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281 - Chapter 290

1375 Chapters

제281화

소지아는 뭍에 올라 울렁거리는 속과 공포를 참으며 조심스럽게 이 시체를 살펴보면서 그녀의 신분을 식별할 수 있는 물건을 찾으려 했다.그 시체가 입고 있는 옷은 가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바로 어떤 비싼 브랜드의 한정판이었다. 귀에 있는 큰 다이아몬드 귀걸이도 불빛 아래에서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시체의 손가락에는 또 사파이어 반지가 있었는데, 딱 봐도 고급이었다.이 여자를 죽인 사람은 돈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그녀의 장신구를 가져갔을 것이다.그리고 이 여자는 다른 사람에게 침범을 당한 기미가 없었다.시체의 가슴에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는데, 아마 총상에 바로 죽었을 것이다.이 여자는 딱 봐도 재벌 집 아가씨였지만, 최근 지아는 어느 집안의 아가씨가 실종되었다는 기사를 보지 못했다.지아는 한숨을 쉬었다.‘내가 나간 후에 다시 경찰에 신고해서 이 시체의 신분을 알아내야지.’결국 이 여자도 불쌍한 사람이었다.하늘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어렴풋이 나더니, 판다 인형의 사람들은 이미 철수했고 이도윤이 도착했다.그러나 지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지아가 나타나기만 하면, 주모자는 계속 그녀를 괴롭힐 것이다.그녀는 가까스로 죽음에서 벗어났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그 사람의 정체를 밝혀내야 했다.더군다나 지아는 지금 도윤에게서 벗어났다.지아는 잡동사니 속에 숨어 도윤이 해변에 버려진 백채원에게 다가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의 가슴에는 아직도 핏자국이 있었는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지아는 도윤의 표정을 똑똑히 보지 못했다.진환은 의사에게 백채원의 몸을 검사하라고 했다.“아가씨는 혼수상태에 빠졌을 뿐, 몸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도윤은 들은 체 만 체 하며 공중에 걸려 있는 그 끊어진 밧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지아가 바다 속으로 떨어지는 화면이 머릿속에서 맴돌자 도윤의 목소리가 잠겼다.“그녀를 찾아! 그녀가 죽었어도…… 시체를 내 앞으로 가지고 와.”진환도 어떻게 도윤을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대표님, 사모님은 틀림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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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소지아는 갑판에 숨어 해변에서 미쳐버린 이도윤을 보았는데, 그는 마치 분노한 사자처럼 몇 사람들이 나서도 모두 그를 막을 수 없었고, 줄곧 바닷물에 들어가려고 했다.결국 진봉이 진환과 손을 잡고 도윤의 목에 진정제를 주입해서야 그를 막을 수 있었다.지아는 멀리서 바라보았을 뿐 마음속에는 큰 기복이 없었다.애초에 자신의 아이가 요절했다는 소식을 알게 됐을 때, 지아는 지금의 이도윤보다 더 흥분했다.그들이 여전히 해변에서 자신의 시체를 인양하고 있는 틈을 타서 지아는 몰래 떠났다.비록 지아는 낭패한데다 위암까지 걸려 숨이 간들간들했지만, 살아남아야 했다.살아야만 지아는 자신과 그 죽은 아이를 위해 복수를 할 수 있었다.그녀는 그 사람의 신분을 알아내기 직전이었기에 절대 이 순간, 성공을 눈앞에 두고 실패할 수 없었다.지금 지아의 온몸은 흠뻑 젖었고, 부드러운 손바닥은 이미 밧줄과의 마찰로 껍질이 벗겨졌다.새빨간 피는 얇은 딱지로 응결되어 조금만 건드려도 심하게 아팠다.하루 종일 위가 아팠기에 지아는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피곤한 다리를 이끌고 큰길에 들어서자, 지아는 차 한 대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았고, 그녀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손을 들어 막았다.눈부신 차등이 눈동자를 비추자, 지아는 차가 멈추는 것을 보기도 전에 쓰러졌다.지아는 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전반생을 지켜보았다.어머니에 대한 갈망, 도윤에 대한 뼈에 사무치는 사랑은 결국 그 밧줄과 함께 사라졌다.지아는 변진희가 자신더러 죽으라며 백채원을 선택한 말을 직접 들었다.두 눈을 번쩍 뜨자 지아는 침대에서 일어났다.“야옹…….”하루는 그녀의 품속으로 뛰어들었는데, 방 안에는 좋은 향기가 났고, 동시에 소년의 온화한 목소리가 울렸다.“지아 누나, 마침내 깨어났군요.”지아는 앞에 있는 주원을 바라보았는데, 잠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지 아니면 실제로 그를 만났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주원아,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주원은 얼른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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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비록 소지아는 이번에 크게 다쳤지만, 다행히 생명의 위험은 없었기 때문에, 잠시 주원의 집에 남아 몸을 조리할 수밖에 없었다.주씨 집안 작은 정원의 고요함과 달리 밖은 난리도 아니었다.이도윤은 대량의 인력과 재력, 그리고 시간을 들여 인양하였는데 지나가던 바다거북이라도 지아의 DNA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해야 놓아주었다.후에 그는 아예 미쳐버려 심지어 지아가 빠진 지역의 바닷물까지 전부 뽑으려 했다.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 하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극히 좋지 않았다.네티즌들은 분분히 조롱했다.“타이타닉 건지는 줄.”“첫 사랑은 무슨, 이 대표님 전처의 손가락 하나 보다도 못하는 거 같은데.”“사흘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 대표님 전처의 정보를 알아낸 사람이 없다고?”“알아낸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아무도 감히 알아내지 못하는 것 같은데.”백채원은 자신이 정성껏 꾸민 약혼식에서 결국 큰 망신을 당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은 도윤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백채원 외에 변진희도 많이 유명해졌다.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딸을 버리고 의붓딸을 선택한 변진희, 현재 인터넷에는 온통 그녀를 욕하는 댓글로 가득 했다.변진희는 몸이 좋지 않은 데다 소지아가 바다에 빠졌다는 충격에 그날 바로 병원에 입원했다.게다가 신체검사 보고서에는 변진희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것을 밝혔다.백정일은 줄곧 그녀의 곁에 있었고, 피곤한 것 외에 오직 마음만 아팠다.곁에 있는 여자의 허약한 모습을 보자 백정일은 변진희의 손을 가볍게 잡고 말했다.“아직 지아를 찾지 못했지만 이는 우리에게 있어 좋은 소식이야. 그녀는 틀림없이 아직 살아 있을 거야.”변진희는 안색이 예전만 못했고 바로 백정일의 손을 잡고 한숨을 내쉬었다.“나 요 며칠 잠만 자면 그녀가 축축한 바닷물에 서서 나를 향해 손짓하는 꿈을 꿨는데. 나더러 그녀와 함께 가자고 말이야. 그 아이는 틀림없이 나를 매우 원망하고 있을 거야.”백정일은 손을 뻗어 변진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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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요 며칠 도탄에 빠진 사람은 변진희뿐만 아니라 이도윤도 있었다. 그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잠도 자지 않았으며 줄곧 인양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진봉은 도윤의 수척해진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대표님, 그래도 뭐 좀 드셔야죠, 계속 이렇게 버티시다가, 쓰러질지도 몰라요!”도윤은 목이 말라서 입술이 텄고, 진환은 재빨리 그에게 차 한 잔을 건네주었다.따뜻한 물로 목을 축인 다음, 도윤은 간신히 입을 열었고 목구멍에서 나는 소리는 마치 고장난 나무문이 삐걱삐걱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알아보라고 한 거는.”“엘리베이터의 감시 카메라는 저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누군가에 의해 파괴되었고, 그 어떤 유용한 것도 찍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백채원 아가씨를 데려간 사람을 추적해보니, 그들이 한 국제기구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이름은?”“독충입니다.”도윤은 습관적으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했지만 자신이 며칠간 음식을 먹지 않아 몸이 허약해졌음을 발견했고, 불을 붙인 손가락은 끊임없이 떨렸다.진봉은 재빨리 앞으로 나가 한손으로는 불을 감싸며 다른 한손으로는 라이터를 눌러 도윤을 대신하여 담배에 불을 붙였다.“전 세계 초일류 명의들이 모여 있지만 하루 종일 금약을 연구하는 그 신비한 조직?”“예.”진환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독충은 거의 각국 최고의 의료학자를 끌어들였습니다. 그들은 WHO와 각국이 모두 금지한 각종 연구와 인체실험을 해왔고, 5년전에 일으킨 바이러스 대전은 이미 세계 각지에 파급되었습니다. 그들은 사람의 탈을 쓴 악마와 다름없습니다.”도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도리상 그는 독충과 원한이 없었고, 이 조직 체계는 방대하여 거의 지구의 모든 곳을 포괄했다.예를 들면 극히 춥고 극히 더운 곳에까지 모두 그들의 지하 실험실이 있었는데 그들은 과학 천재일 뿐만 아니라 악마라고도 불리웠다.‘그들은 연구에 미친 사이코패스 연구자들인데, 왜 납치 게임을 하기 시작했을까?’독충은 사람을 해쳤지만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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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이도윤의 눈에 마침내 빛이 생긴 것을 보고 진환은 쇠뿔도 단김에 빼려 했다.“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모님의 성격으로 어떻게 복수를 해달란 말씀을 하셨겠습니까?”이렇게 말하자 도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소지아가 수차례 말을 하려다 마는 장면이 생각났다.“그녀가 진정으로 나에게 조사하게 하려는 것은 독충만이 아니야. 소계훈과 내 동생의 일고 있어.”‘지아가 사고 나기 전 갑자기 회사에 나오겠다고 했지. 그녀는 분명히 무엇을 알아차렸을 거야.’마치 사무실에 설치된 그 몇 개의 카메라처럼, 분명히 누군가가 도윤의 곁에 사람을 배치했을 것이다.그러나 하필이면 이 일은 도윤의 트라우마였기에 그는 누구도 언급하지 못하게 했고, 설령 지아도 안 됐다.그래서 지아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른바 진실을 찾으려고 고집을 부렸다.“대표님, 작은 아가씨의 일을 다시 한번 조사하려는 겁니까?” 진환은 작은 소리로 떠보았다.도윤은 구름 속으로 숨은 몇 개의 밝지 않은 별을 바라보았다. 진실은 줄곧 거기에 있었지만, 누군가에 의해 일부러 숨겨졌다.“조사해! 자세히,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조사해!”도윤은 마음을 먹었다. 만약 이예린의 죽음이 정말 수상쩍다면, 그는 그 주모자가 자유롭게 지내는 것을 방임할 수 없었다.이 흉터는 결국 도윤이 직접 찢어야 했다.“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찾아보자!”진봉은 멍해졌다.“다른 방식이요?”“우리가 전에 발견한 모든 증거는 마치 누군가가 특별히 우리를 위해 준비한 것처럼 우리를 인도했지. 이번에 너희들은 소씨 집안의 각도에서 조사해!”진환은 도윤의 안색을 살피며 고개를 숙였다.“네, 알겠습니다.”“만약 지아가 죽지 않았다면,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저희만이 사모님을 찾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충도 지금 사모님을 찾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사모님은 틀림없이 우리 모두 예상치 못한 곳에 숨어 있을 것입니다.”‘그 곳은 어디일까?’진봉은 무언가를 떠올렸다.“참, 대표님, 백 부인은 이틀 전에 백혈병으로 확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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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이도윤은 손에 든 젓가락을 식탁에 내리쳤다.“똑똑히 말해, 납치라니!”진봉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왔다.“사모님은 두 주일 전에 갑자기 간수들을 좀 더 추가했습니다. 저도 이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모님은 누군가가 소 선생님에게 손을 댈 것이라는 것을 진작에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 양쪽의 사람들은 이미 교전을 벌였고, 많은 간호사들이 다쳤습니다. 병원 측은 잠시 소식을 봉쇄했고요.”“소계훈은?”“그 중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끌려갔는데, 초보적으로 추산해 보면, 저희를 추가하면 총 네 무리의 사람이 있었습니다!”‘지아와 내 사람들을 제외하면, 다른 한 무리는 독충일 거야. 그렇다면 나머지 한 무리의 사람들은 누구일까?’‘소계훈은 결국 어느 쪽의 사람에게 끌려갔지?’진봉의 목소리가 좀 허약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도윤은 즉시 물었다.“너 다쳤어?”진봉은 자신의 팔을 한사코 누르고 있었고, 손바닥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큰 문제 없습니다. 대표님, 모두 제 잘못입니다. 저는 그들이 일을 이 지경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진봉 뿐만 아니라 도윤도 소계훈의 일이 뜻밖에도 이렇게 큰 소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심지어 국제 유명 조직까지 끌어들였다니.보아하니 이예린의 죽음은 이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먼저 상처를 처리해, 난 다른 사람 시켜 이 일을 계속 조사하라고 할 거야.”도윤은 전화를 끊었다. 독충이 A시 경내에서 활동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다.이 조직은 각국과 독립되어 있으며, 그 중 몇 명의 의사들은 모두 각국의 사형을 피하고 있었다.그들의 특징은 천재다운 의술 외에 싸늘한 성격이었는데, 실험 결과를 위해 수천 명의 살아있는 생명을 희생할 수 있었다.사람들은 저마다 그들을 피했지만 가족을 살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마귀와 계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각국의 일부 중요한 정객, 심지어 재벌들까지 모두 사석에서 그들과 연락하며 그들에게서 금지약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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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간병인 아주머니는 자신이 이런 상황에서 이도윤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도윤은 멈칫했지만 부인하지 않았다.“맞아요.”아주머니는 소지아가 연루될까 봐 걱정하는 듯 얼른 설명했다.“그, 이건 아가씨가 알려준 게 아니라 내가 알아맞힌 거예요. 며칠 전에 대표님이 약혼한 일이 기사로 떴고, 비록 아가씨의 눈을 가렸지만, 저는 여전히 한눈에 아가씨를 알아보았어요.”여기까지 말하자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낮아졌다.“아가씨를 찾았나요?”도윤은 이 화제를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괜찮을 거야.”“맞아요, 지아 아가씨는 틀림없이 무사할 거예요.”아주머니는 눈물을 닦았다.“대표님, 물어보시고 싶은 거 있으면 물어보세요. 아가씨에 관한 거라면 모두 알려드릴게요.”도윤은 수많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 목구멍은 마치 무엇에 막힌 것 같아 그는 한참 동안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나에 대해 말한 적이 없나요?”결국 도윤은 이런 문제로 입을 열었다.간병인 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아가씨는 아주 고집이 센 사람이에요. 금방 아가씨와 알게 되었을 때, 소 선생님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아가씨는 임신한 몸을 이끌고 병원을 들락날락했죠. 나는 그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의 남편도 같이 오라고 제의했는데, 아가씨는 매번 고개를 저으며 대표님이 매우 바쁘시다고 말했어요.”“그 후 아가씨는 아이가 유산됐고, 그동안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어요. 소 선생은 입원 비용이 많이 들었고, 아가씨도 몸이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소 선생의 비용을 위해 아가씨는 혼자서 아르바이트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몰라요. 그렇게 간신히 소 선생의 의료비를 지불했죠.”“아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월급을 한 푼도 빠뜨린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아무리 어려울 때도 그 반지를 팔지 않았어요. 어느 날 반지를 뺐는데, 아가씨가 이혼했을 거라고 추측했고요.”“처음부터 끝까지 아가씨는 아무리 불행하게 지내도 남들 앞에서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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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이도윤이 아주머니의 방에서 나올 때, 온몸은 차가웠다.후에 그는 아주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머릿속에는 오직 그 한마디만 남았다.‘왜 죽은 사람은 내가 아니라 지아였을까?’도윤은 문득 오래전에 자신도 소지아에게 같은 말한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왜 죽은 사람은 네가 아니라 예린이었을까.”‘이 말이 사람을 이렇게 아프게 할 수 있구나.’‘그때 지아는 어떻게 버텼을까?’도윤은 그 긴 복도를 바라보았다. 한 여자가 두 눈에 눈물을 머금고 수술실의 대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순간, 그는 마치 지아가 큰 배를 이끌고 수술실 앞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본 것 같았다.“대표님, 무엇을 보고 있는 거죠?”진환은 도윤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는데, 복도에 있는 사람이 낯선 얼굴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도윤은 목소리가 잠겼다.“그녀가 병원에 있을 때의 화면을 나에게 보내.”“예.”도윤은 차에 올라탈 때 몸이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설령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소계훈은 이예린을 살해한 살인범이 아닐 가능성이 아주 컸다.만약 그라면, 상대방은 이렇게 큰 신경을 써가며 감출 필요가 없었다.이 일은 조사하면 할수록 혼란스러워졌고, 연루된 사람과 일이 갈수록 많아졌다.도윤은 며칠간 휴식하지 않아 극히 피곤했지만, 조금도 자고 싶지 않았다. 그는 가죽 좌석에 기대어 머릿속에 오직 한 가지 일만 생각했다.‘만약 소계훈이 정말 살인자가 아니라면, 내가 지아를 2년 동안 고문한 것은 또 뭐로 되는 거지?’이 가능성을 생각하니 도윤은 등골이 싸늘했다.지아는 도윤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였지만, 그는 가장 날카로운 검으로 그녀의 가장 치명적인 곳에 하나하나 꽂았다.지아는 상처투성이가 되어 간들간들하게 이 진흙탕 속에서 살고 있었다.도윤은 두 손으로 머리를 안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호되게 잡았다.‘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대표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은 틀림없이 무사할 거예요.”“그래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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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소지아는 주씨 집안의 작은 정원에서 몸을 휴양하고 있었고, 요 며칠 날씨가 화창해서 그녀는 낮에 벚나무 아래에서 햇볕을 쬐었다.한바탕 바람이 불어오자, 벚꽃이 흩날리며 떨어졌다.흰 고양이 몇 마리가 정원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꼼지락거리니 유난히 아름다웠다.이런 평화로운 화면을 보며 지아는 마음을 시종 내려놓을 수 없었다. 지금 밖의 사람들은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몰랐고 인터넷 기사들은 더욱 떠들썩했다.백채원이 내연녀라고 욕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또 변진희를 자신의 딸을 팔아먹는 독한 여자라고 욕했다.백씨 집안은 적지 않은 돈을 써서 지웠지만, 삭제하면 곧 새로운 댓글들이 떴다.오히려 지아의 개인정보는 아주 잘 보호되어 조금도 누설되지 않았다.온통 백채원을 욕하는 댓글을 보면서 지아는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결국 이번 게임에서 그녀나 백채원이나 모두 패자였다.지아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것은 사람들 앞에 노출된 소계훈과 행방불명된 전효였다.지아는 전효가 무슨 문제에 부딪쳤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어쩌면 이미 이 세상에 없어졌을지도 모른다.“지아 누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주원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고, 지아는 넋을 잃고 있어서 눈을 가볍게 떨었다.“우리 아빠 생각. 그 사람은 내가 죽지 않은 것을 알고 우리 아빠에게 손을 대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었어.”주원은 방금 씻은 신선한 과일을 가져다가 지아의 앞에 건넸다. 그는 몸을 반쯤 웅크렸고, 한 쪽 무릎을 구부린 채 딸기 하나를 지아에게 먹였다.지아는 주원의 자태가 매우 낮은 것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주원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지아를 기쁘게 하려는 설렘으로 가득했다.“누나, 만약 마음이 놓이지 않으면, 내가 대신 아저씨를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어요.”지아는 이 말을 듣고 눈이 밝아졌다.“정말? 너 너무 귀찮게 하는 거 아니야?”주원의 입가에 웃음이 피어났고 그의 눈에는 찬란한 빛이 넘쳤다.“누나를 도울 수 있는 것은 나의 영광인데 어떻게 귀찮겠어요?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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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소지아는 머리를 번쩍 들더니 주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정말? 너 정말 레오를 찾을 수 있어?”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사실 지아는 그다지 믿지 않았다. 결국 그것은 이도윤조차도 찾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그러나 주원은 거짓말을 할 줄 아는 것 같지 않았기에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작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네, 전에 내가 사람을 부탁해서 알아봤는데, 레오가 외국에서 사람을 잘못 건드려 잠시 숨었거든요. 보통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지만, 마침 내가 아는 사람이 좀 많아서요.”‘어쩐지 이도윤이 찾을 수 없다고 했더라니.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구나.’“그럼 우리 아빠 수술은…….”“지아 누나, 누나는 국내에서 있으면 위험하잖아요. 그 사람은 누나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었으니 또 그럴지도 몰라요. 심지어 아저씨조차도 누나를 따라 위험에 부딪칠 거고요. 내 말은 누나가 아저씨와 함께 외국에 가는 거예요. 위험을 피하는 동시에 아저씨를 치료하는 거죠.”지아는 눈썹을 찡그렸는데, 이것은 그녀가 여태껏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없다고 하기보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도윤은 마치 지아 마음속에 가로놓인 큰 산과 같았고, 이미 그녀의 몸에 여러 갈래의 쇠사슬을 감았기에 지아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누나, 외국에 난 의대 친구들이 엄청 많아요. 그들은 모두 의학 최고의 전문가들이에요. 비록 누나의 위암을 100% 치료해 줄 수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생존율은 국내보다 높을 거예요.”주원은 입술을 핥으며 계속 말했다.“난 누나가 이미 전 남편을 내려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럼 여기에 미련을 둘 만한 일이 또 뭐가 있겠어요? 누나는 외국에 가서 새로운 생활을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요.”지아는 마치 마른 우물에 오래 머물렀던 개구리와 같았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단 듯이 중얼거렸다.“그럴 수 있을까…….”그리고 주원은 가지에 서 있는 작은 새처럼, 끊임없이 지아에게 우물 입구 밖의 천지가 얼마나 넓은지 말해주고 있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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