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1375 챕터

제261화

그동안 소지아도 오정인과 만나자고 부르며 그를 통해 계속 조사할 생각을 했다.그러나 그녀는 또 그들을 놀라게 할까 봐 줄곧 움직이지 않았다.뜻밖에도 오정인이 먼저 찾아왔다니.소지아는 연결 버튼을 눌렀다.“네, 정인 오빠.”“아가씨, 지금 어디에 있죠? 전에 조사하라고 한 조율에 관해 새로운 단서가 생겼어요!”상대방의 목소리가 너무 초조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위장이란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했다.소지아는 떠보며 물었다.“무슨 단서요?”“조율의 생전 핸드폰이요. 이미 부서졌지만 전에 아주 흥미가 있었던 거 같아서 전화해서 물어보는 거예요.”“그녀가 전에 살던 집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임대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녀의 시체는 또 바다에서 건졌고요. 그럼 이 핸드폰은 어디에서 온 거죠? 이미 고장난 이상 당신은 또 어떻게 이것이 조율의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거죠?”소지아는 침착하게 모든 수상한 점을 물었다.상대방은 소지아가 이 단서를 듣자마자 당황하여 바로 달려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소지아가 이렇게 빨리 허점을 발견할 줄은 몰랐다.오정인이 멍한 틈을 타서 소지아는 입을 열었다.“정인 오빠, 나는 당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우리 아빠의 후원을 받은 사람이잖아요. 우리 아빠가 없으면 당신은 오늘의 성과가 없었을 텐데. 은혜를 알고 보답하라는 것도 아니에요. 그러나 적어도 사람을 한심하게 하지 말았어야죠.”“큭.”수화기 너머에서 가볍게 키득거리는 소리가 났다. “역시 이미 눈치챘군요.”소지아는 전효가 한 그 말을 명심하고 경거망동하지 말고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오늘은 이도윤의 약혼날인데 상대방은 이때 자신을 유혹하여 무엇을 하려고 할까?“정인 오빠, 나는 당신이 누구의 사람인지 모르지만, 사람은 그래도 양심이 있어야 하죠. 만약 돈을 위해서라면, 나와 협력하는 건 어때요? 내가 돈을 두 배, 심지어 더 많이 줄 수 있는데.”“좋아요, 그럼 밀스 카페로 와요. 우리 얘기 좀 하죠.”“나 오늘 일이 있어 좀 불편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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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얼굴을 마주한 것은 아니었지만, 소지아는 뜻밖에도 이 분위기가 무서울 정도로 기괴하다고 느꼈다.이도윤의 목소리는 짙은 불쾌감을 띠고 있었다.“이게 바로 네가 말하고 싶은 거야?”이렇게까지 말했으니 소지아는 인정하기 싫어도 늦었다.“응, 그래도 아는 사이였으니 오늘 직접 축복은 해줘야 좋을 거 같아서.”이도윤은 이를 악물었다.“참 고맙군.”말을 마치자마자 이도윤은 전화를 끊었고, 소지아는 전화가 끊긴 소리를 듣고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분명히 그가 약혼을 하려고 하는 건데, 왜 내가 그를 강요한 것처럼 내키지 않는 거지?’소지아는 이도윤에게 알릴 수 없었다. 그의 약혼식을 파괴하면, 백채원은 그렇다쳐도, 변진희가 찾아와 귀찮게 할 것이다.마침 이때 주원의 전화가 들어오더니 소지아는 마치 희망을 본 것 같았다.“주원아.”“누나, 좋은 아침이에요.”“너 나 좀 데리러 오면 안 돼?” 소지아는 조심스럽게 부탁을 했다.“물론이죠. 난 이미 가는 길이라, 1분 뒤에 누나 아파트 입구에 도착할 거예요.”“곧 내려갈게.”소지아는 먼저 감시 카메라를 통해 밖에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물건을 들고 쏜살같이 나와 재빨리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에서 아파트 입구까지 가는 길에 사람이 많았으니 이렇게 짧은 몇 분 동안 상대방은 결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엘리베이터 층이 조금씩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소지아는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모른다.8,7,6…….소지아는 휴대전화를 꽉 잡았고, 이때 주원의 문자가 들어왔는데, 그는 이미 문앞에 있었다.그리고 또 이모티콘을 보내며 소지아더러 천천히 나오라고, 조급해하지 말고 시간이 아직 이르다고 했다.소지아는 귀여운 이모티콘에 치유되여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그녀가 고개를 들자, 엘리베이터는 자신이 눌렀던 1층에 멈추지 않고 계속 내려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불안함이 순식간에 치밀어 올랐다.‘누가 엘리베이터에 손을 댄 건가?’소지아는 가장 먼저 주원에게 음성문자를 보냈다.“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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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소지아는 혼수상태에서 천천히 깨어났고, 두통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약을 묻힌 손수건으로 그녀의 입과 코를 꽉 막았다.아직 약효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소지아는 온몸에 힘이 없고 쑤셨다.두 눈은 두꺼운 검은 천으로 가려져 소지아는 전혀 빛을 볼 수 없었다.손목과 발목도 끈질기게 꽁꽁 묶여 있었다.몸은 좁은 공간에 갇혀 있었고 코에서는 썩은 냄새가 풍겼다.소지아는 몸을 내밀었지만, 몸이 이 공간에 빈틈없이 꽉 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곧 자신이 차 트렁크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왠지 모르게 소지아는 갑자기 조율의 죽음이 생각났다.누군가가 그녀를 목을 졸라 죽인 후 바다에 버려 시체는 물에 잠겨 변형되어서야 인양되었다.‘그래서 이제 내 차례인가?’소지아가 이도윤의 회사에 간 것이 상대방을 격노시켰을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은 앞당겨 이 게임을 결속 짓고 이도윤의 약혼날에 그에게 큰 선물을 주려 했다.그런데, 그녀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소지아는 떠나기 전에 위험을 알아차리고 옷 안에 접이식 칼을 숨겼다.다행히 소지아는 유연성이 괜찮았기에, 몸을 구부린 다음 손가락을 조금씩 외투 안으로 내밀었다.오랫동안 밀폐된 공간에 있어서 소지아의 온몸에는 땀이 송골송골 배어 있었다.차가 막힘없이 달리는 것으로 판단하면, 지금은 아마 고속도로에 있을 것이다. 즉 목적지에 그렇게 빨리 도착하지 않을 것이다.‘아직 시간 있어.’소지아는 고통을 참으며 손끝에 온 힘을 다해 그 안을 매만졌다.접이식 칼에 닿은 순간, 소지아는 마음이 움직였다.‘찾았다!’그녀는 천천히 칼을 꺼내 밧줄을 가볍게 끊었다.소지아는 너무 티나게 하지 못하고 손목에 있는 밧줄을 대략 3분의 2정도 끊었다.겉으로 보기에 소지아는 여전히 끈질기게 묶여 있었지만,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충분하기만 하면 단번에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손의 끈을 베고 나서 소지아는 또 자신의 몸을 비틀었고, 밧줄을 끊을 때마다 모든 힘을 소모해야 했다.그녀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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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차가운 공기가 트렁크 안의 각종 곰팡내를 몰아내어 소지아의 머리를 잠시 맑게 했다.소지아는 일부러 긴장하여 소리쳤다.“당신들은 누구지? 빨리 날 풀어주지 못할까!”긴장한 건 사실이지만 소지아는 냉정해야 했다. 냉정해야 상대방의 허점을 찾을 수 있었다.오정인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줄곧 조율의 죽음을 알아내려고 하지 않았어요? 내 입으로 직접 말해줄까요?”소지아는 자신의 목에 갑자기 밧줄이 하나 생긴 것을 느꼈다. 오정인의 목소리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부드럽지 않았고, 마치 독사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혀를 뱉는 것 같았다.“그녀야, 이렇게 목을 졸라 죽었죠. 그래요, 그녀는 죽기 전에 당신의 표정이 똑같았어요. 손과 발은 계속 발버둥쳤고요.”“그녀는 목숨을 걸고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결국 절망적이고 두려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조금씩 숨이 끊어졌어요.”어둠 속에서 소지아는 주위의 환경에 더욱 민감했고, 오정인의 목소리는 그녀에게 무한한 상상의 공간을 주었다.소지아는 마치 조율이 죽기 전의 절망과 자신의 생명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조율을 죽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야!”소지아가 지금까지 조사한 일은 틀리지 않았다. ‘아빠는 그렇게 좋은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미친 짓을 할 수 있겠는가!’“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는 확실히 네 아버지의 것이지.”“짐승 같은 놈! 우리 집안은 도대체 당신들과 무슨 원수가 있길래, 뜻밖에도 임산부까지 죽이다니!”소지아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만약 그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그녀는 지금 이미 어린 동생이 하나 더 생겼을지도 모른다.변진희가 떠난 후, 소지아는 마음속으로 소계훈이 다시 진정한 사랑을 찾기를 바랐다.소계훈은 또 무슨 잘못이 있을까?“조율은 이도윤의 친여동생이니, 만약 그가 사실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 오정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냉소했다.“그가 진실을 알면 네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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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그 사람은 어떤 음색도 들리지 않게 자신의 목소리를 숨겼다.다만 자신의 턱을 들어올릴 떼, 소지아는 은은한 약 냄새를 맡았다.소지아는 모두 서양의 의학을 배웠기에 한약에 대해 연구를 하지 않았고, 이것이 어떤 약재인지 아니면 여러 가지 약재가 혼합된 것인지 몰랐다.“날 죽이고 싶어?” 소지아가 직접 물었다.“그건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야.”소지아는 눈썹을 찌푸렸다. ‘지금 날 여기에 묶은 이상 무슨 목적이 있는 거지?’“무슨 뜻이야?”상대방이 자신을 죽이지 않는다는 말에 소지아는 더욱 불안해졌다.그녀가 자신의 목숨을 남긴 것은 틀림없이 이도윤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나와 이도윤은 이미 이혼했어.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없고. 넌 도대체 나에게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 거지?”소지아의 턱을 쥐고 있는 손가락은 더욱 조여졌고, 소지아는 통증을 느꼈지만, 시종 약간의 소리도 내려 하지 않았다.“넌 아주 총명한 여자군, 어쩐지 그가 너를 그렇게 좋아하더라니.”상대방은 한눈에 소지아가 떠보려는 마음을 알아차렸고, 자신과 이도윤의 일에 대해서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소지아는 그녀가 속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계속 말했다.“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나는 내가 오늘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만약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이곳은 해변의 버려진 집일 거야. 이도윤은 나를 구하려 해도 늦었고.”“맞아.”“내가 죽기 전에 네가 누군지 보고 싶은데. 누가 우리 집안을 이렇게 만들었나 알아야 할 거 아니야.”턱을 쥐던 손가락에는 다시 힘을 더했다.“너는 아직 내 앞에서 요구할 자격이 없어.”상대방은 조금도 긴장을 늦추려 하지 않았다.“내가 말했듯이, 오늘 죽는 사람은 꼭 네가 아닐 수도 있어.”소지아는 또 무슨 말을 하려다가 진동하는 소리를 들었고, 곁의 사람은 전화를 받더니 말투가 나른했다.“좀 놀았을 뿐인데 왜? 마음 아파?”조용한 방에서 소지아는 전화 너머의 목소리가 남자란 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자세히 듣기도 전에 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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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어느 말이 문 의사를 화나게 했는지, 그녀는 버럭했다.“두려워? 내가 왜? 그녀는 원래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였고, 그동안 내가 그녀를 돌보지 않았더라면 간소연은 진작에 죽었을 거야. 나는 단지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을 뿐. 그런 사람이 이 지옥과 같은 인간 세상에 사는 것이야말로 일종의 고문이지!”“그래서 당신이 간소연을 민 거예요?”“그럼 뭐가 어때서? 다 너 때문이야. 만약 네가 정신병원에 오지 않는다면, 그녀는 살아 있을 수 있었는데, 탓하려면 너 자신을 탓해! 왜 기어코 끼어드는 거냐고!”소지아는 갑자기 정신과 진찰을 받아야 할 사람이 문 의사라고 생각했다. 분명히 그녀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었다.‘두 사람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간소연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흥분하다니.’“간소연의 아기는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무슨 아기? 난 몰라.”“그녀의 시체를 검사한 적이 있어요. 그녀의 배에는 임신 주름이 있고, 자궁도 출산한 흔적이 있죠.”문 의사는 소지아를 향해 소리쳤다.“지금와서 아이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가? 소연은…….”소지아는 간소연에 관한 일을 더 많이 알아내려고 했지만 오정인이 달려들어 문청을 안아준 것 같았다.“청아, 진정해. 그 일은 이미 지나갔어. 그녀와 쓸데없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해서 뭐 해?”‘지나갔어?’‘설마 간소연의 죽음이 그녀에게 큰 영향을 준 건 아니겠지?’‘왜?’‘문청은 간소연이 죽기를 원했는데 왜 또 이런 모습을 드러낸 거지?’오정인은 문청을 데려간 듯 세상은 다시 고요한 상태로 돌아갔다.이렇게 큰 방에는 아무런 소리도 없었고, 오직 소지아의 심장 박동 소리와 가끔 한두 마리 뛰어다니는 작은 쥐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했다.원래 소지아는 이런 것들을 두려워하였는데 지금은 죽기 직전이었으니 생명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아마도 쥐가 소지아의 숨결을 알아차렸는데, 그녀의 곁에서 이리저리 냄새를 맡았을 뿐,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얼굴이 붙어 있는 곳은 울퉁불퉁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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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다른 사람은 이미 도착했다. 특히 변진희는 한복을 입고 있어 우아하면서도 존귀했다.그녀는 백정일의 팔짱을 끼고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변진희의 친딸이 약혼한 줄로 알 것이다.그녀의 미소는 이도윤에게 있어 눈에 거슬렸다.진환은 얼른 대답했다.“백 선생님과 백 부인님은 일찍 출발하셨고, 그들은 미리 와서 손님을 접대했습니다. 백채원 아가씨는 예복 쪽에 문제가 좀 생겨 직원들은 어젯밤에 야근을 해서 고쳤습니다. 그리고 백채원 아가씨는 아침 일찍 가서 화장을 하고 예복을 입었는데, 이치대로라면 곧 도착할 것입니다.”이도윤은 백채원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은 그녀가 그렇게 원한 약혼식이었기에 일찍 와서 자랑했으면 했지 절대로 지각할 리가 없었다.현장은 설비를 여러 번 조정하여 백채원이 와서 의식을 거행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공기 속에는 꽃이 만발하는 냄새가 가득했고, 눈에 띄는 대로 각양각색의 예복을 입은 사람들이 우아하게 누볐다.어떤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사진을 찍고 있었다.아이들은 또 즐겁게 나무 아래를 뛰어다니며 매우 조화로운 광경을 이루었다.이지윤마저 주은청에 안겨 있었고, 호기심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가리는 벚꽃 잎을 바라보았다.바람이 없을 때도 꽃잎이 우수수 떨어졌다.이지윤은 손을 뻗어 받으려 했지만, 그가 고개를 드는 순간, 꽃잎은 마침 그의 코에 떨어졌다.어린 꼬마는 꽃잎이 떨어질까 봐 꼼짝도 하지 못했고, 이 화면은 매우 귀엽고 힐링되었다.변진희는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백채원을 보지 못하고 얼른 백정일 팔을 잡아당겼다.“채원은 왜 아직도 오지 않았지?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그 계집애는 꾸미길 좋아해서, 이전부터 예복의 사소한 문제로 굳이 남들더러 밤새 고치라고 했으니, 아마 지금도 예복 일로 사람과 다투고 있을 거야.”백정일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그건 안 되지. 의식이 곧 시작될 것 같은데, 조금의 착오도 생기면 안 돼. 내가 가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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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헬리콥터에 탄 백채원은 불평을 늘어놓았다.“그게 무슨 개떡 같은 디자이너야, 내가 이렇게 비싼 가격을 썼는데도 나에게 흠이 있는 드레스를 만들어 주다니. 나의 약혼식 날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니.”이 드레스 때문에 백채원은 어제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어젯밤 밤새 잠을 자지 못했고 헬리콥터에 오르자마자 바로 잠들었다.그녀는 자신이 지옥까지 잤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백채원은 깨어났을 때, 눈앞이 캄캄한 것을 발견했고 두 손과 두 발이 묶여 있었다.‘섬은? 이도윤은? 약혼식은?’백채원은 즉시 당황했다.“이곳은 어디지? 내가 누군지 아는 거야? 이씨 집안 사모님이라고! 너희들이 감히 나를 납치하다니, 우리 남편은 반드시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백채원이 입을 열었을 때, 온 방에는 자신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고 있었고, 게다가 고약한 냄새가 곧장 코 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사람 살려!”“힘 좀 아껴요. 만약 소리치는 게 쓸모가 있다면, 이 세상에는 납치범이 없을 거예요.”백채원은 이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노호하며 소리쳤다.“소지아, 이 천한 년아, 이거 네가 꾸민 짓이지? 내가 도윤 씨에게 시집가는 것을 질투하여 이런 더러운 수단을 썼다니…….”이 말에 소지아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당신 무슨 망상증 같은 거 있어요? 상상력이 이렇게 풍부한데 왜 소설을 쓰지 않는 거죠?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다니, 솔직히 나는 이도윤이 도대체 당신의 뭐가 좋은지 정말 궁금하네요.”백채원은 마음이 급해지자 그 자리에서 욕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욕을 심하게 할수록 소지아는 더욱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이도윤의 곁을 이렇게 오래 따라다녔으니 소지아는 이도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백채원이란 사람은 생김새나 성격까지 모두 이도윤의 취향이 아니었고, 설령 애인을 찾아 자신을 질투하게 한다 하더라도 많은 선택이 있을 텐데, 백채원을 고를 리가 없었다.“짝짝짝.”옆에서 박수를 치는 소리는 마침내 백채원을 현실로 돌려보냈다.“참 재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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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백채원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차렸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와 손을 잡겠다고 하지 않았어요?”“손을 잡아?”그 사람은 비웃었다. “그럴 자격이 있긴 한 거야?”격렬한 공포가 마음속에서 퍼지자 백채원은 안색이 유난히 보기 흉했고 입가가 떨리기 시작했다.“너, 내가 누군지 몰라요? 내 남편은 이도윤이에요. 감히 나를 건드리면 그는 절대로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치자 그녀는 아픔을 느꼈고, 발이 백채원의 허리를 짓눌렀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소지아에게 당한 그때를 제외하고 백채원은 이런 굴욕을 겪은 적이 없었다.“내가 경고하는데, 나한테 손을 대려면 자신에게 목숨이 몇 개가 있는지부터 가늠하는게…… 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채원의 허리를 밟은 그 발은 힘을 더 주었고, 백채원은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먼저 네 자신에게 몇 개의 목숨이 있는지, 자격이 있는지부터 가늠해 보는 게 좋을 거야. 이 점에 있어 넌 소지아보다 못하지. 봐, 그녀는 나를 화나게 하지 않잖아.”백채원은 그제야 소지아가 자신과 같은 처지에 빠졌단 것을 알게 되었다.“당신의 목적은 종래로 소지아 한사람이 아니라 우리였단 말인가요?”“물론이지.”상대방의 목소리는 남녀를 분간할 수 없었다. 이렇게 보면 두 가지 이유일 뿐이었다. 연적이기 때문에 백채원과 소지아를 혐오하고 있거나, 이도윤의 적이기에 이 기회를 틈타 이도윤을 협박하려 하거나.어떤 신분이든 백채원은 오늘 살아서 나가기가 매우 어려웠다.여기까지 생각하자 백채원은 갑자기 공포에 질려 방금 날뛰던 태도를 감추고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제발 살려줘요. 나 정말 죽고 싶지 않거든요! 나한테 아직 두 아이가 있단 말이에요. 나는 죽을 수 없어요.”그리고 말머리를 돌리더니 백채원은 계속 말했다.“죽이려면 소지아를 죽여요. 그녀는 이도윤의 전처이자 이도윤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거든요.”가장 사랑하는 여자란 말은 소지아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그녀는 언젠가 이도윤이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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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소지아는 백채원의 공포에 질린 모습에 비해 훨씬 냉정해 보였다.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다시 한번 일어나도 같은 결과란 것을.눈을 감으면 소지아는 차가운 바다에서 백채원을 향해 몸을 던진 이도윤의 뒷모습이 떠올랐다.이 일은 악몽처럼 그녀를 꼬박 일 년 동안 괴롭혔고, 소지아는 가까스로 최근에 다시 시작하려고 걸어 나왔다.“왜…….” 소지아는 중얼거렸다.“뭐?”소지아는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 비록 그녀는 지금 극도로 굴욕적인 자세로 땅에 엎드려 있었지만, 여전히 자존심을 유지하고 있었다.“왜 자꾸 이런 수작을 부리는 거지? 재밌어?”상대방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왜 재미가 없지?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직접 죽이는 것을 보면, 난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하거든.”소지아는 여러 번 밧줄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녀는 참고 또 참았는데, 자기가 지금 벗어나면 철저히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만약 당신이 그를 좋아한다면, 공평하게 경쟁해야지, 이런 수단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지?”소지아는 이해가 안 됐다.비록 상대방은 줄곧 잘 숨어 있었지만, 남녀 사이에서 소지아는 여전히 상대방이 여성이라고 생각했다.이도윤과 원한이 있는 남자라면 일반적으로 더욱 직접적이고 난폭한 수단을 선택했을 것이다.몇 년 동안의 시간을 낭비해 가며 백채원과 자신을 잡아 이도윤더러 선택하라고 하다니.이것은 딱 봐도 여자가 할 짓이었다. 게다가 이 여자는 마음이 모질고 악랄할 뿐만 아니라 사이코패스였다.그러나 상대방의 목적은 이도윤의 여자일 뿐만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도윤과 소지아의 관계가 가장 나쁜 이 2년 동안, 백채원이 올라갈 이유가 없었으니까.이 사람이 이도윤을 이렇게 잘 알고 있었으니, 도리상 만약 그녀가 원한다면 백채원보다 이도윤에게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2년 동안 이도윤과 가깝게 지내던 여자는 백채원 뿐이었고 다른 여자는 없었다.만약 이도윤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또 왜 이렇게 애를 썼을까?소지아의 마음속에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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