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301 - Chapter 310

1375 Chapters

제301화

소지아를 언급하자 김민아는 웃음을 거두었다.“이 대표님의 상상력, 아주 풍부하군요. 차라리 가서 소설을 쓰지 그래요?”이도윤은 또박또박 말했다.“어젯밤 밥 두 그릇에 국 두 그릇, 반찬 세 개까지 먹었다고 들었는데.”“야근한 사람은 좋은 거 먹어도 안 되는 거예요?”“그런데 그 전에, 넌 매일 산송장처럼 살았고, 밥을 반 그릇도 다 먹지 못했는데 말이지. 어제 넌 심지어 새 치마까지 사러 갔어.”민아는 계속 변명을 하려 했지만 도윤의 두 눈은 마치 이미 모든 것을 간파한 듯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말해봐, 어디서 지아를 봤지?”그것은 떠보는 것이 아니라 확신에 찬 말투였다.민아는 탁자를 치고 일어나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당신 머리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내가 매일 뭐 먹었는지를 이렇게 똑똑히 기억하다니, 차라리 내 생리가 언제 왔는지, 언제 변비했는지까지 기록하지 그래요?”도윤은 한숨을 쉬었고, 민아는 깜짝 놀랐다. ‘이 남자가 뜻밖에도 한숨을 쉬다니!’“김민아 씨, 넌 나와 지아의 모든 일을 잘 알고 있지. 그녀가 납치된 것은 내가 원한 일이 아니야. 요 며칠 나도 줄곧 그녀를 찾고 있었고. 만약 너한테 무슨 소식이 있다면, 나에게 알려줬으면 해.”‘이 도도한 남자가 고개를 숙였어!’민아는 나가서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도윤은 재차 입을 열었다.“비록 나와 지아는 헤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고, 그녀를 보호하고 싶어. 지금 나 외에 또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찾고 있으니, 지아가 혼자 밖에 있으면 매우 위험하단 말이지.”“그녀를 납치한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맞아, 그것은 국제적으로 아주 복잡한 조직이야. 그들에게 있어 사람을 죽이는 일은 더욱 식은 죽 먹기라고. 만약 지아가 그들의 손에 떨어진다면…….”민아는 정색하고 한참을 진지하게 생각하고서야 대답했다.“사실 난 지아를 보지 못했어요. 다만 그녀가 나를 보러 왔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고요.”“못
Read more

제302화

이미 문 쪽으로 걸어간 이도윤은 즉시 고개를 돌아 변진희를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변진희는 그 곰돌이 시계를 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이건 네가 약혼하기 전날 밤, 내가 지아에게 준 거야. 어렸을 때, 그녀와 약속을 했거든. 시험에서 1등하기만 하면 그녀에게 그 당시 유행하는 시계를 사주겠다고. 그러나 그 해에 난 정일과 떠났고, 이것은 내가 그때의 잘못을 메우고 싶어서 지아에게 보낸 거야.”변진희는 시계를 자신의 가슴에 올려놓았다.“틀림없이 지아가 왔다 갔을 거야. 그녀는 이 시계도, 엄마인 나도 원하지 않겠지. 내 잘못이야. 모두 내 잘못이야.”그러나 도윤은 이미 뛰어나갔다.이렇게 큰 병원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그가 보고 싶은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지아야!”도윤은 큰 소리로 소지아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진환은 도윤의 옆으로 걸어가서 보고했다.“대표님, 이미 조사해냈습니다. 그 시계를 안에 넣은 사람은 이 병원의 청소 아주머니입니다. 어떤 사람이 그녀에게 돈을 주며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사모님은 오신 적이 없습니다.”도윤의 마음은 천천히 내려앉았다. 지아는 중병에 걸린 변진희조차도 보러 오지 않았으니, 분명히 마음속에서 이 혈육의 정을 끊은 것이었다.‘그녀는 자신을 낳은 친어머니조차도 버릴 수 있는데, 그럼 난?’도윤은 머리가 빙빙 돌더니 몸은 비틀거리며 곧 쓰러질 것 같았다.진환은 그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대표님, 괜찮으십니까?”도윤은 마음속의 슬픔을 참으며 말했다.“진 비서, 지아가 날 버렸어.”하늘에서 문득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도윤은 진환을 밀치더니 아무런 목적도 없이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갔다.그리고 찬바람은 빗줄기와 뒤섞여 도윤의 얼굴을 세게 두드렸고, 그는 몇 걸음 걷다 맹렬히 고개를 돌렸다.“나 알았어!”“네?”“비행기든 기차든, 지아는 표를 사기만 하면 난 가장 먼저 알 수 있지. 그리고 내가 모든 고속도로에 사람을 붙였으니 그녀는 이런 위험을 무
Read more

제303화

주원은 이 상황을 보고 얼른 몸을 웅크리고 그 빨간 작은 공을 주우려 했다. 그러나 이때, 뼈마디가 분명한 손이 먼저 작은 공을 주워 손에 들고 놀기 시작했다.“정말 특별한 공이네요.” 그 사람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주원은 소리를 따라 그 사람을 살펴보았다. 말하는 사람은 이목구비가 아주 정교하고 보기 좋았다. 비록 흑백이 분명한 고급 양복을 입고 있었지만 기질은 이도윤과 천양지차였다.하나는 칼처럼 날카롭고, 하나는 물처럼 부드럽다.심지어 그 미간조차도 따스한 봄날의 햇볕처럼 사람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이 사람은 바로 도윤의 절친 중 하나, 건강이 최우선인 민백현이었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주원은 백현의 몸에서 나는 그 은은한 향기를 맡을 수 있었는데, 일부 약재가 뒤섞인 냄새였다.주원은 부드럽게 웃었다.“수공품이라 지금 기계로 만든 것과는 확실히 다르죠. 고마워요.”백현은 작은 공을 주원에게 건네주었다.“차 열쇠도 주울 겨를이 없다니, 이 작은 공이 매우 소중한가 봐요.”“중요한 친구가 준 것이니 당연히 소중하죠. 그럼 이만.”주원은 차 열쇠를 주운 다음 물건을 들고 몸을 옆으로 돌려 길을 양보했다.백현도 아무 말하지 않고 긴 다리로 간식점에 들어섰다.다만 주원이 떠난 후, 백현은 휴대전화를 꺼내 나른하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도윤의 욱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지?”“일 없으면 너에게 전화할 수 없는 거야? 아직도 너의 그 지아를 찾지 못했어?”백현은 조롱하며 말했다.“비웃을 거면 다음에, 나 지금 시간 없어.”말하면서 도윤은 전화를 끊으려고 했고, 백현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근데 난 이미 찾았거든.”도윤은 전화를 끊으려다 멈칫하더니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뭐라고! 지아는 지금 어디에 있지?”“방금 나 한 소년을 봤는데, 그의 차 열쇠에서 빨간 작은 공 하나가 떨어졌거든. 그 독특한 공은 그 당시 네가 갖고 있던 거랑 똑같더라.”그때 도윤은 매일 그 빨간 작은 공을 들고 다니며 쉴 새
Read more

제304화

화물선이 곧 떠나려 할 때, 이도윤은 마침내 현장에 도착했다.진봉은 한 무리의 법 집행관들을 데리고 화물선에 올랐다.“이 화물선에 밀수품이 있다는 제보를 받아서 지금 당장 조사를 받아야 하니 오늘 당신들은 떠날 수 없어.”선두로 한 상인은 얼른 말했다.“저희 모두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인데다, 제가 이 선을 달린 지 이미 십여 년이 되었는데, 어떻게 밀수할 수 있겠어요?”“그런지 아닌지는 조사해 봐야 알지, 비켜.”얼마 지나지 않아 큰 갑판 위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왔고, 도윤은 사람들 가운데 둘러싸여 마치 신처럼 이 하찮은 인간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는 관리인 몇 명을 힐끗 쳐다보았지만, 주원은 보이지 않았다.도윤은 턱을 높이 들고 물었다.“주원은?”“도련님이요? 그렇게 귀하신 분이 어떻게 저희와 함께 할 수 있겠어요? 농담도 참.”진봉은 이 사람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차갑게 말했다.“시간 낭비하지 마. 그가 이 배에 있다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얼른 나오하고 해.”그들은 감시 카메라를 조사했고, 주원이 탄 그 차는 두 시간전에 이미 항구에 도착했다.“저희는 그저 본분을 지키는 상인인데, 거짓말을 할 필요가 또 있을까요?”도윤은 세상물정에 물들인 이런 사람들과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서 직접 선실로 들어갔다.“거긴 화물을 저장하는 곳이 아니라 저희가 지내는 곳이니 들어가지 마세요. 대표님의 눈을 더럽힐까 봐서 그래요.”진봉은 한 발로 그 사람을 걷어차버렸다.“꺼져.”도윤은 성큼성큼 걸어가 방문을 걷어찼다.소지아는 거듭 도윤의 인내심을 도전하고 있었고, 분명히 더 이상 떠나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까지 했었다.그러나 그녀는 결국 약속을 어겼다!‘그래, 아주 대단해, 남자와 도망가는 것까지 배웠다니.’도윤의 머릿속은 온통 지아를 잡으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관한 생각이었다.한 칸 또 한 칸의 방문을 걷어차면서 도윤의 미간은 갈수록 찌푸려졌다.이 안은 모두 배 위의 노동자들이 사는 곳이어서 깔끔하다고 말할 수 없을
Read more

제305화

날은 점점 어두워졌고 비도 점차 커졌는데, 바다의 거대한 바람과 뒤섞여 배 위를 휩쓸고 있었다.따뜻한 선실에 앉아 바닷속의 무중력을 느끼고 있던 소지아는 이런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무척 불안하다고 느꼈다.주원은 매우 세심했다. 그는 사람 시켜 미리 지아가 지낼 방을 디자인하게 했는데, 거의 그녀가 전에 지내던 방과 똑같았다.하루는 고양이 집에 틀어박혀 나른하게 잠들었고, 방에는 지아를 안심시킬 수 있는 향초를 켜고 있었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음악을 틀고 있었다.탁자 위에는 또 간식이 놓여있었는데, 과자, 감귤, 떡 등이 있었다.지아는 입맛이 별로 없어 손에 책 한 권을 들고 읽다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마치 뜨거운 솥 위의 개미처럼 불안하게 방안을 왔다갔다 했다.그러나 배는 이 순간 멈추었다. 이것은 지아를 더욱 불안하게 했고, 그녀는 책을 내려놓더니 바로 일어나서 주원에게 물어보려고 했다.문 앞에서 지아는 주원과 마주쳤는데, 그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누나.”“주원아, 무슨 일이야?”“아무것도 아니에요, 누나 지금 너무 긴장하고 있어요.”주원은 지아의 초조함과 불안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고, 그는 웃으면서 위로했다.“정말 마음이 놓이지 않으면 샤워 좀 해요. 긴장을 풀 수 있는 오일을 준비했는데, 한 번 써봐요.”지아는 고개를 저었다.“배가 왜 멈췄지? 우리 아직 출국하지 않았잖아.”“걱정하지 마요. 해양경찰대가 지금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보통 밀수나 마약 소지 등을 조사하는 건데 우리가 협조하기만 하면 곧 통과시킬 수 있을 거예요.”주원은 지아의 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졌다.“우리는 이미 배에 탔으니 이도윤은 누나를 찾지 못할 거예요.”주원의 그 부드러운 표정은 마치 동생이 아니라 믿음직한 오빠인 것 같았다.지아는 그제야 그가 자신보다 한 살 더 어리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앳된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너도 학생일 뿐인데, 왜 하나도 안 무서운 거야?”지아는 심지어
Read more

제306화

소지아는 문가에 기대어 얼굴이 창백해졌고, 심지어 불안해서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리고 머릿속에는 재차 이도윤이 지윤을 안고 섬에 올라갔을 때 발생한 일을 떠올렸다. 그는 그렇게 기세등등하게 등장했고, 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생명을 가지고 자신을 협박했다.그날 지아는 비천하게 애원하며 평생 떠나지 않는 대가로 섬 사람들을 지켜냈다.하지만 그녀는 그 약속을 어겼다.지아의 머릿속에는 도윤의 음침한 얼굴이 스치더니 그는 입을 벌리며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넌 도망갈 수 없다고 했잖아!’주원은 문가에 서서 얼굴이 창백하고 머리카락이 제멋대로 흩날리는 지아를 보고 얼른 다가왔다.“누나,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요? 위가 또 아프기 시작한 거예요?”지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데, 해풍을 이렇게 맞자 그녀는 온몸이 추워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주원아, 나 후회했어.”그녀가 곧 울 것 같은 모습에 주원도 마음이 아팠다.“누나, 그게 무슨 소리예요? 우리는 지금 자유와 한 걸음밖에 안 떨어져 있다고요. 조금만 더 버텨요. 우리는 곧 승리를 맞이할 거예요.”지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 아니야. 그 사람은 나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날 다시 데려다 줘. 난 그에게 평생 A시를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거든. 만약 내가 그에게 잡히면, 그는 틀림없이 너에게 화풀이를 할 거야.”“누나, 말했잖아요 이건 그냥 일상 임무를 수행하는 거라고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아저씨나 좀 생각해 봐요. 곧 아저씨와 재회할 수 있을 거예요.”주원은 차분하게 말했다.“난 이미 사람 시켜 그 섬을 잘 청소하게 했어요. 그곳은 매우 아름다운데, 벚꽃나무가 엄청 많아요. 꽃과 나뭇잎이 한데 뒤엉켜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고요.”“그리고 길가에는 또 야자수가 많이 심어져 있는데, 코코넛을 따면 바로 빨대를 꽂아 마실 수 있어요. 나도 마셔봤는데, 엄청 신선하고 달아요.”“그곳의 바닷물은 특히 깨끗해서 바다에서 이리저리 헤엄치는 바닷물고기를 한눈에 볼 수 있어요. 누나 잠
Read more

제307화

소지아는 안심하지 못해서 임시로 화장을 하며 얼굴을 검게 칠했는데, 얼굴에는 심지어 작은 점들이 있었다.아는 사람이 지금 앞에 서 있어도 지아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그녀는 천천히 이불을 내리며 검은 얼굴을 드러냈다.“무슨 일 있나요? 제가 멀미가 좀 나서, 죄송해요.”“저희는 지금 마약 밀매의 조직 두목을 잡고 있으니 간단한 조사에 협조해 주셨으면 좋겠네요.”여경은 공책을 꺼내 하나하나 묻기 시작했다.“이름은 무엇이죠? 직업은요? 그리고 지금 어디로 가는 거죠? 배에는 모두 몇 명이 있나요?”지아는 그래도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답을 했다.“이제 아무 문제 없네요, 고마워요.”막 떠나려고 할 때 여경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더니 주머니에서 알약 한 알을 꺼냈다.“마침 나한테 멀미약이 있는데, 효과가 아주 좋아요.”“고마워요.” 지아가 손을 내밀자 여경의 눈빛은 바로 그 흠잡을 데 없이 하얗고 연약한 그녀의 손에 떨어졌다.지아는 속으로 당황했다. ‘큰일이야, 손의 색깔은 내 얼굴과 엄청 다른데.’다행히 여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공책을 가방에 넣고 일어나 작별인사를 했다.“그럼 푹 쉬어요.”여경이 떠나자, 지아의 등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다.‘세상에, 방금 놀라서 심장이 튀어나올 줄 알았네.’두 사람이 떠나자, 화장을 한 주원과 지아는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이제 별일 없을 거예요. 근데 좀 더 기다려야 우리를 통과시킬 거예요.”“음.”날은 점점 어두워졌고, 온 하늘은 먹빛에 물든 것 같았다.큰비도 그칠 기미 없이 유리창에 툭툭 떨어져 투명한 흔적을 남겼다.지아는 목욕을 하고 하얀 산호 벨벳 잠옷 치마를 입고 침대에 누웠다.하루는 편안하게 그녀의 품에 안겨 두 눈을 감고 코를 골고 있었다.지아는 드디어 마음 놓고 책을 보았지만, 배가 아직 통과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다.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니 새까만 바다에는 구슬 같은 빛이 어렴풋이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지아는 하품을 했고, 졸음이 밀려와
Read more

제308화

이도윤으로부터 전해오는 그 공포와 압박감에 소지아는 참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그리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난 끝났어!’주원은 오히려 태연했다. 그는 그녀의 옆에 서서 우산을 받쳐주며 지아를 위해 비바람을 막았고, 목소리도 매우 온화했다.“누나, 밖은 추우니까 그냥 들어가서 기다려요.”어차피 그들은 지금 이미 독 안에 든 쥐로 되었기 때문에 지아는 무엇을 해도 그 결말을 바꿀 수 없었다.지아는 뱃머리의 그 사람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두 배는 드디어 닿았다.배가 아직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지만, 도윤은 이미 가장 빨리 그들의 작은 배에 올라왔다.지아는 마치 얼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고, 반응을 하지도,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그녀는 그저 남자가 큰비에서 걸어오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바다는 그의 뒤에서 포효하고 있었다.아주 짧은 거리였지만, 지아는 그저 영혼을 빼앗긴 것처럼 느꼈다.그녀는 도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고, 또 그가 어떤 방법으로 자신과 주원을 괴롭힐지 몰랐다.도윤이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친 순간, 지아의 영혼은 비로소 다시 몸속으로 돌아왔다.그리고 지아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떨고 있었다.“왜 이렇게 입고 나왔어?”곧이어 그녀는 익숙한 품으로 끌려갔고, 지아는 인형처럼 감히 발버둥 치지 못했다.도윤은 두 팔로 지아를 품에 꽉 안았고, 고개를 돌려 조금씩 지아의 귓가로 다가가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말했다.“지아야, 내가 엄청 찾았잖아.”악마와 같은 속삭임에 지아는 목이 탔다.도윤의 목소리는 아주 가벼웠다.“근데 넌 나에게 평생 A시를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어긴 사람에게 내가 어떤 벌을 내리면 좋을까?”지아의 몸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느꼈는지, 도윤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만졌다.그는 실외에 오랫동안 머물러서 손끝이 차가웠다.지아는 가볍게 떨었다.도윤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안심해, 바보야.
Read more

제309화

진봉에 비해 진환은 훨씬 냉정했다.그는 어두운 얼굴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사모님, 사모님은 자신의 신분을 잘 생각해야죠. 대표님은 사모님을 찾기 위해 며칠 동안 주무시지 않았는데, 사모님은 지금 오히려 다른 남자를 위해 사정하고 있다니. 대표님의 심정을 헤아려 본 적이 있나요?”소지아는 또 어떻게 그걸 몰랐을까. 그러나 그녀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이 아이는 내 이웃이야. 내가 그에게 날 데리고 떠나라고 애원했고. 이건 다 내 잘못이니까 너희들은 그를 건드리지 마.”주원은 지아의 초조한 모습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누나, 그만해요. 소용없어요. 난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요.”주원은 지아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위험을 무릅썼다.한 걸음 차이로 이길 뻔했지만, 결국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에 서 있지 않았다.주원은 상업계에서 위세를 떨치는 이도윤이 마음대로 해양경찰대까지 동원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도윤의 눈빛은 주원의 얼굴에 떨어졌고 목소리는 극히 냉담했다.“너 아주 똑똑하군.”“이 대표님보다 못하죠. 하느님마저 당신의 편에 서 있었으니, 거의 성공했어도 난 결국 실패한 패자일 뿐이죠.”주원은 당당하게 거기에 서 있었는데, 말할 수 없는 오만함과 자신감을 내뿜고 있었다.도윤은 이 소년이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용감하고 생각이 있으며, 이 나이에 맞지 않는 야심까지 있었다.“야심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녀는 아무나 넘볼 수 있는 여자가 아니야.”도윤은 간단하게 평가했다.“자고로 이긴 자가 왕이란 말이 있지.”“알아요.”해양경찰대의 선박도 점차 사라져 이내 잔잔한 바다에 배 두 척만 남았다.갑판 위의 불빛은 밝지 않아 도윤의 몸에 떨어져도 그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싸늘한 기운은 흩어지지 않았다.그는 지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리 와.”지아는 매우 다급했다. 그녀는 도윤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또 주원에게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이때 진봉이 가볍게 기침을 했다.“사모님,
Read more

제310화

말하는 사이, 진봉은 이미 잽싸게 주원을 묶어서 배의 가장자리로 간 다음 바로 던져버리려 했다.그들에게 있어 이런 일은 마치 라면을 삶는 것처럼 쉬웠고, 얼굴에는 심지어 복수의 쾌감을 드러내고 있었다.소지아는 놀라서 이도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바삐 밖으로 달려갔다.“사모님, 밖에 비가 많이 오고 있으니 먼저 들어가세요. 만약 비에 맞아 아프시기라도 한다면 괴로운 사람은 결국 사모님과 대표님이죠.”진환은 차가운 얼굴로 말렸다.“대표님은 수많은 방법을 써서 가까스로 사모님을 찾았어요. 만약 한 걸음이라도 늦었다면 그는 이미 사모님을 데려갔을 거예요. 이것은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죠.”지아는 대답하지 않고 재빨리 울타리로 올라갔다.진환은 상황이 심상치 않는 것을 발견하고 재빨리 부하에게 막으라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지아는 죽을 각오를 하고 아주 빨리 올라갔다.도윤도 이때 쫓아 나와 음침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소지아, 당장 내려와!”“누나, 바보 같은 짓 하지 마요!”지아는 배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고, 뒤의 바다는 사나운 괴물처럼 끊임없이 포효하고 있었다. 마치 다음 순간 그녀를 뱃속으로 삼킬 것만 같았다.그녀의 얼굴은 슬픈 기색이 역력했는데, 온통 물자국으로 가득 차서,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지아는 도윤을 보며 목청을 높여 말했다.“넌 신이 아닌데 무슨 자격으로 다른 사람의 생사를 결정하는 거지? 그래, 난 A시에 남겠다고 너와 약속했었고 지금은 그 약속을 어겼어. 약속을 어긴 사람은 나인데, 탓하려면 나를 탓할 것이지 왜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는 거냐고?”도윤은 지아가 바다에 뛰어들려 하는 것은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 뛰어내릴 수 있었다!이 2년 동안, 지아는 연이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고, 엄중한 정신질병이 있었다. 그녀의 멘탈은 이미 붕괴되었기에 도윤은 지금 지아를 자극하지 못했다.“난 그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았어. 할 말 있으면 일단 내려와서 하자.”
Read more
PREV
1
...
2930313233
...
138
DMCA.com Protection Status