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는 급히 병원으로 돌아갔고, 변진희는 이미 응급실에 실려 갔다.백정일은 멍하니 수술실 문 앞에 서 있었는데, 지아는 손에 먹을 것을 가득 들고 있었다.“아저씨, 이게 무슨 일이에요? 제가 떠나기 전에 엄마의 상태는 나름 괜찮았고, 심지어 만두까지 먹고 싶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구급실에 실려간 거예요?”백정일은 지아가 손에 들고 있는 먹을 것을 보고 목이 멨다.“갑…… 갑자기 피를 흘리기 시작했어.”지아는 재빨리 손에 든 물건을 의자에 올려놓고 백정일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매우 거칠었고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가득했다.그렇게 강하고 의지가 굳센 남자가 지금 몸이 떨릴 정도로 두려워하자 지아는 위로했다.“엄마는 괜찮을 거예요. 아저씨, 꼭 강해져야 돼요.”백정일은 공포를 느꼈고,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이번에는 달라. 넌 피투성이가 된 진희를 못 봐서 그래. 아마도 이번에 버티지 못할 것 같구나.”지아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도 의대를 나왔기에 의문이 들었다.“제가 떠난 후, 엄마 혹시 다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이상해서 그래요. 백혈병을 발견했을 때, 말기가 아니었고 엄마도 그동안 줄곧 병원에서 요양을 했잖아요. 비록 병세가 조금씩 악화되겠지만 이유 없이 갑자기 이렇게 되진 않을 거예요.”“지아야, 그게 무슨 뜻이야?”지아는 백정일이 냉정해진 것을 보고 그제야 손을 놓고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아저씨, 반년 전에 우리 아빠도 병원에서 휴양을 하셨거든요. 그때 그의 몸은 이미 많이 좋아졌고, 각 방면의 상황도 모두 안정적이었어요. 그날, 간병하던 아주머니는 우리 아빠에게 아침밥을 사주러 갔는데, 돌아왔을 때 그는 바로 응급실로 실려갔어요. 비록 목숨은 구했지만, 식물인간이 되었고요.”지아는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처음에는 저도 아저씨처럼 병세가 악화된 줄 알았는데, 후에 많은 일이 생겼고, 저는 그제야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부터 식물인간으로 된 것이 모두 남이 일부러 한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난번에 제
백채원이 대답했다.“그야 당연히 가장 먼저 의사와 간호사를 불렀죠. 근데 아침에 뭘 잘못 먹었는지 배탈나는 바람에 난 화장실에 갔어요. 그리고 지금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달려왔고요. 아줌마는 괜찮은 거예요?”백정일은 한참 동안 그녀를 쳐다보더니 결국 고개를 저었다.“상황이 매우 좋지 않구나.”“아빠, 안심하세요. 아줌마는 별일 없을 거예요. 요 며칠 나도 집에서 많은 반성을 했는데, 전에 난 아줌마가 가식적이라고 생각해서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제야 아줌마가 정말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전에 아줌마를 그렇게 대한 자신이 정말 죄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녀가 좋아지면 앞으로 다시는 그녀를 화나게 하지 않을 거예요.”이 말을 듣고 백정일은 백채원을 껴안았다.“네 엄마는 괜찮을 거야. 우리 가족은 이번 고비를 넘길 거라고.”“네.”이 장면을 본 소지아는 마음이 복잡했다.결국 백채원은 전에 그렇게 모질게 자신을 대했고, 그들 사이에는 심지어 한 아이의 목숨까지 걸린 피맺힌 원한이 남아 있었기에, 사실 지아는 백채원이 행복하길 원하지 않았다.시선을 돌리려 할 때, 지아는 갑자기 백채원이 두 손으로 옷자락을 꼭 잡아당기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정상인들은 이때 아마 자신의 아버지를 안고 위로를 하겠지만, 지아는 그녀의 표정에서 복잡한 기색을 보았다.긴장, 죄책감 심지어 두려움.잠시 후, 변진희는 다시 밀려나왔지만, 이번에 그녀는 깨어나지 못했다.백정일은 얼른 다가가서 물었다.“내 아내는 어떻게 됐지?”의사는 마스크를 벗었다.“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요. 비록 수술은 성공했지만 사모님은 이미 의식을 잃었거든요. 지금 중환자실에 보내 관찰을 좀 해야 하는데, 사모님의 이런 상황은 마지막 방법밖에 없어요. 지금은 반드시 빨리 이식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의사는 백정일의 얼굴을 힐끗 훑으며 말했다.“이번 달까지 버티지 못할 것 같네요.”백정일은 큰 타격을 입으며 몇 걸음 후퇴했다.“어떻게 이럴 수가.”“사모님은
도윤은 부인하지 않았고, 그는 지아와 이 화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지아야, 나도 나름대로 계획이 있어.” 도윤은 꿀 먹은 벙어리와도 같았다.지아는 싸늘하게 웃었다.“그녀는 우리의 아이를 죽였고, 날 2년 동안 우울증에 시달리게 만들었어. 심지어 지금은 이런 일까지 저질렀는데, 난 정말 궁금해. 당신이 매번 그녀를 너그럽게 봐줄 수 있는 그 이유가 말이야.”‘만약 이도윤이 정말 백채원을 사랑한다면, 또 어떻게 이렇게 내 환심을 사려 하겠어? 그는 종래로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잖아.’“어떤 일들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때가 되면 내가 모든 것을 설명할게.”때가 되면. 지아는 대체 언제 그가 말한 그 때가 올지 몰랐다.그녀는 단지 자신이 이 일에 말려들어 집안이 망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좀 쉬어, 내가 가서 닭볶음탕 준비할게.” 도윤은 일부러 이 화제를 피하며 서둘러 주방으로 걸어갔다.솥을 열자, 음식의 향긋한 냄새가 물씬 풍겼고, 그는 나무 주걱으로 가볍게 휘저었다.핸드폰이 진동하자 도윤이 전화를 받았는데 진환의 목소리였다.“대표님, 조사 결과, 사모님은 확실히 소시후를 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모님은 단지 사람을 응급실에 보내 비용을 대신 지불한 후 급히 떠나셨고, 소시후와 다른 왕래가 없었습니다.”도윤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무척 불쾌했다.“소시후 쪽은 어떻게 된 일이지?”“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업무상의 일을 위해 온 것이 아닌 것 같은데, 아마 사적인 일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몰래 소시후의 신체검사 보고서를 찾아냈습니다.”“무슨 병이지?”진환은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신기능 부전입니다.”“알았어, 사람 시켜 잘 감시해.”“네.”“참…….”도윤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었고, 곁눈질로 문 쪽을 향해 바라보았는데 지아가 이미 위층으로 올라간 것을 발견하고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독충 쪽은 어떻게 됐어?”“아직은 결과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그들에게 보호를 제공한 모양인
도윤은 진봉에게 분부한 다음 식힌 닭볶음탕을 들고 천천히 위층으로 올라갔다.욕실에서 씻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지아는 온몸에 물기를 띠고 나왔다.문을 밀자, 그녀는 도윤을 보았고,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다.그녀의 머리카락은 말리지 않아 축축하게 드리워졌고, 하얀 얼굴은 정교했으며, 잠옷은 그녀의 가녀린 쇄골을 드러냈다.도윤은 내색하지 않고 시선을 옮겼고 은근히 침을 삼켰다.이런 지아의 모습은 늘 그로 하여금 그 꿈을 생각하게 했다. 피부의 촉감조차도 너무 진실했다.심지어 도윤은 아직도 지아의 체온과 자신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다.“닭볶음탕 다 끓였는데, 와서 맛 있는지 좀 먹어봐.”이른 아침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지아는 아직 물 한 모금조차 마시지 못했고 위는 이미 은근히 아프기 시작했다.그녀는 백정일에 의해 여기로 끌려오면서, 약조차 가져오지 않았다.그것은 한달의 복용량이었는데, 그 약을 복용한 두 주일 동안, 지아는 위가 아프지도 피를 토하지도 않았다.주원은 약을 끊지 말고 반드시 매일 제때에 복용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그러나 돌아온 요 며칠 동안, 그의 전화는 줄곧 통하지 않은 상태였고, 약을 끊은 결과는 바로 위가 다시 아프기 시작한 것이었다.그래서 지아도 자신의 몸을 괴롭히지 않았다.“고마워.”지아는 도윤이 자신에게 약을 먹이려는 손을 피했다. 국의 온도가 딱이어서 그녀는 꿀꺽꿀꺽 단숨에 다 마셨다.도윤은 수건을 가져와 가볍게 지아의 머리를 닦아주었다. 마치 그녀가 깨지기 쉬운 도자기처럼 그는 말할 수 없이 조심스러웠다.지아는 그저 우습다고 여겼을 뿐, 그를 막지 않았다.배불리 먹은 다음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나 이제 잘래.”비록 지아는 지금 도윤과 다투지 않고 또 그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지만,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도윤은 그들 사이의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떠날 수밖에 없다.“푹 쉬어.”지
독충이란 이름을 듣자, 지아는 즉시 엄숙해졌다.“아저씨, 저도 사실대로 말할게요. 전에 저를 납치한 사람들이 바로 독충과 관계가 있었어요. 그녀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요.”“알아, 나도 전에 그녀들을 극도로 증오했거든. 그녀들은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짓밟았지만 그 역시 사람을 기사회생시킬 수 있었지. 진희를 위해서라면, 나도 다른 선택이 없구나.”지아는 이번에 상대방이 자신 때문에 변진희를 겨냥했는지는 모르지만 상대방은 무척 악독했기에 함정을 만들어 백정일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었다.“그녀들을 찾는 것은 악마와 계약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지아야, 넌 진희가 떠나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볼 거야?”만약 일주일 전이었다면, 지아는 변진희의 생사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젯밤, 그녀는 변진희의 품에 안겨 있었으니, 지아는 이대로 변진희가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올 때 진봉도 조사결과를 그녀에게 알려주었는데, 병실에 출입한 외부인은 오직 백채원뿐이었다.‘그런데 백채원은 정말 자신의 양어머니에게 이런 짐승만도 못한 짓을 했을까? 그녀의 동기는 또 무엇일까?’아무튼 이것은 모두 지아의 추측일 뿐,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지아가 침묵하는 것을 보고 백정일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지아야,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어.”지아는 의기소침하게 떠나는 백정일의 뒷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무력감을 느꼈다.지아도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권력도 세력도 없었고 심지어 독충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그녀는 변진희를 돕고 싶었지만, 그녀가 배운 전공과 맞지 않았으니 지금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이도윤에게 도움을 청할까?’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이예린과 백채원이 있었다.지아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 두 후보는 모두 도윤과 관계가 깊었기에 지아는 그를 믿을 수 없었다.지아가 일어날 때, 가방이 땅에 떨어졌고 잘 닫지 못한 가방에서 명함 한 장이 빠져나왔다.그녀는 허리를 굽혀 주웠지만, 시선은 소시후 세 글자에서 잠시 멈추었다.
백채원은 이도윤의 전화를 끊은 후, 당황하던 마음이 갑자기 기쁨에 잠겼다.‘도윤이 마침내 나와 결혼하려 하는구나!’이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아주 좋은 일이었다.백채원은 마음속의 답답함을 떨치고 특별히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고서야 외출했다.외출할 때, 백채원은 전화 한 통을 받았고, 그녀는 애교를 부리며 간청했다.“난 이미 말한 대로 했단 말이에요. 그 여자는 오래 살 수 없을 테니까 나 내일 떠나면 안 돼요? 이따가 중요한 약속이 있단 말이에요.”“안돼! 네 골수가 그녀와 일치한다는 거 잊지 마. 만약 다른 사람에게 발견되면 그녀는 여전히 살 수 있어. 내가 사람을 보내 널 데리러 갈게. 너는 3일만 숨어 있어. 3일 후, 그녀는 반드시 죽을 테니까!”백채원은 짜증이 좀 났다.“그래요, 저녁만 먹고 갈게요.”말을 마치자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조금만 더 있어도 괜찮겠지.’차에 앉아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백채원은 또다시 변진희의 얼굴을 떠올렸다.‘전에 그렇게 싫어했던 사람이 마침내 죽었으니 난 기뻐해야 할텐데.’백채원은 주머니에서 작은 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치려고 했다. 손가락이 변진희가 준 카드에 닿자, 그녀는 멈칫했다.변진희는 카드의 비밀번호가 자신의 생일이라고 말했는데, 그동안 백채원은 줄곧 변진희의 생일을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정말 죽어야 할까?’백채원은 마음이 또 복잡해졌다.도윤이 어디에 도착했냐고 묻는 문자를 보고서야 백채원은 기분이 좀 풀렸고 급히 위치를 알렸다.그녀는 음성 버튼을 눌렀다.“도윤 씨, 10분 후에 도착할 거예요, 기다…… 쾅.”음성통화는 중단되었고, 마지막 순간은 거대한 굉음이 울렸다.도윤은 즉시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전화를 했지만 이미 아무도 받지 않는 상태였다.“방향 돌려, 백채원에게 사고가 났어!”백채원의 차는 맞은편에서 뛰쳐나온 대형 화물차에 부딪혀 날아갔고 길가의 큰 나무를 들이박았다.그 흩날리는 먼지 속에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119에 전화를 걸었다.
백채원은 신속하게 다른 한 화물차로 옮겨졌고, 차에는 구급차에 비견될 정도로 전문적인 의료 용구와 의사가 갖추어져 있었다.차에 오르자마자 누군가가 백채원의 상처를 처리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산소마스크를 쓴 채 숨을 크게 쉬고 있었다.백채원의 의식은 아직 깨어나지 않아 눈에 초점이 없었고, 그녀는 몇 사람이 자신의 상처를 처리하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피를 엄청 많이 흘렸으니 이번엔 정말 죽겠지.’백채원의 머릿속에는 많은 화면이 떠올랐고, 마지막에는 변진희의 피투성이가 된 모습과 그녀가 지아를 배에서 밀어낸 장면에서 멈췄다.백채원은 마치 온 하늘에 눈송이가 흩날리며 바닷바람을 휩쓸고 정면으로 불어오는 것을 다시 본 것 같았다.그날의 바닷물은 매우 차가웠고, 지아는 이로 인해 그녀의 아이를 잃었다.‘이것이 바로 내가 남을 해쳐서 받는 벌이야.’‘근데 난 왜 그랬을까?’차는 어디론가 향해 질주했고, 백채원은 다른 사람에 의해 밀려 내려왔다.처음부터 끝까지 백채원은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그 사람을 만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단지 자신에게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묻고 싶었다.백채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아름답고 큰 장미꽃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두 다리를 꼬자 섹시한 긴 다리가 드러났다.피부는 새하얀 데다 몸매는 가늘고 아름다웠다.얼굴에 더욱 정교한 화장을 한 그녀는 백채원을 나른하게 바라보았다.백채원은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입술을 가볍게 떨고 있었는데, 내뿜은 숨은 하얀 안개처럼 마스크에 번져 가벼운 소리를 냈다.여자는 일어서서 아름다운 몸짓을 움직이며 백채원을 향해 다가갔다. 피투성이가 된 백채원을 보며 그녀는 마음이 조금도 아프지 않았다.백채원은 그 여자의 손목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자신의 손에 힘이 하나도 없는 것을 발견했다.여자의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가 나타났다.“그 교통사고, 내가 계획한 것이냐고 묻고 싶은 거지?”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그 손가락은
카페.소지아는 아주 일찍 도착했다. 소시후의 신분을 알게 된 후, 그녀는 다소 긴장했다. 소씨 집안은 파산하기 전에 A시에서 겨우 2등급 수준의 그룹이었다.그리고 상대방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대기업인데다, 평소에 접견하는 사람들은 고급 정부 요인이나 업계 거물이었다.소시후가 문을 밀고 들어오자 지아는 바삐 일어섰는데, 잔뜩 긴장을 보였다.“안녕하세요.”앞서 두 번 만났을 때, 지아는 항상 급해했다. 생김새 때문인지 소시후는 오히려 그녀에게 친근감을 느꼈다.“그렇게 긴장할 필요가 없으니 얼른 앉아요.”두 사람이 마주 앉자, 지아는 두 손을 맞잡고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미안해요, 대표님, 내가 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래요.”“부탁은 무슨. 당신은 내 생명의 은인이니 어떤 도움이 필요하든지 입만 열면 돼요.”소시후도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니, 그는 진심으로 지아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돈을 주며 그녀를 보냈을 것이다.“시간이 급하니 나도 말을 빙빙 돌리지 않겠어요. 대표님, 독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네요.”방금 레몬물을 두 모금 마신 소시후는 담담하게 컵을 내려놓았고 안색은 여전히 평온했다.“아, 일반인보다 좀 더 많이 알고 있죠. 지아 씨는 내가 무엇을 하면 되는지 솔직히 말하면 돼요. 내가 할 수 있는 한, 절대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얼마 전에 난 독충의 사람에게 납치되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그들 중 한 명은 여러 차례 나에게 손을 대려고 했고요. 그러나 현재 우리 엄마는 백혈병에 걸렸고, 아직 적합한 골수를 찾지 못했어요. 그녀는 원래 말기가 아니었는데, 오늘 아침 병세가 갑자기 심해졌고, 의사는 이미 위독 통지서를 내렸어요.”지아는 아주 빨리 말했고 겨우 세 번 만난 이 낯선 사람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난 독충이 그녀에게 손을 댔다고 의심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녀는 갑자기 발병하기 시작했고요. 지금 나의 계부는 엄마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독충의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