겠는가?변진희는 고개를 저었다.“원망하긴, 넌 아직 어리잖아.”그녀는 백채원의 손을 잡았다.“채원아, 나도 네가 줄곧 날 미워하고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어. 그동안 나는 네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보면 실패한 것 같구나. 나도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부탁 하나 하면 안 될까?”백채원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목소리가 답답했다.“말해요.”“내가 떠나면, 네 아버지는 틀림없이 매우 슬퍼할 거야. 그는 너란 딸 하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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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소지아는 어릴 때 자주 오던, 소씨 별장과 멀지 않은 골목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오래된 거리로서 많은 가게들은 이미 소문이 자자했다. 작은 골목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무척 떠들썩했다.그녀는 만둣집에 들어갔다. 지난번에 여기에 왔을 때, 지아는 시집을 가기 전이었고, 이 시간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주인아주머니는 열정적으로 그녀와 인사를 했다.“아가씨, 정말 오랜만이야.”“그러게요, 여긴 장사가 여전히 잘 되는군요.”“다 아가씨 덕분이지. 여전히 전에 시키던 걸로 주문할 거야?”“네, 2인분이요, 그리고 포장해 주세요.”“그래, 잠깐만 기다려.”지아는 말을 마치자마자 옆의 가게에 가서 떡을 좀 샀는데, 변진희도 10여년 동안 먹지 못했으니 틀림없이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그녀가 먹을 것을 가득 들고 황급히 만둣집으로 돌아갈 때, 뜻밖에도 한 사람과 부딪쳤다.“미안해요.” 지아는 서둘러 사과했다.고개를 들자 그녀는 그 잘생긴 얼굴을 발견했고, 놀라서 소리쳤다.“당신이군요.”남자의 눈빛은 지아의 얼굴에 떨어지더니 놀라움을 느꼈다.“당신은…….”이 사람은 바로 지아가 전에 병원으로 데려다준 사람이었다. 그날 그녀는 묘지에 가야 해서 남자가 깨어나기도 전에 황급히 떠났다.“몸은 좀 어때요?”지아가 물었다. 남자의 안색은 여전히 창백해 보였는데, 앙상한 몸은 진귀한 양복에 싸여 있었고, 그의 존귀함을 감출 수 없었다.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아는 남자가 충격을 느낀 것을 보고 자기소개를 했다.“그날 거리에 쓰러졌을 때, 내가 병원에 데려다주었어요.”남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중얼거렸다.“너무 닮았어.”“네?”“아니에요, 그날 정말 고마웠어요. 아가씨 지금 시간 있나요?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점심을 사고 싶은데.”지아는 손을 흔들었다.“아니에요, 뭐 그런 일 가지고. 난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해요. 그러나 안색이 별로 좋지 않는 것 같은데, 병원에 가서 잘 검사해 봐요.”말하면서 지아는 떠나려 했고,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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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다음 모퉁이에서 진봉은 가속페달을 밟았고, 동시에 대기하고 있던 차들이 나타났다.지아는 뒤를 바라보았는데, 그 뮬산은 중간에 갇혔고, 앞뒤 좌우로 4대의 차가 나타났다.‘누굴까?’몇 분 후, 뮬산은 강제로 멈추었다.진봉은 성질이 사나워서 지아를 달랜 다음 바로 차에서 내렸다.‘대체 누가 이렇게 겁도 없이 우릴 미행한 거지?’뮬산은 비록 강제로 멈추었지만, 검은 유리가 안의 모든 것을 막았고, 진봉은 건달처럼 차창을 두드렸다.“스스로 내려올래 아니면 내가 문을 부술 때까지 기다릴래?”주위의 십여 명의 경호원은 일제히 차를 포위했고, 길가의 행인들은 호기심에 모두 그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방탄유리가 천천히 내려오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무릎에 걸친 손이었다.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에는 눈부신 사파이어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그리고 네이비 색 양복은 빳빳했고, 셔츠조차도 주름이 없었다.남자의 잘생긴 턱선이 조금씩 드러나더니 그 칠흑 같은 동공은 진봉과 마주쳤다.진봉은 비록 겁이 없고 머리도 둔했지만 그래도 이 사람의 신분을 알아볼 수 있었다.“소시후 대표님.”전에 진봉은 도윤을 따라 국제금융회의에 참가했는데, 소시후를 몇 번 본 적이 있었다.남자는 이렇게 앉아 있기만 해도 비길 데 없는 귀티가 났다.“무슨 일이지?” 진봉을 바라보는 소시후의 좁고 긴 눈은 차가운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고, 진봉을 등골이 오싹해졌다. 귀신을 잡다 오히려 귀족을 잡았다니.“죄송합니다.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오해?” 소시후는 차갑게 웃었는데, 진봉에 대답에 마음이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진봉은 도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또 무엇을 설명하려 했지만, 이때 지아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확실히 오해예요.”방금 전까지만 해도 진봉을 싸늘하게 바라보던 눈빛은 순식간에 바뀌더니 그는 심지어 차 문을 열고 내려왔다.지아는 먼저 설명했다.“최근 안 좋은 일이 좀 생겨서 집안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어서요. 악당에게 찍힌 줄 알고 그런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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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지아는 급히 병원으로 돌아갔고, 변진희는 이미 응급실에 실려 갔다.백정일은 멍하니 수술실 문 앞에 서 있었는데, 지아는 손에 먹을 것을 가득 들고 있었다.“아저씨, 이게 무슨 일이에요? 제가 떠나기 전에 엄마의 상태는 나름 괜찮았고, 심지어 만두까지 먹고 싶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구급실에 실려간 거예요?”백정일은 지아가 손에 들고 있는 먹을 것을 보고 목이 멨다.“갑…… 갑자기 피를 흘리기 시작했어.”지아는 재빨리 손에 든 물건을 의자에 올려놓고 백정일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매우 거칠었고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가득했다.그렇게 강하고 의지가 굳센 남자가 지금 몸이 떨릴 정도로 두려워하자 지아는 위로했다.“엄마는 괜찮을 거예요. 아저씨, 꼭 강해져야 돼요.”백정일은 공포를 느꼈고,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이번에는 달라. 넌 피투성이가 된 진희를 못 봐서 그래. 아마도 이번에 버티지 못할 것 같구나.”지아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도 의대를 나왔기에 의문이 들었다.“제가 떠난 후, 엄마 혹시 다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이상해서 그래요. 백혈병을 발견했을 때, 말기가 아니었고 엄마도 그동안 줄곧 병원에서 요양을 했잖아요. 비록 병세가 조금씩 악화되겠지만 이유 없이 갑자기 이렇게 되진 않을 거예요.”“지아야, 그게 무슨 뜻이야?”지아는 백정일이 냉정해진 것을 보고 그제야 손을 놓고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아저씨, 반년 전에 우리 아빠도 병원에서 휴양을 하셨거든요. 그때 그의 몸은 이미 많이 좋아졌고, 각 방면의 상황도 모두 안정적이었어요. 그날, 간병하던 아주머니는 우리 아빠에게 아침밥을 사주러 갔는데, 돌아왔을 때 그는 바로 응급실로 실려갔어요. 비록 목숨은 구했지만, 식물인간이 되었고요.”지아는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처음에는 저도 아저씨처럼 병세가 악화된 줄 알았는데, 후에 많은 일이 생겼고, 저는 그제야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부터 식물인간으로 된 것이 모두 남이 일부러 한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난번에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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